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에 해당되는 글 495건

  1. 2009.12.25 12가지 크리스마스 음식 확인하며 먹는 딸 5
  2. 2009.12.22 초2 딸의 음악학교 공연회에 다녀오다 5
  3. 2009.12.18 한국 잡채가 정말 맛있어요 3
  4. 2009.12.16 우편으로 처음 받아본 크리스마스 카드 2
  5. 2009.12.15 종이로 눈결정체 만드는 8살 딸아이 6
  6. 2009.12.14 딸의 노래경연에 못 간 한국인 아빠의 심정 8
  7. 2009.12.05 우리 아빠 남대문은 오늘도 안녕하신가? 8
  8. 2009.12.04 드라큐라 기침법에 5천원 내기를 걸다 2
  9. 2009.11.28 아파트 계단에서 주운 돈 어떻게 했을까? 4
  10. 2009.11.23 한글로 쓴 딸아이의 '고맙습니다' 6
  11. 2009.11.23 긴긴 밤 정겹게 화투치는 유럽인들 2
  12. 2009.11.13 8살 딸아이가 유명해지려고 하는 이유 15
  13. 2009.11.08 남의 헌옷을 생일잔치에 입으려는 8살 딸아이 8
  14. 2009.11.06 8살 딸이 13살 불가 TV를 시청하는 이유 5
  15. 2009.10.31 "아빠, 호랑이가 손가락을 물었어. 도와줘!" 2
  16. 2009.10.29 신종플루 백신 없는 나라에서 감기든 딸아이 7
  17. 2009.10.24 처음 머리손질 후 포즈 취하는 7살 딸아이 9
  18. 2009.10.23 공부 못한다고 놀림 받은 딸에게 아빠 조언 12
  19. 2009.10.21 가족이 수박과 애호박 등으로 만든 거북이 6
  20. 2009.10.20 그림으로 그린 7살 딸아이의 하루 일과 4
  21. 2009.10.15 윽박지름식 가르침보다 지금 모름이 더 좋아! 7
  22. 2009.10.14 훌라후프 돌리면서 노래하는 7살 딸아이 5
  23. 2009.10.11 결가부좌로 학교에서 박수 받은 8살 딸아이 6
  24. 2009.10.04 꿀과 우유를 즐겨 마시는 7살 딸아이 3
  25. 2009.10.03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30
  26. 2009.10.01 내 아이의 책가방 무게는 얼마나 될까?
  27. 2009.09.30 2살 때 입은 옷, 8살에도 입는다 6
  28. 2009.09.24 유럽 초등학교 2학년 수업시간표 3
  29. 2009.09.23 뽀뽀하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초등 딸아이
  30. 2009.09.21 유럽 초등학교 학급 가족소풍 이모저모
요가일래2009. 12. 25. 09:13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에 12가지 이상 음식을 먹는다. 8살 요가일래는 음식을 가리는 편이다. 엄마는 이날 만큼은 적어도 12가지 음식을 먹기를 권했다.

"엄마, 왜 12가지 음식을 먹어야 돼?"
"1년 12달 동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기 위해 먹는 것이야."
"그렇다면 알았어."


이렇게 대답한 요가일래는 세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종이를 가져왔다. 이 종이 위에 번호를 12번까지 썼다. 그리고 음식 하나씩 먹을 때마다 숫자에 표시를 했다. 어제 요가일래가 먹은 음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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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가 이제 12가지 음식을 다 먹었으니, 내년 12달 동안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란다.

* 관련글: 내년엔 시집갈까 - 크리스마스 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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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2. 22. 07:43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벌써 영하 15도의 한파가 10여일간 지속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딸 요가일래는 지난 주 공연회 연습을 위해 음악학교 정규수업외에 여러 차례 학교를 더 가야 했다.

추운 날씨를 걱정했는데 요가일래는 지난 주 금요일 미열이 났고, 주말에는 기침으로 고생했다.

어제 12월 21일 한 해를 마감하는 음악학교 전체 공연행사가 열렸다. 성탄과 새해를 맞아서 학교에서 마련한 1년 중 가장 크고 의미있는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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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의 기침이 걱정되었지만, 이미 프로그램 목록에 올라가 있었고, 견딜 수 있다면 빠지지 않기로 했다. 사실 학교 전체 공연회 발표자로 선택되는 것만 해도 아이와 부모들에게는 기쁨을 준다.

여전히 목소리에는 감기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이 아쉽지만 요가일래의 노래 공연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특히 이 날 손가락으로 소리를 내는 것을 보니 지난 9월 요가일래가 손가락 소리내기 연습을 하도 많이 해서 손가락 피부가 벗겨져서 약을 발라주었던 때가 떠올랐다.

즐거운 성탄과 행복한 새해를 블로그 독자 모두에게 기원합니다.

* 최근글: 한국 잡채가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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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2. 18. 08:47

영하 15도의 날씨가 이번 주 내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추운 날씨에는 해가 쨍쨍한 한국의 여름 날씨가 그리워진다. 초등학교 2학년인 요가일래는 지난 여름 한국을 방문해 폭염으로 고생했다. 그때 다시는 여름에 한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다짐했다. 그러던 요가일래가 요즘에 들어 또 한국에 가자고 한다.

"친구야, 한국에 가서 가장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데?"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잡채가 참 맛있어."


이렇게 요가일래는 잡채를 무척 좋아한다.

"왜 맛있는데?"
"그냥 맛있어."


이제 요가일래는 빌뉴스 식당에서도 좋아하는 잡채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빌뉴스에 한식을 하는 식당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요가일래와 같이 대형마트 "오자스"에 위치한 이 '수라' 식당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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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말 요가일래는 비록 피망 등은 골라냈지만 잡채를 맛있게 잘 먹었다. 사실 음식은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맛있는 것이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이유가 있어 맛있다면, 그 이유가 사라질 경우 더 이상 입에 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요가일래가 그냥 맛있다고 먹는 한국음식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본다.

* 관련글: 유럽 애들에게 놀림감 된 김밥
* 최근글: 5분 안에 나온 혈액검사 결과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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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2. 16. 07:06

며칠 전부터 초등학교 2학년 요가일래는 아파트 입구 우편함을 매일 열어보았다. 혹시나 우편으로 크리스마스 카드가 도착했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바로 며칠 전 요가일래는 정성스럽게 편지봉투에 받을 사람 주소에 우리 집 주소를 써넣었다. 그리고 직접 우표를 붙여서 학교로 가져갔다. 물어보니 학교 수업시간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고 보내는 방법을 배운다고 했다.

요즈음 같은 인터넷 시대에 이메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옛날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다소 어색한 듯 하다. 과거 한 때 성탄절과 새해를 맞아 적게는 수십장, 많게는 수백장의 카드를 구입해 직접 만년필로 축하카드를 써서 보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을 사용하고부터는 점점 카드수가 줄어들더니 이제는 언제 마지막으로 종이 카드를 사서 보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보내지도 않았지만, 지난 여러 동안 한 번도 받아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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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티나가 같은 집에 살고 있는 부모에게 이메일로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지난 일요일 같은 집에서 사는 큰 딸 마르티나로부터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았다. 마르티나는 남자친구와 공동으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카드를 보냈다. 이들이 보낸 카드는 바로 이메일 카드였다. 지금은 이렇게 한 지붕에 사는 식구끼리도 이메일로 카드를 보내는 시대이다.  

한편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신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써어진 우편 크리스마스 카드를 우편함에서 꺼내던 요가일래는 몹시 기분이 들떠 있었다. 하지만 봉투를 열고 카드를 보낸 친구 이름을 보자 갑자기 무표정으로 바꿨다.

"누가 보냈는데 그래?"
"나에게 자꾸 장난 치는 친구가 보냈어. 내가 좋아하는 친구로부터 받고 싶었는데."
"그래도 내일 학교에 가면 카드 보낸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해라."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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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으로 온 크리스마스 카드를 난생 처음 받고 일고 있는 요가일래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로 축하하는 데 익숙한 우리 집에 이렇게 우편으로 날라온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은 무척 낯설어 보이지만 옛 크리스마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 관련글: 우리 아빠 남대문은 오늘도 안녕하신가?
* 최근글: 영하 15도 날씨에 비둘기는 뭘 할까

               국적 때문 우승해도 우승 못한 한국인 피겨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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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2. 15. 08:03

근년에 들어서 리투아니아에는 눈이 자주 안 오고 있다. 유독 이 번 겨울에는 더하는 것 같다. 이러다가 겨울 = 눈 = 눈사람 = 눈썰매라는 등식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되기까지 한다.

어제 모처럼 눈이 내렸다. 밟으면 정겨운 뽀드득 소리가 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눈이 내렸다라는 생색은 낼 만큼은 내렸다.

학교에서 돌아온 8살 요가일래는 여러 가지 놀이를 하다가 종이를 6장 준비하더니 눈결정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어제 눈이 내린 데서 얻은 발상인 것 같았다. 그리고 혹시 한국에 있는 또래 아이들이 궁금할 수도 있으니 아빠가 촬영해서 블로그에 올리라고 까지 했다.

"한국 어린이들도 다 알고 있을 거야"라고 주저하는 데, 딸아이는 그래도 한번 올려보라고 재촉했다. 그래서 요가일래가 종이로 눈결정체 만드는 과정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 A4 종이를 한 번 접어서 정사각형을 만든다. 나머지 부분을 잘라내고 두 번 더 접는다.
▲ 이렇게 접은 종이를 가위로 끝부분을 조금 남겨놓고 일정한 간격으로 짜른다. 이 때 자르는 부분이 중요하다. 위 두 사진은 실패작이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최종적으로 접어서 열리지 않는 부분을 짜른다.
▲ 펼쳐서 딱 한 쪽 대각선으로 짤리지 않는 부분을 완전히 짜른다. 이렇게 완전히 짤린 대각선 부분을 안쪽에서 제일 가까이 마주 보고 있는 두 개를 붙인다. 그리고 종이를 뒤집는다.
▲ 같은 방법으로 제일 가까이 마주보고 있는 두 개를 붙인다. 뒤집으면서 이것을 반복한다.
▲ 이렇게 하나가 완성되었다. 모두 여섯 개를 만든다.
▲ 차례대로 위와 같이 붙인다.
▲ 드디어 종이 눈결정체가 완성되었다. 요가일래는 이 눈결정체로 냉장고 문을 장식해놓았다.

시대에 너무 동떨어진 놀이가 아닐까 염려되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긴긴 겨울밤 자녀들과 종이로 눈결정체를 한번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렇게 함께 만든 눈결정체는 겨울철 집안의 좋은 장식물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최근글: 한국 잡채가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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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2. 14. 07:19

리투아니아에는 매 2년마다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라는 텔레비젼 경연 대회가 열린다. 리투아니아 전국에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노래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참가하는 그야말로 경쟁이 치열한 경연 대회이다. 이 대회는 1974년부터 리투아니아 교육부와 텔레비젼 방송사가 주관하는 행사이다.

먼저 각 학교별로 지역예선에 나갈 참가자를 선발한다. 딸아이는 만 8살로 지난 해부터 2년째 음악학교애에서 노래를 전공하고 있다. 교사들도 이런 권위있는 대회에 자신의 제자가 참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요가일래는 11월 26일 학교 선발전에서 선발되었다. 그 때 노래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싶었으나 요가일래 엄마는 학교에서 선발되면 지역예선 때 촬영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12월 12일 토요일 지역예선이 열렸다. 방청객 없이 해당 참가자 부모와 네 명의 심사위원들이 참가하는 오디션 형태였다.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각 학교에서 선발된 46명(4세-10세)이 참가했다. 심사위원들은 전국 TV 경연 대회에 나갈 참가자를 뽑는 시간이었다.

이날을 앞두고 우리 가족들은 아빠의 참가 문제를 가지고 가족회의를 열렸다. 아빠가 그냥 가서 촬영하면 되지 무슨 가족회의까지 여는 부산을 떨었을까? 음악학교에서 선발전에서는 모두가 요가일래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것을 알고 또 아빠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엄마가 또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지역 예선의 심사위원들은 외부 전문가들이다. 엄마가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아빠가 오디션 현장에서 나타나서 리투아니아 사람 아님을 심사위원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과연 요가일래에게 덕이 될까? 아니면 해가 될까?

심사위원들이 요가일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출한 재능이 있다고 판단하면 별문제이겠지만,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비슷할 경우에는 외부적인 요인이 선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엄마의 판단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외국인에 대한 성향을 모르기 때문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엄마와 언니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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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전국 TV 노래 경연 대회 지역예선 오디션에서 노래하는 요가일래

특히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아시아인을 보면 A, B, C민족 중 하나로 여긴다. A민족을 무조건 좋아하는 성향이 있고, C민족을 무조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심사위원 정도라면 외적 요인으로 점수를 메겨서는 안되겠지만 이들도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두 사람이 동등한 수준이라면 부모가 리투아니아 사람인 학생을 뽑을까? 아니면 다문화 가정의 학생을 뽑을까?......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으니 당연히 리투아니아 사람을 선호할 것 같다.

엄마는 웃으개 소리로 캠코더에 "한국, Korea"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아빠도 오디션 현장에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아쉽지만, 이날 오디션에는 아빠가 참가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지었다.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다면 전혀 논의조차 할 필요가 없는 사항인데,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 아닌 한국인이다보니 가족조차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문제가 된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의 모든 사람들은 그가 속한 인종, 민족, 피부, 사상 등에 구애받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이기고 지고를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것이 최고다"라고 오디션 받으러 가는 요가일래에게 말했다. 이제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였다. 먼저 엄마에게 캠코더 사용법을 일러주는 것이다. 다음은 요가일래가 오디션을 보는 순간 집에서 기도하는 것이었다. 엄마가 시작 몇 분 전 전화했다. 그리고 아빠가 기도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여태껏 흐린 날씨였는데 해가 쨍쨍 났다.

집으로 돌아온 요가일래는 아빠에게 나즈막하게 말했다.
"아빠, 내가 이길 거야. 웬지 알아? 해가 나왔으니까." (요가일래 이름 뜻은 빛나고 아름다운 해가 온다)


이 날 적어도 아빠가 아쉬움 속에 아빠의 민족을 노출시키지 않았으니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평가했으리라 믿는다. 여기서 선발되면 광역예선에 나가고, 이를 통과하면 TV 노래경연에 나간다. 지역예선 최종 선발 결과는 오는 19일 토요일에 나온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하다.

* 최근글: 종이로 눈결정체 만드는 8살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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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2. 5. 07:02

남자들은 누구나 자신의 바지지퍼 때문에 창피스러움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쯤은 있을 법하다. 바지지퍼가 제대로 닫히지 않았거나 아예 확 열려 있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받는 때가 있다.

이때 옆에 친구라도 있으면 덜 부끄러울 것이다. 그렇지 않고 혼자이고 더욱이 주변에 여자분들이 있다면 등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창피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 만원버스나 학원계단에서 뒤엉퀴는 인파 속을 어렵게 빠져나왔을 때 바지지퍼가 내려가지 않았냐 살펴보았던 적이 많았다. 그때는 책가방이 가리개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어떤 가리개도 없을 경우엔 정말 난처하다.      

"그럴 수도 있지 뭐!" 태연스럽게 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바지지퍼를 올리려고 한다. 아예 모른 척하다가 주위 사람들이 없을 때 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바지 지퍼가 남대문

학교 다닐 때 친구의 바지지퍼가 열렸을 때 귓속말로 "야, 너 남대문 열렸다. 올려라"라고 말하곤 했다. 이렇게 남자의 바지지퍼를 남대문에 비유했다.

지퍼가 열리고 닫히는 것이 문과 같고, 남자의 문이니 남대문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물론 주위 사람들이 금방 남대문의 의미를 알아차리지만 이는 직접적 표현이 아니라 간접적 표현으로 창피함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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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가끔 말썽을 불러일으키는 이 청바지 덕분에 딸아이의 남대문 문안인사를 받게 되었다.

지퍼가 조금 말썽인 청바지가 있다. 그래서 이 옷을 입을 때는 늘 제대로 지퍼를 끝까지 위로 올리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어느 날 이 청바지를 입고, 식구들이 모여 있는 부엌으로 갔다.
 
"당신 청바지 한 번 봐! 옷 하나 제대로 입지 못하다니 영락없이 다 큰 아이구먼"이라고 아내가 꾸짖었다.
"아빠 바지가 열렸네. 하하하"라고 옆에 있던 딸아이 요가일래가 놀려댔다.

바로 청바지의 지퍼가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가일래에게 남자의 바지지퍼를 한국에서는 남대문이라고 부른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이날 있었던 일로 요가일래는 아빠가 이 청바지를 입고 밖에 나갈 때마다 현관문 앞에서 아빠를 세운다.

"아빠 남대문이 닫혔어? 열렸어?"
"물론 닫혔지."
"그럼, 나가도 돼"

어제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요가일래를 맞이하기 위해 학교로 향했다. 중간 지점에서 요가일래를 만났다. 딸아이의 첫 번째 말은 "아빠 남대문은?"이었다.
아빠의 남대문 개폐를 이렇게 확실하게 점검해주는 8살 딸아이가 있다는 것이 큰 행복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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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아빠의 남대문을 점검하는 8살 요가일래

리투아니아에서는 바지 지퍼가 가게

그렇다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의 남대문처럼 어떤 표현을 쓸까? 궁금해졌다. 아내와 주위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물으니 답은 "가게"였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바지 지퍼가 열려 있는 사람에게 "가게가 열려 있다", 혹은 "가게를 닫으라"라고 말한다. 한국 사람이든 리투아니아 사람이든 이런 경우에 모두 지퍼라는 직접적인 단어보다는 각각 '남대문'과 '가게'라는 비유하는 단어를 선호하고 있다. 봐서 미안함과 해서 창피함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임을 알 수 있다.    

아빠 남대문의 안녕을 묻는 딸아이의 점검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궁금하다. 혹시 새 청바지를 살 때까지...... 그렇다면 올해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청바지 한 벌을 부탁해볼까나......

* 관련글:  8살 딸아이가 유명해지려고 하는 이유
               국적 때문 우승해도 우승 못한 한국인 피겨선수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2. 4. 07:02

최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이천보건소가 "드라큐라 기침법이 신종플루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 드라큐라 기침법은 기침이 나올 때 팔꿈치 부분을 입에 가져다 대고 기침하는 것이다. 이는 영화 속 드라큐라가 팔을 굽혀서 망토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모습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현관문을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우리 집 식구들은 즉각 욕실로 직행한다. 바로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은 바이러스 전파에 큰 역할을 한다.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때가 많다. 사실 이렇게 함으로써 순간적으로는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침을 가린 손으로 곧 주위 물건들을 잡으면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좋은 드라큐라 기침법 기사를 혼자 읽고 말 아빠가 아니다. 곧 침실로 식구 네 명 모두를 불렀다.

"아빠가 묻는 말에 정답을 맞히는 사람에게는 10리타스(5천원)를 줄 것이다."
"정말?"
"정말이지. 자, 기침할 때 어떻게 해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할 수 있지?"
 
마르티나: "입고 있는 옷으로 입을 가린다."
엄마: "휴지로 입을 가리고 기침 후 그 휴지를 즉시 쓰레기통에 버린다."
요가일래: "팔꿈치 부분을 입에 가져다 대고 기침한다."


"요가일래, 너 어떻게 그렇게 하는 것을 배웠니?"
"옛날에 한국 사람들이 모였을 때가 내가 손을 입에 대고 기침했는데, 승희(또래 한국인 아이)가 그렇게 하지 말고 팔꿈치를 대고 기침하라고 했어."
"아빠가 방금 기사를 읽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드라큐라 기침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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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큐라 기침법을 맞힌 요가일래 10리타스(5천원)을 상으로 받았다.
 

요가일래가 말하는 옛날이면 지난 추석 때인데 그때 벌써 승희네집은 드라큐라 기침법을 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10리타스는 드라큐라 기침법을 맞힌 요가일래가 받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 모두가 다시 한 번 위생수칙을 생각케 하는 순간이었다.

* 관련글: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 최근글:
유럽에서 처음 구입해 먹어본 한국쌀에 대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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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1. 28. 06:34

어제 낮 아파트내 계단에서 지폐를 발견했다. 지폐의 액수가 제법 컸다. 100리타스였다. 한국돈으로 5만원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주웠다. 아파트 내에 있는 계단이니 잃은 사람은 이웃 사람이거나 손님일 것이다.

횡재라 생각하고 그냥 지갑에 넣을 수도 있지만, 주인을 찾아주기로 결심했다. 종이에 리투아니아어로 "어제 이 자리에서 발견한 잃어버린 물건"이라고 쓰고 전화번호를 넣었다. 붙이기 전 이 안내문을 두 딸에게 보여주었다. 기발한 생각이라면서 좋아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가서 요가일래와 함께 붙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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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전화가 왔다. 어제 100리타스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맞았다. 우리 아파트 현관문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알고보니 바로 아래층에 사는 청년이었다. 그는 100리타스를 가지고 쇼핑을 갔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돈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조금 후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그 청년이었다. 그는 스페인산 Torres 꼬낙 한 병을 감사 선물로 주었다. 극구 사양했지만 끝내 받아야 했다. 횡재로 얻은 기쁨보다도 이렇게 주인을 찾아준 기쁨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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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주우면 어떻게 해야지?"라고 8살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물었다.
"주인을 찾아서 돌려주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말보다 더 효과적인 실천을 통해서 요가일래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계기를 준 이웃집 청년이 무척 고맙다.

* 관련글: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 최근글: 폴란드 대통령, 아동성범죄자 거세에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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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1. 23. 07:10

17일(화) 오후 학교에서 다녀온 초등학교 2학년 8살 딸아이는 25명 학급생 중 10명이 감기로 결석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학교로 보낼까 말까 부부는 한참 고민했다. 이 고민은 쉽게 해결되었다. 바로 이날 저녁 빌뉴스 시청은 독감 전염병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지방이나 도시는 인구 1만명당 100명이 호흡기질환을 앓으면 해당 시나 지방이 전염병 선포를 할 수 있다. 학교 학생들 중 20% 이상이 질병으로 결석하면 학교장은 재량으로 휴교를 결정할 수 있다. 18일 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11월 26일까지 휴교한다는 통지문이 전자우편으로 날아왔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17일 저녁부터 다른 아무런 증상은 없는 데 기침만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일부터 딸아이의 건강회복과 가정의 안녕 등을 위해 특별기도를 올리고 있다. 어제 일요일 아침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방에서 노트북으로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종이와 싸이펜을 챙기더니 아빠를 다른 방으로 내보냈다.

얼마 후 딸아이는 아빠를 불러 그림을 선물로 주었다.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아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림 안에는 "아빠 사랑해요. 아빠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한글이 예쁘게 써여져 있었다. 그림 선물을 건네주면서 요가일래는 아빠를 꼭 껴안았다. 서로가 행복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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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내라'를 라틴 철자로 쓴 요가일래
 

요가일래는 그 동안 그림을 그릴 때 위의 그림처럼 한국어를 한글로 쓰지 않고 라틴 철자로 써는 데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어제는 모든 글을 한글을 쓴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평소에 자기 전에 아빠가 한글 동화책을 읽어준다. 요가일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으로 한글 사이트에서 공부했지만, 리투아니아 초등학교에 다니고부터는 별로 이 사이트에 관심이 없다. 아빠로서는 좀 불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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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를 "고맘습니다"를 쓸 것 같았는데......

하지만 딸아이에게 억지로 한글 쓰기와 읽기를 가르치지 않는다. 때가 되면 절로 하고 싶을 때 도와주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빠 사랑해요."는 한글로 잘 쓰고 있지만, 어제처럼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까지 한글로 쓸 수 있을 줄은 사실 몰랐다. 아빠 기도에 감사하는 그림 선물을 받았으니, 이제 아빠가 더 정성껏 기도해서 요가일래의 기침소리가 멎고 빨리 건강해지기를 바란다.

* 관련글: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 최근글: 긴긴 밤 정겹게 화투치는 유럽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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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1. 23. 07:10

외국에 나가 사는 한국인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화투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특히 한국 명절 때 식구들이 모여 즐겨 놀던 놀이도구였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있는 우리 집에는 한국인이 한 명이라 화투가 쓸모가 없었다. 그래도 윷놀이 도구와 함께 화투가 서랍 한 곳을 늘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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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화투를 배워 화투놀이 전도사가 된 마르티나

그런데 2008년 가족 모두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 아내와 큰 딸이 화투가 재미있다면서 배웠다. 이때부터 화투는 큰 딸 방으로 이사했다. 여름방학 때 큰 딸은 화투를 손가방 속에 넣어다녔다. 호숫가나 공원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화투를 쳤다. 유럽인들에게 화투 놀이의 전도사가 된 셈이다.

요즘 리투아니아는 오후 4시면 어두워진다. 그리고 아침 8시가 되어야 밝아진다. 방안 전등불 속에서 한참을 보내다가 자야 될 시간일 것 같아 시계를 쳐다보면 겨우 오후 8시-9시이다. 이런 긴긴 밤에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뜨게질을 하거나 카드놀이 등을 한다.

우리 집에는 손님 한 명 와 있다. 다른 도시에서 일주일간 빌뉴스로 파견근무 나온 친척이다. 긴긴 밤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아내는 화투놀이를 권했다. 식구 모두가 좋아했다. 작은 딸 8살 요가일래도 놀려고 했다. 그래서 아빠와 한 짝이 되어라고 엄마가 말하자, 요가일래는 혼자 하겠다고 우겨대었다.

"너 화투칠 줄 알아?"
"알아!"
"어떻게 배웠니?"
"지난 여름방학에 언니가 가르쳐주었지."
"이잉~~~~~!"
 
그렇게 우리 식구 여자 세 명과 친척 한 명이 민화투를 쳤다. 친척은 난생 처음 화투 놀이를 접했다. 처음에는 가르쳐주기 위해 손에 들은 자기 패를 모두 공개한 상태에서 화투를 쳤다. 청단, 초단, 홍단 점수 없이 쳤지만 모두 재미있어 했다. 이날 요가일래는 제일 많이 이겼다. 이에 자신을 얻은 요가일래는 다음 번에는 돈내기 화투를 칠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생일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갑이 두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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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치는 사람이 있어 화투패를 공개하고 치는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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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척의 화투패를 찍자마자 딸아이 요가일래는 사진을 보여달라고 졸라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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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화투놀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요가일래는 다음 번에는 돈내기 화투를 치자고 했다. ㅎㅎㅎ

이렇게 화투는 낯선 유럽의 가정에서도 놀이도구로 빛을 내고 있다. 형제간 혹은 친구간 우의에 금내기, 가정파탄 등의 주범으로 화투가 종종 등장하지만, 활용여하에 따라서 이렇게 화투는 아주 좋은 즐겁게 시간보내기 도구임을 느끼게 한다. 우리 집에서 화투놀이를 해본 사람들 중에는 다음에 한국가면 화투를 선물로 달라고 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 관련글: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 최근글: 한글로 쓴 딸아이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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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1. 13. 08:49

이제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일반학교 수업을 마치고 음악학교를 다닌다. 일반학교에서는 4교시인 금요일을 제외하고는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매일 5교시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수요일과 금요일 이틀은 이 일반학교 수업을 마치고 곧장 특별학교인 음악학교로 간다.

음악학교에서 독창, 합장, 솔페지어, 피아노를 배운다. 음악학교에서 전공은 노래이다. 마르티나 언니처럼 피아노 전공으로 권하고 싶었지만, 요가일래에게 부담을 덜 줄 것 같은 노래를 선택했다. 전공이 노래이지만 의무적으로 피아노를 배워야 한다.

2학년이 되자 노래 선생님이 지난 해보다 강도 높게 가르치고 있어 요가일래가 힘들어한다. 이유는 내년 봄에 열리는 어린이 전국노래경연 참가 때문이다. 학교선발, 지역선발, 예선, 본선으로 이어지는 쟁쟁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제자들이 이런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교사 능력을 객관적으로 입증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열의가 대단해질 수 밖에 없다. 때론 이런 열의가 학생들에게 육체적 심리적 부담을 가져다 준다. 그렇다고 부담없이 가르쳐달라고 부탁하기도 멋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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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5일 만 8살이 된 요가일래

요가일래는 엄마가 음악을 전공했으니, 집에서 엄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런데 도움주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힘들다고 싫다고 하는 딸아이에게 윽박지르면서 가르치는 것은 한 두 번은 되지만, 늘상 그렇게 가르칠 수 없다. 한 동안은 소극적이더니 최근 들어와서 집에서 열심히 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다. 태도가 변한 이유는 간단했다. 엄마와 딸아이의 대화다.

"너가 본선에 나가면 TV에 나갈 수 있어."
"난 벌써 여러 번 한국 TV에 나갔어. 그리고 아빠 블로그로 벌써 유명해졌어. 더 이상 필요없어."
"거긴 한국이고, 여긴 리투아니아잖아."
"맞네."
"하지만 너가 리투아니아 TV에 나가면 어떻게 될까?"
"(한 참 생각하더니) 내가 유명해지고, 학급 아이들이 다 나를 좋아하고, 모두 나와 친구하고 싶어할 거야."
"그럼, 노래 연습을 열심히 해야 되나? 안해야 되나?"
"당연히 열심히 해야지."

이렇게 동기부여는 의외로 쉽게 되었다. 당분간 요가일래가 유명해지려는 이유는 학급 아이들 모두가 자기와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루 반나절을 보내는 학교 교실에서 모두와 친구가 되어 즐겁게 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야 학교 다니는 재미가 솔찬하다.

요가일래의 이유를 들으면서 왜 사람들은 유명이나 특별한 뭔가가 있어야만 쉽게 친구를 얻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어떤 특출한 면이 없더라도 사람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쉽게 사람의 친구가 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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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1. 8. 06:19

11월 5일은 2001년 태어난 딸아이 요가일래의 생일이다. 우리 집에서 가장 성대하게 생일잔치를 만끽하는 사람이 바로 요가일래다. 친척 중 또래 아이가 둘이나 있다. 이들을 초청하자면 자연히 이들 부모가 온다. 빌뉴스에서 사는 외삼촌 가족, 또 다른 친척, 그리고 시골에서 외조모, 외증조모님이 오시면 거뜬히 20여명은 넘는다.

요즈음은 이벤트성 식당이나 놀이장에서 생일잔치를 하는 리투아니아 어린이들도 늘고 있지만, 대부분 집에서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들이 모여 잔치를 연다. 생일이 주중이더라도 주말에 모인다. 요가일래 생일은 11월 5일이지만, 어제 토요일에 잔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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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5일 만 8살이 된 요가일래. 이 날은 가족만 모여 조촐한 파티를 열였다.

생일상은 따로 차린다. 어른을 위한 상이 있고, 아이들을 위한 상이 있다. 이날은 딸아이 생일을 빙자하여 어른들이 한 잔 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가급적 자제한다. 딸아이는 케이크 불을 끄는 재미로 생일을 기다린다. 어른들은 흥이 나면 기타, 피아노, 하모니카 등 반주로 노래하거나 춤을 춘다. 요가일래도 기분 좋으면 노래로 답례하기도 한다.  

생일잔치의 절정은 생일을 맞는 사람을 의자에 앉히고 그 사람의 나이만큼 의자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이 의식이 끝나면 생일축하 노래, 케이크 불끄기, 나눠먹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생일잔치는 파하게 된다. 리투어니아 어린이 생일잔치을 엿볼 수 있도록 요가일래 생일잔치 사진과 영상을 올린다. 사진은 8살을 맞는 요가일래이고, 영상은 6살을 맞는 요가일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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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생일상(사진: 상)과 어른들 상(사진: 하)이 따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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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을 맞는 요가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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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만 8살. 촛불을 끄기 전 소원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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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반주에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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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잔치의 절정은 바로 나이만큼 의자를 위로 들어올리는 것이다.


8살 생일을 맞는 요가일래가 부모을 인상 깊게 한 것은 생일잔치 전날 밤 나눈 엄마와의 대화였다.
     "내일 생일잔치에 무슨 옷을 입을래?"
     "검은색 원피스를 입을 거야."
     "그 옷은 아우쉬리네(친척)가 오래 입다가 작아서 너에게 준 옷이잖아!"
     "뭐, 어때?! 우리가 그 옷을 훔친 것도 아닌데."
     "그래도 아우쉬리네가 와서 너 생일잔치에 자기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좀 부끄럽잖아."
     "괜찮아. 예쁜 옷이니 누가 입어도 괜찮아."


딸아이가 생일잔치에 헌옷을 입고 손님을 맞는다고 생각하니 부모에게는 먼저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생일에 새옷 하나 사 입히지 못하고 헌옷을 입히다니...... 손님들이 흉볼까 걱정이다. 하지만 딸아이 요가일래는 예쁜 옷이고 마음에 들면 되었지 그 옷이 헌옷이라고 못 입을 이유가 어디에 있나라고 생각한다. 하기야 자기 헌옷을 준 사람은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누군가 그 옷을 입고 있으면 기분이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헌옷이라도 깨끗하고 좋으면 누가 어느 날에 입는 것이 그렇게 대수롭지 않다라는 요가일래의 때묻지 않는 생각에 한 표를 던진다.

* 관련글: 생일이 3개인 아빠에게 준 딸의 선물
               결가부좌로 학교에서 박수 받은 8살 딸아이
* 최근글: 일본 하이쿠에 한국 시조의 세계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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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1. 6. 07:03

지난 4일 저녁 모처럼 시골도시에 사는 동서(처제의 남편)이 찾아왔다. 동서는 지게차 수리 기술자이다. 시골도시에 소재한 지게차 수리회사에서 수도인 빌뉴스에 지게차를 수리하러 종종 출장온다. 동서는 경제 불황으로 회사의 직원수가 반으로 줄었고, 월급도 삭감되었지만 해고되지 않고 계속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늦게까지 대화하다가 일을 좀 해야겠기에 컴퓨터방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벌써 밤 11시가 다 되어가는 데 딸아이 요가일래는 자지 않고 다른 식구들과 동서와 함께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다음 날(5일) 아침 생일을 맞을 요가일래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한참 후 요가일래는 아빠에게 달려와 같이 TV를 보자고 졸랐다.
"아빠, TV에 여자 선생님이 옷을 벗고 가르치고 있어. 젖가슴이 다 보여. 정말 재미 있어 같이 보자! 지금은 광고 시간인데 광고가 끝나면 내가 부를 께."
"야~, 젖가슴이 보이는 TV를 너가 보고 있다고?! 빨리 가서 자!"

광고가 끝나자 요가일래는 아빠를 불렀다. 가보니 화면 오른쪽 하단에는 분명하게 N-14가 써여져 있었다. 영어를 가르치는 여선생님이 'bust' 단어에서 윗옷을 벗고 젖가슴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 이어졌다. 리투아니아는 TV 프로그램 내용에 따라 시청할 수 있는 사람들의 연령을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N-7 (만 7살부터 볼 수 있다.)
            N-14 (만 14살부터 볼 수 있다.)
            S (성인, 만 18살부터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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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자러 가! 저기 화면 밑을 봐! N-14라고 써였잖아!"
"아빠, 내일이 내 생일이야. 그러니까 아빠가 내 말을 들어야 돼. 오늘은 내가 무엇인든지 다 할 수 있어."
"하지만, 너가 몇 살이니?"
"8살."
"이것은 14살 이상만 볼 수 있어."
"아빠, 나도 여자야!"
"그래서?"
"나도 나중에 저 여자처럼 젖이 나올 거야. 미리 좀 보면 안 돼?"

여자 젖가슴이 훤하게 드러나는 프로그램 내용으로 인해서 만 13세 이하 어린이는 시청이 불가한 프로그램을 갓 8살이 된 딸아이가 폭소를 터트리면서 보고 있었다. 자기도 여자이니까 미리 좀 어른 여자 젖가슴을 보는 것이 대수럽지 않다는 의견이다.

다른 식구들이 같이 보는 데 혼자 화를 내며 딸아이에게 보지 못하게 하는 것도 꼴상 사나울 것 같아 그대로 놓아두었다. "나도 여자인데 미리 좀 보면 안 돼?"라는 딸아이의 물음이 오랫 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 관련글: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딸아이 그림 속 TV, 세대차이 실감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 최근글: 4년 전 이맘 때의 제주도 모습,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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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31. 07:04

지난 수요일 밤 영국 여행을 다녀온 큰 딸 마르티나가 선물을 사가지고 왔다. 이날 밤 식구마다 받은 선물로 모두 기뻐했다. 마르티나가 고민을 거듭한 후 아빠에게 줄 선물로 선택한 것은 바로 마우스패드였다. 마우스패드보다는 아빠가 범띠해에 태어나고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 중 하나인 호랑이에 끌려서 샀다고 한다.

3차원 입체사진을 넣은 이 마우스패드에 가장 큰 관심을 쏟은 이는 다름 아닌 7살 딸아이 요가일래였다. 입체감이 선명한 이러한 마우스패드를 처음 본 요가일래는 마냥 신기해 했다. 다음날 아침 잠시도 참지 못하고 이 마우스패드를 사용하고자 했다. 이는 곧 아빠 대신에 컴퓨터를 점령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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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빨리 와. 도와줘. 호랑이가 내 손가락을 물었어."라고 요가일래는 부엌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아빠를 다급하게 불렀다. 난데없이 무슨 호랑이가...... 그래도 도와달라고 외치는 딸아이를 외면할 수 없어 급히 방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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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는 아빠를 놀라게 하기 위해 자기 손가락을 마우스패드 호랑이 입에 넣었던 것이다. 언니 선물이 잠시나마 어린 요가일래에게 신기함을 주는 것 같아 흡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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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29. 07:36

"요가일래, 요즘 사람들이 너에 대해서 궁금할 텐데 무슨 이야기를 쓸까?"
"아빠, 내가 감기들었다고 써."

인터넷 뉴스를 보니 연일 한국에는 신종플루 사망자들이 증가하고, 신종플루로 인해 200여개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국의 신종플루를 다룬 기사를 접할 때마다 리투아니아에는 너무 조용해서 다행스럽지만 불안하기도 하다.

세계로 확산되는 신종플루를 보면서 늘 가족 중 누군가 감기들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10월 초순 고등학교 2학년인 마르티나가 감기들었다. 어느 집과 마찬가지로 식구 하나가 감기들면 차례차례 모두가 감기든다. 그래서 덜컹 겁부터 났다. 고열은 나지 않았지만, 오래 동안 기침했다. 이어서 아내가 감기에 들었다. 다행히도 계절 감기처럼 일주일만에 나았다.

그 사이 초등학교 2학년 요가일래도 약간의 콧물 증세를 보이더니 3일만에 사라졌다. 그렇게 해서 이번 겨울은 이것으로 우리 가족 감기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구나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22일 학교로 가는 길에 요가일래가 목이 아프다고 말했다.

보통 우리 집 식구의 감기 초기증상은 목통증이다. 목이 아프면 가장 먼저 하는 처방은 따뜻한 우유나 차를 마시면서 꿀을 먹는 것이다. 목이 아픈 것이 사라지자 요가일래는 26일부터 간간히 기침했다. 보통 기침하면 의사의 처방없이 살 수 물약을 복용한다. 발열이 날 경우에는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 해열제를 복용한다. 3일 지나도 그래도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의사를 불러 진단을 받고 항생제를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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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침 감기를 이겨내고 예전의 발랄한 모습으로 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

11월 1일 "망자의 날"을 기념으로 이번주 임시 방학을 맞은 요가일래는 어제 28일부터 기침을 더 심각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기침나면 무조건 타미플루 투약"하라는 한국 정부의 방침 소식을 접하니 걱정이 앞섰다. 서유럽 국가들은 국민들에게 신종플루 백신을 투악하기 시작하지만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신종플루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는 제약회사에 백신을 늦게 주문했기 때문에 빨라야 2010년 5월에 받을 것이라고 한다. 주문량은 약 1만2천명-1만4명이 맞을 수 있는 양이다. 리투아니아에는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종플루 전염병에 무장해제된 리투아니아가 끝까지 백신이 필요없는 나라로 남기를 바란다.   

* 관련글: 공부 못한다고 놀림 받은 딸에게 아빠 조언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 최근글: 한국 민주주의 위기를 세계에 폭로한 헌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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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24. 09:54

금요일은 엄마가 음악학교에 수업이 있어 저녁 7시에 되어야 집으로 돌아온다. 물론 각자 방에서 자기일에 충실하지만, 이날은 딸아이 요가일래와 둘만이 있는 시간이 많다. 갑자기 아빠 방의 문을 열더니 머리를 예쁘게 손질한 요가일래는 자랑을 한다.

"아빠, 내가 처음으로 머리손질을 혼자 했다."
"정말?"
"맞아. 항상 엄마가 해주었는데, 오늘 내가 처음으로 한번 해봤다. 어때?"
"짱이지!"
"그럼, 빨리 사진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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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만 8살이 될 요가일래가 혼자 머리손질을 처음으로 했다니 너무 늦은 것 같다. 하기야 항상 엄마나 언니가 머리손질을 해주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아빠가 해주려고 하면 아빠는 남자라고 못한다고 하면서 늘 엄마에게 부탁했다. 이번에 얻은 자신감으로 앞으로 혼자 할 수 있는 날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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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23. 05:06

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엄마에게 심각하게 학교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전했다. 내용인즉 남자 아이 2명이 자꾸 놀린다고 한다. 놀림의 이유는 요가일래가 글을 잘 읽지 못하고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우리 부부는 부끄러웠고, 스스로 책망해보았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학급 아이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딸아이를 놀리다니......
더군다나 아빠는 딸아이가 이 세상에 어느 누구보다도 똑똑한 아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이 딸이 공부를 못한다고 놀림을 당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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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 요가일래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정식 시험이 없지만 수업시간에 점검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학업능력을 확인한다. 요가일래는 반 친구들보다 나이가 1년 내지 6개월 정도 어리다. 보아하니 요가일래 학업능력은 중간 정도인 것 같다. 만점이 20점인데 17-18점 정도 받는다. 이 정도면 잘하는 것 같은데 말이다.

바로 20점 받은 남자 아이 둘이 자꾸 놀린다.
공부를 못해서 아니라 괜히 예쁜 요가일래에게 관심있어서 놀리는 것이 아닐까......

초등학교 2학년인데 공부 못한다고 하니 아내의 화살은 나에게로 향한다. 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아이의 학습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해서이다. 물론 부분 책임이 있다. 하지만 억지로 가르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해야 한다고 느낄 때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믿고 있다.

이번이 이런 경우이다.    

"너, 친구들이 놀리니까 기분이 어때?"
"안 좋아."
"기분을 좋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지?"
"공부를 잘 해야 돼."
"그래, 바로 그거야. 놀린다고 화내지 말고 공부를 잘하도록 노력하면 돼.
내일부터 집에 와서 복습과 예습을 조금만 더 하면 잘 할 거야.
그리고 다음에도 친구들이 공부하면 이렇게 물어봐:
너, 노래 잘 해? 너, 영어 잘 해? 너, 한국말 할 줄 알아? 너, 에스페란토 할 줄 알아?"

"그럼, 요가일래와 너를 놀리는 아이 중 누가 더 많이 알지?"
"그야 나 요가일래지."
"맞아. 그러니까 공부 못한다고 놀림을 받더라도 신경 쓰지마.
너 스스로 잘 하는 것이 있다는 것에 자신감을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해.
지금은 그들보다 못하더라도 너가 그들만큼 잘 할 수 있을 것이야.
그리고 아이들이 너한테 욕을 하면 이렇게 말해:
방금 욕이 네 입에서 나왔니? 아니면 내 입에서 나왔니?
네 입에서 나왔으니, 네 입이 더러워지는 것이야.
친구야, 네 입이 참 불쌍하다
."

"요가일래, 아빠 생각이 어때?"
"좋아!"

* 관련글: 윽박지름식 가르침보다 지금 모름이 더 좋아!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 최근글: 현지 언론에 한국생활 전한 보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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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21. 08:07

리투아니아 초등학교의 숙제나 과제를 보면 아이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가족이 합심해서 하는 것도 종종 있다. 어제 한 과제물이 후자의 경우이다. 일년 농사 수확물이나 가을 상징물 등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 가족 모두 무엇을 만들까 여러 날을 고민했다. 여러 생각 끝에 딸아이 요가일래가 좋아하는 수박, 아빠가 좋아하는 애호박, 엄마가 즐겨먹는 감자 등을 이용해 거북이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필요한 재료를 구입해서 어젯밤 세 식구가 모여 함께 거북이를 만들어보았다. 과정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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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일은 아니였지만, 가족이 다 함께 만든 (약간) 거북이를 닮은 작품을 보고 흐뭇해 한 요가일래에게 부모와 가족의 소중함을 상기시켜 주었다.

* 관련글: 그림으로 그린 7살 딸아이의 하루 일과
* 최근글: 아내의 제자들이 방문해 전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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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20. 08:09

이제 한 달 후에 만 8살이 될 딸아이에게 지금 몇 살이냐고 묻는다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7살이라고 답한다. 리투아니아에는 무조건 생일을 기점으로 나이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요가일래의 어제 숙제는 그림으로 하루 일과를 그리는 것이다.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저학년에도 숙제가 있다. 보통 숙제는 한 두 개 정도이고, 집중해서 하면 금방 끝낼 수 있는 것들이다. 거의 주말에는 숙제가 없다. 마음 놓고 주말을 보내라는 뜻인 것 같다.

어제 숙제는 생각과 그림 솜씨가 조금 필요한 것이었다. 하루 일과를 세분하고 그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색칠까지 칠해야 했다. 먼저 초안 그림을 그려놓고 최종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니 솜씨가 제법인 듯하다. 요가일래가 숙제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보았다. (시간별 일과는 아래 그림에서 나타나 있으므로 설명하지 않음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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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는 이 그림으로 표현한 하루 일과를 학교에 가서 아이들 앞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숙제가 끝난다.

* 관련글: 딸아이 그림 속 TV, 세대차이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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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15. 08:01

초유스 블로그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인 요가일래는 늘 귀엽다는 댓글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 귀여운 요가일래 눈에도 눈물이 글썽이는 때가 있다. 바로 어젯밤이 그런 날 중 하나였다.

직장에 돌아와 저녁 뉴스를 본 엄마는 요가일래 학습을 지도했다. 침실 방에서 한 동안 조용하더니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 엄마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부부 중 일방이 자녀에게 화를 낼 때, 우리 집은 일단 다른 한 쪽이 무관심과 무반응의 자세를 취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궁금했지만 참았다.
 
얼마 후 요가일래가 아빠 방으로 와서 울쩍이면서 아빠 품에 안겼다. 잠시 침묵이 흘렸다.
"무슨 일이니?"
"내가 모른다고 엄마가 화났어."
"사람은 모를 수도 있고, 화낼 수도 있지."

다소 화가 풀린 엄마에게 요가일래와 함께 갔다.
"한 시간 동안 목이 아파라 설명했는데 우박과 눈을 설명할 수가 없어."
"그렇다고 아이에게 윽박 지르고 화를 내는 것은 좋지 않지."
"그럼, 당신이 한번 가르쳐봐!"
"아뭏든 그거 하나 설명 못한다고 아이를 주눅들게 하지마!"
"내일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확인할 텐데. 모르면 부끄럽잖아!"
"윽박 질러 가르치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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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박을 줍고 있는 리투아니아인 친구 사울류스

딸아이 학습지도 방식으로 부부싸움 일보 직전에 요가일래와 함께 방으로 왔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우박 동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시도해보았다. 눈이 왜 생기고, 우박이 왜 생길까? 눈은 무엇이고, 우박은 무엇인가? 눈과 우박은 무엇이 다른가? 자료를 보지 않고 가지고 있는 과학지식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이렇게 어려운 것을 초등학교 2학년이 모른다고 화를 내서야......

"요가일래, 내일 선생님이 모른다고 나무라면 이렇게 대답해봐.
선생님, 어려워서 아직 다 몰라요. 알 때까지 공부하겠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요가일래에게 몰라도 되니 마지막으로 눈과 우박에 대한 책설명을 한 번 읽어보자고 했다. 다 읽은 요가일래는 "아빠, 엄마에게 가서 내가 조금 더 알았다고 말해줘."라고 말했다. 책의 설명을 보니 정말 어려웠다. 전문서적 같다. 엄마도 나중에 미안해 했다.

딸아이에게 지금 이 순간 모른다고 창피감이나 자괴감을 느끼지 말도록 가르쳐 주고 싶다. 그 대신 모르니까 알고자 하는 호기심을 심어주고 싶다. 부모나 선생이 모른다고 아이에게 화를 내면 그 화로 인해 아이가 호기심을 상실할까 걱정스럽다.

학생의 모름과 선생이나 부모의 화냄이 연속된다면 학교로 가는 어린 학생의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울까?!

* 관련글: "선생님, 한 번만 더 말해 줄 수 있어요?"
               시험 전 요점 정리 메일 보내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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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14. 10:55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7살 딸아이는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 학교 시험에서 내가 20점을 받았다. 선물로 오늘 저녁은 피자다!" (20점은 만점)
"엄마, 아빠 모두 동의해?"
"생각해봐야 되겠는데......"
"제발, 제발, 제발 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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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자를 무진장 좋아하는 요가일래
 

언니가 영국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송별 파티 겸해서 엄마는 기꺼이 피자를 집으로 주문했다. 그리고 파티에서 헤어져 각자 자기 방에서 자기 일을 했다. 한참 후 요가일래는 아빠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면서 캠코더를 준비하라고 했다. 딸아이가 자랄수록 캠코더 이용횟수가 줄어들었다.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찍기가 힘든다.

캠코더까지 준비하라고 하니 대단한 것을 보여줄 판인 것 같았다. 두 말하지 않고 즉각 준비했다. 그 동안 요가일래는 언니와 아빠가 훌루후프로 운동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한번 해보았지만 잘 되지 않아 더 이상 흥미를 잃었다.

그런 요가일래가 드디어 훌라후프를 들고 캠코더 앞에 섰다. 혼자 좀 해보니까 돌리는 횟수가 예전보다 조금 많아졌다. 그래서 자신 있게 식구들에게 자랑하고자 결심했다. 그런데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꾸 하니까 횟수가 점점 늘어났다. 급기야 아빠의 부탁으로 노래 한 소절까지 했다.
 

* 관련글: 결가부좌로 학교에서 박수 받은 8살 딸아이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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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11. 07:42

지난 금요일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를 학교에서 집으로 데려오는 길이었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아빠,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했어."
"무엇으로 깜짝 놀라게 했니?
"아빠처럼 다리를 다리 위에 놓았지."
"책상다리하는 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줬니?"
"맞아. 친구들이 우아~~~하고 박수를 많이 쳤어.
그리고 얘들이 따라해보았는데 아무도 하지 못했어."

가부좌를 흔히 책상다리라 한다. 요가일래는 반가부좌뿐만 아니라 결가부좌도 할 수 있다. 물론 오래 하지는 못하지만 두 다리를 서로 교차해서 앉을 수 있다는 것에 자랑스러워 한다.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반가부좌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들은 바닥에 앉는 것이 아니고 의자에 앉는 일에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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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자랑거리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바로 남들이 하기 힘든 일을 하나쯤 하는 것도 존재감과 자신감 유지에 좋을 것 같다. 딸아이의 결가부좌 실력이 오래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 관련글: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점수 없는 초등학교 성적표, 그럼 어떻게?
               유럽 초등학교 학급 가족소풍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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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4. 05:17

여름이 지나자 우리집 우유소비량이 예전보다 2-3배가 늘어났다. 이유는 한 달 후면 만 8살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가 우유를 물을 마시듯이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옛날과는 달리 요가일래는 늘 꿀과 함께 우유를 마신다. 즉 꿀우유를 즐겨 마신다.

"너, 옛날에 그렇게 꿀과 우유를 같이 안마셨잖아?"
"맞아. 엄마가 맛있다고 해서 한 번 마셔보니 정말 맛있었어."
"아빠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아빠는 우유를 마시면 설사해."
"아빠는 한국 사람이잖아."
"아빠 어렸을 때 우유 마셨어?"
"아니."
 
우유와 젖소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시골에서 도시로 전학와서 중학교 1학년 때였다. 그때 반 친구 하나가 자기 집에서 기른 젖소에서 우유를 가져와서 점심식사 때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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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꿀과 우유를 주세요!"라고 외치면 자동으로 부엌으로 준비하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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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꿀을 작은 숟가락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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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우유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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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가 꿀과 우유를 부탁할 때는 두 말 하지 않고 하던 일손을 놓고 부엌으로 달려간다. 꿀과 우유 둘 다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딸의 건강을 위한 부모 사랑은 "네가 찾아서 마셔!"보다 훨씬 앞선다.
 
* 관련글: 당근 군것질 좋아하는 7살 딸아이
               7살 딸, 과일주스를 딱 끊어버린 사연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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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3. 06:07

곧 만 8살이 되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가 한국인이고, 엄마가 리투아니아인인 다문화 가정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발토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요가일래는 옆에 쌓인 한국 잡지를 뒤적거리면서 한 여자를 가르키면서 말을 걸었다.

"아빠, 이 사람 정말 예쁘다. 맞지?"
"그래, 아빠가 보기에도 정말 예쁘다."
"그런데, 아빠는 왜 예쁜 한국 여자하고 결혼하지 않았어?"
"엄마가 더 예쁘니까 결혼했지...... ㅎㅎㅎ"
"아빠가 한국 여자하고 결혼했으면, 내가 아빠 딸이 되었을까?"
"되었으면 좋겠니?"
"나 몰라."

어느 날 엄마에게 요가일래는 말했다.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왜?"
"아빠가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어 엄마가 편할 수 있으니까......"
"그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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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모처럼 요가일래가 아빠 옆에서 컴퓨터를 오랫 동안 하고 있었다.

"아빠가 한국 사람이라서 좋아?"
"좋아."
"왜?"
"그냥."
"그런데 안 좋은 것이 하나 있다."
"뭔데?"
"다른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 해."
"그 대신 너는 여러 나라말을 할 수 있잖아."
"맞아."

아빠가 한국 사람이라서 안 좋은 이유가 바로 다른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었으면 집에서 온 식구가 리투아니아어를 했을 테니까 다른 아이들처럼 리투아니아어를 잘 할 것이라고 요가일래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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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고로 카메라를 만들어 아빠를 찍고 있는 요가일래

며칠 전 엄마가 리투아니아어 교재를 가르쳤다. 그때 요가일래가 잘 모르자 좀 언성을 높였다. 이때 요가일래는 당돌하게 말했다.

"엄마, 알아? 난 다섯 개 언어를 말할 수 있어!"
(이 말은 다섯 개 언어를 말할 수 있으니까 그것 하나 좀 모른다고 해서 너무 야단치지 마라라는 뜻이다.)

맞는 말이다. 요가일래는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리투아니아어를 다른 아이들보다 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여러 말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 또한 강하다.

* 관련글: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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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0. 1. 07:11

최근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 시정부의 공중보건국은 어린 학생들의 책가방 무게를 재는 행사를 개최했다. 목적은 학생들이 들고 다니는 책가방의 과대한 무게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지나치게 무거운 책가방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등을 구부리게 하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책가방 무게가 학생 몸무게의 10%가 넘지 않도록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한 학생은 몸무게 25kg인데, 책가방이 5kg에 달했다. 이는 권장 무게보다 2배나 더 무겁다. 보통 아이들은 불필요한 물건을 가방에 넣어서 더 무겁게 하고 있다. 부모들의 관심과 주의심이 필요하다.

언젠가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던 딸아이와 책가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다(관련글 책가방 때문에 딸아이와 실랑이). 그때 딸아이는 "'아빠, 내가 학생이야! 학생이 책가방을 들고가야지!"라고 실랑이를 종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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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학년이 된 딸아이 요가일래는 무겁든 안무겁든 책가방을 자신이 들고 간다. 어제 학교에서 다녀온 요가일래의 책가방 무게를 한 번 확인해보았다. 현재 요가일래 키는 122cm, 몸무게는 22kg이다. 요가일래 책가방의 무게는 2.2kg으로 나타났다. 딱 몸무게의 10%에 해당하는 무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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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한 번 이들의 책가방 무게를 달아보심이 어떨까요?

* 관련글: 저울이 있는 특이한 책가방 등장
               책가방 때문에 딸아이와 실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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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9. 30. 06:09

딸아이 요가일래가 2살 때 한국에서 오신 손님이 예쁜 개량 한복을 선물로 주었다. 이 옷은 한 두 해 동안 요가일래가 행사 때만 입은 아주 소중한 옷이었다.

세월과 함께 이 원피스 한복은 무용지물이 되어갔다. 어렸을 때에는 엄마가 입혀주니까 입었지만 나중에 요가일래는 더 이상 입지 못하는 이 옷을 보더니 몹시 아쉬워했다. 특히 치마 밑자락에 있는 꽃자수를 아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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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엄마는 어느 날 이 개량 한복 원피스의 윗부분을 가감히 잘랐다. 그리고 10대 배운 옷만들기 기술로 예쁜 치마를 만들었다.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요가일래는 아빠에게 이 예쁜 치마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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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3월 15일 원피스 한복을 입은 요가일래       ▲ 2009년 9월 27일 원피스 한복으로 만든 치마

특히 아이들 옷 중에는 한 두 해만 입고 무용지물이 되어 버려지는 옷들이 참 많다. 하지만 조그만 솜씨를 보태면 이렇게 2살 때 입은 옷을 8살에도 입을 수 있다. 아내의 솜씨와 딸의 좋아함이 6년 전 원피스 한복을 예쁜 치마로 거듭 태어나게 했다.

* 관련글: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는 7살 딸의 변심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24. 07:44

딸아이 요가일래가 초등학교 2학년 수업을 시작한지 이제 한 달이 다가온다. 최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확정된 수업시간표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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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는 주 5일 수업이다. 담임선생님은 1학년때와 동일한 선생님이다. 현 담임선생님은 요가일래가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담임을 계속 맡는다.

요가일래가 받은 일주일 총 수업시간은 24시간이다. 1학년때보다 2시간이 더 많아졌다. 수업은 45분, 휴식은 15분이다. 배우는 과목은 리투아니아어, 수학, 무용, 미술, 음악, 영어, 체육, 기술, 윤리, 세계지식으로 10과목이다. 외국어 교육이 추가되었다. 프랑스어와 영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수업 24시간 중 리투아니아어가 7시간으로 가장 많다. 이어서 수학 5시간, 영어·음악·체육·세계지식이 각각 2시간, 윤리·미술·무용·기술이 각각 1시간이다.

이외에 요가일래는 수요일과 금요일 학교수업을 마치고 곧장 음악학교로 가서 독창, 합창, 솔페지어, 피아노를 배운다. 음악학교에서는 일주일에 4시간 수업을 받는다.

* 관련글: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점수 없는 초등학교 성적표, 그럼 어떻게?
               유럽 초등학교 학급 가족소풍 이모저모
               저울이 있는 특이한 책가방 등장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23. 07:46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내가 날아가는 뽀뽀를 했는데 시마스가 받지 않아서."고 말했다.
(날아가는 뽀뽀는 우선 손바닥으로 자기 입술에 대고 뽀뽀를 하고
손바닥을 위로 해서 입바람으로 부는 뽀뽀이다.
시마스는 같은 반 친구이다. 인사성이 밝아서 초유스도 좋아한다.)

"왜?"
"시마스는 부끄러운지 숨어버렸어. 그래도 괜찮아."

어젯밤 학교에 가져갈 가방을 챙기는 요가일래는 엄마와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다.
딸아이는 시마스에게 무엇인가 줄 것을 찾고 있었다.

시마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엽서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한국에 관한 엽서는 석굴암 사진이 담긴 엽서만 있었다.
얼른 딸아이는 석굴암 본존불 엽서를 챙기더니 편지봉지 안에 넣었다.
그리고 그 편지봉투 겉장에 붉은 색 사이펜으로 하트모양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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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먼저 하는 것이 아니야. 남자가 사랑을 고백하는 거야.
친구들이 놀릴 수도 있어."라고 옆에서 엄마와 언니가 충고했다.
못 이기는 듯 일단 하트를 그린 봉투는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여자든 남자든 누가 먼저 하는 지 중요하지 않아!"라고
말하면서 요가일래는 가방 속에 석굴암 부처님이 담긴 새 편지봉투를 넣었다.

아침에 학교를 데려다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빠, 내가 왜 부처님 사진을 넣은지 알아?"
"왜?"
"그러니까 뽀뽀하게 해달라는 내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시라고 넣었지."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시마스에게 주었는데 아주 좋아했어, 그런데 (감사) 뽀뽀를 하지 않았어.
내가 주었다고 놀리는 친구도 없었어."

좀 이른 것 같지만 이런 것이 있어서 학교 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 관련글: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딸에 뽀뽀로 15년형 위기 처한 아빠를 보고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9. 21. 14:39

딸아이 요가일래는 9월부터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4학년까지 한 담임선생님이 계속해서 한 학급을 가르친다. 담임선생님과 학부모들은 학급 공동 가을소풍을 가기로 결정했다. 이 소풍은 아이들만아 아니라 학부모를 동반한 소풍이다. 아이들 부모들도 서로 알고 지내자는 취지이다. 학교 전체 소풍이 아니라 학급 소풍이기 때문에 평일 아니라 공휴일인 토요일로 정했다.

25명의 학교 아이들 중 18 가정이 참석했다. 먼저 초콜릿 공장을 견학했다. 그리고 야외 별장을 빌려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가져간 점심을 나눠먹었다. 딸아이 반 친구들을 만났고, 또 학부모들과도 배구, 사격 놀이 등을 함께 하면서 알게 되었다. 좋은 날씨에 기분 좋게 학급 가족 소풍을 마쳤다. 이 소풍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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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가일래가 제일 친하다고 하는 학급친구 마르티나. 언니 이름과 똑 같아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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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임선생님 라사. 4학년까지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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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 공장 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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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만든 초콜릿을 먹고 있는 요가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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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덟 가족이 소풍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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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판에는 감자수확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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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급 가족소풍이 열렸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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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격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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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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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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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 잡은 물고기를 모두 다시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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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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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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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 배구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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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유스를 "재키 찬"으로 부르는 시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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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밭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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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어렸을 때 언덕에서 많이 놀던 그 놀이를 딸아이도 즐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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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수 없는 초등학교 성적표, 그럼 어떻게?

* 이 글은 프레스블로그(pressblog)의 2009년 11월 17일자 WP에 선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