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02.18 07:33

한국 방문 시 친지들이 흔히 물어보는 것이 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였다.

"모처럼 한국에 왔는데 뭐 먹고싶은 것이 없어? 사줄게."
"오늘은 감자탕 먹으러 가자."

20-30년 전 감자가 많이 들어가 있는 감자탕 안에 있는 뼈 속까지 파먹던 시절이 떠올랐다. 감자탕이 입에 맞을 지는 의문이었지만, 헝가리에서 온 에스페란토 친구 가보르(Gabor)에게 동행을 권했다. 


이날 묵은지감자탕을 주문했다. 먹을 음식에 대해 헝가리 친구에게 설명했다.
"오래된 김치, 감자, 돼지살이 붙은 뼈를 푹 고은 음식이다. 아마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라고 부른다."
"삼촌, 그게 아니고 돼지뼈에 있는 척수나 돼지등뼈 부위를 감자라는 설이 있어."라고 조카가 정정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 옛날 즐겨먹던 감자탕과는 달리 이번에는 감자가 거의 없었다. 


걱정했지만, 헝가리인 친구는 정말 많이 맛있게 먹었다. 이날 그는 감자탕을 극찬했다.
"지금껏 한국에서 먹어본 음식 중 이 감자탕이 최고다!" 

마지막으로 밥을 비비기 위해 남은 감자탕을 국물을 들어내었다.

"저 국물은 어떻게 하나?"라고 가보르가 물었다.  
"그냥 놓고 간다."
"따로 포장해달고 하면 안 되나?"
"남은 국물을 포장해달라고 하기가 좀 어색해. 더군다나 지금 우리 숙소엔 데워먹기가 불편하잖아."


며칠이 지난 후 가보르는 그 감자탕 국물을 잊지 못했는 지 말했다.
"그때 그 남은 국물을 가져왔더라면 한 두 번 더 맛있게 먹었을 텐데. 그냥 버리게 놓아두어서 참 아까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01.11 22:11

맥도날드(McDonald)와 케이에프씨(KFC) 감자튀김은 무엇이 다를까? 
맛이 다를까? 
모양이 다를까?

폴란드 웹사이트 조몬스터에 재미난 사진이 올라와 있다. 맥도날드 감자튀김과 케이에프씨 감자튀김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2008년 12월 23일 두 회사의 감자튀김을 구입해 각각의 유리병에 3년 동안 보관한 감자튀김의 모습이 공개되었다.  

3년이 지났지만 맥도날드 감자튀김은 지금이라고 먹을 수 있는 모양새이고, 케이에프씨 감자튀김은 부패한 모습이 역력하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즉석요리 식당에서 감자튀김을 아주 좋아하는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이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1.12.13 08:20

지난 주말을 기해 초등 4학년생 딸아이에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변화가 생겼다. 일요일 부엌에 가니 딸아이가 감자를 깍고 있었다. 옆에서 보니 불안했다. 언제 날카로운 칼날이 감자가 아니라 딸아이의 손가락으로 향할 지 심히 걱정되었다.

"아빠가 해줄까?"
"아니야. 이제 나도 할 수 있어. 아니, 꼭 해야 돼. 친구들은 벌써 직접 요리할 수 있다고 말했어."

분위기를 살피니 도움을 받아드릴 것 같지 않았다.

"그러면 손가락 다치지 않도록 정말 조심해."
"알았어."

얼마 후 다시 부엌에 가니 이제는 감자를 직접 후라이팬에 굽고 있었다. 그리고 우유와 함게 맛있게 감자을 먹고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음식을 달라고 늘 요구하던 딸아이가 이렇게 난생 처음 감자를 혼자 직접 요리해서 먹기 시작했다. 딸 개인사에 획기적인 일이다. 이제야 부모의 요리 의무가 조금씩 줄어들게 되는구나......

어제는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저녁 무렵 노래공연을 다녀온 후 딸아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물었다.

"아빠, 달걀 후라이 먹고 싶어?"
"물론이지. 너도 먹고 싶으면 아빠가 해줄게."
"아니야. 아빠는 계속 일하고 있어."
"뭐, 네가 하겠다고?"
"당연하지."
"정말 할 수 있어?"
"한번 봐!!!"

딸아이는 달걀 후라이에 생오이를 반듯하게 짤라서 저녁을 차려주었다. 혼자 자기 음식을 해먹는 것조차 기특한데 이렇게 아빠에게 음식까지 해주니 그야말로 감동 자체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 때 "우리 딸 언제 클까?"를 주문처럼 외우던 때가 떠오른다. 이제 조금씩 양육의 짐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앞으로 딸아이의 요리 메뉴가 더욱 다양하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05.03 08:04

"유럽에는 주식이 뭐니?" 이는 한국을 방문해서 식사하는 자리에서 흔히 받는 질문이다. 자세하게 설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밥 대신 감자라고 짧게 답한다. 그렇다고 유럽 사람들은 감자를 아침 점심 저녁 세 끼에 다 먹지 않는다. 감자는 주로 점심에 먹는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저녁에 감자를 볶아서 우유와 함께 즐겨 먹는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20년 동안 살면서 감자수확에는 수 차례 참가해보았지만, 감자심기는 한 번도 해볼 기회가 없었다. 5월 2일 어머니날을 맞아 빌뉴스에서 250km 떨어진 시골도시에 사는 장모님을 방문했다. 토요일 화창난 날씨에 감자를 심는다고 했다. 아내를 제외한 우리 식구는 처음 감자를 심어볼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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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감자 상자를 들고, 요가일래는 발 크기를 재면서 감자를 심고 있다.

한국에서 어렸을 때 감자심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는 감자에서 눈이 난 부분을 칼로 오래내어 심었던 기억이 난다. 감자 눈 부위를 적당하게 짜르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것을 심는 사람도 있었다. 심으면서 흙을 덮었더, 리투아니아에서도 그렇게 심을까 궁금했다.

이날 감자심는 현장에서 본 바는 이렇다.
1. 감자를 자르지 않고 통으로 심는다.
2. 통감자를 고랑에 약간 눌러서 박는 듯이 심는다.
3. 통감자 사이의 간격은 보통 한 발 크기이다.
4. 감자를 심은 고랑에 비료를 뿌린다.
5. 심는 사람이 흙으로 덮지 않는다.
6. 사람이 끄는 쟁기로 두둑을 갈면 양 옆에 있는 고랑으로 흙이 흩어지면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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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이렇게 일가친척이 다 모여 장모님 텃밭에서 즐겁게 감자를 심었다.
"자, 오늘 감자를 심은 사람만이 햇감자를 먹을 자격이 있다."라고 장모님이 말했다.
"장모님, 그때 가면 오늘 감자를 캔 사람만이 햇감자를 먹을 자격이 있다고 말할 거죠?"라고 되물었다.  

* 최근글: 유럽의 과일나무 줄기가 하얀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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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09.08.26 07:25

감자는 리투아니아의 주식 중 하나이다. 쩨펠리나이(감자왕만두), 베다라이(감자순대), 쿠겔리스, 감자전 등 다양한 감자 요리가 많다.

아직 리투아니아 텃밭에서는 감자가 자라고 있다. 감자수확은 대체로 9월 초순이나 중순에 한다. 최근 리투아니아 감자밭에서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었다.

바로 감자줄기에 주렁주렁 달린 열매였다. 혹시 이 감자는 땅 속이 아니라 지상에서 감자를 열게 하는 것인가라고 무식하게 생각해보았다. 만져보니 껍질이 아주 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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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계시던 아내의 외할머니(88세)님께 여쭤보니, 감자꽃의 열매라고 한다. 반으로 쪼개보니 안에는 작은 씨들이 촘촘히 박혀있다. 이 씨앗을 말려서 다음 해에 심으면 감자가 되는 데 땅 속의 감자는 크기가 아주 작다고 한다. 난생 처음 본 감자꽃 열매는 마치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것이 인상적이다.  

* 관련글: 유럽인 장모의 사위 대접 음식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06.06 15:23

북동유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감자를 즐겨먹는다. 감자요리를 먹을 때마다 어린 시절 햇감자로 떡을 만들어주시던 어머니님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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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늘 기억하던 것은 감자떡의 색이 시커무리한 회색이었다. 어제 친구의 초대로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쩨펠리나이를 만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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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의하면 양파를 넣어서 맛도 돋구고 또한 요리 후 감자의 시커무리한 회색을 없앤다. 양파 대신 비타민C를 넣기도 한다. 감자떡을 좋아하는 그 시커무리한 회색으로 주저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방법을 한번 사용하기를 권해본다.

* 관련글: 유럽인 장모님의 정성 어린 음식 쩨펠리나이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11.17 17:10

"초유스의 동유럽"을 통해 고기계나 농기구를 수집하는 정년 퇴임한  리투아니아 교수 이야기를 전했다. 오늘은 그 마지막으로 그의 마당에 전시되어 있는 140년 된 감자 캐는 도구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감자는 리투아니아의 주식 중 하나이다.

지금도 말이 쟁기를 끌고 감자밭을 갈고 난 후 사람들이 허리를 굽히고 감자를 줍는 것이 주된 수확방법이다. 말이 갈아놓은 밭에서 감자를 줍기도 하지만 다시 땅을 더 파헤쳐 감자를 캐는 일도 흔하다. 이렇게 감자 수확을 도와주고 나면 한 일주일은 허리 통증으로 고생한다.

지난 번 고기계 박물관에서 본 140년 된 감자 캐는 도구가 인상적이었다. 여러 개의 삼지창을 묶어서 돌아가면서 감자밭을 가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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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