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4. 7. 05:15

다음주 일요일이 부활절이다.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코로나바이러스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자가격리 내지 자가체류가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동제한령까지는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외출시 마스크 착용과 사람간 일정한 거리유지가 권장되고 있다.

이번 일요일 모처럼 날씨가 맑고 따뜻했다. 점심 식사 후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다면서 아내가 빌뉴스 교외에 있는 인적 드문 숲으로 산책할 것을 권했다. 딸까지 이에 동조하니 2:1이 되어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게 되었다. 


숲 입구 주차장 바로 숲길 옆에 보라색 꽃이 마치 우리를 기다리는 듯하다. 보라색 꽃이 아직 피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난해 떨어진 낙엽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자칫하면 사람들이 무심결에 그냥 밟고 지나갈 수도 있겠다.


어릴 때 한국의 고향 뒷산 무덤가에서 많이 본 할미꽃을 많이 닮았다. 학명은 pulsatilla vulgaris인데 보통할미꽃 혹은 평범할미꽃으로 번역될 수 있겠다. 서양할미꽃이라 불러도 되겠다. 

리투아니아어로는 šilagėlė인데 직역하면 숲꽃이다. 유럽에서 30년 동안 살면서 야생 숲에서 흔하지 않게 본 꽃이라 더욱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여름철 하늘이기도 하다. 이렇게 좋은 춘삼월 날씬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이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 애궁~~~ 이 일을 어찌 할꼬?!  


할미꽃 사진을 찍는 동안 아내와 딸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북유럽 리투아니아 숲은 쭉쭉 곧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가 대부분이다. 바닥은 빌베리(bilberry) 관목이 온통 덮고 있다. 


지난해 열매가 떨어지지 않고 아직 남아 있다. 푸른색 일색인 숲 속에 햇살에 빛나는 빨간색 열매가 돋보인다. 마치 군계일학을 만난 듯하니 내 전화기 카메라가 가만 있을 리 없다.  


노간주나무다. 아내는 벌써 손에 노간주나무 가지를 잡고 있다. 왜 일까? 일전에 우리 가족이 함께 본 기생충 영화의 송광호 대사가 떠오른다. 
"아들아, 역시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여보, 역시 당신은 계획이 다 있었구나!"
이번 일요일은 종려주일(성지주일, 주님 수난 성지주일)이다. 리투아니아는 가톨릭 신자가 약 80%다. 남쪽에서 성지로 종려나무 가지를 사용하지만 여기 북쪽에는 종려나무가 자라지 않으므로 자작나무나 버드나무 가지를 사용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 가지를 마른 꽃 등으로 장식하고 이를 베르바(verba)라 부른다. 이와 더불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노간주나무 가지를 이날 성당에서 축성을 받는다. 

평년 같으면 아내는 대성당 가는 길에 노간주나무 가지를 길거리 상인들에게서 사서 미사를 본 후 축성을 받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온 식구들을 불러놓고 이 노간주나무 가지로 얼굴, 손, 허리 등을 팍팍 때린다. 순간적으로 엄청 따끔하고 그 통증이 한동안 지속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몸에 있는 악한 기운을 다 내쫓고 앞으로 1년 내내 안녕하길 바라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길거리 상인들도 없고 미사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아내는 우릴 숲으로 데리고 가서 노간주나무 가지를 꺾어서 기원의식을 치렀던 것이다. 


이 노간주나무 가지를 집으로 가져와서 내년 이날까지 잘 보관한다. 그리고 지난해 것은 이날 불로 태운다. 한 해의 안녕을 바라면 한 순간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 11. 2. 05:52

11월은 리투아니아어로 lapkritis로 "잎 떨어짐"을 의미한다. 대부분 단풍은 떨어지고 나뭇가지는 앙상한 채로 내년 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11월 1일은 특별한 날이다. 가톨릭교의 축일로 국경일이다. 모든 성인의 대축일이다. 하늘 나라에 있는 모든 성인을 기리면서 이들의 모범을 본받고 다짐하는 날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날 묘지를 방문한다. 며칠 전 미리 묘에 가서 묘와 주변을 말끔하게 청소를 하고 이날은 화초나 꽃과 함께 촛불로 묘를 장식한다. 예전에는 주로 해가 진 어두운 저녁 무렵에 묘지로 가서 촛불을 밝혔지만 지금은 주로 낮 시간에 간다.


10월 31일 하늘은 모처럼 맑았다. 다음날도 이런 날씨이길 바랐다.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늘 그렇듯이 11월 1일은 이상하게도 날씨가 흐리다. 어느 때는 눈이 내리고 어느 때는 구슬비가 내리고... 



사람들은 이날 돌아가신 조상의 영혼이 자신의 묘로 찾아온다고 믿는다. 어제 우리 가족도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일가 친척의 묘가 있는 묘지 세 군데를 다녀왔다. 



늘 느끼듯이 리투아니아 묘지에 오면 마치 화초 공원을 산책하는 듯하다. 묘마다 화초나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사진으로 이날 방문한 리투아니아 묘지를 소개한다.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으로 장식한 촛불 묘도 인상적이고 이 묘를 찾아온 사람도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작은 헝겊으로 묘를 덮고 있는 돌을 닦고 있는 데 그 사람이 선뜻 자신의 긴 헝겊을 건네주었다.

"샴푸 묻힌 이 큰 헝겊으로 닦으세요."

Posted by 초유스

한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대부분 리투아니아 방문자가 들러가는 곳이 있다. 바로 리투아니아 중북부 지방 샤울레이에 있는 십자가 언덕(리투아니아로는 십자가 산)이다. 



높이야 언덕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하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를 산이라 부른다. 산이 주는 의미가 있기에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번역 지명 '십자가 언덕' 대신에 나는 '십자가 산'을 선호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을 이곳으로 안내하면서 종종 홀로 여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물론 다양한 곳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를 이용해 이곳을 찾아가는 방법을 이 블로그를 통해 알리고자 한다.

혹시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근거지를 두고 십자가 산을 다녀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먼저 리가-샤울레이 버스시간표이다.  관련 사이트: https://www.autobusubilietai.lt

* 샤울레이 - 리가 - 샤울레이


샤울레이 버스역에서 십자가 산 인근에 있는 도만타이(리투아니아어 도만투 Domantu는 도만타이(Domantai)의 소유격이다. 정류장에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 아래는 샤울레이-도만타이-샤울레이 버스시간표이다. 

* 샤울레이 - 도만타이 - 샤울레이


아래는 초유스가 찍은 다양한 십자가 산 모습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이곳에는 크고 작은 수십만개의 십자가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십자가를 세우기 시작한 것은 14세기이고, 대량의 십자가가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1831년과 1863년 일어난 반러시아 민중봉기 때에 희생당했거나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당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서이다. 
  
소련 체제하에서 이곳은 천주교인의 성지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 민족 전체의 성지였다. 소련은 세 차례나 불도저로 이곳의 십자가들을 깔아뭉겨 철거했지만, 용기 있는 리투아니아인들이 또 다시 이곳에 우후죽순처럼 십자가를 세웠다. 
 


그야말로 오뚝이 정신으로 일구어낸 승리의 현장이다. 소원 성취를 기원하기 위해 세우기도 하고, 소원을 이루게 해 주신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세웠다. 이제 이곳은 신앙인이든 아니든 누구나 찾아오는 성지이다. 해마다 수많은 순례객과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12. 3. 06:44

어린 시절 부모나 친척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주 받은 질문이 있다.
"자라서 뭐가 될래?", "나중에 뭐가 되고 싶니?" 

그런데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살면서 느낀은 아이들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어른들로부터 받은 질문이 종종 떠올라 공부하고 있는  딸에게 묻곤한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그렇게 묻지마."
"왜?"
"난 아직 어려. 그건 나중 일이야"
"그래. 네 말이 맞다."

어릴 때부터 장래 희망을 가지게 하고 그런 방향으로 자녀를 이끌어가는 것도 좋다. 하지만 타의든 자의든 미리 한 길만 정해 놓고 나아가는 것은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을 제약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다양한 길을 열어 놓고 때와 원에 맞도록 나아가도록 하려고 한다.  

멀리 보면 어른이 되어 무엇이 될까이고, 가까이 보면 당장 내년에는 운명이 어떻게 펼쳐질까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누구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고 싶어한다. 며칠 전 폴란드 에스페란토 친구가 재미난 운명 미리알기 놀이를 알려 주었다. 

11월 29일 밤 그는 가족과 함께 점보기를 했다. 11월 30일 가톨릭 성인 축일을 맞아 폴란드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이런 놀이를 해왔다. "왜 이날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아래와 같이 답했다.

"이날은 마법의 밤이고, 돌아가신 조상들이 이날 찾아와 후손들의 미래를 조금 드러내 주고 간다고 사람들은 믿었다. 주로 처녀에게 남편될 사람을 미리 알려주는 밤이다. 대림절(성턴 전 4주간)에 앞서 마지막 유쾌한 밤을 보낸다."    


그가 이날 가족과 함께 왁스로 운세 미리보기 방법은 간단하다. [사진 fotoj:  Barbara Kruszewska]

1. 밀랍을 녹인다. (지금은 밀랍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양초를 이용한다)

2. 용액을 물이 담긴 통에 붓는다. 반드시 열쇠 구멍을 통해서 붓는다.

3. 용액이 식으면서 모양이 형성된다

4. 이 모양을 건져 불에 비추면 벽에 그림자가 생긴다. 이 그림자 형상이 무엇을 닮았냐에 따라 다음해의 운명을 알 수 있다.   


* 녹인 양초를 물에 붓는다.


* 부울 때 열쇠 구멍을 통해서 해야 한다.


* 물에 담긴 양초 용약은 이렇게 어떻게 붓는냐에 따라 모양을 달리 한다.


* 이 모양을 불이 비춰 벽에 나타난 형상을 가지고 내년 운세를 점친다. 보는 사람에 따라 형상도 달리 해석될 수 있으므로, 자기 해석 주장에 모두들 시간가는 줄 모를 듯하다. 


신발 놀이도 있다. 미혼 여자들이 각각 신발 한 짝을 벗는다. 이렇게 모인 신발을 방문 쪽으로 하나하나 연결한다. 이때 신발 앞 부분이 문을 향하도록 한다. 방문에 닿는 신발의 주인이 제일 먼저 시집간다.


또 다른 놀이는 미래 남편 이름 알아맞히기다. 작은 종이마다 각각 다른 남자 이름을 쓴다. 이 종이들을 베개 밑에 놓고 잔다. 아침에 일어나 베개 밑에서 종이 하나를 꺼낸다. 이때 종이에 써여진 이름이 바로 미래의 남편 이름이다. 때론 이름이 아니라 운명 문구를 적기도 한다.  


이제 밤이 제일 긴 동지를 향해 나아간다. 오후 4시가 되면 벌써 어두워진다. 이 긴긴 밤에 이런 전통 놀이로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4. 4. 27. 09:12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하드리아노 6세 이래 455년 만의 비(非) 이탈리아 출신 교황이자 역사상 최초의 슬라브계 교황이다. 그는 27년 교황으로 재임해 역대 세 번째로 오래 재임한 교황이다. 폴란드 군대 장교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 출신 초등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1920년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태어났다. 

교황 재임기간 동안 100여개국 이상을 방문했고, 동유럽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고, 세계 평화와 반전을 호소했다. 특히 종교간 문제에는 온건한 태도로 유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2013년 9월 30일 교황청 추기경회의 결과에 따라 검증절차를 모두 통과해서 시성이 결정되었다. 오늘 4월 27일 그는 교황 요한 23세와 함께 합동 시성식을 통해 성인으로 선포된다. 

그는 특히 에스페란토인들에게도 사랑받았다. 국제어 에스페란토를 공개적으로 말한 첫 번째 교황이다. 1991년 폴란드 쳉스트호바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청년의 날이었다. 1994년부터 매년 부활절과 성탄절 인사 언어 중 하나로 에스페란토를 사용했다. 

그가 로마 가톨릭교 성인의 반열에 오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폴란드 곳곳에 세워진 동상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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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감탄 세계화제2013. 11. 2. 06:33

로마 가톨릭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행보는 널리 알려져 있다. 아래 사진을 통해 다시 한번 더 이를 확인하게 된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아래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한 어린이와 악수하는 장면이다. 


푸틴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을 동일한 시각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국가든, 종교든, 사회든, 조직이든 지도자의 참 모습이 어떠해야 할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가 새로운 로마 교황의 행보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에 쉽게 공감이 간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3. 30. 09:36

이번주 일요일은 부활절이다. 보통 부활절을 계기로 유럽은 봄기운을 완연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올해는 평년보다 부활절이 빠르다. 지금 시각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부활절이 아니라 성탄절을 연상시킨다. 올해 부활절은 가톨릭 교회에게 또 다른 큰 의미를 주고 있다. 교황이 생전에 사임하고 신임 교황이 즉위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부활절이기 때문이다.  

966년 기독교를 공인한 폴란드는 역사상 최초로 슬라브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를 배출한 나라만큼 전통적으로 가톨릭 교회가 매우 강하다. 인구 4천만여 명의 약 90%가 가톨릭 신자임이 이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    

최근 폴란드 인터넷 사이트에 폴란드 주교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다. 부활절을 맞아 한번 이를 소개한다. [출처: source link]

1. 주교 파베워 소하(Bp Paweł Socha)
     약 9만 즐로티(3천3백만원) 나가는 현대 소나타

* Foto: http://zgg.gosc.pl/

2. 대주교 타데우쉬 고쯔워브스키 (Abp Tadeusz Gocłowski)
     약 10만 즐로티(3천7백만원) 나가는 시트로엥 C5

Foto: http://www.se.pl/

3. 주교 스와보이 레쉑 그우즈 (Bp Sławoj Leszek Głódź)
     약 10만 즐로티(3천7백만원) 나가는 폴크스바겐 파사트

Foto: http://fakty.interia.pl/

4. 대주교 바쯔와브 데포 (Abp Wacław Depo)
     약 10만 즐로티(3천7백만원) 나가는 스코다 수퍼브

Foto: http://www.wczestochowie.pl/

5. 주교 즈비그니에브 키에르비코브스키 (Bp Zbigniew Kiernikowski)
     약 14만5천 즐로티(5천4백만원) 나가는 쉐보레 캡티바

Foto:  ksm-grebkow.bloog.pl

6. 대주교 유제프 코발칙 (Abp Józef Kowalczyk)
     약 17만 즐로티(6천3백만원) 나가는 볼보 S80

Foto: http://www.se.pl/

7. 대주교 헨릭 무쉰스키 (Abp Henryk Muszyński)
     약 20만 즐로티(7천4백만원) 나가는 아우디 A6

Foto: http://auto.dziennik.pl/

8. 주교 카지미에쉬 리찬 (Bp Kazimierz Ryczan)
     약 30만 즐로티(1억천백만원) 나가는 P렉서스 RX450h

Foto: Paweł Małecki /  http://natemat.pl/

9. 주교 아누쉬 스텝노브스키 (Bp Janusz Stepnowski)
     약 40만 즐로티(1억5천만원) 나가는 아우디 A8

Foto: http://4lomza.pl/fotogaleria.php?id=89191

그렇다면 신임 로마 교황은 주교(추기경) 시절 어떤 자동차를 타고 다녔을까? 그는 운전사 딸린 자동차 없이 버스나 지하철을 즐겨 이용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현 교황이 추기경 시절 2008년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미사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로마 주교(교황 겸짐)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이번 교황 선거를 위해 로마로 떠날 때 비지니스석을 예약하려던 비서 신부를 타일러서 일반석을 탔다고 한다. 이런 서민적 탈권위적 교황의 실천하는 모습이 참으로 마음에 와닿는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3. 16. 08:11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사임으로 새로운 로마 교황이 선출되었다. 아르헨티나 추기경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Jorge Mario Bergoglio)가 1,272년만에 최초로 비유럽권 출신 교황이 되었다. 

최근 유럽을 비롯한 세계 누리꾼들 사이에 급속도로 "교황 세 분이 사진 한 장 속에"라는 제목의 사진이 화제를 모우고 있다. 필리핀의 한 기자(Harold Geromimo)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처음 공개한 후 인터넷으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왼쪽), 교황 프란치스코(가운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오른쪽)

미래 교황 두 분을 포함해 교황 세 분이 함께 같은 자리에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희귀할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장면이다. 워낙 진귀한 사진이라 포토샵 가공 의혹을 제기하는 일부 누리꾼들도 있다.  

이 사진의 원본은 AP 통신사에 속한다[원본사진 보기]. 원본과 대조해보면 포토샵 의혹은 근거가 없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마시모 삼부케티(Massimo Sambucetti)이다. 원본 사진 설명은 이렇다. 

1985년 12월 20일 금요일 바티칸 내 클레멘타인 홀에서 크리스마스 인사 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부 독일 추기경 요제프 라칭거(후에 교황 베네딕토)의 손을 잡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교황 두 분은 확실하다. 하지만 가운데 인물이 현 교황 프란치스코라는 데에 의문을 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1985년 베르고글리오 신부는 49세인데 사진 속 모습이 이 나이에 비해 훨씬 더 늙어보인다고 주장한다. 2008년 대중교통 수단을 타고 이동하는 추기경 베르고글리오가 사진 속 인물보다 더 젊어보인다. 

또 다른 설득력 있는 주장은 1985년 베르고글리오 신부는 주교 서품도 받지 않았다. 그는 1992년에야 주교 서품을 받았고, 2001년 추기경에 임명되었다. 그렇다면 사진 속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은 현 교황과 많이 닮은 당시 추기경 중 한 분이라는 주장에 힘이 쏠린다. 

리투아니아는 유럽에서 가장 늦게(15세기 초) 기독교화된 나라이지만, 전통적으로 가톨릭교의 위상이 견고한 나라이다. 참고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어머니가 리투아니아 출신이다. 아뭏든 새로운 교황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2. 19. 06:17

현재 로마 교황은 베네딕토 16세로 독일인이다,  지난 11일 연령이 많아(올해 85세) 업무처리가 힘들어 교황직을 사임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그레고리오 12세 교황이 사임한 이후 598년만의 일이다, 그의 퇴임일은 오는 2월 28일이다. 한편 직전 교황은 요한 바오르 2세로 폴란드인이다, 그는 2005년 84세로 선종(善終)했다. 

두 교황을 두고 폴란드인들 사이에 눈길을 끄는 비교 구절이 있어 소개한다.

Czym się różni Niemiec od Polaka?  
독일인은 폴란드인과 무엇이 다를까

Niemiec pracuje do emerytury,         
독일인은 퇴임까지 일하고,

Polak pracuje do śmierci.                 
폴란드인은 죽을 때까지 일한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9. 18. 07:33

가톨릭 신앙심이 높기로 유명한 폴란드 사회에 또 다시 커다란 충격을 준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미혼의 여성 국회의원과 고위 가톨릭 성직자간 로맨스 관계가 공개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여성 국회의원과 신부간의 교제는 일간지 "Fakt" 사진기사들이 밝혀냈다. 이들은 밤에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바르샤바 거리를 산책했고, 와인과 샴페인을 사서 국회호텔로 들어갔다. 이 여성은 2001년부터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욜란타 쉬치핀스카(52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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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http://www.efakt.pl/Wirujacy-seks-Szczypinskiej,galeria-artykulu,51992,15.html

이 여성 국회의원은 신부와의 관계를 형제자매와 같다고 주장하지만, 사진을 보면 이 국회의원의 해명을 믿기가 어렵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한편 신부는 와인과 샴페인은 고대하는 사람들을 위해 샀고, 국회호텔에서는 각자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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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에서 두 번째 욜란타 쉬치핀스카, 세 번째 야로스와브 카친스키

국회의원과 신부간 로맨스 사건이라는 점외에도 폴란드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이 여성 국회의원은 전직 총리이자 현직 대통령의 쌍둥이 형제인 야로스와브 카친스키의 과거 연인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법과 정의당 소속이다.

이 여성 국회의원은 신부와 30년 전부터 알고 지내오고 있다. 같은 병원에서 국회의원은 당시 간호사로 일했고, 신부는 예배당에서 일을 했다. 이들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사람들은 이들의 로맨스를 사실로 믿고 있다. 어쨓든 이번 사건은 다시 한 번 성직자의 결혼 문제를 화두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

* 관련글: 남편 보호하려 거짓말한 여성 국회의원의 망신살
* 최근글: 폴란드, 아동성범죄자에게 '거세' 도입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7. 14:09

빌뉴스 구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한 페트라스와 파울류스 (베드로와 바울) 성당) 성당은 빌뉴스에 있는 바로크 건물 중 으뜸가는 건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성당 내부에 있는 석회로 만든 2000여개의 동상은 유럽에서도 아주 독특한 것이다. 원래 이곳에는 고대 발트인들의 신인 밀다를 모신 신당이었고, 13-14세기 리투아니아가 기독교화 됨으로써 성당이 세워졌다. 지금의 성당 외부모습은 1676년, 그리고 내부 장식 석회 동상들은 1671-1704년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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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아 마그달라나, 부활한 예수 등등 수많은 동상들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크는 것은 바로 성당 중에 걸려있는 배였다. 마침 이 성당의 신부를 만날 기회가 있어 배의 의미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트가 배에서 많은 설교를 했고, 배는 바로 인생을 의미한다. 배가 큰 풍랑없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믿음, 사랑, 소망으로 살아가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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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를 보자마자 불교의 반야용선(般若龍船)이 떠올랐다. 반야용선은 세상의 파란고해로부터 중생을 고통 없는 피안의 세상으로 건너게 해주는 도구이다. 이 배를 용이 호위하므로 용선이라 하고, 반야는 지혜를 의미한다. 모두가 믿음, 소망, 사랑 그리고 지혜로 세상의 고통을 이기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 관련글: 유럽 문화수도의 얼음바로크 축제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2. 17. 03:29

자기 방에서 인터넷 신문을 읽고 있던 마르티나가 스카이페(skype)로 웹사이트 주소 하나를 알려주었다. 들어가보니 "한국 최초 추기경 별세하다"라는 제목으로 김수환 추기경 선종 소식을 전하는 리투아니아어 웹사이트였다. 

한국 최초 가톨릭 추기경이고, 한국 민주화 운동에도 크게 기여한 김수환 추기경이 86세로 월요일 선종(善終, 서거를 뜻하는 천주교 용어)했음을 전하고 있다. 이어서 추기경의 생애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유럽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도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전하고, 애도를 함께 하고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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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캡쳐: http://zinios.blog.mtgnewmedia.se/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3. 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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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일요일은 부활절이다. 유럽에서 가장 늦게 (14세기 말엽) 기독교화된 나라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도 이날 성대하게 행사를 치른다. 학생들은 지난 주말부터 방학이다.

부활절의 대표적인 상징은 달걀 채색과 건화를 표현할 수 있는 베르바(verba)이다. 부활절 전 일요일을 종려주일이라 부르고, 이날 사람들은 베르바를 사서 성당에서 축성의식을 받는다.

베르바는 예수의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에서 유래된다. 남쪽에서 자라는 종려나무는 당연히 이곳에서 없으니, 자연히 대체물이 필요하다. 그래서 리투아니아인들은 마른 풀이나 꽃, 곡식이삭, 혹은 버드나무 가지, 노간주나무 가지 등으로 다채롭게 꽃다발이나 묶음을 만든다.

축성 받은 베르바를 집으로 가져와 다음 해까지 간직한다. 특히 노간주나무 가지로 식구들 몸을 때리면서 일년 운수가 좋기를 기원한다.

모든 이들에게 노간주나무 가지의 위력이 미쳐 좋은 한 해를 보내시기를 빕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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