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에 해당되는 글 495건

  1. 2009.09.19 드라큘라가 된 초등 2학년 딸아이 8
  2. 2009.09.07 뜨게질 털신 속 엄마 사랑 듬뿍 6
  3. 2009.09.02 컴 쟁탈전에서 이기려는 딸의 비책
  4. 2009.09.02 친구 옷까지 챙기는 7살 딸의 배려심 6
  5. 2009.09.01 당근 군것질 좋아하는 7살 딸아이 2
  6. 2009.08.31 닌텐도를 '초롱'이라 부르는 딸아이 2
  7. 2009.08.30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6
  8. 2009.08.23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9
  9. 2009.08.22 엽기아빠의 화장지 절약법 알리기 4
  10. 2009.08.17 흑고니의 하트모양과 딸의 자태 2
  11. 2009.08.11 엄마 뱃속에서 신문을 읽었다는 딸아이 4
  12. 2009.08.10 딸아이가 여름방학에 공부 안하는 까닭 3
  13. 2009.08.03 날개가 찢어진 나비가 정말로 불쌍해 6
  14. 2009.07.25 부모 없는 동안 7살 딸아이의 준수사항 2
  15. 2009.07.23 스타킹 출연 오디션 받았던 6살 딸아이 18
  16. 2009.07.22 "Made in Korea에 정말 기뻤어!" 2
  17. 2009.07.17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13
  18. 2009.07.16 "아빠가 작아져서 내 짝이 되었으면 좋겠다" 8
  19. 2009.07.10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8
  20. 2009.07.04 수(繡)를 놓는 7살 딸아이 8
  21. 2009.07.03 컴퓨터에 뿔난 딸아이, 아빠 힘내라 1
  22. 2009.06.22 7살 딸, 과일주스를 딱 끊어버린 사연 2
  23. 2009.06.18 세례식 전야, 눈물 펑펑 딸아이 사연 13
  24. 2009.06.17 엄마, 아빠를 따로 사랑하는 딸의 이유 4
  25. 2009.06.16 7살 딸이 달걀 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9
  26. 2009.06.05 7살 딸의 컴퓨터로부터 눈보호하는 법 9
  27. 2009.06.02 점수 없는 초등학교 성적표, 그럼 어떻게? 3
  28. 2009.05.29 유럽 초등학교는 벌써 여름방학 시작 2
  29. 2009.05.28 책가방 때문에 딸아이와 실랑이 2
  30. 2009.05.20 숫사자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2
요가일래2009. 9. 19. 06:23

지난 9월 17일 지인을 방문했다가 밤 9시경 집에 돌아오자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가 방안에서 나오면서 화나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팔뚝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아빠, 언니가 때려서 이렇게 되었어. 언니를 혼내줘!"

팔뚝을 자세히 보니 모세혈관으로 피가 나온 흔적이 역력했다. 얼마나 크게 언니에게 잘못했고, 얼마나 세게 언니가 때렸으면 팔뚝이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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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조용하지만 무게 있게 언니에게 물어보았다. 대답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때서야 요가일래는 깔깔 웃으면서 자기가 했다고 말했다. 아빠가 깜짝 놀라는 것을 보고 재미 있어 했다.
피가 나온 흔적의 이유를 금방 알 것 같았다. 팔뚝을 오래 빨다보디 붉어지고 입술 크기의 반점이 생겼다.

"너 이렇게 하는 것을 누구한테서 배웠니?"
"혼자 알았어."
"어떻게?"
"심심해서 자꾸 빨다보니 이렇게 되었어."

사실 아빠도 어렸을 때 그렇게 해보았다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너가 빠는 동안 입안에 있는 균들이 모세혈관으로 타고 몸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으니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라. 알았지?"
"알았어."

그후 하루가 지나고 18일 저녁 요가일래에게 수박을 주면서 여전히 팔뚝에 남아 있는 붉은 반점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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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참으로 어릭석은 행동을 했다. 이젠 정말 그렇게 하지 마라."
"아빠, 내가 몰라서 그렇게 한 거야. 잘못했어. 더 이상 화내지 마."
"너 팔뚝을 보니 아빠 마음이 아파서 그래."
"알았어."

누구나 한 번쯤 어린 시절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막상 그렇게 했지만 어린 딸아이가 그렇게 하니
잦은 꾸지람으로 못하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이 문제을 언급하지 말아야겠다.

* 관련글: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엽기아빠의 화장지 절약법 알리기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7. 14:37

이제 가을이다. 낮의 온도가 20도 내외이지만
실내는 양말이나 털신을 신지 않으면 한기를 느낀다.

토요일 딸아이 요가일래는 엄마에게 춥다고 하면서
털신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엄마는 저녁 내내 뜨게질을 하더니
요술방망이처럼 예쁜 털신을 만들어내었다.

아빠에게 "세상에 제일 예쁜 털신"이라면서
딸아이는 엄마 솜씨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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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엄마 사랑 듬뿍 담긴 이 털신으로 요가일래가 이번 겨울철을 잘 지내기를 바란다.

* 관련글: 컴 쟁탈전에서 이기려는 딸의 비책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유럽 애들에게 놀림감 된 김밥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2. 08:00

최근 들어 부쩍 엄마와 딸아이 요가일래가 컴퓨터(노트북) 하나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요즘 딸아이 소원은 자기 컴퓨터를 갖는 것이다.

"아빠, 내 생일 선물로 컴퓨터 사줘~~~ 제발!"
"그러면 우리 집에 컴퓨터가 너무 많아."
"아빠는 아빠 컴퓨터, 언니는 언니 컴퓨터, 엄마는 이 컴퓨터,
그럼 나는? 아빠, 나도 가족이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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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방에 자필 문패를 달아놓은 요가일래

엊그제 저녁 엄마가 침실에서 신문을 읽는 동안
요가일래는 노트북이 있는 아빠 방에서 혼자
열심히 무엇인가를 꾸미고 있었다.
들어가려고 하니 방문 앞까지 달려와 출입을 막았다.
그리고 나중에 부를 때까지 침실에서 기다리라고 부탁했다.

한참 후 요가일래는 엄마를 빼고 아빠만 불렀다.

"아빠, 이건 엄마한테 비밀이야!"

아빠 방문 입구에 요가일래는 영어의 "closed"를
리투아니아어 발음대로 적어놓은 "KLOUZD!" 푯말을
걸어놓고 엄마 출입금지를 알렸다
엄마가 못 들어오면 노트북은
자연히 요가일래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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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컴을 사용할 때) 엄마는 출입금지

얼마 후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아빠 방으로 온
엄마는 이 푯말을 보고 박장대소를 했다.
엄마는 딸아이의 기발한 생각에 동조하는 듯
이 날 만큼은 딸아이에게 컴퓨터를 양보했다.

* 관련글: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유럽 애들에게 놀림감 된 김밥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2. 06:04

어제 9월 1일은 딸아이 요가일래가 지난 5월 말부터 시작된 긴긴 방학을 끝내고 학교에 등교하는 날이었다. 리투아니아는 9월 1일이면 무조건 학년이 시작된다. 이 날이 쉬는 토요일 혹은 일요일이라도 상관없이 개학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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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학식에 참가하려 집을 나서려는 요가일래. 아직 잠이 얼굴에 남아있는 듯하다.

이 날 학교에 갈 때에는 꽃이나 꽃다발을 사서 담임 선생님에게 선물한다. 요가일래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다. 점점 자라고 있어 그런지 최근 들어 요가일래의 예쁜 행동이 마음에 들었다.

며칠 전부터 우리집 식구 모두는 저녁 무렵 거실에서 운동하기 시작했다. 큰 딸 마르티나가 운동 프로그램을 짜고 나머지는 그대로 따라한다.

이 날 먼저 훌라 돌리기를 10분 동안 했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훌라 돌리기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였다. 몇 분이 지나자 땀이 났다. 훌라 돌리는 모습을 앞에서 아내와 큰 딸이 지켜보면서 연거푸 웃음을 자아냈다.

훌라 돌리기가 끝날 무렵 요가일래가 갑자기 욕실로 달려갔다.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있는데 딸아이는 수건에 물을 적셔와서 땀이 나는 아빠의 얼굴과 목을 연신 닦아주었다. 아빠를 배려하는 딸아이의 행동에 몸의 땀이 마음의 눈물로 변해갔다.

어제도 딸아이는 한 번 더 아빠를 감동시켰다. 개학식 후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기어코 개학축하를 하려고 했다. 대단한 축하가 아니라 아이가 둘인 친척을 초대하자고 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둔 친척 부부가 왔다.

인근 음악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친척은 학교 개학식에 잠시 가고 아이들과 함께 집에 머물렀다. 아이들 셋은 모처럼 만나서 열심히 재미나게 놀았다.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볕은 아주 쨍쨍했다. 이들은 반팔옷에 반바지 차림으로 밖에 나가서 놀았다.

얼마 후 딸아이 혼자 급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화장실 때문이라고 했다.

"밖에 춥지 않니?"
"그늘에 있으니까 추워."
"그럼, 긴팔옷과 긴반지를 입고 가."
"알았어."

딸아이는 재빨리 옷을 갈아입은 후 자기 옷 중 긴팔옷과 긴바지 두 벌을 들고나려고 했다.

"그 옷은 왜 가져가는데?"
"친구도 추울 거야."
"그래,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늘 가져야 한다."
"알았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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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학축하 놀이를 함께 한 세 사람 (왼쪽부터 구스타스, 아우쉬리네, 요가일래)

재빨리 계단을 내려가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아이를 바라보면서, 과연 얼마나 남을 배려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런 기쁜 순간들이 아이를 키우는 힘든 순간들을 모두 잊게 해준다.

* 관련글: 딸아이 그림 속 TV, 세대차이 실감
               유럽 애들에게 놀림감 된 김밥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1. 07:00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실랑이를 벌이는 일 중 하나가 바로 군것질일 것이다. 한국에는 사방에 널려 있는 가게에서 이 군것질거리를 쉽게 조달할 수가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살고 있는 집 주변에는 한국식 구멍가게가 없다. 이런 풍토에서 자라서 그런지 딸아이 요가일래와는 군것질거리 문제로 걱정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그 흔한 군것질거리인 초콜릿도 그렇게 탐닉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군것질 대신 무엇을 주로 먹을까? 방학 내내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딸아이가 애용한 군것질거리는
바로 당근, 오이 등이다. 이는 아빠가 40년 전 여름철 채소나 풋과일로 군것질했던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아빠 요리솜씨가 좋으면, 당근케익 등등 현대식 군것질거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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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이었던 어느 날 딸아이 요가일래는 동물들이 식사하는 법을 흉내내었다. 재미 있어 영상에 담아보았다.

* 관련글: 스타킹 출연 오디션 받았던 6살 딸아이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31. 16:23

어제 아침 7살 딸아이는 일어나자마자 닌텐도를 찾았다.
닌텐도를 가지고 놀 수 있는 날은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그리고 해당 요일이 끝나면 닌텐도를 아빠에게 주고,
아빠는 뻔히 알 수 있는 장소이지만 숨긴다.

"아빠, 초롱이 어디 있어?"
"초롱이가 누구인데?"

"아빠, 우리 이제 닌텐도를 '초롱'이라 부르자."
"왜?"
"늘 닌텐도를 '닌텐도'라 부르니 지겹다.
그러니 다른 이름을 한 번 지어주는 것이 좋겠다."

하루 종일 기회 있을 때마다 요가일래는
'초롱'이를 가지고 재미 있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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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녁 무렵 딸아이는 부엌에서 오더니
비닐봉지로 덮은 '초롱'이를 보여준다.

"너, 왜 비닐봉지로 '초롱'이를 가렸니?"
"아빠, 이렇게 하면 나오는 빛이 약해져서 눈이 나빠지지 않아."

전자파가 많이 나와 눈에 해롭기 때문에
닌텐도를 가지고 오래 놀지 마라고 누누히 말한 것이 떠올라
나름대로 이렇게 생각해낸 딸아이가 귀엽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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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9월 1일 내일 개학하면 주중에는
일체 '초롱'이와 함께 놀 수 없다고 선언하자
울상이 되어버린 딸아이가 잘 견디리라 믿는다.

*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30. 15:42

어젯밤 잠자기 전 인사하러 온 딸아이는 아빠 무릎에 앉더니 대뜸 말한다.
아마도 곧 9월 1일 개학을 하므로 학급 친구 얼굴이 떠올랐는 것 같다.

"아빠, 나 벌써 남자를 뽀뽀했어."
"누군데?"
"시마스라는 남자친구. 아빠도 알고 있잖아!"

시마스는 요가일래 학급에서 초유스한테
가장 인사를 잘 하는 아이다.
다른 아이들은 얼굴을 맞주쳐도 별다른 반응이 없으나,
시마스는 저 멀리서도 초유스를 보면 달려와서
"라바 디에나"(안녕하세요)라고 외친다.

그는 초유스를 "재키 찬"(성룡)이라고 부른다.
이 덕분에 딸아이는 잘 보호되고 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무술에 탁월한 "재키 찬"이기 때문이다...... ㅎㅎㅎ

 
"시마스를 잘 알지. 언제?"
"방학 전에 학급 친구들 모두 영화보려 갔는데 그 때 했지."

"왜?"
"멀리서 보니 시마스가 아주 예뻤어.
그래서 손가락으로 나한테로 오라고 했어.
왔을 때 빨리 볼에 뽀뽀했다."

"그렇더니?"
"시마스가 얼굴이 빨게 지고 부끄러워서 손으로 볼을 닦었어."

"건데, 아빠, 나중에 시마스가 마르티나를 뽀뽀했어."
"그래서?"
"내가 토라졌지. 하지만 괜찮아."
 
"친구야 (자주 딸을 이렇게 부른다), 너무 일찍 남자한테 뽀뽀한 것 같다."
"아빠, 예쁜 마음이 들면 뽀뽀할 수 있잖아!
아빠도 내가 예쁘면 내 볼에 뽀뽀하지?
나도 그렇게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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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다문화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7살 딸이 아빠와 산책 좋아하는 이유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23. 09:47

리투아니아 친척이나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 7살 딸아이와 함께 갈 때면
딸아이 요가일래는 평소보다 훨씬 더 살갑게 군다.
이럴 땐 리투아니아인 엄마 딸 확률보다
한국인 아빠 딸 확률이 더 높은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딸아이는 아빠와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딸아이가 흔히 하는 말이다.

"아빠, 우리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니 참 재미 있다.
그렇지? 우리가 '고추', '조개', '똥'이라는 말을 해도 모르니까 웃음이 나온다."

한국이 아닌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지만 잉태부터 지금까지
딸에게 초지일관으로 대화한 한국어가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제 (토) 딸아이는 리투아니아 어린이들이 즐겨찾는 인터넷 게임사이트에서
한국어가 나오는 게임 "
나는 미용사"를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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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어린이들이 즐겨찾는 게임사이트에도 한국어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아빠, 빨리 와봐! 한국어야!  한국 게임이야!
 리투아니아 친구들은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나는 알아. 그래서 기분이 좋다!"
"봐, 그러니 앞으로도 한국어를 계속 열심히 해!"
"예,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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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보다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 더 즐겁다는
딸아이가 계속 연마해 비밀어를 더욱 더 멋지게 구사할 수 있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22. 09:53

지난 해 1월말경 딸아이가 만 6살 때 있었던 일이다.
화장실에 있는 화장지 뭉치가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유가 궁금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처럼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딸아이가 그만 물을 내리는 것을 잊어버렸다.
딸아이의 화장지 낭비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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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으로 이렇게 써야한다고 일러주기 위해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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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스러운 방법이지만, 이 두 사진을 비교해주면서 딸아이게 물었다.

"친구야, 화장지 재료가 나무인데 너처럼 낭비하면 더 많은 나무를 베야 한다."
"아빠, 정말 미안해. 나때문에 더 많은 나무가 아플 거야. 앞으로 화장지를 조금 쓸께."
"나무와 화장지한테 미안하다고 해!"
"옙, 알았습니다, 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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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짐한 딸아이는 그후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 이제 습관이 들었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아빠의 교육법에 순응해준 딸아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 관련글: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는 7살 딸의 변심
               펑펑 울던 7살 딸, 엄마를 쉽게 용서했어요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17. 16:06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는 벌써 가을날씨를 느낀다. 보통 밤 10시30분에야 어두워지는 여름날이 지나고
이젠 밤 9시가 되면 어두워진다. 지난 일요일 호숫가에서 가족나들이를 한 후 집으로 오는 길에 교외에 있는 야외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곳 연못에 서식하는 흑고니(흑백조)가 우리 일행을 반겼다. 약간의 어둠 속에 흑고니가 부리를 물 속으로 넣자 하트모양이 완연히 드러났다. 이 모습을 본 7살 딸아이가 아주 신기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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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11. 15:10

어젯밤 이제 11월이 되면 만 8살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가 잠옷을 입고 다가왔다.

"아빠, 책 읽어줘! 아빠가 책 읽어주면 잠이 잘 와."
"무슨 책을 읽어줄까? 소태산 대종사님의 가르침?"
"오늘은 다른 책을 읽자. 한글 동화책 중 하나를 내가 선택할께."
그리고 요가일래는 책장에서 3권의 동화책을 꺼냈다.
별주부전, 손오공 그리고 이솝 이야기.

(설명: 딸아이 요가일래는 잠자기 전 아빠가 읽어주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가르침" 책을 즐겨 들으면서 잔다.)

별주부전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말했다.
"용왕이 아픈 것이 아이들에게는 안 좋고, 토끼가 줄에 묶였으니 불쌍하고 또 아이들에게 안 좋다."
그렇게 이솝 이야기 책을 선택했다.

(설명: 토끼가 거북이에게 속아서 용궁으로 와서 포승줄을 하고 있으니 불쌍하다.
이렇게 연약한 토끼를 속이고 학대하는 내용은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다.)


안경을 벗고 침대에 누워 책을 읽어가는 데 딸아이가 외쳤다.
"잠깐, 아빠 눈에 눈물이 난다. 아빠가 할아버지가 보고싶은 가보다. 그렇지?"

(설명: 딸아이 요가일래가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면서
어릴 때 할아버지가 아빠에 책을 읽어주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물은 말이다.)


"아빠, 아빠가 어렸을 때 제일 처음 읽은 책은 무슨 책이야? 정말 궁금하다."
"하도 오래 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설명: 40년 전 시골에 동화책이 없었다. 그저 국어책을 소리내어서 읽는 것이 전부였다.)

"아빠, 나는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제일 처음 신문을 읽었어."
"이잉~ 뱃속 아이가 어떻게 책을 읽을 수 있니?"
"농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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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10. 12:27

지난 5월 하순 혹은 6월 초순에 시작한 리투아니아의 여름방학이 이제 8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3주 후면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을 맞이한다.

아주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을 때는 주로 물놀이를 했고, 위인전 몇 권을 읽는 것으로 여름방학을 보냈다. 도시로 전학을 한 후 학년이 높아가면서 독서실이나 학교에서 여름방학 대부분을 보냈다. 여름방학엔 특히 다음 학기의 책을 미리 공부했다.

이런 학창시절을 보낸 기억으로 보니 여름방학을 보내는 두 딸의 생활방식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날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갈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말했다.

"여름방학은 다음 학년에 올라갈 준비를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좀 하는 것이 어떠니?"
"아빠, 왜 방학이 있는 줄 알아? 일년 12달 동안 9달을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나머지 3달은 놀아라고 있는 것이야. 그러니까 공부하면 안 돼!"
 
9달 열심히 공부했으니 3달은 마음껏 놀아야 한다는 딸아의 주장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래서 그 후로 공부해라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변에 있는 대부분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여름방학에 공부를 하지 않는다.

큰딸은 남친과 돌아다니느라 집에 붙어있는 시간이 없다. 더욱이 큰딸 남친은 오는 9월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곧 리투아니아을 떠난다. 큰딸은 "여름방학에 공부하지 않아도 영국 대학교에 진학하는 남친을 봐!"라는 듯이 나돌아다닌다. 사실 자랑은 아니지만 큰딸은 자기 반에서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한다. 그러니 더 더욱 부모는 할 말이 없다.

아래 사진을 통해 작은 딸 요가일래의 여름방학 보내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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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에선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외할머니집으로 가는 두 땉. 큰딸은 남친과 헤어져야 함으로 울상이고, 작은 딸은 기차를 타는 즐거움에 대한 기대로 미소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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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닌텐도이다. 하도 집착하기에 요일을 정해주었다. 닌텐도를 하는 날은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닌텐도를 하는 날에는 책을 2-3쪽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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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최대의 즐거움은 바로 호수에서 물놀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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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하는 날에 이렇게 천자문을 공부한다. 한자가 있다는 것만 알려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일제 강요하지 않고 원할 때에만 가르쳐준다. 최근 들어 잠자기 전 요가일래는 한자공부하기를 즐겨한다.

한국 아이들에 비해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이렇게 편하게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3. 07:36

주택가 길거리에서 놀고 있던 7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숨을 헐떡이면서 달려온다.

"아빠, 저기 날개가 찢어진 나비가 있는 데 정말로 불쌍해.
 나비가 훨훨 날지 못하고 껑충껑충 뛰고 있어. 빨리 가보자!"

대부분 주택의 뜰에는 화단이 마련되어 있어 벌과 나비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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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비가 아프지 않을까?"
"너가 상처나면 아프듯이 나비도 아플거야!"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줄까?"
"우리가 가까이에 가면 나비가 겁을 먹고 날아가버릴거야. 그러니 우리가 덜 아프도록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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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의 손을 잡고 그 화단에 가보니 여전히 그 나비가가 꽃에 앉아있다.
왼쪽 날개의 아래쪽 반이 없는 나비였다.
(나중에 카메라를 가지고 오니 그 날개가 찢어진 나비는 어디론가 사라져서 찍지를 못했다.)

그 나비가 어떻게 날아갈까 지켜보고 있는데 딸아이왈:
"아빠, 기도 안하고 뭘보고 있어?"

* 관련글: 스타킹 출연 오디션 받았던 6살 딸아이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25. 10:42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방학이건만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학교갈 때보다 적다고 투덜댄다. 유럽인들의 생활이 일반적으로 한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 집 일상에서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물론 방학마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유독 올해는 다른 여름보다 할 일이 많이 생겼다.

오늘부터 오는 8월 1일까지 이웃 나라 폴란드 비얄리스토크에서 열리는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우리 부부가 가기로 했다. 두 딸에게 같이 갈 것을 제안했으나, 큰 딸은 리투아니아 작은 도시에 사는 이모집을 선택했다. 덩달아 요가일래도 시골을 택했다. 강남콩도 먹고, 딸기도 먹고, 버찌고 따먹고, 강아지도 돌보고......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참가해 각국에서 온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 혹은 어린이들과 같이 어울리면 교육상으로 아주 좋은 것 같지만, 우리 부부는 두 딸에게 강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어제도 부부는 대회참가 준비를 위해 밖에서 동분서주했다. 그리고 집에 오니 요가일래가 문구가 적힌 종이를 보여주었다. 제묵은 "요가일래의 준수사항"이다. 부모가 없는 사이 마르티나가 요가일래를 돌봐야 한다. 그래서 부모가 출타한 사이 이들은 서로 토의하면서 "요가일래의 준수사항"이라는 협약서를 만들었던 것이다.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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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니(마르티나)가 먹는 거 무엇이든지 (요가일래도) 다 먹어야 한다.
2. 언니가 필요해 외출할 때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
3. 언니가 허락할 때 혹은 집에 혼자 있을 때 니텐도를 가지고 놀 수 있다.
4. 밤 11시엔 무조건 자야 한다. 잘 쯤에는 일체 말을 하지 말고, 놀지도 말고, 시끄럽게 해서는 안된다.
5. 언니 말을 들어야 하고, 반박하거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된다.


찬찬히 따지고 보면 불평등협약서이지만, 언니와 동생이 정한 것이니 부모가 이렇다 저렇다 개입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요가일래, 너 언니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지?"
"아니, 우리 같이 이야기했고, 언니가 썼어."

"그래. 아빠하고 엄마하고 폴란드 있는 동안 언니하고 잘 지내. 알았지?"
"옙, 대장님! 걱정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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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와 동생은 10살 차이다. 친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그래도 언니는 든든한 또 하나의 보호자다.

폴란드에서 돌아오면 준수사항 실행여부를 알아보고 상을 주려고 한다.

* 관련글: 부모를 그리워하며 그린 딸아이의 그림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23. 10:51

최근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바로 방송 아이템 표절뿐만 아니라 출연자를 연습시키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는 일반인 출연자의 장기나 묘기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게 한다는 본래 취지를 벗어난 행위라 더욱 사회에 충격을 주었고, 지탄을 받게 되었다.

제작진의 소재 찾기가 정말 힘든다는 점은 방송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완전한 표절과 사전교육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속된 말로 귀신에 홀리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소식을 접하자 지난 해 스타킹 출연섭외를 받았던 딸아이 요가일래가 떠올랐다. 요가일래는 초유스 블로그의 단골 소재이다. 종종 독자들로부터 요가일래가 끼가 있다는 평을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커면 스타킹에 출연해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 스타킹 출연 오디션을 받게 한 요가일래의 양말 인형극

이런 칭찬 덕분이었는 지 지난 해 봄 한 스타킹 작가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블로그에 올린 4개국 인형극 동영상을 보고 서울에 올 경우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출연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없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위한 사전준비를 전혀 시키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로 했다. 때마침 지난 해 여름 가족이 모두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겸사해서 SBS 방송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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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 SBS 사옥 1층 (상), 오디션 받고 있는 요가일래 (하)

당시 만 6살인 요가일래는 작가 언니의 부탁대로 여러 언어로 인형극을 선보였다. 옆에서 보고 있으니 평소보다 적극성이 결여되었다. 우린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너 한번 영어로 말해봐라! 너 한번 러시아어로 말해봐라! 너 한번 에스페란토로 말해봐라!"라고 하면 요가일래는 거의 대부분 답하기를 거절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언어로 자연스럽게 말을 걸면 바로 그 언어로 답한다. 경험한 바로는 아이들의 통역능력은 자신들의 자연적인 언어습득능력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작가분이 적어도 영어 인형극 부분에서는 요가일래와 영어로 오디션을 시도했더라면 받은 인상이 좀 달랐을 것이다. 이후 그 작가분으로부터는 아무런 추가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SBS TV 지구촌 VJ 특급 프로그램에서 "내 사랑 대한민국, 리투아니아 소녀 요가일래"라는 제목으로 출연했다.

앞으로 스타킹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무명의 인재를 발굴해내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남기를 기원한다.

* 이 글이 2009년 7월 4째주 다음 뷰 베스트글로 선정되었습니다.

* 관련글: 다문화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노래경연 1등한 딸, 화가가 되겠다니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22. 16:36

리투아니아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재미 있는 농담 하나가 있다.

"왜 중국이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인지 알아?"
"그야, 중국제 콘돔을 사용하기 때문이지."

이처럼 오래 전부터 중국제품은 불량제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하지만 요즘 리투아니아에도 중국제품을 아주 쉽게 살 수 있다.

대형상점에 가면 장난감부터 시작해 옷, 심지어 가전제품까지
중국제품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국의 한 지인이 요가일래에게 선물을 사준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해 듣고 요가일래가 한 마디 했다.

"아빠, 한국사람들이 선물줄 때 그 선물이 왜 Made in China냐?
여기도 Made in China, 저기도 Made in China.
아, 이제 Made in China가 너무 지겨워...."

우리집 복도에 있는 대나무 간이의자가 중국제품이다.
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다리가 고정이 났다.
사람이 앉아서 신발끈을 매고 풀기 위해 산 의자가
신문이나 물건을 놓는 탁자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우리집 거실에는 작은 탁자가 있다.
보기에 말끔하고 가격이 싸서 하나 구입했다.
네 다리를 아무리 고정해도 흔들탁자가 된 지 오래다.

요가일래에게 사준 중국제품 장난감도 사오자마자
조립하는 과정에서 부서져 못쓰는 경우가 흔했다.

이러니 싼 맛에 중국제품 샀다가 기분만 잡치고
다시는 사지 않으리 결심하지만
그래도 주머니 사정 때문에 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아빠, 알아? 우리 반 교실에 아이들이 물을 마실 수 있는 통이 있는 데
그 통에 Made in Korea가 써여져 있어.
내 친구들과 이것을 보면서 정말 기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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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통이 오래 동안 고장나지 않아서
"Made in Korea"에 대한 요가일래의 기쁨과 자부심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 관련글: 7살 딸이 달걀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중국 생산 한국 배 먹은 후 냉가슴이 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7. 08:38

요즘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만나면 "여름이지만 여름이 아니다"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영상 20-30도의 날씨에 해가 쨍쨍나야 여름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름날은 지금껏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니 이 말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한편 바쁜 일에 파묻혀 있는 아빠는 호수로 가자라는 딸아이의 성화같은 재촉을 받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

딸아이는 손님으로 가기를 좋아하고, 또한 낯에 익은 손님들이 오는 것을 좋아한다. 어제 저녁 드디어 모처럼 가족이 교외에 있는 친척집으로 손님으로 갔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을 보더니 딸아이의 모델끼가 발동했다. 그 동안 바빠서 딸아이와 같이 놀아주지 못한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열심히 촬칵촬칵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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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람들 모두를 사랑해요."

"아빠, 아빠는 나하고 이렇게 손잡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 — "정말 좋아해."
"나도. 우리 이제 자주 이렇게 하자. 알았지?" — "날씨가 좋아지도록 우리 소원을 빌자."

* 관련글: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6. 16:31

딸아이 요가일래는 오는 11월이면 만 8살이 된다. "딸은 엄마보다 아빠를 더 가까이 한다"는 속설을 그 동안 별로 느끼지를 못했다. 때론 엄마가 부러웠다. 이럴 때에도 딸아이의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너, 아빠와 엄마 중 누구를 조금 더 사랑해?"
"둘 다 똑 같이 사랑하지."

최근 들어서 딸아이는 아빠의 기분을 부쩍 즐겁게 해주고 있다.
어젯밤 12시에 자러가는 딸아이는 아직도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있는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책 읽어줘! 아빠가 책 읽어주면 잠이 빨리 와."
"그래 알았다. 가자." 딸아이를 등에 업고 침대방으로 갔다.

책을 읽어내려가는 중에 딸아이는 "잠깐!"이라고 외쳤다.

"아빠, 아빠는 정말 좋다. 내가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읽어주고, 내가 물을 달라고 하면 주고..."
"봐. 그러니까 너도 아빠 말을 잘 듣고, 약속을 잘 지켜야 된다."

"알아서. 아빠가 나만큼 작아져서 내 짝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아빠가 작아질 수 없지. 너가 더 자라면 아빠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난 결혼하기 전의 Vilma (빌마)가 될거야."
(치과의사 빌마는 우리집에 자주 오는 친척이다.)
"치과의사가 된다고?"

"아니. 빌마처럼 결혼하지 않고 살래. This is my destiny!"라고 딸아이는 영어로 단호하게 말했다.
"너 그런 말 어디에서 배웠니?"

"TV 만화에서 배웠지. 크면 결혼하지 않고 엄마 아빠와 오래 오래 살래."
"그래, 크면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자, 이제 계속 책을 읽을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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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0. 16:04

 일전에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를 방문한 한국 대표단과 시내관광을 마치고 메일을 확인하고, 또한 현지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몇 분을 집으로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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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좀 어두워져야 절로 빨리 일어설 것 같은데..."라고 어느 분이 말했듯이 리투아니아는 요즘 밤 10시가 넘어도 훤하다.

이 분들이 다 가시고, 딸아이가 자려고 하는 침대로 갔다.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왜?"
"무서워."
"아저씨들 좋은 사람이야"
"나도 알아."
"그런데 왜 무서워해?"
"낯선 사람이 우리집에 오면 우리집을 잘 알게 되고, 그리고 어떤 물건이 있는 지도 알게 되고, 그리고 아마 훔쳐갈 수도 있을 것이니까. 낯선 사람이 오면 무서워. 그러니까 우리가 문을 꼭 닫고 살잖나!"

7살 딸아이의 이 말에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일까 아니면 학습에서 얻은 자기방어력일까 순간적으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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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잠자기 전에 아파트 입구문이 잘 닫혀있는 지 꼭 확인해야 하고, 낯선 사람이 오면 절대로 문을 열어주어서는 안되고...... 이렇게 어릴 때부터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주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법하다.

흔히들 밤거리에서 마주치는 짐승과 사람 중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 없이 살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낯선 사람이든 친한 사람이든 모두가 서로 도움을 주는 그런 세상이 오면 참 좋겠다. 그렇지?"
"그래, 아빠"

* 관련글: "한국 공무원들 정말 멋져요"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4. 07:24

드디어 어제 중요한 일을 끝냈다.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침에 일어나 아빠 컴퓨터가 켜져있지 않자 "와! 우리 아빠 일 다 끝났네! 축하해~~~"라고 말하면서 아빠를 꼬옥 안았다. 그리고 딸아이는 얼른 방으로 사서 닌텐도를 가져왔다.

"아빠, 내가 가르쳐 줄테니 한 번 이것으로 나하고 같이 놀자."
"난 이런 놀이 정말 힘들어." (사실 아빠는 게임에는 문외한이다)
"아빠, 여기 노는 방법이 다 적혀있어. 읽으면 돼!"

그래서 한 두 게임을 같이 해봤다.
그리고 딸아이 왈: "아빠는 정말 게임을 못한다. 그만하자!"

방학을 맞이한 초등학생 딸아이는 이렇게 심심하게 논다. 하지만 종종 즐겨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천에 그림을 그려 수를 놓는 일이다. 30-40년전 시골에서 누님들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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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혹시 바늘에 손가락이 찔리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했다.

"너 그러다가 손가락이 찔려 피가 나면 어떻게 하나?"
"괜찮아. 아빠가 내 의사이니까."

* 관련글: 컴퓨터에 뿔난 딸아이, 아빠 힘내라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3. 08:52

지난 5월 말에 여름방학을 한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요즘 심심해 죽을 맛이다. 방학이면 학교에 가지 않으니 부모와 많은 시간을 가질 것이라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방송분야에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는 아빠는 여름철이면 낮시간이 길어서 촬영꺼리가 겨울철보다 훨씬 많아 바쁘게 지낸다. 6월 초순내내 서울에서 온 피디와 함께 리투아니아 전역을 돌아다니느라고 딸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었다.

이어서 중순부터 조금 전까지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또 다른 일을 했다. 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번역하고, 편집하고, 조판 작업만 했다. 274쪽에 달하는  에스페란토로 된 책이다. 평소 존경하시던 분이 지난 해 이맘 때 돌아가셨다. 그분의 1주기인 7월 4일을 맞아서 후학들이 추모문집을 만드는 데 번역과 컴퓨터 조판작업을 맡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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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컴퓨터 조판한 책의 한 부분

번역하고, 사진 고르고, 다시 컴퓨터 조판하는 데 생각보다 엄청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방학에 아빠와 같이 한글, 천자문 등 여러 것을 같이 배우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났는데도, 아빠는 여전히 바쁘다. 딸아이가 일어나 보면 아빠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고, 자러갈 때도 아빠는 여전히 컴퓨터에 눈을 응시하고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다.

어제 아침 일어난 딸아이는 아빠 방 책장 옆에서 종이를 꺼내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었다. 심심하니까 그림을 그리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후 딸아이는 아래 그림을 아빠에게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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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철자로 된 "HIMNERA" (힘내라)라고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데스크탑, 노트북 모두가 빨간색으로 X로 금지 표시를 해놓았다.
"아빠, 힘내서 빨리 일을 끝내고 컴퓨터 하지 말고 우리 같이 놀자!"
최근 딸아이가 무엇인가를 부탁할 때마다 아빠가 빨리 일을 끝내야 마음껏 부탁을 들어줄 수 있다고 거절해야 했다. 그래서 딸아이는 "힘내라"라고 응원하고 있다.
"아빠를 이해해줘 고마워~"
오늘 아침 딸아이가 일어나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내나 공원으로 산책을 가야겠다.

* 관련글: 21C 세계 평화의 언어 에스페란토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2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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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가정에 큰 변화가 하나 생겼다. 다름 아니라 과일주스이다.

딸아이는 태어나서 음료수를 마시기 시작한 후부터 만 7살 반인 지금까지 과일주스를 매일 즐겨마셨다. 하루 2-3리터는 쉽게 마셨다.

이런 딸아이가 얼마 전부터 과일주스를 마시지 않게 되었다. 그 오랜 습관을 이렇게 한방에 끊어버린 마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며칠 전 우리집 여자 셋이 모두 치과에 다녀왔다. 7살 딸은 충치가 다섯 개. 17살 딸도 충치가 다섯 개. 그런데 엄마는 충치가 한 개... 평소 과일주스를 즐겨 마시는 두 딸은 모두 충치 다섯 개를 기록했다.

두 딸은 원인분석을 했다. 일단 주범이 과일주스라 여겼다. 과일주스의 당분이 치아에 남아 충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치과의사의 말도 여기에 한몫했다. 이후 엄마는 레몬을 탄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부엌에 늘 놓아두고 있다. 딸은 충치예방을 위해 이 물을 마신다.

엄마는 딸의 결심지키기를 돕기 위해 또 하나의 수단을 강구했다. 바로 과일주스를 마시지 않는 날은 1리타스(500원)을 주기로 했다. 이렇게 주는 돈이 오히려 과일주스를 사는 것보다 더 싸니 불황에 가계지출을 줄일 수도 있어 일석이조가 된 셈이다.

야무진 7살 딸아이는 이렇게 모은 돈으로 아빠에게 리무진 차를 사주겠다는 당찬 꿈을 꾸기 시작했다. ㅎㅎㅎㅎㅎㅎ 어느 세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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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아뭏든 그 오랜 세월 과일주스 마시는 습관을 단칼에 끊어버린 듯한 7살 딸아이의 행동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하지만 "아빠, 내가 주스를 안 마시면, 주스 장사가 울거야. 그러니 내가 주스를 다시 마시는 것도 좋은 생각이겠지?"라고 금방이라도 말할 것만 같다.

* 관련글: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는 7살 딸의 변심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1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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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아이들 대부분은 유아시절 세례식을 받는다. 그래서 성탄절이나 부활절 등 대모와 대부로부터 선물 받기를 즐겨한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만 7살반인데 아직 대모와 대부가 없었다. 이런 명절이 되면 소외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가끔 엄마와 외가쪽에서 대모와 대부를 정하자는 뜻을 피력했지만, 아빠의 신앙이 달라 주저했다. 또 다른 이유는 적합한 대모와 대부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래에 들어와 엄마는 결혼해서 아들을 낳은 조카부부를 대모와 대부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우선 딸아이에게 물으니 좋다고 했다. 그리고 조카부부에게 물으니 선뜻 응하겠다고 답했다. 이렇게 7년이라는 긴 세월 수면 아래에 있던 딸아이 세례가 3일만에 일사천리를 이루어졌다.

먼저 월요일 조카부부를 집에 초대해 승낙여부를 확답 받았다. 그리고 시골에 사시는 는 장모님에게 전화해 화요일 성당 신부님께 부탁해 수요일 오후에 일정을 잡도록 했다. 모든 것이 원만하게 이루어졌다.

화요일 엄마는 딸아이와 함께 백화점에서 속옷부터 시작해 세례식 때 입을 옷을 모두 새 것으로 샀다. 헌옷을 입고 세례식에 참가하면 평생 좋은 옷을 입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아빠는 자기 전에 딸아이에게 목욕재계를 시켰다. 그리고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깨끗이 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딸아이는 다음 날 세례식에 대한 설레이는 마음으로 혼자 방에서 잘 준비했다. 하지만 한참 후 방안에서 서럽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가보니 딸아이는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울고 있었다. "왜"라고 물어도 대답 없이 엄마를 꼭 껴안고 울기만 했다.  

우리 부부는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답은 간단했다.

이날 낮 백화점에서 옷을 사면서 엄마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대모와 대부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부모가 불상사를 당하면 아이의 성장을 책임지는 것이 리투아니아인들이 생각하는 대모와 대부의 첫 번째 역할이다. 그래서 대모와 대부는 친척들 중 신망 있는 사람들 중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위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보니 이 세례식은 새로운 신앙인으로 태어나는 것보다는 아이를 후견하는 대모와 대부를 공식적으로 정하는 의미가 더 강해 보인다.   

바로 이 '불상사'라는 말에 딸아이가 서럽게 울었던 것이다. 이런 지경이라면 당장 세례식을 취소하자는 말이 목구멍 아래까지 치밀어 올라왔다. 딸아이가 이렇게 서럽게 우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길거리에서 죽어있는 새 등을 볼 때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저렇게 생을 마감한다고 어릴 때부터 딸아이에게 이야기해왔지만, 막상 가까운 인연을 그렇게 상상하니, 그 상상마저도 7살 딸아이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모두가 오래 오래 같이 살자고 간절히 기도하면 그 기도에 감응이 올 것이다"라고 설득에 설득을 한 후에야 딸아이의 서러운 한 시간 울음은 그쳤다.

어제 수요일 딸아이 세례식은 잘 끝났다. 특히 머리 위로 컵 가득 물을 쏟는 순간 울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지만 미소 띤 딸아이의 얼굴을 보니 대견스러웠다. 이날 엄마는 아빠의 신앙을 고려해 딸아이의 왼손 팔에 염주를, 그리고 오른손 팔에 묵주를 걸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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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딸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대모와 대부가 생겨서 좋다고 하니 덩달아 아빠로서 기분이 좋다. 특히 대모는 미스 리투아니아 출신이고, 대부는 리투아니아 축구 대표선수이니 딸아이의 성장에 좋은 인연이 되어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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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식을 마친 딸아이의 해맑은 미소 속에 펑펑 서럽게 울던 세례식 전야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딸아, 이 행복한 미소로 일생을 살아가도록 노력해~~~"

* 관련글: 7살 딸이 달걀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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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아파트 발코니에서 7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그네를 타면서 노는 동안 한국에서 온 주간지 잡지를 읽고 있었다.

이때 딸아이는 잡지 광고에 있는 아름다운 한국인 여자를 보더니 아빠에게  대뜸 물었다.

"아빠, 아빠는 한국 여자가 아빠의 아내가 되었으면 좋겠어?"
"아니. 벌써 아내가 있잖아. 너는 이런 사람이 너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어?"
"아니. 나도 벌써 엄마가 있잖아."
 
다문화 가정에 살고 있는 딸아이는 철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많이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느끼는 것 같다.

언젠가 엄마와 아빠를 따로 사랑하는 이유를 말하는 딸아이의 앙증스러운 순간이 떠올랐다.

"엄마, 난 아빠 안 사랑하고 엄마 사랑해."
"왜?"
"내가 엄마 뱃속에 있었으니까, 여자가 되었고 엄마를 사랑해.
내가 아빠 뱃속에 있었더라면, 남자가 되었을 것이고 아빠를 사랑했을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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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난 엄마 안 사랑하고 아빠를 사랑해."
"왜?"
"아빠 머리카락이 까맣고, 내 머리카락도 까맣다.
아빠 눈 까맣고, 내 눈도 까맣다. 그러니까 난 아빠를 사랑해."

* 관련글: 7살 딸이 달걀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16. 14:00

종종 삶은 달걀을 먹는 7살 딸아이 덕분에 덤으로 먹는다.
삶은 달걀을 볼 때마다 기차칸에서 출출한 배를 채우던 시절이 떠올랐다.

평소 아무런 말 없이 삶은 달걀을 잘 먹던 딸아이는
몇일 전 아빠 책상 옆 자기 책상에서 삶은 달걀을 까면서
뜬금없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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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정말 나빠!"
"왜?"

"우리가 달걀을 먹으니 병아리가 태어날 수가 없잖아!"
"........"

그렇게 달걀을 먹던 딸아이는 쟁반을 건네주었다.
그 쟁반 위에는 노란자가 남아있었다.

"왜 노란자를 먹지 않았니?"
"병아리가 너무 불쌍해서 먹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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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딸아이는 노란색 노란자에서 노란색 병아리를 떠올리면서
노란자를 먹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에 먹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겠다.
소시지를 보면 돼지가 생각나고, 딸기를 보면 예쁜 꽃이 생각나고...."
"아빠, 됐다! 그만...."

* 관련글: 7살 딸의 컴퓨터로부터 눈보호하는 법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5. 07:46

지난 월요일부터 아내와 함께 매일 아침 9시경 집을 나가 저녁 9시경에 집에 돌아온다. 서울에서 온 손님을 도와주고 있다. 여름방학으로 하루 종일 집에 있는 7살 딸아이를 어떻게 하나가 제일 걱정꺼리였다. 다른 도시에 사시는 장모님에겍 부탁했으나 여러 일로 바쁘다고 하신다. 다행히 언니가 여름방학 전 마지막 주 수업이라 평소보다 일찍 집에 올 수 있다.

얼마 전 딸아이가 혼자 밖으로 나가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 동안 혼자 어디로 나간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어딜 가니?"
"응, 가게에 아이스크림 사러 가."
"혼자?"
"응."
"안 돼! 가려면 아빠하고 같이 가야 돼!"
"아빠, 난 아기가 아니야. 이제 나도 컸어!"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은 딸아이를 혼자 보내고 내내 창문으로 딸아이의 가고옴을 지켜보았다. 걱정 되었지만, 혼자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는 것을 보니 "아, 이제 딸아이도 컸구나!"에 미소가 나왔다.

이번에서도 딸아이는 좀 무섭기는 하지만, 언니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혼자 있어보겠다고 했다. 딸아이가 자고 있는 사이에  집을 나간다. 그리고 일어난 딸아이는 전화해서 안부를 전한다. 대부분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컴퓨터 놀이에 집중하다보면 무서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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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도 늦게 집에 돌아왔다. 딸아이는 오이를 썰어달라고 했다. 일부는 먹고, 일부는 눈 위에 올려놓았다. 눈 위에 올려놓은 이유를 물으니, 대답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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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컴퓨터를 많이 해서 눈이 아파. 그래서 내일도 컴퓨터를 하려면 이렇게 눈을 보호해주어야 돼!"
"그래, 아빠가 일을 다 마치면 컴퓨터 대신 많이 같이 놀아줄께!"

* 관련글: 책가방 때문에 딸아이와 실랑이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2. 11:02

초등학교 1학년을 다니고 있는 딸아이는 이제 여름방학을 맞았다.
지난 주 목요일 여름방학을 하면서 받은 딸아이의 성적표를 보니 참으로 특이했다.
보통 리투아니아 학교 성적표는 점수(1-10)로 매겨져 있는데,
딸아이가 받아온 성적표에는 어디에도 점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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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까닭을 물어보니 리투아니아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이하까지는 점수로 성적을 매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항상(N)", "자주(D)", "종종(K)"이라는 세 단어로
아이들의 학습 결과를 표현하다.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1학년의 성적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이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아래에 공개한다.
먼저 성적표는 품성, 모국어, 수학 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1. 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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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 바르다
정결하다
부지런하다
주의심 있다
활동적이다, 창의적이다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이해한다
자기를 믿는다
교실규칙을 지킨다
      공동작업             창조적이다
                               적극적으로 참가한다
                               책임을 맡는다
                               협력한다
                               공동결정을 꾀한다


2. 모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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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분명하고 정확하게 읽는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읽고 소개한다
글로써 생각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바르고 예쁘게 글자를 쓴다
문법규칙을 안다
문법규칙을 적용할 수 있다
정보를 활용한다


3.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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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셀 수 있다
정확하게 더하기와 빼기를 할 수 있다
자를 사용해 길이를 그을 수 있다
문장로 된 문제를 해결한다
방정식을 셀 수 있다
도표를 그릴 수 있다


이처럼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에게는 숫자로 학업성적을 매기지 않는다. 예를 들면 수학 성적을 단지 점수 하나만으로 평가하지 않고 여러 가지 분류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 관련글: 유럽 초등학교는 벌써 여름방학 시작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29. 12:28

유럽 학교는 5월말이나 6월초에 일제히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초등학교 1학년에 딸아이는 어제 5월 28일 여름방학식을 가졌고, 오늘부터 9월 1일 개학 때까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여름방학식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였다.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딸아이는 4교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 5시 30분에 부모들과 같이 교실에 다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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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1년간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은 학부모들에게 노래를 불렀다.

이제 긴긴 3개월 여름방학 동안 딸아이의 심심함을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 고민스럽다. 일전에 딸아이에게 물었다.

"방학에 너 무엇을 할 것이니?"
"몰라. 하지만 한글 공부을 더 많이 하고, 노래 공부도 더 많이 할 거야."

여름이 오면 지난 해 한국에 갔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언젠가 여름방학에 다시 한국에 가려면 한국어를 많이 알아야 하니까 배우고자 하는 것 같다.

노래는 음악학교에서 배우는 데 지난 번 유로비전 영향으로 더욱 자발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것 같다. 아래 첫 번째 영상은 음악학교에서 딸아이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독창이고, 두 번째 영상은 노래를 부르는 딸아이 모습이다.




딸아이가 원하는 대로 한글 공부와 노래 공부가 긴 여름방학을 심심하지 않게 보내는 데 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 관련글:
 
노래경연 1등한 딸, 화가가 되겠다니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28. 13:48

조금 전 7살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왔다.
오늘도 딸아이와 실랑이를 벌인 여러 날 중 하나였다.

이유는 책가방이다.

책가방을 들어보니 다소 무거웠다.
딸아이가 옷을 입고 사이에
이 가방을 어깨에 메고 현관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옷을 다 입고 방에서 나온 딸아이는
얼른 가방을 낚아채더니 엄마에게 준다.

"엄마, 잘 보관해! 아빠가 가져갈 수 없도록."
"가방이 무거우니까. 아빠가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엄마가 아빠에게 다시 주려는 가방을 놓고
딸아이는 재차 빼앗았다.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가면 자라고 있는 허리에 좋지가 않아!"
"그래서?"
"그러니까 가방이 무거운 날은 아빠가 들고가야지."
'아빠, 내가 학생이야! 학생이 책가방을 들고가야지!"
"그래. 맞다. 무겁지만 학생인 너가 들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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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딸아이의 "내가 학생이야!"라는 말에 책가방을 둘러싼
아빠와 딸아이의 실랑이는 종료되었다.

중학교 다닐 때 한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가방이 너보다 더 크다!"
그땐 참으로 무거운 가방을 많이 들고  다녔다.
교과서에다 참고서에다......

이렇게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수십년 묵은 옛 기억들을 되살려보는 아침이 많다.

* 관련글: 저울이 있는 특이한 책가방 등장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20. 10:29

지난 해 어느 날 딸아이는 파티용 가면을 쓰고 갑자기 나타나 온갖 자세를 취했다.
가면털과 머리카락으로 딸아이가 숫사자로 탈바꿈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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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어엿한 초등학교 1학년생이라 그런지 이런 순간 놀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딸아의 커감에 이런 알콩달콩한 순간 재미들이 함께 사라지는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하다.

* 관련글: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