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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1.16 형수한테서 배우는 고등어 조림 만들기 이렇게 쉽다니
생활얘기2022. 11. 16. 09:39

유럽 생활 30여년만에 10월 31일 한국에 들어와 내년 1월 초순까지 있을 예정이니 가장 오랫동안 체류하게 되었다. 첫 주는 오자마자 국제 에스페란토 행사 두 군데 연이어 참석하고 이제는 형님 집에 잠시 머물고 있다. 형수님이 요리할 때마다 기웃거린다.

 

유럽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시장에서 구입해오는 생선은 딱 정해져 있다. 연어, 고등어 또는  흰살생선(대구, 명태)이 전부다. 강도 있고 호수도 있고 바다도 접해 있지만 어종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가장 흔히 하는 요리법은 철판에 튀기는 것이다. 

 

"이번에는 무슨 생선을 살까?"라고 아내가 물으면 대답은 늘 똑 같다.

"등푸른 고등어!"

 

음식 투정은 하지 않는다. 

싱거우면 소금을 뿌리고  

짜면 숟가락 밥량을 높인다.

 

그래도 어떠냐고 물으면 맛의 농도를 말한다.

그럴 때 아내는 "당신이 한 번 해봐!"라는 말이 늘상 튀어 나온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굽거나 졸이는 법을 쉽게 배워 해볼 수도 있지만

특별히 그렇게 할 기회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어릴 한국에서 자주 밥상 위에 오른

무우가 듬뿍 담긴 매운 고등어 조림이 늘 자리잡고 있다.

 

형수님이 고등어 찜을 한다기에

"이번 기회다"라면서 처음부터 쭉 지켜봤다.

 

먼저 큼직한 쇠그릇에 물을 넣고 끓인다

 

무우를 얇게 썰어 그릇 밑을 덥듯이 놓는다.

  

무우 위에 조각을 낸 고등어를 얹는다.

 

 

 

끓고 있는 사이에 애호박, 대파 등을 썬다.

그리고 마늘, 고춧가루, 간장 등으로 양념을 한다.

 

끓고 있는 생선 위에 대파, 애박을 얹고 그 위에 양념을 고루 바른다.

 

뚜껑을 닫고 이제 팔팔 조린다.

 

분명히 집에 가면 아내가 꼭 몇 분 동안 더 끓어야 되는지 물을 것이다.

형수님의 답은 간단하다. 물이 쫄아서 내용물에 양념이 다 베일 때까지 하면 된다.

 

이번에 알게 되었다.

한 번에 밥을 많이 해서 냉동실에 1회분씩 넣어놓고

먹을 때 하나씩 꺼내 데우면 된다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면 그렇게 해야겠다.

 

아, 이렇게 쉬운 요리인데

진작에 왜 관심을 안 가졌을까...

 

이제 유럽 집으로 돌아가면 

식구들에게 "오늘은 내가 고등어 조림 요리를 해볼게"라고 소리쳐야겠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