생활얘기2016. 1. 20. 07:44

거짓말 같지만 지난해 12월 30일까지 북동유럽은 참으로 따뜻했다. 이러다가 정말 겨울 없는 겨울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감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빗나갔다. 바로 12월 31일부터 영하 20도내외로 떨어지는 날씨가 열흘 동안 지속되었다. 조금 풀리는 듯했으나 요즘 다시 영하 15도 내외의 날씨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 내륙에 살고 있는 한국인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파리 한 마리가 날라와 창문에 붙어 있는 장면을 보았다. 


여름철에는 별일 아니지만, 겨울에 이렇게 파리가 나타나다니... 처음 목격하는 일이라 그는 바깥온도를 재어보았다. 무려 영하 16.8도였다. 


* 사진 제공: 정흥


이런 혹한에도 파리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 7. 15. 06:45

야생진드기라... 
한국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려 그 감염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가 발생했다라는 소식을 종종 인터넷 기사를 통해 접한다. 유럽 공원이나 숲 입구에 야생진드기를 경고하는 안내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럽에서 25년 동안 살면서 여러 차례 야생진드기에 물린 적이 있다. 그래서 숲이나 공원을 산책하고 난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면서 온몸을 살펴본다.

일전에 호수, 강, 숲으로 유명한 리투아니아 아욱쉬타이티야 국립공원에 에스페란토 친구들과 2박 3일 동안 야영을 하고 돌아왔다. 낮에는 노를 저어 배를 타고, 밤에는 모닥불에 둘러앉아 담소와 노래를 즐겼다.
 


식구 모두 집으로 돌아와 깨끗이 몸을 싣고 혹시 있을 법한 야생진드기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없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겨드랑이가 건지러웠다. 무심코 손가락으로 만져보니 물렁한 물체가 느껴졌다.


앗, 진드기겠지!
영락없이 진드기였다.


아내도 아침에 일어나 다리에 평소에 없는 까만 점을 발견했다. 영락없이 진드기였다. 그렇게 유심히 찾았지만, 보이지 않더니 피를 머금은 진드기가 까만 점으로 나타났다. 


진드기의 머리가 몸에 남아있지 않도록 조심히 핀셋으로 뽑아냈다. 후유증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런 부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여름철 유럽에 있는 공원, 잔디밭, 풀밭, 숲속 등에 어느 정도 머물었다면 반드시 온몸을 살펴보면서 혹시 야생진드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 유럽인들이 보통 취하는 살인진드기 예방 요령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7. 2. 12:45

버스를 타고 발트 3국을 이동하면 숲과 들판이 끝없이 펼쳐진다.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낮게 떠 있다. 이런 광경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런 길을 달리다보면 어느 새 산길이 그리워진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 정상에서 밑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단조롭게 이어지는 풍경에 도로를 가로지거나 도로 옆 들판을 거닐고 있는 사슴 등을 목격하면 웬지 낙원에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때론 차에 치여 죽은 황새, 참새, 여우, 개, 고양이 등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달리는 버스 앞 유리에 부딛혀 퉁 하면서 떨어지는 새들도 여러 번 보았다. 

최근 에스토니아 국경 근처 라트비아 도로에서 잠자리들이 버스에 부딛히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이들은 마치 버스를 적으로 생각했는지 떼를 지어 특공대처럼 부딛혔다.         
    

버스 운전사도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고 했다. 전날 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말끔히 청소한 유리는 잠자리들로 인해 다시 얼룩졌다.   


불쌍한 잠자리 떼...
도로 근처에 놀지 말고 넓은 들판에서 놀지 않고서......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9. 27. 05:15

두 달 동안 미국 여행을 마치고 딸아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 여행을 하면서 가장 소름 끼친 일을 하나 소개했다. 보스톤에서 생활하다가 뉴욕 나들이를 나섰다. 인터넷으로 민박집을 찾아 편안한 마음으로 그 집을 방문했다. 

젊은이가 사는 집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정리정돈이 엉망이라는 집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게 되었다. 숙박비는 이미 지불한 것이라 불결함에 뛰쳐나올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갔다. 

도마를 옮기려고 도마를 들어보고 기겁을 하고 말았다. 
왜?
도마 팉에는 수십마리의 바퀴벌레가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집 안에 거미르 보아도 깜짝 놀라는 데 바퀴벌레를 보았으니 그야말로 충격을 받았다. 이날 밤 거의 공포영화 수준으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하다가 다음날 숙박비를 돌려받고 새로운 민박집을 옮겼다.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의 옷을 손으로 빨래를 하다가 아내가 소리쳤다.
"미국 바퀴벌레!"
"뭐라고?"

* 아이팟으로 찍은 사진이라 선명도가 낮아 아쉽다.

온 식구들은 머리카락이 쭈빗쭈빗하고 몸이 간지러웠다. 아내는 빨래솔로 곤충을 가지고 밝은 곳으로 왔다. 식구들은 이것이 정말 바퀴벌레일까라며 가까이에서 살펴보았다. 말라 죽어서 식별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바퀴벌레는 아닐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여졌다. 어쩌면 바퀴벌레가 아닐 것이라는 바램으로 내린 결론일 법하다.

"봐, 이렇게 쉽게 사람의 옷에 묻어 벌레나 알들이 대륙간에 쉽게 이동할 수 있잖아!"
 
* 최근글: 아리스토텔레스식 사위 고르는 법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1. 9. 14. 10:23

한국에서 보냈던 학생 시절 여름 방학 숙제로 식물과 곤충 채집을 받곤했다. 이때 빠지지 않는 곤중으로는 방아깨비와 사마귀 등이 있었다. 방아깨비를 선호했다. 왜냐하면 방아깨비의 기다란 뒷다리를 잡고 있으면 방아깨비가 위아래로 끄덕거리는 모습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사마귀는 좀 징그럽고 무서웠다. 사마귀 몸은 가늘고 길며, 몸빛은 녹색이거나 누른 갈색이다. 앞다리가 크직하며, 그 끝에 낫처럼 생긴 돌기가 있어 먹이를 잡아먹기에 편리하다. 곤충 사마귀는 살갗에 낟알만 하게 올라와 납작하게 돋은 군살인 사마귀와 이름이 같다. 

"사마귀에 물리면 사마귀가 나!"라는 동네 형들의 말에 사마귀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했던 기억이 난다. 방아깨비나 메뚜기는 잡으려고 했지만, 사마귀는 피해가고 싶은 곤충이 되어버렸다. 암컷 사마귀는 짝짓기 한 수컷까지 잡아먹는다는 것을 더 자라서 들은 후터는 사마귀가 사마귀로까지 느껴지게 되었다. 사마귀라면 늘 녹색 사마귀만 떠오른다. 풀과 같은 색이라 움추리고 숨어있으면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자기 정원에서 곤충과 꽃 사진찍기에 취미를 가지고 있는 헝가리인 에스페란토 친구가 최근 올린 사진에서 참 특이한 사마귀를 보게 되었다. 황금빛을 발하는 사마귀였다. 녹색 사마귀만 보다가 이런 색다른 사마귀를 보니 참 신기하다. 
[사진 Foto:  Erzsébet Tuboly; 출처 fontohttp://www.ipernity.com/home/33065]


황금빛 들녁의 한가위 계절에 황금빛 사마귀를 보니 고정된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 사마귀가 몹시 신기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 최근글: 빨간 란제리女 헝가리 인구조사 홍보 톡톡히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9. 12. 09:02

유럽 사람들의 점심 차림표에 전식으로 전갈 국, 주식으로 바퀴벌레 튀김, 후식으로 벌 크림이 등장하는 날이 언제가는 올까?

▲ 유채꽃에 매달려 있는 곤충. 언젠가 인간의 사냥으로 종말을 맞을 수도 있겠지...... 
 

대답은 긍정적이다. 왜냐하면 최근 유럽 언론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3백만 유로(약 46억원)를 투자해 과연 곤충이 유럽 사람들에게 적합한 음식인지를 연구하는 과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곤충은 귀중한 영양분이 풍부한 좋은 식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곤충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건강식품이다.

▲ 빌뉴스 한 건물 외벽에 있는 거대한 메뚜기 조각상. 메뚜기의 거대한 식용가치성을 상징하는 듯하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메뚜기는 단백질 20%와 지방 6%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반해 쇠고기는 단백질 24%와 지방 18%로 되어 있다. 쇠고기가 메뚜기보다 3배나 더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칼슘, 흰개미는 철분, 번데기는 비타민(B2)이 풍부하고, 꿀벌은 정력을 돋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사람들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은 육류이다. 하지만 인구 증가와 소비 증가로 육류는 부족 상태에 이르고 있다. 가축 사육에 비해 곤충은 탄소를 덜 배출하므로 친환경 조류에도 적합하다. 이렇게 곤충 식용은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 식사용으로 토마토를 딸까, 아니면 여치를 잡을까...... 이렇게 고민하는 날이 올까......

멀지 않은 장래에 유럽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곤충 식용품을 살 수 있는 날이 정말 올까 기대된다. 물론 처음엔 혐오로 인해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 8. 7. 07:18

우리 집 아파트 창문에는 방충망이 없다. 3층에 살고 있다. 문을 열어놓고, 불을 켜놓으면 곤충들이 날아온다. 다행히 모기는 거의 없다. 물론 리투아니아 숲 속에는 모기가 무진장 많다. 어젯밤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때 무서움도 없이 가날픈 곤충 한 마리가 자판기를 두드리고 있는 내 손가락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한참 동안 이 손가락 저 손가락으로 무전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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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살짝 자판기로 날아갔다. 마치 곤충이 내 손가락을 대신해서 글쇠를 누르는 듯 했다. 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니 "글쇠 1은 내가 누를게!"라는 곤충의 말이 들어오는 듯했다. 역시 상상은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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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글: 어항물 냄새 케케, 엄마에겐 비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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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8. 28. 16:26

주황색 등에 까만 점들이 박힌 작은 무당벌레는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대개 다른 곤충들은 겁을 먹지만,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이 무당벌레를 손등이나 손바닥에 올려놓고 기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한다.

일전에 리투아니아 숲속에 산책을 하면서 이 무당벌레는 만났다. 그러자 옆에 있던 리투아니아인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무당벌레가 자기 몸에 와서 기어다니면 이를 떼내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당벌레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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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20년 살면서 무당벌레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아이들이 무당벌레를 가지고 노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이들은 손바닥에 놓인 무당벌레를 보고 노래를 한다.

"무당벌레야, 날아라, 날아라.
아기들한테 너가 필요해, 필요해.
의자 밑에 숨겨놓은
식기를 아직 안씻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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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전에 다리 위로 날라온 메뚜기를 그냥 떼어나지 않고 놓아두었다. 어릴 때 한국 시골 논에서 메뚜기를 잡던 추억이 되살아나 그냥 지켜보고 있었다.

* 관련글: 초대형 메뚜기상 리투아니아 등장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9. 18. 06:19

어린 시절 시골에서 메뚜기와 여치를 흔히 볼 수 있었다. 특히 불빛 따라 방안으로 들어와 살짝 곁눈질을 하는 여치는 앙증막기까지 했다. 이런 여치를 리투아니아에서 오랜 만에 보았다. 지난 일요일 추석에 한인들에게 나눠주려고 한국에서 가져와 심은 깻잎을 따고 있었다.

그 때 녹색 깻잎 위에 무엇이 폴작 뛰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놀랐다. 눈를 크게 뜨고 움직이는 물체를 찾아보았다. 긴 수염과 긴 칼모양 산란관을 보니 영락없이 여치였다. 보리짚으로 여치집을 만들었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아주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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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