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에 해당되는 글 487건

  1. 2014.03.10 꽃 선물 없어도 사랑하는 줄 아니까 괜찮아
  2. 2014.03.04 쇠막대기 있는 중국 교실 책상 알고보니 감탄
  3. 2014.02.27 저학년생과 친구하는데 나를 이상하게 봐
  4. 2014.02.19 지리 시험에서 최하점 받은 후 딸이 보낸 쪽지 (3)
  5. 2014.02.17 한복 입고 TV에서 한국 노래 부르게 된 딸 (7)
  6. 2014.02.11 자녀는 언제쯤 홀로 아침밥 챙겨 먹고 학교 갈까 (3)
  7. 2014.02.10 아빠가 여자가 아니니까 여자 마음을 몰라 (4)
  8. 2014.01.07 쇼핑 목록에 한글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4)
  9. 2013.12.26 초등 딸아이가 생각해낸 아빠와의 포옹법 (1)
  10. 2013.12.23 큰 키에 욕심 없는 딸아이의 이유
  11. 2013.12.16 한복 입고 유럽에서 한국 동요 부르는 어린이 (9)
  12. 2013.12.13 산타 할아버지께 선물 선택권을 드리다 (1)
  13. 2013.12.09 '동요' 반달, 심사위원들 미소에 "또 부를래" (4)
  14. 2013.11.29 스마트폰에 끼어놓은 명함, 아내와 딸 반응 (3)
  15. 2013.11.26 라면 한 그릇에 공감한 아빠와 딸의 정 (2)
  16. 2013.11.23 아빠, 내 친구들 도둑이 아니야 (2)
  17. 2013.11.18 향수 뿌리고 등교하는 초등 딸, 큰 사람이 아니야 (1)
  18. 2013.11.12 앉는 자세로 한국 사람임을 확인하는 초등 딸 (5)
  19. 2013.11.06 수십 개 인형이 총출동해 딸아이 생일을 축하
  20. 2013.11.04 한글로 문자 쪽지 보내게 스마트폰 사줘~! (2)
  21. 2013.10.01 초등 딸이 전한 학교에서 따돌림 줄이는 법 하나 (1)
  22. 2013.09.24 원 디렉션에 홀딱 반한 딸에 대한 상반된 견해 (4)
  23. 2013.09.23 피자집 이쑤시개 쓸쩍하다 발칵된 딸에게 한 마디
  24. 2013.09.16 3주만에 2.5cm나 키 커진 초등 딸아이
  25. 2013.09.13 딸아이, 해외 벽광고 보더니 '대한민국' 외치네 (2)
  26. 2013.09.09 딸아이 손 안에서 잠드는 햄스터 귀여워
  27. 2013.09.05 초등 딸이 알려준 깔끔하게 양말 개는 법 (1)
  28. 2013.09.04 학교 가고 싶어하는 딸아이 이유를 들어보니 (4)
  29. 2013.09.03 초등 딸, 자기 방 장식과 배치 혼자 구상 (1)
  30. 2013.08.22 아빠, 신기한 과학 놀이 보여줄게 (4)
요가일래2014.03.10 05:21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이런 행사에는 점점 감정이 무뎌져 간다. 전날 저녁 식사 식탁에는 우리 집 여성인 아내와 딸아이가 모두 모였다. 딸아이에게 말했다.

"내일 여성의 날인데 아빤 꽃 선물 하지 않을 거야."
"꽃 선물 없어도 아빠가 사랑하는 줄 아니까 괜찮아."
"그래, 마음으로 축하해주면 그만이지. 꽃은 살 필요가 없다."
"맞아."

기분 좋게 딸아이가 맞장구쳐 주었다. 다음날 아침 토요일이지만, 행사 때문에 아내는 출근해야 했다. 식탁에 홀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아내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꽃은 어디에?"
"마음에서는 전하는 말이면 충분하지 무슨 꽃이 필요하나?!"
"그래도 받으면 여자로서 더 행복감을 느끼지."

아내는 출근하면서 심부름을 부탁했다. 딸아이가 이날 음악축제에 노래공연을 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노래 지도 선생님에게 감사와 함께 여성의 날이라고 꽃 선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몇 시간 뒤 딸아이와 함께 삼각대와 카메라 가방을 메고 집 근처에 있는 꽃시장으로 향했다.

"아빠는 살아있는 꽃은 사기가 싫어."
"맞아. 며칠 후에 꽃은 시들어버리잖아. 꽃이 참 불쌍해."
"그래,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꽃을 사기가 싫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오늘도 그 중 한 날이다."

꽃시장에는 꽃을 사서 한 아름씩 안고 가는 남자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속으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다니는 음악학교는 이날 리투아니아 전국 음악학교를 대상으로 음악축제를 개최했다. 딸아이도 한국 노래 '반달'로 참가했다. 아래 영상은 이날 부른 노래이다.


아내는 이날 축제 사진촬영을 담당했고, 딸아이는 축제 결과를 기다렸다. 왼쪽 어깨로는 7kg의 삼각대를 메고, 오른쪽 어깨로는 6kg의 카메라 가방을 메고 먼저 음악학교로 나왔다. 

'자, 무거우니 집으로 곧장 갈 것인가? 아니면 슈퍼마켓을 들어 깜짝 선물을 살 것인가'
깊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발걸음은 이미 슈퍼마켓 쪽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활짝 핀 수선화 꽃 화분보다 이제 막 피려고 하는 수선화 꽃 화분을 골랐다. 그리고 빨간 장미꽃 색을 연상시키는 싱싱한 향기를 풍기고 있는 딸기 두 상자를 구입했다. 거실 탁자에 올려놓았다.


오후 늦게 학교에서 돌아온 아내와 딸아이는 부엌, 욕실, 방으로 다니느라 아직 거실까지 오지 않았다. 한참 후에 거실로 온 아내는 뜻밖의 수선화를 발견했다.

"우와~~~ 믿을 수 없는 일이 지금 우리 집에 일어났다."
"엄마, 뭔데?"
"거실 탁자에 가봐!"

내 두 볼은 두 사람으로부터 하나씩 점령당했다. 늦은 저녁에 두 처남이 아내에게 전화했다. 여성의 날이라고 여동생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수선화 꽃 화분과 딸기를 받았다고 처남들에게 뿌듯해 하는 아내의 말말을 옆에서 들으니 이날 꽃 선물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는 나의 신념보다 때론 받는 이의 감정을 더 헤아리는 것이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맛이 아닐까'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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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4.03.04 06:28

부엌에서 복도를 따라 지나다가 열려 있는 방문 사이로 딸아이가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빠 딸, 허리를 곧곧하게 하고 앉아야지."
"괜찮아."
"허리가 꾸부정하면 나중에 자라면 안 예쁘고, 또 건강에도 안 좋아."
"알았어."

함께 산책을 가다가 옆에서 딸아이가 어깨를 구부리고 걷고 있다.
"딸아, 어깨를 똑 바로 펴고 걸어야지."
"자꾸 잊어버린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자꾸 하다보면 나중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습관화가 돼."

최근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중국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낯설고 우스꽝스럽다. 책상마다 쇠막대기가 설치되어 있어 학생들의 자유분방한 행동을 막고 있다. 

왜 쇠막대기가 설치되어 있을까?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지만 내려갈 수록 그 깊은 뜻에 공감이 절로 간다. 
[사진출처 demotywatory.pl]


이 쇠막대기는 앉아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이다. 보기엔 괴상하더라도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이 바른 자세를 갖추는 데 유용하니 참으로 기발하다.

이 사진을 딸아이에게 보여주고, 설명을 했더니 고개를 끄떡였다.
"너희 학교도 이런 책상을 놓아달라고 할까?"
"학생들이 먼저 다 반대할 거야."
"중국에는 저렇게 해서라도 어린이들의 자세를 바루고자 한다. 그러니 너는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잊지 말고 꼭 기억해라. 이 사진을 너 방에 걸어놓을까?"
"됐어. 노력할게."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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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4.02.27 06:46

며칠 일 전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인 딸아이가 전해준 학교에서 겪은 일이다. 

1. 네가 담배 피웠나
학교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가 났다. 생활지도 선생님이 어느 학생이 담배를 피웠을까를 조사하고 있었다. 답은 누가 바로 직전에 화장실을 다녀왔는가이다. 각 반을 돌면서 누가 최근에 화장실을 사용했는지 탐문 조사를 했다. 그 조사 대상에 딸아이가 걸렸다. 같은 반에 누군가 딸아이가 최근에 화장실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학교 화장실을 꺼리는 딸아이인데 이 날 학교 화장실을 사용했다. 이에 딸아이는 생활지도 선생님에게 불러서 입냄새를 맡게 했다. 결과는 딸아이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았다. 

* 사진출처 [facebook.com]

2. 우린 다 사람이잖아
딸아이는 최근 들어 한 해 저학년생인 5학년생들과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학교에 남아 이들과 대화하기를 즐겨한다. 그런데 같은 반 친구들이 이상하게 딸아이를 쳐다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반 친구들과 놀아야지 학년이 다른 학생들과 노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 요가일래 [사진출처 facebook,com]

딸아이의 이유는 간단하다.
"아빠,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반 친구들이 이상해."
"왜?"
"학년이 다르다고 해서 친구가 도리 수 없다는 것은 잘못되었어. 우리는 사람이니까 친구가 될 수 있어야 돼."
"그래 지위나 연령, 피부, 종교, 민족, 신념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서로 부담없는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 반 친구들이 뭐라고 해도 네가 지금처럼 학년이 다른 학생들과 친구하도록 해. 이유는 네 말처럼  간단하다. 우리 모두는 사람이니까."

이날 따라 딸아이의 "우린 다 사람이잖아"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남녀노소, 지위고하에 얽매여 가장 큰 근본인 "우리 모두 사람이잖아"를 망각한 경우가 참으로 흔한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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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4.02.19 07:47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과제와 성적, 가정통지문을 즉각적으로 받는다. 선생님이 시험성적을 채점해 컴퓨터에 결과를 입력하는 즉시 집에서 가만히 앉아 이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다.

딸아이는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며칠 전 딸아이가 학교에 있는데 지리 성적을 앱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최하점이었다. 잘못 기재가 된 듯했다. 왜냐하면 지리 시험을 대비해 시험 전날 늦도록까지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다. 

휴식 시간에 딸아이로부터 문자쪽지가 왔다. 집으로 돌아오면 혼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상황을 설명하고자 했다. 

딸아이가 설명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시험지에 있는 지도와 바다를 표시하는 숫자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시험지를 보지 않았으니 선뜻 이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단 집으로 온 후에 다시 상의하자고 했다. 

그런데 딸아이의 문자쪽지에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었다. 번역하면 이렇다.
"엄마를 사랑해.  Y.o.l.o. 인생은 한 번이야. 우린 한 번만 살아."
이에 대한 엄마의 답이다.
"그러니까 우린 노력해!!!"
 

시험에서 최하점을 받고도 부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인생은 한 번이야"라고 답하는 12살 딸아이가 외계에서 온 사람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좋지 않은 시험 성적 결과가 나왔을 때 선생님과 부모에게 가슴 조아리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중학교 때 학급 성적이 낮아서 반 전체가 운동장에서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밀대로 매를 맞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가 시험지를 보여주었다. 정말이지 딸아이를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비판의 화살은 작고 희미한 세계 지도를 가지고 시험을 보게 한 지리 선생님을 향했다. 당장 지리 선생님에게 전화해 항의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우리 부부는 재시험이 안 된다면 교장 선생님에게 항의할 태세였다. 

선생님을 나무라지 마
"선생님을 나무라지 마. 정말 좋은 선생님이야."
"네가 재시험에 동의하는 학생들을 모아서 선생님에게 한번 말해봐."
"내가 학생이니까, 내가 해결해볼 게. 선생님에게 다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지를 물어볼 거야. 선생님은 좋은 사람이니까 안 좋게 말하는 것은 좋지 않아."

다음날 학교에 다녀온 딸아이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지리 선생님하고 얘기해봤어? 다시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준데?"
"그렇게 하기로 했어."
"네가 어떻게 말했는데?"
"지도가 희미하다 말하지 않았어."
"그럼, 어떻게 말했어?"
"내가 지도를 잘 볼 수 없어서 다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어. 그러니까 다시 시험을 보고 싶다고 말했어."

지도가 희미한 것을 탓하지 않고 지도를 잘 보지 못한 자기를 탓하는 딸아이가 기특했다. 나쁜 성적에 기죽지 않고 부모 참견 없이 재시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딸아이에게 재시험 기회를 제공한 선생님도 멋지다. "시험 성적에 연연하지 말라"라고 가르치지만, 뜻하지 않게 최하점을 맞은 딸아이를 보니 안타까웠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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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로사

    어제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여 박근혜대통령과 회담하는 기사를 보고 초유스님 생각을 하였습니다.
    초유스님 리투아니아 생활에도 유익이 되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2014.02.19 12:53 [ ADDR : EDIT/ DEL : REPLY ]
  2. 문자 내용만큼이나 현명하고 멋진 따님이네요~

    2014.02.19 15:42 [ ADDR : EDIT/ DEL : REPLY ]
  3. 요가일래 잘했어요.칭찬을 많이해주세요....

    2014.05.26 07:32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4.02.17 07:55

또 2년이 지났다. 매년 2년마다 유럽 리투아니아에는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 직역하면 '노래 중 노래 한 곡') 노래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1974년에 시작되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리투아니아 정부 교육부, 리투아니아 텔레비전 방송사, 그리고 츄를료뇨 예술학교가 조직한다. 참가는 유치원생부터 학생까지(3세에서 19세까지) 원하는 사람 모두이다. 지금까지 역대 참가자수는 총 20여만명이다. 리투아니아 인구가 320만여명이니 이는 엄청난 숫자이다. 

리투아니아 전국에 있는 60개 자치정부가 참가한다. 5000여명의 참가자는 4개 연령별로 나눠진다. 심사기준은 조음(調音), 음성, 노래 선곡과 해석, 예술성, 무대 태도이다, 만점은 25점이고, 절대평가다. 이 대회는 전체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학내 경선
2단계: 시별 경선
3단계: 도별 경선
4단계: 전국 경선 (TV 중계)
5단계: 최종 입상자 TV 공연 (국립 오페라 극장)


참가자는 3단계까지 리투아니아 민요 1곡 + 자유 선곡 2곡을 불러 평가를 받는다. 4단계에서는 3곡중 10명의 심사위원들이 지정한 곡으로 텔레비전 무대에서 부른다.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는 딸아이 요가일래도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1월 중순 3단계 경선에서 성공해 4단계로 올라가게 되었다. 2012년에도 요가일래는 4단계 TV 경선에 참가했다.


* 2012년 TV 경선에 참가해 노래 부르는 요가일래

어제 일요일 요가일래는 4단계 TV 무대에 출연해 노래 부르는 동료 친구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송국을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오더니 3월 초순에 있을 자신의 TV 출연을 위해 열심히 노래를 연습했다. 이번에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노래는 다름 아닌 한국 동요 "반달"이다.



"이번에는 한국 노래가 선정되었으니 한복을 입고 노래해야겠네?"
"물론이지. 이제 맞는 한복도 있잖아."
"너 덕분에 한복과 한국 노래가 리투아니아 전국 방송을 타게 되었네."
"아빠, 기분 좋지?"
"당연하지. 노래 잘해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해라."
"고마워."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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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그라미

    요가일래 축하하고 3월에 좋은 결과있기를 바래요. 홧팅..

    2014.02.17 08:50 [ ADDR : EDIT/ DEL : REPLY ]
  2. blanche

    따님이 정말 예쁘고 재주가 많네요~ 자랑스러우시겠어요^^*

    2014.02.17 14:04 [ ADDR : EDIT/ DEL : REPLY ]
  3. 강헌구

    아~~~감동입니다. 더욱 훌륭하게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2014.02.17 23:40 [ ADDR : EDIT/ DEL : REPLY ]
  4. Sveka

    요가일래의 타고난 끼를 심사위원들이 못지나칠걸요? 울 이쁜 요가일래. 한국을 널리 알려줘서 고마워. 3월 벌써부터 기다려지네. ㅋ

    2014.02.19 06:52 [ ADDR : EDIT/ DEL : REPLY ]
  5. 정말 이쁘게 잘합니다!
    요가일래♥
    기쁩니다^^
    축하드려요***

    2014.02.19 08:13 [ ADDR : EDIT/ DEL : REPLY ]
  6. 정종필

    요가일레에게 한표 꾸~욱 했어요.

    2014.02.20 16:50 [ ADDR : EDIT/ DEL : REPLY ]
  7. 부럽네요^^

    2014.12.17 13:36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4.02.11 05:15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흔히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언제 클까"일 것이다.

엉엉 울어대는 아이에게서 "언제 커서 왜 우는지 스스로 말할 수 있을까?"
일일이 밥을 먹여주어야 하는 아이에게서 "언제 커서 스스로 숟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옷을 챙겨 입혀주어야 하는 아이에게서 "언제 커서 스스로 옷을 입을 수 있을까?"
머리를 빗겨 묶어주어야 하는 아이에게서 "언제 커서 스스로 머리 손질을 할 수 있을까?"
학교 입구까지 손잡고 등교시켜야 하는 아이에게서 "언제 커서 스스로 학교에 갈 수 있을까?"

자녀를 키우면서 접하는 이런 물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 둘씩 저절로 해결된다.
딸아이는 만 12살로 한국으로 치면 곧 초등학교 6학년을 졸업하고, 3월에 중학교에 입학할 나이다. 리투아니아는 초등학교가 4년제라서 중학교 2년생이다. 
    
최근까지 매주 금요일은 딸아이를 깨워 아침밥을 챙겨 주고 학교에 보내는 일을 맡았다. 늦은 밤까지 일하고 서너 시간 잔 후에 아침 7시에 일어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입에서 절로 나오는 질문이다.

"너는 언제 커서 스스로 아침밥을 챙겨 먹고 학교에 가나?"
"아빠도 힘들지? 아직 내가 어리니까 아빠가 도와줘야지."
"빨리 스스로 혼자 아침밥 챙겨 먹고 갈 수 있도록 하면 참 좋겠다."
"그래도 아빠가 깨워주고 아침밥을 준비해주면 좋잖아."

드디어 때가 왔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딸아이는 꼭 3일째 이를 반복했다. 한국에서 돌아온 지 아직 일주일이 채 안 된 지난 목요일 시차병으로 자명종없이 새벽에 일어났다. 일어나니 다섯시였다.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아 감기에 완쾌된 몸이 아직 아니지만 하루 일을 시작했다.

6시 20분 누군가 방문에서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깜짝 놀랐다. 딸아이가 교복을 입고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환영처럼 보였다. 딸아이는 아침 7시 10분경 깨워야 일어난다.

"네가 웬일이야?"
"아, 이제 혼자 일찍 일어나기로 했어."
"그래? 잘 했다. 씻고, 스스로 아침밥을 준비해봐라."
"알았어."

딸아이 아침밥은 사실 간단하다. 빵 두 조각에 버터를 바르고, 뜨거운 물에 코코아와 우유를 타는 것이다.

* '부모님, 이제 아침 늦게까지 편히 주무세요. 제가 알아서 아침밥 먹고 학교에 가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을 때까지 지난 12년 동안 딸아이는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았다.  

한국 부모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겠지만, 유럽인 자녀들은 이렇게 일정한 나이에 도달하면 스스로 밥을 챙겨 먹고 학교에 간다. 큰딸 마르티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혼자 챙겨 먹고 등교했다. 

아, 이렇게 해서 난생 처음 작은딸 요가일래는 2014년 2월 6일 스스로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 먹고 학교로 가기 시작했다. 아내와 나는 자명종을 맞춰놓고 딸아이를 깨우고 아침밥을 챙기는 일에서 마침내 해방된 셈이다. 자고 싶을 때까지 잘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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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모가 준비하든 아이가 준비하든 함께 하는 아침식사가 제일 즐겁습니다. ^^

    2014.02.11 07: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어머나 세상에!!!
    따님이 어쩜 이렇게 예쁘세요?
    정말 정말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고 사랑스럽네요.
    게다가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서 스스로 식사를 챙겨먹고 가다니...
    정말 기특하네요~

    2014.02.11 08:32 [ ADDR : EDIT/ DEL : REPLY ]
  3. 좋은 내용 이네용^^

    2014.02.15 15: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4.02.10 08:05

금요일 학교 수업을 마친 초등학교 6학년생 딸아이는 곧장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학교 친구 셋이서 시내 중심가에서 약 4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대형백화점으로 놀러갔다. 갈 때는 시내버스로 이동했고, 올 때는 일행 중 한 명의 어머니가 태워주었다. 이날 저녁 무렵 밖에서 손님을 만나 식사를 한 후 집으로 돌아와니 거실에서 매니큐어 냄새가 났다.  

"오늘 뭐 샀니?"
"이거 매니큐어 샀어."

"아빠가 벌써 여러 번 말했잖아. 손톱, 발톱도 숨을 쉬니까 매니큐어 바르지 마라고."
"알아. 이건 그냥 놀이야."

"그래도 안 했으면 좋겠다."
"내가 기쁘면 아빠도 기뻐야지. 나는 매니큐어 놀이하면 기뻐."

"너는 기쁘지만, 아빠는 안 기뻐. 아빠가 안 기쁜 일을 네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아빠 생각이다. 아빠가 여자가 아니니까 여자 마음을 몰라."

"아빠가 어른이니까 어른 하는 말을 좀 알아들으면 좋겠다."
"알았어. 지울게. 그리고 내가 이렇게 학교에 가는 것은 아니니까 너무 나무라지 마. 그냥 놀이야."

"그래. 너는 아직 어리니까 이런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마라."
"우리 반 여자들은 반 이상이 벌써 입술 화장, 눈 화장 하고 학교에 와."

"너는 아직 그렇게 하지 마."
"알았어."

여자가 아니니까 vs 어른이니까
"아빠는 여자가 아니니까 여자 마음을 몰라"라는 딸아이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딸아이를 키우는 동안 앞으로도 딸의 '여자가 아니니까' 주장과 아빠의 '어른이니까' 주장이 자주 충돌할 것이다. 


"너는 화장 하지 않아도 예쁘니까 있는 대로 그냥 살면 돼."
"아무리 예뻐도 더 예뻐지고 싶은 것이 여자 마음이야."
"그러면 그 마음을 없애버려."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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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hrtorwkwjsrj

    꾸밀줄 모르고 50 넘게 살았어요.
    요즘은 그렇게 산것이 좀 아쉽고 , 후회가 되기도 하고.....
    과하지만 않다면, 그나이에 맞는 경험들을 다 해보며, 행복도 느끼고 사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따님이 외모도, 마음도, 더 아름다워지는거 같아요.
    글을 읽으며 매번 , 나도 저런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답니다.

    2014.02.10 11:20 [ ADDR : EDIT/ DEL : REPLY ]
  2. ^^

    초등학생 맞나요? 예쁜 아가씨 같아요^^ 정말 예쁘네요~ 저도 여자라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는데 아버님 의견에 동의해요~ 아직은 안 꾸며도 그나이 그대로 자연스러움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해요~^^

    2014.02.10 14:46 [ ADDR : EDIT/ DEL : REPLY ]
  3. zefo

    피부가 숨쉬는건 당연하지만 손톱발톱 숨쉬는건 무리입니다..ㅎㅎ
    아직 어린 딸아이니 어느정도 자기통제를 위한 공부로
    약간의 제재는 해야겠지만, "하지 마"는 과하셨네요..^^
    성인이 된 아들 들만 있어서
    지금 누리시는 행복을 못 느껴봤네요.
    지금 처럼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요가일래가 너무 사랑스럽군요. 부럽습니다. ^^

    2014.02.10 17:49 [ ADDR : EDIT/ DEL : REPLY ]
  4. lim

    여자들은 저런 소소한거 하나에 스트레스가 풀려요 기분전환도 되고 자신감 up도 되고ㅋㅋ 가장 돈 적게 들이면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랍니다ㅋㅋ 딸 많이 이해해주세요ㅋㅋ

    2014.02.11 00:17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4.01.07 07:39

최근 아내가 모처럼 집을 비웠다. 지방 도시에 일이 있어 이틀 동안 집을 비웠다. 집에 남은 딸아이와 함께 밥때가 되어 무엇을 해먹을까 고민했다. 

"아빠가 뭘 해주면 좋겠니?"
"아빠, 우리 각자 알아서 먹자. 아빠는 아빠 좋아하는 거,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거."
"좋은 생각이다."

이렇게 한 끼는 쉽게 해결되었다. 어디 하루에 한 끼만 먹을 수 없는 일이다. 또 다시 밥때가 되었다. 배가 고픈 딸아이가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아빠, 우유가 없어! 달걀도 없어! 난 공부할테니까 아빠가 가게에 갔다와."
"그럼, 아빠가 사와야 할 물건들을 써봐라."
"알았어. 리투아니아어로? 영어로? 한국어로?"
"당연히 한국어지."
"어려워. 그래도 한번 써볼게."

이렇게 딸아이는 부엌에서 힘들게 쇼핑목록을 한글로 썼다.


게란         계란
오랜지     오렌지
굘           귤
팡           빵
옴뉴수     음료수

살펴보니 한글 표기의 어려움이 고스란힌 담겨져 있었다. 
에, 애  ('게'인지 '개'인지는 문맥이나 써여진 글자로 구별한다)  
파, 빠  (대부분 주변 유럽인들은 파와 빠를 구별하지 못한다)  
으 (대부분 유럽어는 이에 해당하는 철자가 없다)

"그래도 해바라기씨는 정확하게 썼네. 이젠 정말 더 열심히 한글책을 읽고 쓰는 공부를 해야겠다."
"맞아."


하지만 돌아서면 딸아이는 또 잊어버린다. 그래도 종종 이런 계기를 활용해 자극을 주면서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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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와

    요가일레를 위해서 잠깐 조언하자면 아버님께서 종종 써여진 이라고 쓴 글을 봤습니다 써여진이 아니고 쓰여진 입니다. 요가일레에게 잘 못 가르치실까봐 알려드려요.

    2014.01.07 19:19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 하지만 김형배 선생님에 따르면 "써진"이 맞다고 합니다. http://hanmalgeul.kr/?mid=study&listStyle=webzine&sort_index=readed_count&order_type=desc&page=8&document_srl=11218

      2014.01.07 20:56 신고 [ ADDR : EDIT/ DEL ]
  2. 제 남편이 "제" "재" "쟤" 발음을 구분 못해요. 제가 발음 하고 맞춰보라고 해면 그 차이가 들리지 않는대요. 저희 엄마에게는 제 발음이 확실하게 들리거든요. 만약을 대비해서 재차 확인을 했는데 남편 식구들은 경상도 사람이라서 그 구분이 없나봐요.

    쟤는 좀 힘드니까 제외하더라도 제 하고 재는 발음을 할 때 입 모양과 입속에서 혀의 위치가 다른데 그것도 못하더라고요. 한국사람인데도요. 일단 경상도라서 어렸을 때 부터 발음 구분이 잘 안들렸나 봐요. "경제 제재" 를 발음 하라고 하면 경제제제 라고 발음을 해서 훈련시키는 데 안되요.

    외국이니까 얼마나 더 힘들겠어요. 한국어를 듣는 기회조차 없으니 정확한 한국 발음을 들을 기회가 없으니까 많이 힘들어 할거에요.

    한정된 시간으로 한글까지 정확하게 배우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 만큼이라도 한국어 하는것이 얼마나 기특해요? 요가일래 대단합니다.

    2014.01.07 20:33 [ ADDR : EDIT/ DEL : REPLY ]
  3. 박진

    소녀상을 지켜주세요.

    https://petitions.whitehouse.gov/petition/please-protect-peace-monument-glendale-central-library/Zl0fHlLP

    여기가 링크이고, 백악관 사이트 서명 페이지입니다.
    서명 꼭 부탁해요!
    1. "create an account" 눌러
    2. 이메일, 내이름, 성, 다 적고 밑에
    3. challenge question 에 대한 답을 적으시면 됩니다.
    가입한 이메일에 보면, 비밀번호가 나옵니다.
    이메일적고, 백악관에서보내준 비밀번호 입력.

    2014.01.08 06:45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2.26 06:36

인사하는 법은 나라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때론 사람마다 다르다. 유럽에서 가장 흔한 방법은 악수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자주 보는 사람이나 처음 보는 사람이나 통상적으로 악수한다. 

친밀도가 있다면 악수하면서 볼에 한 번 입맞춤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볼에 입맞춤을 한다. 폴란드에 살 때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 서로 만나면 양볼뿐만 아니라 입술까지에도 입맞추는 경우를 자주 경험했다.

그렇다면 우리 식구는 어떻게 할까?
누가 집밖으로 나가거나 집으로 돌아오면 손을 들고 "안녕"이나 "잘 갔다와"라고 말한다. 때론 포옹한다. 

최근 초등학생 딸아이는 심심했는지 아빠와의 포옹법을 생각해냈다면서 보여주었다.


이에 따르면 네 번을 포옹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 체육시간에 자주 했던 몸푹기 동작 중 하나를 한다.  

"이건 좀 복잡하다."
"그래도 재미있잖아."

언젠가 아내는 신문기사에 읽었다면서 가족은 하루에 적어도 10번은 서로 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도해봤지만 작심삼일이었다.   


딸아이의 포옹법은 과연 얼마나 지속될까? 
하지만 하루에 이렇게 2번만 해도 아내가 말한 10번 포옹은 쉽게 이룰 수 있다. 

악수나 손짓보다 훨씬 길지만 이 포옹법으로 서로의 존재와 친밀감을 더 길게 느낄 수 있어 좋다. 앞으로 오래도록 이 포옹법으로 딸아이와 서로 인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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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가일레이쁩니다

    정말 너무 예쁩니다.. 요가일레가 리뚜에이니어에서 가장 이쁜 여자 중 한 명임이 틀림 없군요 ^^

    2013.12.29 05:21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2.23 06:00

며칠 전 성탄절을 맞아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딸이 집으로 돌아왔다. 가장 기뻐하는 이은 작은딸이다. 언니가 돌아왔으니까. 빌뉴스에 있는 큰딸 친구도 하나 둘 우리 집으로 찾아온다.

어제는 키가 훤칠한 여자친구가 찾아왔다. 그는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지금은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다. 여러 가지 대화 중 키 이야기가 나왔다.

"키가 얼마지?"
"170센티미터."
"큰 편인가?"
"리투아니아에서는 보통, 스페인에서는 큰 편."

그렇다면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평균키는 얼마일까?
2005년 측정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남자 평균키는 181센티미터, 여자 평균키는 168센티미터이다. 한편 한국 남자 평균키는 174센티미터, 여자 평균키는 161센티미터이다. 


아이가 자라는 집 어딘가에는 자라는 아이의 키를 표시하는 곳이 있을 법하다. 우리 집에는 딸아이 방문 벽에 있다. 작은딸은 이제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점점 크고 있지만, 아직까지 학급에서는 키가 작은 편이라 앞쪽에 앉는다.

"너는 키가 크고 싶어?"
"절대 아니야."
"왜?"
"키가 크면 남자 고르기가 힘들어."
"넌 아직 어리다. 그런 생각은 좀 안 어울린다."
"농담이야. 하지만 난 작은 편이면 좋겠어."

예전에 화제가 된 방송이 떠올랐다. 한 여성이 TV에 나와 180센티미터 남자는 루저(loser, 패자)가 말해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다. 키의 장단을 놓고 일방을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 하다. 옛 사람들은 신언서판, 즉 풍채, 언변, 문장과 판단으로 사람의 인격을 평했다. 이중 제일 중요한 것이 풍채가 아니라 판단이다. 정산종사는 그 판단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그 사람의 마음이라 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은 키에 만족하지 못해서 키를 높이는 깔창을 한다거나 수술하는 사람까지 있다고 한다. 이유가 좀 세속적이지만 딸아이는 키가 많이 크지 않기를 바란다. 


"아빠가 더 크나? 네가 더 크나?"
"물론 아빠지."
"땅에서 키를 재면 아빠가 크지. 그런데 말이야, 하늘에서 키를 재면 누가 더 크나?"
"그야 나지."
"혹시 누가 네보고 키 작다고 한다거나 네가 자신의 키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할 때 항상 그렇게 생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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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3.12.16 07:09

12월 우리 집에서 제일 바쁜 식구는 바로 딸아이 요가일래다. 음악학교 공연 때문이다. 벌써 이번 달만해도 네 차례나 노래 공연했다. 

13일 금요일 음악학교 전체 연말 연주회가 열렸다. 다양한 전공 학생들 중 선발 경연을 통해 무대에 올린다. 올해 요가일래는 플루트, 피아노, 북, 실로폰의 반주에 따라 한국 동요 "반달"을 불렀다. 반주하는 학생들이 어려서 서로 맞추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대한 칭찬은 많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분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한마디했다. 
"오늘은 서로 좀 잘 안 맞은 것 같더라. 네 목소리도 좀 약하고......"
"알아. 웬지 알아?"
"오늘이 2013년 12월 13일 금요일이라서 그래. 하하하."



다음날 토요일 이번에는 가톨릭 성당에서 열린 공연회에서 또 다시 한국 동요 "반달"을 불렀다. 



변성기에 있다는 딸아이
별탈없이 잘 넘겨서 고운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길 바란다. 딸아이가 다음에 부를 한국 노래를 이번 주말에 인터넷과 노래책에서 찾아보았으나 리투아니아인 아내 마음을 확 사로잡는 노래를 찾지 못했다. [만 12살-14살 여자 어린이가 부르기에 적합한 한국 노래 추천해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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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수십년 전이었지만 추석 등의 날에는 한복을 입었답니다.
    교수님이나 학생들이 많이 신기해했죠.
    그것도 남자 한복이었으니까요.

    좋은 날, 좋은 한 주 맞이하세요.

    2013.12.16 10:34 [ ADDR : EDIT/ DEL : REPLY ]
  2. 가슴이 뭉클~ 해 집니다!
    우리 아이도 한복 하나 해줘야겠어요 ㅋㅋ

    2013.12.16 11:43 [ ADDR : EDIT/ DEL : REPLY ]
  3. Sujin

    아래의 곡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맑고 깨끗한 요가일래 음색을 잘 살려줄 수 있는 것들로 골라봤어요. 이미 찾아보신 것들도 포함됐으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1,2번 강추! 나머지도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동요들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 중에서 맘에 드는 게 나왔으면 좋겠네요. 또 생각나는 노래가 있으면 알려 드릴게요. 그럼 Best of Luck! 요가일래 화이팅!

    1. 그리운 언덕 (내고향 가고싶다) 2. 파란마음 하얀마음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 3. 과수원길 (동구밖 과수원길)
    4. 섬집아기 5. 산바람 강바람 6. 오빠생각 7. 겨울나무 8. 꽃밭에서 9. 나뭇잎배 10. 아빠생각 11. 구두발자국

    2013.12.16 12:08 [ ADDR : EDIT/ DEL : REPLY ]
  4. Sujin

    앗, 또하나 추가요.
    따오기(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 Youtube에서 찾아 보세요.

    2013.12.16 12:34 [ ADDR : EDIT/ DEL : REPLY ]
  5. 고향땅 (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빠와 크레파스
    바위섬(동요는 아니지만)

    2013.12.16 19:56 [ ADDR : EDIT/ DEL : REPLY ]
  6. 노래추천

    노을 어떠신지... 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에~~~`
    꼭 동요여만 하지 않다면 네모의 꿈 추천합니다.

    2013.12.18 00:54 [ ADDR : EDIT/ DEL : REPLY ]
  7. 데데린즈

    맨날 눈팅만 하다가 글남겨요 화이팅~~~~~~^^

    2013.12.22 23:22 [ ADDR : EDIT/ DEL : REPLY ]
  8. 김태희

    별과꽃, 파란 색종이

    2014.04.03 22:11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2.13 06:00

이제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1년 중 자녀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간이다. 바로 산타 할아버지가 가져다줄 선물 때문이다. 자녀들은 지난 한 해를 반성하고 자기 원하는 선물을 부탁하는 편지를 쓴다. 그리고 이 편지를 크리스마스추리에 놓는다.

먼저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주기 영상을 소개한다. 캐나다 항공회사 Westjet이 자신의 승객들에게 실시간에 선물을 주는 장면이다.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과 대화를 통해 받고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알아냈다. 승객들이 도착할 공항으로 그 선물을 배송한다. 승객들은 수하물 찾는 곳에서 깜짝 선물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감동이자 기적이다. 이처럼 유럽의 사람들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이제 막 만 12살이 되었다. 여전히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철석같이 믿고 있다. 나이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다. 

어렸을 때에는 카드에 편지를 써서 봉투에 넣어 봉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냥 하얀 종이에 편지를 써서 산타 할아버지가 쉽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어렸을 때에는 원하는 선물을 꼭 한 가지로 기입했지만, 올해는 여러 가지다. 다 받으면 좋겠지만, 욕심이 많다고 하나도 안 줄 수가 있으니까 일단 여러 가지로 적어놓고 산타 할아버지가 선택해서 하나만 주시도록 했다.   

* 우리 집 크리스마스추리와 산타 할아버지께 쓴 요가일래의 편지

편지 번역본:
산타 할아버지 
올해 저는 너무 좋지 않고, 너무 나쁘지도 않았어요. 한마디로 보통이었습니다. 아마도 다음해에는 허리띠를 조금 더 조아야겠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선물과 좋은 한 해를 보내게 된 것에 감사드립니다.
아래 말할 몇몇 선물 중 무엇이 저에게 가장 유익하고 저를 가장 기쁘게  할 것인지는 할아버지께서 선택해주세요.

첫 번째는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새로운 앨범 "Midnight Memories"
두 번째는 파란색 책가방 "CONVERSE" 
세 번째는 원디렉션(One Direction) 향수 "Our Moment": 이 향수는  "Drogas"나 "Eurokos" 가게에서 살 수가 있어요.

할아버지께서 알다시피 제 부모님은 제가 원디렉션을 이렇게 좋아하는 건 약간 바보스러운 짓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들은 제가 얼마나 이 남자들을 좋아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해요. 그들의 음악과 존재만이 저를 행복하게 해줘요.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원디렉션 "FANGIRLINTI"(팬걸되기)가 참 좋아요. 이는 이 남자들에 열광한다는 뜻이에요. 그들이 정말 내 마음에 들고, 저는 제 생각을 결코 바뀌지 않을 거예요. 원디렉션은 제게 하느님입니다. 끝으로 저에게 행복, 건강, 좋은 성적, 성취, 자기신뢰를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선물 한 가지만 고집하지 않고 여러 가지로 나열해 산타 할아버지가 형편에 따라 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마음에 든다. 한편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딸아이의 믿음이 더욱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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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10살 때까지 산타가 실존한다고 믿었는데, 친구들하고도 무지 싸우고 놀림을 당했죠.
    이브날 밤에 안자려고 노력했는데, 언제나 실패했었지요.

    날씨가 춥습니다. 건강 유의하세요.
    좋은 날, 좋은 하루되세요!~~

    2013.12.13 06:18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2.09 07:42

블로그를 통해 익히 알려졌듯이 딸아이 요가일래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고 있다. "나중에 뭐가 되고 싶어?"라고 물으면 대답은 한결 같이 "가수"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노래 연습에 노력을 크게 기울이지 않고 있다. 

"왜 열심히 안 하니?"
"나 변성기야."

변성기라는 말에 선생님도 우리도 크게 재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학교이니 노래 경연 대회가 있기 마련이다. 남들보다는 좀 나은 성적을 원하면서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


2년마다 리투아니아에는 가장 권위있는 전국 학생 노래 경연 대회(다이누 다이넬레, Dainų dainelė, 직역하면 '노래 중 한 곡')가 개최된다. 2012년 이어 2014년 봄에 열린다. 이번 12월에는 이 대회 본선 진출자를 뽑기 위해서 두 차례 경연이 열렸다. 
1단계: 학내 경선
2단계: 시별 경선
3단계: 도별 경선
4단계: 전국 경선 (TV 생중계)
5단계: 최종입상자 공연 (국립 오페라 극장) 

즉 학내 경선과 시별 경선이 끝났다. 12월 7일 시별 경선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요가일래도 참가했다. 11살부터 14살까지 연령대에 속한다. 막 12살이 된 터라 나이가 더 많은 학생들과 겨루기에는 사실 버겹다. 목소리가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본선까지는 마이크 없이 노래해야 한다. 

세 곡을 준비했다. 리투아니아 노래 1곡, 한국 노래 1곡, 스웨덴 영어 노래 1곡. 경연 규정은 가급적 리투아니아어 노래를 추천한다. 이번에는 워낙 참가자가 많아서 3곡에서 2곡으로 줄었다. 요가일래는 한국 노래 반달, 스웨덴 랩소디를 선택했다. 

들어보니 무난하게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다 부르고 대회장 밖으로 나온 딸아이는 표정이 몹시 상기되어 있었다.

"심사위원들이 내가 노래하는 데 모두 미소를 띄었어. 나 또 노래를 부르고 싶어. 나 이길거야."
"그래. 자신감이 중요하지. 노래를 잘 부르니까 좋잖아.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해라."

하지만 속으로 걱정이 앞섰다. 혹시나 이번 단계에서 떨어지면 딸아이가 받을 충격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늘 잘 했다. 하지만 경쟁이 너무 심하고, 또 네가 변성기고, 노래도 리투아니아어가 아니고 한국어와 영어이니까 안 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자."라고 말했다.

일요일 늦은 저녁 음악 선생님으로부터 "요가일래가 2단계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서 3단계에 오르게 되었다"라는 반가운 소식을 받았다. 

"내가 합격한 것이 반달 노래 때문일까? 스웨덴 랩소디 때문일까?"
"만약 반달이라면 3단계에서 표정이 더 풍부하게 노래를 해야겠다."


이렇게 말한 후 요가일래는 유튜브를 통해 이선희가 부르는 반달 노래에 따라 열심히 표정과 손짓을 연습했다. 한편 요가일래는 오는 금요일 학교 전체 연말 연주회에서 한복을 입고 반달 노래를 부른다. 이번 결과로 무엇보다도 노래를 더 잘해야겠다라는 동기를 다지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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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낙기

    감동입니다. 노래솜씨도 대단하고 발음은 완벽해 우리말을 잘하니봐요. 축하합니다.초유스님은 한국을 알리는 리토비아주재한국대사라 하겠네요.

    2013.12.09 09:27 [ ADDR : EDIT/ DEL : REPLY ]
  2. Florence

    노래를 정말 잘 부르네요. 목소리가 정말로 고와요.

    남편이 경상도 영천사람인데 저희 남편 특유의 발음 (서쪽을 스쪽으로 발음하는 것 등 몇 가지)이 들리네요. 경상도 발음도 유전되나봐요. ㅋㅋㅋㅋ

    2013.12.10 17:59 [ ADDR : EDIT/ DEL : REPLY ]
    • 안 그래도 노래 끝나고 "스"를 지적했어요. "스쪽"이 아니라 "서쪽"이라고.... ㅎㅎㅎ

      2013.12.10 18:29 신고 [ ADDR : EDIT/ DEL ]
  3. 화이트

    목소리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군요. 아름다운 따님을 두셨네요~~

    2013.12.12 20:02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1.29 06:17

사람마다 습관이 다르다. 도서를 구입하면 속표지에 이름과 구입날자를 적는다. 혹시나 분실할 때 누구에게 돌려줘야 할 지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작은 희망도 담겨져 있다. 뒷표지에는 완독한 날짜를 적어놓는다.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이번 여름에 가족으로부터 스마트폰을 선물받았다. 스마트폰은 값이 비싸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여러 정보가 소중하다. 누구나 이를 분실하지 않으려고 주의하지만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른다. 만약을 위해 나도 내 명함을 스마트폰 뒷면에 끼어놓았다. 

어느날 아내가 이를 보더니 한마디했다.
"정말 보기 안 좋다. (고급스러운) 스마트폰에 (큼직한) 명함이 정말 안 어울린다. 유치하다. 없애!"

옆에 있던 초등학교 6학년생 딸아이도 반응했다.
"엄마는 참. 이건 정말 좋은 생각이야. 누가 발견하면 쉽게 찾아줄 수 있잖아. 아빠는 천재야!"

스마트폰에 끼어놓은 명함에 아내와 딸은 이렇게 극명하게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 민주주의 표 대결로 2 대 1이니 명함을 그대로 끼어놓자."

최근 딸아이가 자기 방에서 혼자 열심히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궁금했다.


"너 뭐하니?"
"꼬리표를 만들고 있어."
"왜 만드는데?"
"혹시 잃어버리면 누가 찾아줄 수 있잖아. 우리 학교에서는 아무도 이렇게 하지 않아. 내가 혼자야."


이렇게 딸아이는 필통 속에 있는 볼펜과 연필에 이름과 학급을 기재한 꼬리표를 붙였다.

"아빠도 어렸을 때 이렇게 했는데. 네가 어떻게 알았지?"
"아빠, 내가 아빠를 닮으니 기분 좋지?"
"그래. 친구에게 빌려줘도 나중에 쉽게 돌려받을 수 있겠다."
"맞아."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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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심히 일하시는 흔적이 보이네요~

    2013.11.29 06: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애고!~~ 저렇게 섬세하게 사랑하시네요.

    2013.11.29 06:49 [ ADDR : EDIT/ DEL : REPLY ]
  3. 박진

    딸내미 때문에 왠지 뿌듯하면서 가슴이 먹먹하지요?
    그 마음이 읽힘니다.
    역시 내자식이란 기분...
    이쁘지..영특하지..나닮았지..
    어찌 딸내미가 사랑스럽지 않을수가 있으리오!!!

    2013.11.29 09:05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1.26 06:11

어제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아파트 입구에서 코드를 누르는 소리가 들렀다. 보통 이 소리에에 우리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딸아이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린다. 발걸음이 빠르면 딸아이가 기분이 좋고, 발걸음이 느리면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기다린다.

그런데 어제는 평소보다 훨씬 더 늦었다. 계단으로 올라오면서 친구에게 문자 쪽지를 보냈다고 했다. 딸아이가 학교에 있는 오전에 벌써 인터넷으로 영어 시험성적 결과를 알게 되었다.

"축하해. 영어는 만점(10점)을 받았더라."
"고마워. 그런데 지리는 9점을 받았어. 괜찮아. 9점도 좋아."
"그래. 아빠는 학교 다닐 때 지리를 잘했어. 너도 잘할 거야. 조그만 더 힘내. 아빠가 뭐 해줄까? 라면?"
"라면? 정말로?"

라면은 딸아이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이다. 라면이 건강에 별로 좋지 않다고 해서 자주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딸아이는 좋아하면서도 정말 아빠가 해줄까라고 물음표를 달았다.

보통 라면 한 봉지를 끓이면 물을 조금 넉넉하게 해서 딸에게 듬뿍 주고 찌꺼기는 내가 밥을 말아서 먹곤한다. 그런데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배고플 것 같아서 끓인 라면 전부 다 그릇에 담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딸아이가 말했다.

"아빠도 먹어야지."
"아니야. 난 됐어."
"아빠도 먹고 싶잖아."
"아니야. 오늘은 네가 다 먹어."
"아니야, 내가 이렇게 들어줄게."
"아니야, 됐어. 네가 다 먹을 수 있잖아."
"아니야, 아빠도 먹어야지."
"아니야, 네가 다 먹어."

이렇게 몇 차례 서로 우기다가 결국은 딸아이가 졌다.


"사실은 내가 다 먹을 수 있는데 아빠도 먹고 싶으니까 내가 주고 싶었어."
"그래. 항상 내가 조금 덜 먹어라도 남을 배려하는 예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
"아빠가 늘 마음이 예뻐야 된다고 말했잖아."
"그렇지. 나중에는 내 마음이 예쁘다는 것마저도 잊어야 돼."

라면 한 그릇을 다 먹은 딸아이 왈: "아빠, 나 다 먹었어. 정말 맛있었어. 고마워~~~"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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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라면 한그릇으로 부녀가 정을 나누셨네요~^^

    2013.11.26 16:58 [ ADDR : EDIT/ DEL : REPLY ]
  2. 박천일

    요가일래.얼굴만큼 마음도 예쁘네요^^ 우린 부자끼리 라면 같이먹으면서도 싸우는데..ㅎㅎ 둘이서 신라면 3개는 끓여야 한답니다.

    2013.11.26 19:14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1.23 08:08

금요일은 초등학교 딸아이가 학교에 가기 전 준비를 도와주는 날이다.

"아빠, 나 오늘 집에 늦게 올 거야."
"왜?"
"친구들하고 같이 시내로 놀러 가기로 했어."

학년이 높아갈 수록 특히 6학년생이 된 후부터는 집에 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진다. 예전에는 학교 마지막 수업이 끝난 후 20분 안에 꼬박꼬박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딸아이에게 보내는 쪽지의 대부분 내용이 아래와 같다. 빨리 집에 와야지......


금요일이라 친구들과 시내 중심가로 가서 감자튀김과 햄버거도 사먹고 놀다가 오겠다고 한다.

"그러면 먼저 집에 와서 책가방을 놓고 가. 무겁잖아."
"아니야, 오늘은 내가 가방을 가볍게 했어. 한번 들어봐."
"그래도 집에 놓고 놀러 가."
"아니야. 친구들도 다 책가방을 가지고 가."
"우리 집 옆을 지나가야 시내 중심가로 갈 수 있잖아."
"책가방 안에 지갑도 있어."
"책가방 안에 지갑을 넣어두면 위험하잖아."
"아빠, 내 친구들 도둑이 아니야."

이 말에 "그럼, 알았다. 너 편한 대로 해."라고 대화를 끝냈다. 

30-40여년 전 학교 다닐 때 종종 누군가 책가방 속에 넣어둔 물건을 잊어버려 훔친 이가 나올 때까지 학급 전체가 책상 위에 올라가 무릎 꿇고 벌을 선 적이 떠올랐다.

딸아이의 믿음대로 요즈음 그런 일들이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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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천일

    요가일래랑 우리 아들래미랑 비슷한 나이(중1 2000/12/20생)라 대화에 공감이 가네요^^ 사춘기인지 반항도 가끔 보이구요.. 그리고 딸래미들이 거기나 여기 한국에서나 말이 좀 남자애들보다는 빠른 편이죠^^늘 글 잘 읽고 있습니다.한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여긴 부산입니다.

    2013.11.23 12:25 [ ADDR : EDIT/ DEL : REPLY ]
    • 반갑습니다. 자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발트 3국은 화려한 관광지는 없지만 하늘, 들, 숲, 초원, 호수가 잘 조화된 곳입니다. 여행하기에는 6-7월이 좋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3.11.23 17:35 신고 [ ADDR : EDIT/ DEL ]

요가일래2013.11.18 06:37

금요일!
일주일 중 딱 한번 학교에 가는 초등학교 6학년생 딸아이를 지켜보는 날이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아내가 맡는다. 금요일 하루만이라도 늦잠을 자고 싶어하는 아내가 결정한 사항이다. 

7시에 일어나 물을 끓여 코코아를 차를 만든다. 빵에 버터를 바른다. 학교에 가져갈 샌드위치를 준비한다. 이날따라 러시아에서 손님이 와서 아침상을 준비하느라 혼자 바빴다.  

등교하려고 집을 나서는 딸아이를 보니 색달랐다. 창이 달린 모자를 가져갔다.

"이건 왜?"
"오늘 학교에 춤파티가 있어."

그리고 얼굴을 내민다. 

"아빠, 어때?"
"향수 냄새네. 초등 학생이 뿌리면 안 돼지."
"괜찮아. 조금 뿌렸어." 
"그런데 아직 남자들하고 춤추지 마."
"아빠는 나를 벌써 큰 사람으로 생각해? 아니야, 아직 어려. 우리 여자들끼리만 춤출 거야."


알고보니 이날 학예발표회가 있었다. 저녁 6시까지 8학년생들이 주도하여 재미난 놀이와 춤 행사가 이루어졌다. 

여긴 오후 4시면 어두워진다. 6시에 행사를 마치자 딸아이는 어두운 길에 혼자 오니까 학교까지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했다. 가야지... ㅎㅎ

그런데 남자 반친구와 함께 왔다. 올 필요가 없다고 쪽지를 보냈는데 읽어보지 못했다. 딸아이의 가방이 참 무거워보였다. 

"가방 줘. 아빠가 들고 갈게."
"아니야. 학생은 가방을 들어야 예뻐."


이날 학예회에서 친구들이 공연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공연 후 남자들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고 한다. "학생은 가방을 들어야 예뻐"라는 딸아이의 말이 귓가에 여전히 맴돈다. 이를 통해 학생이 자기 가방을 자기가 들듯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자기가 맡은 직분을 충실히 이행하면 좋겠다로 확대해석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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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F

    큰 사람이 아니라지만 말하는걸 보니 어른 다됐네요. 조만간 멋진 남자랑 춤출 날이 곧 올 것 같네요.

    2013.11.18 13:08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1.12 07:36

우리 집 상주 식구는 세 사람이다. 그런데 세 사람이 다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주말뿐이다. 직장과 학교 등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생 딸아이는 아침 7시 10분에 일어나 40분에 학교에 간다. 금요일을 제외하고 아내가 일어나서 아침 식사와 차를 준비한다. 딸아아는 6시간 혹은 7시간 수업을 마치고 보통 오후 2시나 3시쯤 집에 돌아온다.  

아내는 월, 수, 목 오후 1시에 직장으로 가서 오후 7시에 돌아온다. 나는 화요일과 목요일 대학교 한국어 강의를 빼고는 대부분 집에 있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 점심을 챙기고 음악학교로 보내는 일은 내 몫이다. 그래서 우리 집은 아무리 다른 일로 바쁘더라도 주말에는 식탁에 앉아서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

이번 일요일 식탁에 앉았는데 딸아이가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아빠, 왜 내가 한국 사람인 줄 알아?"
"당연하지. 아빠가 한국 사람이니까."
"그거 말고. 다른 것?"
"뭘까?"
"한번 봐. 내가 어떻게 앉아있는 지."


딸아이는 학교에서도 유일하게 이렇게 앉는다고 말했다. 이 앉는 자세가 바로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구별시켜주고 한국 사람임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두 다리를 의자에 놓고 한 쪽 다리를 올려서 앉는 것이다. 그 다리의 무릎에 팔꿈치를 얹는 자세이다. 

"왜 그 자세가 한국 사람 것이라고 생각해?"
"한국에 있을 때 많이 봤어. 여기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아."
"그러면 네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또 증명해봐."
"난 김치도 먹고, 라면도 정말 좋아하고, 미역국, 김밥. 불고기, 배, 대추, 감, 석류 등을 잘 먹잖아."
"그건 한국 사람이 아니라도 잘 먹을 수 있잖아."
"아니야, 내 친구들은 못 먹어."
"네가 스스로 한국 사람이다는 것을 느끼는 것 자체가 좋아.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한국말을 할 수 있잖아. 앞으로는 말뿐만 아니라 글도 알아야 돼. 오늘은 반드시 한국어 책을 베껴쓴다. 알았지?"
"예, 아버님. 사랑해요."

비록 한국에 살지 않고 또한 반쪽이지만, 일상 생활에서 이렇게 자신이 왜 한국 사람인 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확인해보는 딸아이가 너무 고맙고 기특하다. 

아래는 리투아니아 빌뉴스 옛시청 건물에서 딸아이가 한국의 가을 노래 - 노을을 부르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벌써 단풍잎이 다 떨어지고, 이제 첫눈을 기다리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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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국에서는 저렇게 앉는 자세를 하지 않나봐요~ㅎㅎ 따님이 너무 귀엽네용^^

    2013.11.13 09:22 [ ADDR : EDIT/ DEL : REPLY ]
  2.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ㅋㅋㅋㅋ 저 자세! ㅋㅋㅋㅋ 저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같은 생각을 했네요^^ㅋ

    2013.11.13 09:50 [ ADDR : EDIT/ DEL : REPLY ]
  3. 저 자세를 우리만 하나보네용ㅎㅎ 노래부르는 모습도 생각하는 것도 넘 예쁘네요 ㅎㅎ

    2013.11.13 10:59 [ ADDR : EDIT/ DEL : REPLY ]
  4. 비밀댓글입니다

    2013.11.21 22:43 [ ADDR : EDIT/ DEL : REPLY ]
  5. 몇 년전 요가일레의 반달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때는 요가일레가 고려인일거라 생각이 들어 우리의 아픈 역사로 인해 마음이 많이 아팠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사연을 자세히 알게 되었네요
    한국 TV에서도 요가일레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되네요.
    응원합니다.

    2016.06.17 22:25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1.06 06:51

어제 11월 5일 딸아이가 만 12살이 되었다. 같은 띠를 만나는 뜻깊은 생일이라 다른 해와는 좀 다르게 축하해주고 싶었다. 가까운 친구들뿐만 아니라 같은 도시에 사는 일가 친척도 초대하기로 했다. 보통 생일 행사는 선물과 친구 초대였다. 


딸아이가 학교에 간 사이 아내는 역할 분담을 제안했다. 나는 12개의 풍선을 불어서 거실에 주렁주렁 매다는 것이었다. 공기를 넣는 도구가 있어서 힘은 덜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학교에 돌아온 딸아이가 말했다.

"아빠, 저 풍선 누가 매달었어?"
"내가."
"정말 고개 아파겠다."


천장을 향해 고개를 쳐들면서 풍선 12개를 매다는 일이 딸아이에겐 아주 어려운 일로 비쳐졌다. 바닥에서 풍선을 실로 묶어서 걸기만 했는데 말이다. 진실은 말하지 않았다. ㅎㅎㅎ 

자, 그럼 아내의 일은 무엇이었을까?

딸아이의 침대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딸아이가 가지고 놀았던 인형들을 모두 올려놓았다. 딸아이는 자기가 애주중지 사용하던 물건들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인형들을 상자 세 개에 다 담아놓았다. 


아내는 딸아이가 이제 12살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더 더욱 인형하고 놀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상자에서 인형 모두를 꺼내 전시했다. 마치 인형들이 그 동안 놀아준 데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동시에 생일을 축하케했다. 앞에는 긴 풍선을 놓았다. 풍선에는 한국어. 리투아니아어, 영어, 에스페란토 4개 언어로 "생일 축하해요"라고 썼다. 


학교에서 돌아와 자기 방에 들어온 딸아이의 반응은 그야말로 환상적었다. 엄마의 깜짝 축하에 기분이 최고였다. 

풍선을 불어 매달고, 미역국을 끓이고, 여러 음식을 요리하고, 손님들을 접대하는 데 하루 종일을 보냈다. 특히 아내의 인형 축하 발상은 최고였다. 인형들이 축하하면서 "이젠 어린 시절은 안녕!"이라는 암시를 하는 듯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딸아이는 행복한 생일을 보냈을 것이라 믿는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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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3.11.04 06:33

이 블로그를 시작한 날인 11월 22일이 오면 꼭 만 6년이다. 종종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 딸아이는 내일이면 만 12살이 된다.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생일이니 선물이 필요하다. 선물를 주는 일은 쉽지만, 선물을 선택하는 일은 참 어렵다.

어느 정도로 해야 적당하고, 무슨 선물을 해야 받는 사람이 좋아할까...... 

딸아이 친구들은 지난 주말 "무슨 선물을 원하니?"라고 문자로 딸에게 물어왔다. 이에 딸아이는 "딱히 필요한 것은 없지만, 네 마음이 원하는대로 해."라고 답했다.

며칠 전 대학생인 큰딸 친구가 생일을 맞았다. 두 친구가 축하하기 위해 기발한 생일 선물을 준비했다. 생일을 맞은 친구가 곧 프랑스 파리로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이다. 그래서 이들은 상자 표면에 색종이로 프랑스 국기를 장식했다. 


그리고 상자 안에 치즈, 프랑스를 상징하는 바게트빵과 프랑스산 포도주를 넣었다. 재치있는 이들의 선물 선택에 우리 식구들은 박수를 보냈다. 

자, 이제 그렇다면 딸에게 무슨 선물을 해줄까? 1년 중 딸아이가 부모로부터 선물을 기다리는 날은 딱 두 날이다. 성탄절과 생일이다. 성탄절에는 산타할아버지에게 원하는 선물을 편지로 부탁한다. 생일에는 미리 가지고 싶은 물건을 부모에게 부탁한다. 

"올해는 무슨 선물을 받고 싶니?"
"당연히 스마트폰이지."
"너무 비싸잖아. 왜 스마트폰이데?"
"화면이 크고, 인터넷도 할 수 있고, 또 아빠에게 한글로 쪽지도 보낼 수 있고......"
"이유가 참 많다. 학급 친구들도 가지고 있나?"
"있지. 많지는 않지만 가지고 있어."
"나중에 사면 안 될까?"
"한 해라도 빨리 카카오톡으로 아빠하고 한글로 쪽지 보내기를 하고 싶어."

모태부터 지금까지 딸아이와는 한국어로 대화한다. 가끔 보내는 문자도 로마자를 이용해 한국어로 주고 받는다. 그런데 영~ 엉망이다.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아래는 딸아이와 최근 주고 받은 문자 쪽지이다. 


한국어 철자에 맞게 정리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신데랄라 좀 써 오늘은."
"어디에 있어?"
"일어났니? 우리가 리나 묘에 있다."
"내가 집에 혼자 있어?"
"아니. 빌류스도 있지."
"아~. 빨리 집에 와."
"알았다. 물고기 먹어라. 그런데 조심. 뼈가 있을 수 있다."
"내가 또 잘거야. 안녕."

물론 횟수는 많지 않겠지만, 편하게 한글로 쪽지를 보내고 싶다는 딸아이의 말에 "아, 그래 이제는 사줘야겠네."라고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딸아이가 얼마나 정확하게 한글로 문자를 쓸 지 궁금하다. 스마트폰 덕분에 딸아이가 말하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쓰는 한국어에도 조금씩 익숙하게 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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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광만

    정말 초유스님 글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 행복해보이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2013.11.04 21:39 [ ADDR : EDIT/ DEL : REPLY ]
  2. 박천일

    드뎌 초유스님도 요가일래의 꾐에 빠지셨내요^^
    기분좋은 꾐이죠..ㅎㅎ
    울꼬맹이도 중학교 1학년인데 스마트폰이 없는 애들이 없다네요...
    그제 공부를 하도 안하길래 한달동안 폰을 정지 시켰읍니다.
    아마 요가일래는 그럴일이 없겠죠??^^

    2013.11.04 22:42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10.01 06:00

리투아니아인 아내 쪽으로 친척이 한 명 있다. 리투아니아 여자인데 이집트 남자와 결혼했다. 서로 열렬히 사랑할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은 지금 3살된 아주 예쁜 딸을 두고 있다.

생김으로는 리투아니아인보다 이집트인에 더 가깝다. 아이가 점점 자라감에 따라 특히 외할머니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고, 이해할 만하다. 

리투아니아는 다민족 사회이다. 특히 60여만명 인구 빌뉴스는 리투아니아인이 57.8%이다. 하지만 서유럽 도시에 비해 다른 인종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가면 생김새 때문에 귀여운 손녀가 겪을 마음 고생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물론 이것이 기우에 그칠 수도 있다. 

외할머니는 이들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떠나 영국 런던 등지에서 손녀를 키우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런던에도 차별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리투아니아에서처럼 군계일학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내로부터 이 얘기를 전해듣고, 함께 있던 초등학교 6학년생 딸에게 물어보았다. 

"네 학교에서 아빠가 유럽인이 아니라고 학생들이 뭐라고 안 해? 너를 놀린다거나 따돌린다거나"
"아니. 그런 것이 없어."
"그래도 뭐랄까 너를 다르게 본다거나"
"아, 1학년부터 쭉 같이 다닌 학생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어, 그런데 전학온 학생들이 종종 뭐라고 해."
"뭐라고?"
"나를 중국애라고 부른다거나, 눈이 좁은 아이라든가."
"그러면 너는 어떻게 반응하는데?"
"간단해. '안녕!'이라고 말하고 그냥 내 일을 계속해."
"마음이 좀 이상하거나 아프지 않아?"
"전혀. 안 그래." 

학교에서 밝게 생활하는 딸아이가 기특했다. 며칠 전 딸아이가 학급에서 하는 재미난 놀이를 소개했다. 점점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고, 30명인 학급 내에서 친한 친구들끼리만 어울리게 되는 때이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이 놀이를 생각해냈다.

매주 한 번씩 각자가 다른 학급생 1명의 이름을 쓴 쪽지를 바구니에 넣는다.
매주 이름은 달라야 한다.
쪽지를 꺼낸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이름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
일주일 동안 쪽지의 학생에게 아무도 심지어 그 학생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좋은 일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관심을 가져준다거나, 칭찬을 한다거나, 학업을 도와준다거나 과자를 준다거나......

매주 돌아가니 그 동안 서먹했던 학급생과도 서로 좀 더 알게 된다. 이 방법을 학생들이 잘 활용한다면 학급 내 따돌림은 없거나 줄어들 듯하다.

딸아이는 잠자기 전에 책가방에 한국에서 보내준 사탕을 12개 넣었다. 쪽지에 적힌 학생에게도 주고, 또 그 친구에게만 주면 눈치채니까 다른 학생들에게도 주려고 12개나 챙겼다. 


"비싼 항공료 주고 한국에서 보내온 사탕인데 너무 많이 가져 간다. 조금만?"
"괜찮아. 있을 때 주는 거야."
"그래, 모두와 즐겁게 지내라. 그래야 학교 가는 재미가 있지."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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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님이 멋지군요. "있을 때 주는거야." 넉넉한 마음씨가 얼굴만큼이나 예쁩니다. 학교에서도 인기 많겠어요. ^^

    2013.10.12 07: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09.24 07:11

딸아이가 자람에 따라 방 벽면이 포스터나 사진으로 장식이 되고 있다. 더 어렸을 때에는 텅 비어 있었는데 만 10살 때부터 가수들 사진이 붙여져 있다. 강남스타일이 한창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을 때에는 싸이 포스터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 여름부터 딸아이의 우상이 바꿨다. 새로운 우상은 원 디렉션(One Direction)이다. 나도 이때 처음 알았다. 영국인 리암 페인, 제일 말리크, 해리 스타일스, 루이 톰림슨과 아일랜드인 나일 호란으로 구성된 5인조 남성 밴드이다. 


아직 개봉되지도 않았던 기록 영화 "One Direction: This is us"를 보겠다고 난리를 쳐서 한 달 전에 표를 사기도 했다. 영화를 본 이후 원 디렉션에 홀딱 빠졌다. 그 후 방 네 벽면이 원 디렉션 포스터로 채워졌다. 잘 때 머리 쪽이 있는 벽면에도, 책상 앞 벽면에도, 전등 스위치가 있는 방문 벽면에도, 방문 벽 반대편 벽면에도, 심지어 책상 위에도 원 디렉션이다. 원 디렉션에 너무 집착하는 듯해서 걱정스럽다.


"아빠, 난 원디렉션하고 결혼할 거야."
"정말? 옛날에는 한국 사람하고 결혼한다고 했잖아."
"그건 옛날이지."
"아직 어린 데 벌써 결혼할 생각하면 너무 빠르다."
"친구들도 벌써 정했어."
"아빠, 저기 원 디렉션 중에 누가 제일 잘 생겼어?"
"글세, 왼쪽에서 두 번째."
"바로 그 사람이야."
"이 세상에 수 많은 언니들이 너처럼 저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어할 거야"
"알아. 하지만 내가 이길 거야."
"어떻게?"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있도록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인기있는 사람이 될 거야."
"그래? 그럴 마음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그 마음을 가져도 되겠다. 네가 인기 있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저 사람이 너를 쳐다볼 확률이 높지."  

한편 엄마도 걱정스러워했다. 

"우린 네가 너무 원 디렉션에 관심을 두는 것이 싫어."
"왜?"
"부모나 공부 대신에 네가 너무 원 디렉션에 푹 빠지기 때문이다."
"난 이제 아이가 아니고, 점점 자라고 있어.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엄마 어린 시절에는 모든 엄마 또래 아이들이 리투아니아 농구 영웅 사보니스의 아내가 되길 꿈꾸었다. 그런데 봐! 아니잖아. 아내는 딱 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제 12살 네가 그런 꿈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그 허황된 꿈을 버리고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좋겠다."

아내와 딸의 대화를 전해듣고 아내에게 말했다.

"어느 하나를 두고도 부정적으로 조언할 수 있고, 긍정적으로 조언할 수 있다. 비현실적인 꿈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는냐에 따라 좋은 결과를 나을 수도 있으니까 우린 앞으로 그렇게 딸아이를 키우자."
"당신 말이 맞지만, 그래도 허황된 꿈은 일찍 깨우쳐주는 것이 내 경우를 봐서는 좋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가르치면서 딸아이가 스스로 터득해 나가게 하는 좋겠다."
  
일반학교에서 돌아온 후 잠시 쉰 딸아이는 음악학교에 가려고 현관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딸아이 귀에는 MP3 수신기가 꽂혀 있었다.

"너무 자주 노래를 들어으면 재미 없잖아. 오늘은 MP3 플레이어를 가지고 가지 마라."
"안 돼. 원 디렉션 음악을 들으면 내 마음이 좋아져." 
"그러면 아빠 말도 조금 들으라. 알아서 적당하게 들어라."

사실 딸을 둔 어느 아빠들처럼 나도 모질지가 못하다. "음악없이 살 수 없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딸아이, 만약 혹시 훗날 가수가 된다면 듣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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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부

    너무 귀여운 딸과 아버지시네요ㅋㅋ

    2013.09.24 18:31 [ ADDR : EDIT/ DEL : REPLY ]
  2. 윤아

    윤아 닮았어요

    2013.11.02 15:38 [ ADDR : EDIT/ DEL : REPLY ]
  3. 원디렉션이랑 결혼ㅋㅋㅋ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네요

    2015.06.29 14:20 [ ADDR : EDIT/ DEL : REPLY ]
    • BlogIcon ?

      왜그렇게 삐딱하게 보시나요?세상 모든 원디렉션 팬들이 다들 원디랑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할텐데 저 애도 그들중 한명이겠죠;;

      2015.07.11 20:23 [ ADDR : EDIT/ DEL ]

요가일래2013.09.23 06:12

어제 일요일 비가 오지 않을 같아서 점심 후 아내가 부추겨서 식구 셋이가 함께 도심으로 산책을 나갔다. 얼마 후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정형적인 가을비다. 집으로 돌아올까, 아니면 가게에 들러서 올까를 고민하게 하는 중간지점이었다.

이왕 집 밖에 나왔으니 잠시 후에 비가 그칠 기대로 가게까지 가기로 했다. 가게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나니 비가 조금 더 굵게 내렸다. 이때 선택하기에 딱 좋은 것은 찻집이나 식당이다. 가게 앞 피자집이 눈에 확 들어왔다. 

피자집 할인카드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아내의 말은 아버지와 딸의 단결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피자를 다 먹은 후 영수증을 기다리는 동안이었다. 딸아이가 이쑤시개 네 개를 잠바 주머니에 쓸쩍 넣는 것을 보았다.


"아빠 딸,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뭔데?"
"바로 지금처럼 네가 남의 것을 함부로 가져가는 것이야!"

딸아이는 "아빠가 그런 말을 하니 내 가슴이 콩당 깜짝 놀랐잖아!"라면서 잠바 주머니에 넣으려고 하던 이쑤시개를 식탁 위 통 안으로 다시 넣었다.

"내가 사용하지 않은 이쑤시개 네 개를 가져가고 싶었어. 하나는 엄마, 하나는 나, 하나는 아빠 것이지. 그리고 하나만 더 가졌다. 그런데 아빠는 왜 호텔에서 샴푸(머리비누)를 가져오는데?"

여름철 발트3국 관광안내사로 일하면서 투숙한 호텔에서 샴푸를 가져오곤 했다. 어릴 때부터 비누로 머리를 감은 데 익숙해져 샴푸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딸아이는 아빠의 행위를 통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다. 

"아빠는 아빠 몫으로 나온 것을 사용하지 않고 가져오는 것이고, 너는 필요 이상으로 더 가져가려고 하니까 문제이지."
"알았어. 안 가져갈게."

* 딸아이는 다시 이쑤시개를 통 안에 넣었다.

피자집에서 나와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는 말했다.

"사실 내가 이쑤시개 여러 개를 잠바 주머니에 넣으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거야. 밖에서 꼬치고기를 먹을 때 보통 이 잠바를 입잖아. 이 잠바에 이쑤시개를 넣어두면, 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네가 그렇게 멀리 내다보는 생각을 하고 있었네. 아빠가 미안해. 하지만 집에 있는 이쑤시개를 그 주머니에 넣으면 더 좋잖아."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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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3.09.16 07:30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어딘가에 연필로 키를 잰 자국이 있을 법하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다. 딸아이 방문 입구에 있는 기둥에는 기회있을 때마다 잰 딸아이의 키 크기가 표시되어 있다.


언젠가 학부모 모임이 있어 딸아이 학급을 찾았다. 그런데 딸아이 책상이 첫 줄에 있었다. 이유는 뻔하다. 키가 작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키 순서로 책상 위치를 지정받을 때 나는 항상 제일 첫 줄이었다. 딸아이를 바라보면서 괜히 미안했다. 키 작은 아빠의 유전자를 받아서 딸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키는 정말 아빠 닮지 말아라'라고 속으로 기도해보았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 키가 작다고 하면 늘 내가 농담으로 하던 답이 있다.

"땅에서 위로 키를 재면 너가 더 크지만, 하늘에서 머리까지 키를 재면 내가 더 크다. ㅎㅎㅎ"


어제 아침 웬지 딸아이가 훌쩍 커진 것 같았다. 그래서 키를 한번 재보자고 했다. 결과는 짐작이 맞았다. 3주만에 딸아이가 무려 2.5cm나 자랐기 때문이다.


"우와~ 조금 있으면 아빠보다 더 크겠다. 어떻게 그렇게 커졌니?"
"봐! 내가 우유와 치즈를 많이 먹으니까."
"그래 앞으로도 쭉~ 많이 먹어라. 우리 집에서 제일 키가 큰 사람이 되어라."

조금씩 자라다가 이렇게 한 순간에 커지는 경우가 어디 딸아이의 키에만 국한될까...... 이날 딸아이의 키를 잼으로써 갑자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갖지 말고 꾸준히 하다보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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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3.09.13 06:22

이번 여름 에스페란토 국제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딸아이와 함께 리투아니아 북동지방에 위치한 도시 우테나(Utena)에 갔다. 인구 3만명의 이 도시는 주변에 호수들이 많아서 여름철이면 많은 휴가객들이 찾아온다. 

도심에 깨끗한 호수가 있어 이른 아침부터 낚시하는 사람들, 호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밤에는 음악 분수대가 있어 사람들을 호수로 다시 끌어모운다.
 


어느 날 우테나 도심을 산책하는 데 갑자기 딸아이가 외쳤다.

"대한민국이다!"
"왜?"
"저기 벽에 봐!" 


지역 잡지를 광고하는 내용이다. 윗 부분에 태극기와 대한민국 글자가 선명한 옷을 입은 사람이 있다. 


"너는 눈도 밝다. 저렇게 작은 것도 보이니?"
"내가 한국 사람이니까 보이지."
"그래 맞다. 하지만 아빠가 너한테 한국말을 가르쳤기 때문이지."
"고맙습니다,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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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국생활을 하면서 가끔식 한글이 보이면 반갑더라고요..^^

    2013.09.13 11:07 [ ADDR : EDIT/ DEL : REPLY ]
  2. 수진

    정말 요가일래는 눈도 밝네요!
    올려주시는 리투아니아와 유럽 이야기들 늘 재미있게 읽고 있는 독자 중 한사람입니다.
    요가일래가 학교에서 노래하는 영상도 많이 올려 주세요.

    2013.09.13 23:37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09.09 06:11

우리 집 애완동물은 난쟁이 햄스터이다. 초등학생 딸아이가 돌본다. 지난해 성탄절에 외할머니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딸아이는 햄스터에게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고, 햄스터를 "길레(도투리라는 뜻)라 부른다.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길레야, 엄마 왔어. 잘 있었어?"라고 말한다.

"자, 할아버지하고도 놀아야지?"라면서 종종 딸아이는 햄스터를 내 손에 놓는다. 햄스터는 손바닥에서 어깨까지 살금살금 기어올라간다.    



최근 딸아이는 아빠에게 카메라를 준비하라고 했다.

"아빠, 내가 길레를 재울 수 있어."
"어떻게?"
"잘 보고 촬영해."

딸아이는 길레는 손에 보듬고 소파에 누웠다. 


잠시 동안 길레는 딸아이 손의 포근함에 정말 잠이 들었다.


한 동안 길레는 작은 철망 우리 대신 넓은 거실을 우리 삼아 잠에 빠졌다. 말은 서로 통하지 않지만 딸아이와 햄스터는 이렇게 교감하며 즐거워한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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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3.09.05 06:05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엔 벌써 가을이 왔다. 아파트 실내온도가 20도이지만, 6월이나 7월의 20도와는 사못 다르다. 그땐 양말 없이도 지낼 수 있었지만, 요즘은 금방 발이 시리는 것을 느낀다. 어제 피아노를 치고 있는 딸아이를 보니 양말을 안 신었다.

"양말 신어야지! 환절기엔 쉽게 감기가 들 수 있어."
"그럼, 아빠가 내 양말을 줘."
"어디 있는데?"
"옷장 서랍에 있지."

모처럼 딸아이의 옷장 서랍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의외로 양말 정리가 참 잘 되어 있었다.


"엄마가 이렇게 정리했니?"
"아니. 내가 했지."
"어떻게 이렇게 양말을 잘 개었니?"
"내가 한 거야. 아빠도 한번 해볼래? 내가 가르쳐 줄게."

이렇게 초등학생 딸아이가 깔끔하게 양말을 개는 법을 아빠에게 가르쳐주었다. 어릴 때부터 양말을 개는 방법은 이렇다. 양말 두 짝을 포개놓고 위에 있는 짝의 목을 뒤집어 아래에 있는 짝의 목을 감싸는 것이다.

* 어릴 때부터 사용한 방법으로 내가 갠 양말 
 
초등학교 6학년생 딸아이가 가르쳐준 대로 한번 개어보았다. 포개놓고 밑에서 말은 것을 아래 짝의 양말목에 집어넣는다.   

* 딸아이가 가르쳐준 양말 깔끔하게 개는 법

내가 갠 양말
초등 딸이 갠 양말

딸아이의 개는 법과 비교해보니 내가 갠 양말은 부피가 더 크고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한다. 이제부터는 딸아이의 양말 개는 법에 익숙해져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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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마토

    제 집도 예전의 초유스님이 개는 방법으로 양말을 개고있는데, 요가일래의 방법이 더 깔끔하고 공간절약이 되는것 같네요^^

    2013.09.05 17:16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09.04 06:19

딸아이는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 되었다. 9월 2일 개학식을 다녀왔고, 화요일 처음으로 6시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먼저 이번에 가장 달라진 점은 교복 착용이다. 학교가 교복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제 무슨 옷을 입고 학교에 갈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또한 엄마와 아침부터 옷 선택으로 실강이를 벌이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상의만 통일된 교복이고, 하의는 학생들 마음대로 입을 수 있다. 

* 교복 입은 요가일래

딸아이의 교복을 보니 학교 문장이 특이했다. 학교 이름 오른쪽에 있는 말풍선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각각 세 개 있다. 의문을 가지고, 그 의문을 해결한 후 얻은 기쁨을 느낌표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 학교 문장

화요일 딸아이가 학교에 간 후부터 우리 집은 허전했다. 여름 방학 동안 식구 모두가 같이 있을 때에는 몰랐는 데, 딸이 없으니 아내가 있어도 집안은 공허감이 돌았다.

"요가일래 언제 오나?"
"벌써 그리워?"
"없으니 집이 텅 비어있는 것 같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딸아이가 아파트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나자, 각자의 방에서 있던 아내와 나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함께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보고 싶었어."
"그래?"
"나 또 학교 가고 싶어."
"금방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또 학교에 가고 싶다고?"
"그래."
"왜?"
"새로 전학온 학생이 둘이 있는데 정말 좋아. 같이 많이 놀고 싶어."
"그러면 네 짝궁이 질투하지 않을까?"
"아니야. 우리 둘이 하고, 새로운 친구 둘이가 모두 친하게 되었어. 새로 온 학생이니까 잘 모르잖아. 그래서 우리가 도와줘야 해."
"좋은 생각이다." 

딸아이 반은 제일 처음에는 25명이었으나, 중간에 들어오는 전학생들로 지금은 30명이다. 나도 시골에서 5학년을 마칠 쯤 대도시로 전학했다. 당시 시골 촌놈이라 따돌리는 대신 함께 놀아준 도시 친구들이 있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이야기를 딸아이에게 해주었다.

"너도 아빠 친구처럼 새로운 학생들을 잘 보살펴줘라."
"알았어. 새로운 학생이 있으니까 학교 가는 재미가 더 있어서 좋아."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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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
    보기좋으네요.ㅎㅎㅎ

    즐거운 날 되세요.

    잘 보고가요

    2013.09.04 12:45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구 귀여워..ㅋㅋ

    2013.09.04 14: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토마토

    요가일래 너무 귀여워요~ 정말 학교교복 말풍선이 탁이하네요.

    2013.09.04 17:30 [ ADDR : EDIT/ DEL : REPLY ]
  4. 묭묭이

    딸 마음씨가 넘 예뻐요 :-)

    2013.09.04 18:54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09.03 06:12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9월에 새로운 학년이 시작된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9월 2일 월요일 오후 빌뉴스 도심에는 여기저기 개학한 학생들의 무리들이 시끄럽게 돌아다녔다. 딸아이는 이제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 리투아니아으로 치면 중학교 2학년생이 되었다. 

9월 2일 개학식이었다. 우리 부부 늘 지금까지의 개학식에 참가했지만, 올해는 딸아이가 혼자 가겠다고 했다. 걱정되었지만, 딸아이가 자랐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딸의 의견을 존중했다.

뭐니해도 성장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은 방 가구 재배치이다. 그 동안 언니가 사용하던 방을 그대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제 6학년이 되자 스스로 방 가구를 배치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최근 출장에서 돌아오자 딸아이는 확 달라진 자신의 방을 보여주면서 자랑했다.

"아빠, 내 방 한번 볼래? 눈 감아!"

눈을 감고 복도를 따라 딸아이의 방에 도착했다.


"짜짠~~~ 이제 눈 떠!"
"우와!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니? 누구 생각이냐? 엄마 생각? 아니면 네 생각?"
"물론 내 생각이지."
"참 잘 했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가구 옆에 하얀 상자였다. 

"이건 뭔데?"
"장난감 상자야."
"샀어?"
"아니. 내가 직접 만들었지."
"어떻게?"
"어렸을 때 맛있게 먹었던 배 상자 알지?"
"그래."
"바로 그 상자에 종이 옷을 입혔어."


딸아이는 궁금해하는 아빠에게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헌책 종이를 하나하나 붙여서 만들었다. 비록 단순한 일이지만, 여러 시간을 쏟아서 완성했다. 


부모가 쉽게 해주는 것보다 혼자 구상하고 자기 방을 꾸민 초등 딸아이가 이젠 정말 자랐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요즘 들어 딸아이는 "아빠, 나도 이제 자랐어. 할 수 있단 말이야. 하게 해줘."라는 말을 부쩍 자주 한다. 이는 사춘기에 점점 접어들고 있음이다. 별 탈없이 넘어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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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마토

    요가일래는 정말 못하는게 없군요. 정말 뭐가되도 훌륭하고 성공하겠어요.

    2013.09.03 21:41 [ ADDR : EDIT/ DEL : REPLY ]

요가일래2013.08.22 06:52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를 통해 다문화 가정 딸아이의 성장 과정을 기회있는 대로 소개했다. 가장 먼저 올린 글을 확인해보니 "러시아어 유치원 재롱잔치"였다. 2007년 11월 28일에 올린 동영상 글이다. 

유치원에 다니던 딸아이는 지난 6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을까......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과 그때를 비교하면 그야말로 '폭풍성장'이다. 이제는 아이가 아니라 점점 애띤 숙녀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일전에 친구집에서 찍은 요가일래의 모습이다. 


이번 9월 1일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이 된다. 친구집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무슨 큰 것을 터득한 듯 자랑했다.

"아빠, 내가 신기한 과학 놀이를 보여줄게/"
"그래?! 뭔데?
"잘 봐! 정말 신기해."


"우와~~ 신기한 발견이네."

사실 누구나 어린 시절 이런 과학 놀이를 했을 법하다. 어린 시절 물을 채운 양동이에 끈을 메달고 돌리면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것을 놀이 삼아서 즐겨하던 때가 떠올랐다. 

"이런 것은 아빠도 어렸을 때 많이 한 쉬운 놀이야"라고 말하고 싶지가 않았다. 비록 작은 발견이지만 딸아이가 스스로 놀이를 통해 경험하는 것을 존중하고 싶어서 칭찬하고 싶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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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과

    요가일래 게시판에 글이 올라올땐 선물 받은 기분이 든답니다! 읽는게 제 삶의 낙중 하나거든요ㅋㅋ.요가일래 정말 착하고 이쁘게 잘 컸군요❤ 신기한 과학 놀이 발견으로 들뜬 요가일래가 귀여워요. 저렇게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체험하는 요가일래를 보면 흐믓하고 기특하네요. 저도 중학생이지만요. 앞으로도 보람차고 뜻깊은 멋진일들이 함께하길<3

    2013.08.22 17:25 [ ADDR : EDIT/ DEL : REPLY ]
  2. 철컹철컹

    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철컹

    2013.08.23 15:13 [ ADDR : EDIT/ DEL : REPLY ]
  3. 오랜만입니다 초유스님. 요가일래양이 아주 많이 컸네요. ^^
    새삼 세월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제가 늙어간다는 뜻이군요. 허허)

    아이의 조그만 즐거움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멋집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다가가는 초유스님의 배려가요. ㅎㅎㅎ

    2013.08.24 10:33 [ ADDR : EDIT/ DEL : REPLY ]
  4. 김종헌

    항상 잘보고 있는 블로그 애독자입니다
    언제나 귀엽게만 보이던 딸이 이제 많이 성숙해 보여서 신기해요 ㅎㅎ
    현지에 대한 글들도 매우 잘보고 있구요
    항상 행복하세요

    2013.08.27 09:0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