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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29 우린 NBA가 무섭지 않다!
  2. 2011.11.27 연합뉴스, 빌뉴스 표기 갈팡질팡

리투아니아는 이번 시드니 올림픽 중 있은 모든 남자 농구경기를 중계해주었다. 이는 흔히 농구를 '리투아니아 제2의 종교'라고 하는 말을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것이었다. 허름하지만, 리투아니아 곳곳에 있는 농구대가 바로 오늘의 성공을 이끌었다. 리투아니아에는 축구공을 차는 아이들보다 농구공을 던지는 아이들을 훨씬 많이 볼 수 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인에게 최고의 명승부로 여겨지는 경기는 승부타로 져 은메달에 딴 한국남자하키의 네덜란드와의 경기였다. 리투아니아인들에게는 바로 미국프로농구팀(NBA)의 콧대를 한층 낮게 해준 9월 29일 열린 농구경기였다. 

준준결승전에서 리투아니아는 오랜 숙적인 유고슬라비아를 76대63으로 이겼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유고슬라비아를 이긴 것만으로도 리투아니아에게는 대성공이었다. 지금까지 국가간 시합에서 이겨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그동안 진 빚을 갚게 되어 기뻐하였다. 

특히 NBA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최고의 농구선수인 아르비다스 사보니스가 이번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리투아니아는 사실 이번 올림픽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 애틀란트 올림픽에서 미국 드림팀에게 22점차로 패한 리투아니아였다. 

29일 준결승전에서 리투아니아는 다시 미국팀과 만났다. 예선에서 리투아니아는 미국과 시합에서 76대85로 9점차로 졌다. 리투아니아에게는 또 다른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을 앞두고 출범한 후 연전연승을 거듭해온 NBA 드림팀은 그동안 늘 두 자리수 점수차로 승리하였기 때문이다. 이날 리투아니아의 목표는 미국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더라도 최고로 근소한 차이를 내는 것이었다. 

전반전 경기에는 리투아니아는 36대48로 졌다. 하지만 후반전에 들어와서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을 벌였다. 그리고 종료 몇 분전에는 미국을 이겨 기적을 낳을 수도 있다는 상황까지 도달하였다. 처음으로 리투아니아인들은 미국 감독이 마루바닥을 손을 치며 불안하던 모습을 지켜보기도 하였다. 

경기 종료 43초 전 자유투 3개 중 2개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또한 경기 종료 부저와 함께 던진 3점슛이 빗나가지 않았더라면 리투아니아는 세계 농구의 새로운 제왕으로 등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미국 드림팀의 자존심을 꺾어주길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아쉬운 순간이었다. 

10월 1일 열린 3·4위전에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노리며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지닌 호주팀을 리투아니아는 89대71로 가볍게 이겼다. 이로써 리투아니아 선수들은 세 번 연속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였다. 

호주 선수와 경기를 종료한 후 승리감에 젖어 이번 시드니 올림픽에서 가장 큰 수훈을 세운 쌰루나스 야시케비츄스가 농구공을 자신의 유니폼 상의에 넣어 마치 임신부처럼 배를 불룩하게 하였다. 이는 최종 승리의 기쁨을 나타내는 리투아니아 농구팀의 하나의 관례이다. 

시상식에서 미국과 프랑스와 달리 리투아니아는 앞 선수의 양어깨에 손을 얹고 입장을 하였고, 또한 12명의 선수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시상대에 올랐다. 바로 이들의 일치 단결된 힘이 바로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 주원인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미국 드림팀보다 2점차로 진 리투아니아팀이 더 유명해졌다. 리투아니아는 다시 한번 농구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고, 또한 가까운 장래에 미국 NBA 드림팀을 이길 수 있는 팀으로 전세계 농구팬들에게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리투아니아인들에게는 가장 큰 국민적 자부심과 일체감을 심어주었다. 

이제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 프로농구팀 중에서 리투아니아 출신 선수들이 활약한 때도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사진설명: 리투아니아 농구 잡지 '크렙쉬니스' 표지사진; 동메달을 획득한 후 농구공으로 임신한 채 기뻐하는 쌰루나스 야시케비츄스

* 이 기사는 하니리포터 2000년 10월 4일자로 이미 보도된 내용이다.
Posted by 초유스

최근 연합뉴스가 쓴 리투아니아 관련기사에서 이 리투아니아 수도 이름을 기자마다 제각각 표기하고 있다. 

리펑, 리투아니아 방문일정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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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나<리투아니아> AFP=연합뉴스)...joon@yonhapnews.co.kr 

리투아니아 총선서 집권당 참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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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뉴스 AFP.dpa=연합뉴스)...gija007@yonhapnews.co.kr 

리투아니아 총선서 집권당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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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니우스<리투아니아> AFP=연합뉴스)... baraka@yonhapnews.co.kr 

우선 리투아니아라는 국명을 살펴보자. 세 기자 모두 리투아니아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 한글 표현은 리투아니아의 영문명인 Lithuania에서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 리투아니아어로 리투아니아는 Lietuva이다. 끊어 읽으면 '리에투바'로 발음이 되지만, 리투아니아인들은 'ie'를 한 음절로 발음을 한다. 물론 '례투바'로 표기하는 것이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현지 발음에 제일 가깝다. 

하지만 례투바보다는 이미 리투아니아라는 표기가 한국 사회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므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리투아니아의 수도는 리투아니아어로 Vilnius로 표기한다. 이 또한 리투아니아어를 모르면 십중팔구로 '빌니우스'로 표기할 것이다. '빌나'로 표기하는 것은 슬라브어 표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폴란드어로 Vilnius는 Wilno (빌노)이다. 리투아니아어는 'iu' 또한 한 음절로 취급한다. 그래서 '빌뉴스'로 표기하는 것이 현지 발음에 제일 가깝다. 

한글의 로마자 표기도 아직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외국어의 한글표기도 그 만큼 어렵다. 더욱이 우리들에겐 익숙하지 않는 나라의 말을 한글로 표기하는 데는 훨씬 더 어렵다. 

하지만 요즈음 인터넷 시대이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해당 국가 어학연구소나 현지인 한국인의 도움을 받아 현지 발음에 가장 가까운 한글 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자기 이름을 정확하게 불려주거나 표기해주면 좋듯이 우리도 남의 이름을 한글로 가능 한이면 정확하게 표기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신력이 중요한 언론사들이 더욱 이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 이 기사는 동아닷컴 e포터 2000년 11월 30일자로 이미 보도된 내용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