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5. 2. 26. 07:30

요즘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 약을 먹으면 1주일만에 낳고, 약을 먹지 않으면 7일만에 낳는다고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말한다. 여기서 감기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다름 아닌 꿀이다. 복분자 차 등을 마시면서 숟가락에 꿀을 뜨서 먹는다. 

* 지금 감기 치료를 위해 먹고 있는 꿀


우선 획기적인 꿀 채취 방법을 소개하기 전에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방법을 아래 영상을 통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초유스가 리투아니아 양봉인을 만나 직접 촬영한 것이다. 
 
     벌통에서 꿀판을 꺼낸다.
     꿀판에서 밀랍을 벗겨낸다
     꿀판을 원심력 통에 넣는다



위 영상에서 보았듯이 꿀을 채취할 때 수동이든 자동이든 원심력에 의하여 꿀판에서 꿀을 분리시킨다. 그런데 이런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고 벌통에서 곧 바로 이 발명되어 화제를 모우고 있다. 영국인 아버지(Stuart Anderson)와 아들(Cedar Anderson)이 발명했다. 꿀판에 관을 넣어서 자연스럽게 꿀이 흘러내리도록 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 방법에 따르면 우주복 같은 옷을 입지도 않아도 되고 꿀벌을 안정시키기 위해 연기을 뿜어내지 않아도 된다. 벌꿀을 전혀 괴롭지 않고 깨끗한 꿀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봉이 취미라면 당장이라도 사고 싶은 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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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4. 12. 15. 08:22

세상 어디나 누군가를 방문할 때 무엇인가 선물을 들고 간다. 일전에 지방에 살고 계시는 리투아니아인 장모님이 우리 집을 잠깐 방문했다. 빌뉴스 병원에서 진료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장모님은 몇 가지 선물을 가져 오신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훈제 돼지고기, 그리고 아내가 좋아하는 시골 치즈다. 그런데 이날은 사위를 위한 선물도 가져 오셨다. 바로 아래 플라스틱병에 담긴 것이다. 



무엇일까? 하얀 조각들이 밑에 깔려 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마늘 조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생마늘을 조각 내어서 밑에 넣고 그 위에 40도짜리 술 보드카를 부었다. 한마디로 마늘주다. 사위가 술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아시는데 왜 이 마늘주을 선물했을까?

"사위, 이게 뭔지 알아?"
"마늘이 있네요."
"이게 바로 내 겨울철 상비약이야."
"특별히 어디에 좋은 데는요?"
"이게 말이야. 감기에 특효약이야. 내가 이거 때문에 감기에 안 걸린다고."
"그럼, 언제 마시나요?"
"감기 낌새가 있을 때 바로 한잔씩 마셔봐. 그럼, 감기가 도망가."


마늘 보드카 = 고춧가루 소주
한국 사람들도 감기에 걸렸을 때 소주에 고춧가루를 넣어 마신다고 하니 장모님이 맞장구를 쳐셨다. 
"봐, 매운 마늘이 매운 고춧고루와 서로 통하잖아."

부엌 찬장에 놓아 둔 것만으로 효과는 있는지 다행히 아직까지 이번 겨울에는 이 장모님 마늘주를 마실 기회가 없었다. 물론 계속 없길 바란다. 감기와 마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마늘로 감기를 예방한 이야기를 하나 소개한다.

몇 해 전 독감이 유행했을 때 빌뉴스의 한 유치원에서는 아이 한 명도 독감에 걸리지 않아서 화제가 되었다. 그 비책이 마늘이다. 유치원 교사 두 명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걀 모양의 초콜릿 킨더 서프라이즈의 플라스틱통을 이용했다. 

이 통 안에 껍질을 깐 마늘 한 쪽을 넣는다. 이 통을 실로 묶어서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에 걸어 놓는다. 선생님이 아이들과 놀면서 가끔 이 통을 열고 마늘 냄새를 맡게 한다. 매일 새로운 마늘을 교체한다. 이 유치원은 음식에도 평소보다 더 많이 마늘 양념을 사용하고 있다.
 
대체로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마늘 냄새를 싫어한다. 아내나 남편의 접근을 막으려면 마늘을 먹으면 된다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감기 초기나 감기 예방을 위해 이 마늘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4. 3. 06:38

지방 도시에 살고 있는 처가집을 방문하는 때는 일년에 적어도 두 번은 고정적이다. 바로 성탄절과 부활절이다. 아무리 바빠도 가족의 화목을 위해 이 두 경우만큼은 이탈할 수가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갔다. 

유럽 곳곳을 강타한 폭설이 리투아니아에도 주말에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간간히 눈이 내렸지만 폭설까지는 아니여서 다행이었다. 250km 거리를 이동하는데 일부 구간에서 눈이 내렸지만, 교통에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4월 1일 부활절 아침 창밖을 보니 밤새 내린 눈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성탄절로 착각하게 하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따뜻한 봄을 기대하고 있는데 꽃 부활 대신 눈 폭탄이 터진 부활절이었다. 


부엌 창가에 핀 실내 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리투아니아는 부활절 일요일과 아울러 그 다음 월요일에도 국경일이다. 이 이틀 동안 일가 친척이나 친구 집을 방문해 그 동안 절제해왔던 고기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신다.

찾아오는 사람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중 처남이 찾아왔다. 처남은 감기로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급히 딸아이를 거실로 피신을 시켰다. 감기 예방의 최고는 감기 환자와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방문은 좋지만...... 아, 좀 참아주지. 전화로 충분하지 않나?"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그래도 부활절인데. 대신 빨리 우리 마늘 먹자!"

나는 사과 조각과 함께 생마늘을 먹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딸아이에게 아내는 마늘을 조각조각 내어 빵에 얹어서 주었다. 


"자, 생마늘 치즈다!"
"그래도 먹기 싫어."
"감기 들어 고생하는 것보다 싫은 것을 먹는 것이 더 좋아. 엄마가 어렸을 때 이것이 최고의 감기 예방약이었다."


"한국 사람은 마늘의 자손이므로 마늘을 잘 먹어야 돼"라고 옆에서 거들었다. 이렇게 유럽의 리투아니아들도 마늘을 흔히 먹는다. 물론 가급적 외출이 없는 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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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2. 5. 25. 07:31

최근 함께 산책을 하던 10살 딸아이가 갑자기 가로수 앞에서 멈추더니 한 마디했다.

"아빠, 이 나뭇잎 좀 봐. 꼭 심장을 닮았다. 사랑이네!"
"그래. 정말 심장을 닮았다." 


잎이 심장형인 이 나무는 바로 피나무이다. 유럽에서 흔히 볼 수 나무 중 하나이고, 가로수로 널리 심어져 있다. 


지금 피나무는 꽃잎을 피우고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꽃잎이 사랑을 상징하는 심장을 닮아서 그런지 이 피나무는 사람에게도 아주 좋다. 유럽 사람들은 피나무의 꽃과 꽃잎을 따서 그늘에 말린다. 이를 끓인 물에 넣고 차로 마신다. 감기에 걸렸을 때 자주 마신다. 또한 신경쇠약, 불면증에도 좋다.


참고로 피나무는 열대 지방에 자라는 보리수와 잎 생김새가 흡사하다. 한대 지방에서는 피나무의 일종인 염주나무를 보리수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리투아니아에 자라는 피나무의 열매는 간혹 염주알로 사용할 수 만큼 큰 것이 있다. 

"잎이 사랑의 심장을 닮았다"고 말한 딸아이 덕분에 피나무는 꽃잎차로 사람에게 자신의 사랑을 전해주는 나무임을 새삼스럽게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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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5. 24. 07:43

5월 13일(목) 딸아이 요가일래(8살)는 음악학교에서 학년말 노래발표회에 참가했다. 행사를 마치고 춥다고 하면서 아빠 품에 안겼다. 집에 와서 체온을 재어보니 38.6도였다. 별다른 증상은 없고 체온만 높았다. 요가일래는 알약 복용을 엄청나게 싫어한다. 그래서 해열제 좌약을 이용한다.

평소대로 좌약 복용을 몇 차례하면 고열증상이 완전히 살아지길 기대했다. 좌약을 넣은 후 6-7시간 후에 다시 체온이 올라갔다. 39.5도까지 올라갔다. 5월 15일 단시 임시적인 해열효과만 있는 좌약 삽입을 중단하고 theraflu를 복용시켰다. 물에서 타서 마시는 약이다. 이 약을 복용하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썼다.

"네가 이 약을 마시지 않고, 고온이 계속되면 병원에 가야 돼."
"병원 안 갈래."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약물을 마셨다.

5월 16일, 17일에도 주기적으로 고온증상이 나타났다. 17일 편도선을 살려보니 부어있었다. 아내와 함께 인터넷을 뒤져서 편도선염에 대한 지식을 습득했다. 고온증상 6일째 되던 18일 약 복용없이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편도선 부기도 조금 가라앉았다. 물론 그 동안 학교를 보내지 않았다.

5월 18일 보건소 담당의사를 찾아서 진료를 받았다. 아내는 항생제 복용 결정에 매우 신중하다. 하지만 요가일래가 기침을 하고, 또한 편도선에 흰점이 남아있고, 염증 바이러스가 새로운 부위로 전이될 수도 있다고 의사는 항생제 복용을 권했다.  

이날부터 계속 요가일래는 하루 두 번(아침과 저녁 식사 후) 항생제 알약을 복용하고 학교를 가지 않고 있다. 그렇게 알약 복용을 거부하던 요가일래는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즐겁게 복용하고 있다. 항생제 복용을 무척이나 꺼리는 엄마의 신중함을 무색하게 할 정도이다.

5월 20일(목) 한 바탕 일이 터졌다. 항생제 알약 복용을 늘 엄마가 담당한다. 우선 밥을 든든하게 먹이고, 그 다음 약을 준다. 그런데 이날 오후 요가일래는 혼자 항생제 알약을 먹고 말았다. 늦은 저녁에 복용해야 하는 데 말이다. 집에 엄마와 아빠가 없었다.

이날 저녁 노래공연이 있었는데 항생제를 먹으면 더 빨리 건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해 먹었다고 했다. 약 복용을 싫어하던 요가일래가 약을 즐겁게 먹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부모 허락없이 혼자 먹은 것에 대해 경책했다.
     
"너, 알약 복용을 죽기보다 싫어하더니 잘 먹네."
"빨리 건강해지려고."
"하지만 부모 허락없이 앞으로 절대로 먹으면 안 돼!!!"
"알았어. 엄마가 집에 없으면 아빠에게, 아빠도 없으면 언니에게 물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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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식구들이 감기 등에 걸리면 최대한 항생제 복용을 피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쏟는다. 최근 감기와 기침으로 고생한 우리집 식구들이 복용한 약들이다.

* 최근글: 호수 야영에도 진가를 발휘하는 콘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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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때부터 영어 TV 틀어놓으면 효과 있을까
한글 없는 휴대폰에 8살 딸의 한국말 문자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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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위대한 나라 - 리투아니아 유명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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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12. 11. 07:25

리투아니아 전역에 독감과 신종플루가 유행하고 있지만 한 유치원 전체 아이들이 건강해 화제를 모우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의 학급에는 반이상이 학생들이 아파서 학교에서 오지 않았다. 다음날 학교 전체가 2주일간 임시 방학에 들어갔다.

례투보스 리타스 12월 9일자 보도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있는 유치원 "메투 라이카이"는 지금껏 유치원생들 중 한 명도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 이런 결과를 낳은 특별한 비책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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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옷에 걸린 마늘 냄새를 맡으면서 하루 일과는 보내는 유치원생들

이 유치원 문을 열면 다른 유치원과는 달리 마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렇다면 이 마늘이 독감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일까?

기사에 따르면 유치원 부원장 다이바 리소브스키에네는 "마늘이 완벽한 비책이다. 다른 여러 유치원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아파서 누워 있지만, 우리 유치원생 71명 중에는 한 명도 아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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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두 명이 이 마늘 예방법을 3주 전에 시작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걀 모양의 초콜릿 킨더 서프라이즈의 플라스틱 통을 이용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킨더 서프라이즈, 사진출처: http://site3199.mutu.sivit.org)

이 통 안에 껍질을 벗긴 마늘 한 쪽을 넣는다. 그리고 이 통을 실로 묶어서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에 걸어놓는다. 선생님이 아이들과 놀면서 가끔 이 통을 열고 마늘냄새를 맡게 한다. 매일 새로운 마늘을 교체한다. 이 유치원은 음식에도 평소보다 더 많이 마늘 양념을 사용하고 있다.
 
대체로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마늘 냄새를 아주 싫어한다. 아내나 남편의 접근을 막으려면 마늘을 먹으면 된다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감기 초기나 감기 예방을 위해 이 마늘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집도 겨울철엔 주로 저녁에 마늘을 자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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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 예방으로 리투아니아 가정에서는 마늘섭취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몇 마디를 첨가한다. 면역력이 약하고 약을 먹이기도 힘든 아기에게 리투아니아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법이 있다. 바로 마늘이다. 마늘 통 채로 실로 묶어서 아기의 목에 걸어놓는다. 또는 빻은 마늘을 붕대에 싸서 아기의 목에 걸어놓는다.

이렇게 두 교사가 주도한 마늘예방법으로 유치원 전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소식에 다시 한 번 사람들은 마늘 효능을 실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늘과 쑥 신화의 후손으로서 웬지 흐뭇함을 느낀다.    

* 관련글: 신종플루에 대한 유럽 의사의 조언
               40년 동안 독감 한 번 걸리지 않은 비결은?

               국적 때문 우승해도 우승 못한 한국인 피겨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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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1. 23. 07:10

17일(화) 오후 학교에서 다녀온 초등학교 2학년 8살 딸아이는 25명 학급생 중 10명이 감기로 결석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학교로 보낼까 말까 부부는 한참 고민했다. 이 고민은 쉽게 해결되었다. 바로 이날 저녁 빌뉴스 시청은 독감 전염병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지방이나 도시는 인구 1만명당 100명이 호흡기질환을 앓으면 해당 시나 지방이 전염병 선포를 할 수 있다. 학교 학생들 중 20% 이상이 질병으로 결석하면 학교장은 재량으로 휴교를 결정할 수 있다. 18일 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11월 26일까지 휴교한다는 통지문이 전자우편으로 날아왔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17일 저녁부터 다른 아무런 증상은 없는 데 기침만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일부터 딸아이의 건강회복과 가정의 안녕 등을 위해 특별기도를 올리고 있다. 어제 일요일 아침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방에서 노트북으로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종이와 싸이펜을 챙기더니 아빠를 다른 방으로 내보냈다.

얼마 후 딸아이는 아빠를 불러 그림을 선물로 주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아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림 안에는 "아빠 사랑해요. 아빠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한글이 예쁘게 써여져 있었다. 그림 선물을 건네주면서 요가일래는 아빠를 꼭 껴안았다. 서로가 행복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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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내라'를 라틴 철자로 쓴 요가일래
 

요가일래는 그 동안 그림을 그릴 때 위의 그림처럼 한국어를 한글로 쓰지 않고 라틴 철자로 써는 데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어제는 모든 글을 한글을 쓴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평소에 자기 전에 아빠가 한글 동화책을 읽어준다. 요가일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으로 한글 사이트에서 공부했지만, 리투아니아 초등학교에 다니고부터는 별로 이 사이트에 관심이 없다. 아빠로서는 좀 불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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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를 "고맘습니다"를 쓸 것 같았는데......

하지만 딸아이에게 억지로 한글 쓰기와 읽기를 가르치지 않는다. 때가 되면 절로 하고 싶을 때 도와주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빠 사랑해요."는 한글로 잘 쓰고 있지만, 어제처럼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까지 한글로 쓸 수 있을 줄은 사실 몰랐다. 아빠 기도에 감사하는 그림 선물을 받았으니, 이제 아빠가 더 정성껏 기도해서 요가일래의 기침소리가 멎고 빨리 건강해지기를 바란다.

* 관련글: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 최근글: 긴긴 밤 정겹게 화투치는 유럽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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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09. 11. 17. 08:33

드디어 올 것이 기어이 오고야 말았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종플루 감염과 사망 소식을 접할 때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는 사실 강 거너 불구경하는 듯했다. 하지만 11월 3일 리투아니아 국방부 장관은 사관학교 생도 42명이 콧물, 목통증, 고열 등 신종플루에 걸렸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타미플루와 마스크 등이 약국에서 동이 나버렸다.

2주가 지난 16일 그 동안 사관생도 87명이 신종플루(H1N1)에 감염되었고, 차차 모두가 건강해졌다. 단지 한 명만명이 계속 치료중이다. delfi.lt 10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세계에서 37만8천명(4천 5백명 사망), 유럽에서는  5만9천명(204명 사망)이 감염되었다. 아직 리투아니아에는 사망자가 없다.

지난 12일 한 사립학교 학생이 신종플루 환자로 확인되자 학교는 1주일간 임시 휴가에 들어갔다. 지난 주 리투아니아의 한 지방도시 학교에서는 학생 500명이 고열 증세를 보였다. 어제 월요일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학급생 25명중 8명이 아파서 출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시스는 "신종플루 보다 더 치사율 높은 바이러스 동유럽 확산 비상"이라는 제목으로 우크라이나의 신종바이러스 등장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제목만 봐도 겁이 난다.

그런데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신종플루를 독감의 일종으로 받아들이면서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리투아니아 언론은 여전히 이 신종플루를 돼지독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11월 13일 례투보스 리타스는 "신종플루 백신 주사를 맞을 것인가?"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83%가 "안 맞을 것이다"라고 한다.
       맞을 것이다                                     17%
       무료라도 안 맞을 것이다                    31%
       신종플루 안 무섭다. 안 맞을 것이다     14%
       백신이 도움 될 것이라 믿지 않는다      38%


어제 리투아니아 친구들 3명과 인터넷 대화로 각 가정의 대처방법을 물어보았다. 최근 들어 이들 세 가정은 모두 평소보다 레몬, 과일, 비타민 C 등의 섭취량을 늘이고 있다. 한 가정은 생선기름을 복용하고 있다. 세 가정 모두 생마늘 섭취량을 늘이고 있다. 한 친구는 마늘이 건강에 좋긴 좋은 데 냄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냄새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다."라면서 저녁에 섭취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인 리투아니아인들도 마늘의 효능을 알아 특히 겨울철에 자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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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플루 예방으로 리투아니아 가정에서는 마늘섭취량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집도 위 세 가정과 마찬가지로 며칠 전에 생마늘 여러 통의 껍질을 벗겨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저녁마다 빵 등과 함께 먹고 있다. 평소 마늘 먹기를 꺼리는 딸아이들도 예방차원으로 먹고 있다. 이렇게 부엌에는 온 식구가 뿜어내는 마늘냄새가 한 동안 진동하고 있다. 물론 마늘이 만병통치약이 아닌 줄 알지만, 이젠 구하기가 힘든 타미플루 대신 이 독한 마늘이 우리 가정과 이를 먹는 모든 가정의 건강을 보호해주기를 바란다.

* 관련글: 신종플루 백신 없는 나라에서 감기든 딸아이
               신종플루에 대한 유럽 의사의 조언
               신종플루로 취소된 행사, 스카이프로 부활

* 최근근: 임산부를 위한 전용 주차공간 마련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을 가진 여성 1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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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9. 11. 3. 07:13

고등학교 2학년 딸아이 마르티나가 몇 일 학교를 빠졌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의사의 건강진단서가 필요했다. 공교롭게도 출발하기 전에도 감기가 들어 보건소를 방문했다. 그리고 여행지인 영국과 리투아니아의 기온 차이 등으로 또 감기가 들었다. 굳이 의사에게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수업불참 이유를 쉽게 증명할 수 있었다.
 
마르티나는 수학 과목을 제일 걱정했다. 선생님이 아주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선생님은 그 동안의 과제를 알려주면서 숙제를 해오는 것으로 수업불참을 대신하게 했다.

이날 아내는 딸과 함께 보건소를 다녀왔다. 리투아니아 보건소에는 주소별 주민을 담당하는 의사가 있다. 일단 이 담당 의사가 일차적으로 진찰한다.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담당 전문의에게 가도록 의견서를 써준다. 아내는 신종플루에 대한 의사의 조언을 구했다. 아직 리투아니아에는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우리 가족 담당 의사의 말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신종플루는 일반 계절감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일반 감기가 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감기 들면 일단 집에서 푹 쉰다. 열이 있으면 열을 내리도록 하고, 보리수꽃잎차, 나무딸기차 등을 가능한 자주 마신다. 마늘, 레몬 등을 자주 먹는다. 불안해 하지 말고 일반 감기에 대응하듯이 침착하게 하면 된다. 마요르카 에 간 딸이 신종플루 증세를 가졌는데 일반 감기처럼 대응하니 건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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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가 막히고 목이 따가울 때 주식인 감자를 삶은 뜨거운 물에서 나오는 김을 깊숙히 마시고 있다.

보건소 의사의 말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등에서 펴지고 있는 신종플루의 심각성과 위험성에 불안해 하고 있던 우리 부부에게 평상심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적어도 의사 처방없이 살 수 있는 해열제 등 기본 의약품을 추가로 조만간 구입하기로 했다.

현재 리투아니아에서는 5일치 복용량 타미플루 10정 가격이 120리타스(6만원)이다. "일반 감기나 독감 정도라면 왜 온 세계가 난리법석을 뜨는가?"라는 아내의 물음에 담당의사는 "제약회사, 병원도 먹고 살아야지."라고 농담조로 답하면서, "부자만이 사서 먹을 수 있는 약이니, 평소 건강관리 잘 하고 예방하는 것이 최고다."고 덧붙었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보건소 진료는 무료이지만, 약은 유료이다.

농담처럼 들린 의료계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전해들으면서 적어도 사람들의 질병을 이용해 부당이득이나 폭리를 취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 관련글: 신종플루 백신 없는 나라에서 감기든 딸아이
               리투아니아의 감기 민간요법

초유스가 2009 view 블로거대상 06 시사 채널 후보에 선정되었습니다. 투표하러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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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0. 29. 07:36

"요가일래, 요즘 사람들이 너에 대해서 궁금할 텐데 무슨 이야기를 쓸까?"
"아빠, 내가 감기들었다고 써."

인터넷 뉴스를 보니 연일 한국에는 신종플루 사망자들이 증가하고, 신종플루로 인해 200여개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국의 신종플루를 다룬 기사를 접할 때마다 리투아니아에는 너무 조용해서 다행스럽지만 불안하기도 하다.

세계로 확산되는 신종플루를 보면서 늘 가족 중 누군가 감기들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10월 초순 고등학교 2학년인 마르티나가 감기들었다. 어느 집과 마찬가지로 식구 하나가 감기들면 차례차례 모두가 감기든다. 그래서 덜컹 겁부터 났다. 고열은 나지 않았지만, 오래 동안 기침했다. 이어서 아내가 감기에 들었다. 다행히도 계절 감기처럼 일주일만에 나았다.

그 사이 초등학교 2학년 요가일래도 약간의 콧물 증세를 보이더니 3일만에 사라졌다. 그렇게 해서 이번 겨울은 이것으로 우리 가족 감기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구나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22일 학교로 가는 길에 요가일래가 목이 아프다고 말했다.

보통 우리 집 식구의 감기 초기증상은 목통증이다. 목이 아프면 가장 먼저 하는 처방은 따뜻한 우유나 차를 마시면서 꿀을 먹는 것이다. 목이 아픈 것이 사라지자 요가일래는 26일부터 간간히 기침했다. 보통 기침하면 의사의 처방없이 살 수 물약을 복용한다. 발열이 날 경우에는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 해열제를 복용한다. 3일 지나도 그래도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의사를 불러 진단을 받고 항생제를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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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침 감기를 이겨내고 예전의 발랄한 모습으로 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

11월 1일 "망자의 날"을 기념으로 이번주 임시 방학을 맞은 요가일래는 어제 28일부터 기침을 더 심각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기침나면 무조건 타미플루 투약"하라는 한국 정부의 방침 소식을 접하니 걱정이 앞섰다. 서유럽 국가들은 국민들에게 신종플루 백신을 투악하기 시작하지만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신종플루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는 제약회사에 백신을 늦게 주문했기 때문에 빨라야 2010년 5월에 받을 것이라고 한다. 주문량은 약 1만2천명-1만4명이 맞을 수 있는 양이다. 리투아니아에는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종플루 전염병에 무장해제된 리투아니아가 끝까지 백신이 필요없는 나라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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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9. 11. 07:16

어디나 마찬가지로 리투아니아에도 환절기에 감기 걸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집만 해도 벌써 아내에 이어서 딸이 환절기 감기로 힘들어 하고 있다. 아무리 예방하고 조심한다고 해도 가족 중 한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식구가 차례로 걸리는 것이 우리 집의 감기 공식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가장 흔한 감기 초기증상은 목이 칼칼하고 따끔하고 아픈 것이다.

이럴 때 제일 먼저 꿀과 함께 차를 가능한 많이 마신다. 찻숟가락으로 꿀을 떠서 입에 넣은 후 따뜻한 차를 마신다. 주로 마시는 차는 백리향, 카밀레, 보리수꽃 차이다.

주식 중 하나인 감자를 삶을 때 수건을 덮어쓴 후 냄비 뚜껑을 열고 솟아오르는 뜨거운 김을 코와 입을 통해 목구멍 깊숙이까지 들어 마신다.

기침이 심할 때 꿀을 가슴에 바르고 양배추 잎으로 감싼다.  

겨자가루 팩을 물에 적신 후 이를 가슴 위에 올려놓고 수건으로 덮고 견딜 수 있을 때까지 놓아둔다.

자기 전에 보드카나 알코올을 가슴에 바른다. 이는 그 부위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기 위함이다.

짓이긴 마늘을 발바닥에 바르고 양말을 신은 채 잠을 잔다.

독한 보드카에 후추를 뿌리고 목젖을 헹구면서 마신다.

감기 초기에 사우나에 가서 가슴에 꿀을 바르기도 한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최대한 약품이나 항생제, 주사 등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감기에 낫도록 노력한다. 환절기에 모두 건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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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를 삶은 뜨거운 물에서 나오는 김을 깊숙히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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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1. 5. 23:02

올 연말까지만 해도 밤 온도가 영하 10도를 넘어가는 일이 없을 정도로 리투아니아 겨울은 상대적으로 포근했다. 하지만 역시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얼음낚시를 즐기는 친구의 바램대로 새해 첫날부터 지금까지 영하 10도에서 20도로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겨울철이 되면 감기로 한 두 번 고생하기는 리투아니아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예방하고 조심한다고 해도 우리 가족 중 한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네 식구 모두 차례로 콧물 흘리고, 기침하고, 때론 열까지 나는 증상을 겪는 것이 정례화 된 지 오래되었다.

감기 초기 증상으로 목이 따갑고 아프기 시작하면 리투아니아인들은 대개 제일 먼저 꿀과 함께 차를 마신다. 찻숟가락으로 꿀을 떠서 입에 넣은 후 따뜻한 차를 마신다. 이 때 주로 마시는 차는 백리향차, 카밀레차, 보리수꽃차이다.

감기 기침이 심해지면 우유를 뜨겁게 데워 꿀과 함께 마신다. 리투아니아인들은  뜨거운 물에 꿀을 타서 마시지 않는다. 뜨거운 물에 꿀을 타먹기를 좋아하는 필자는 꿀 영양분이 파괴된다는 리투아니아인들의 쓴 소리를 늘 감수해야 한다.

아이들이 기침을 심하게 할 때는 꿀을 가슴에 바르고 양배추 잎으로 감싸기도 한다. 감자를 삶을 때 냄비 뚜껑을 열고 솟아오르는 뜨거운 증기를 코와 입을 통해 깊숙이 들어 마신다.

겨자가루 팩을 물에 적신 후에 이를 가슴 위에 올려놓고 수건으로 덮고 견딜 수 있을 때까지 놓아둔다. 자기 전에 보드카나 알코올을 가슴에 바르기도 한다. 이는 그 부위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기 위함이다. 때론 짓이긴 마늘을 발바닥에 바르고 양말을 신은 채 잠은 잔다.

지난 연말 돼지비계기름, 꿀, 양파즙을 함께 섞어 만든 민간요법 약을 가슴에 바르고 잤더니 감기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나은 경험을 했다. 감기에 대항에 최대한 약품이나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리투아니아인들의 태도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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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를 필히 쨉싸게 이기고 말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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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를 삶은 뜨거운 물에서 나오는 증기를 깊숙히 마시고 있는 리투아니아인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