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에 해당되는 글 813건

  1. 2020.05.08 처음 목격한 황새로 올해 운세를 알아본다 2
  2. 2020.05.08 유럽 처갓집 텃밭에는 어떤 식물들이 자라고 있을까...
  3. 2020.05.06 코로나19로 굶은 카페 꽃장식 외관으로 손님맞이 2
  4. 2020.04.29 면봉으로 진드기를 이렇게 간단하게 제거하다니
  5. 2020.04.25 온라인 수업 힘들어 차라리 월급 반만 받을래
  6. 2020.04.24 연두색 단풍나무 꽃이 파란 하늘을 수놓다
  7. 2020.04.23 슬로바키아 코로나19 격리소 식사가 이 정도라니 헐~ 2
  8. 2020.04.21 기피하는 쐐기풀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9. 2020.04.17 코로나19로 유럽 남자들이 겪는 고충은 바로 이거 2
  10. 2020.04.17 온라인으로 세계 유명 박물관들을 무료로 관람해보자
  11. 2020.04.13 코로나19로 갇혀버린 스페인에서의 일상 1
  12. 2020.04.12 나무 한 그루에 부활절 달걀 7천여개가 주렁주렁 매달려
  13. 2020.04.09 설탕 한 숟가락에 딸꾹질 뚝 - 세계 각국 다양 3
  14. 2020.04.08 코로나19로 손잡이에 팔잡이가 등장하다
  15. 2020.04.07 숲으로 가족을 데리고 간 아내 - 계획이 다 있었구나
  16. 2020.04.04 코로나19로 나폴레옹 이래 처음으로 졸업시험 취소 돼 2
  17. 2020.04.03 김 모락모락 나는 감자요리 쿠겔리스가 식욕 당겨
  18. 2020.03.24 한국의 코로나 모범 대처로 유럽 한인으로서 뿌듯함 느껴
  19. 2020.03.22 사재기 심리를 한 방에 잠재우는 슈퍼마켓 판매 아이디어 2
  20. 2020.03.12 활짝 핀 꽃보다 막 피려는 꽃이 더 좋아...
  21. 2020.03.09 이제야 소면 대체품을 찾아서 비빔국수를 해먹다
  22. 2020.03.08 아스테릭스 만화에 이미 코로나바이러스 등장
  23. 2020.03.07 실과 바늘로 자녀 수와 성별을 맞혀보자
  24. 2020.03.06 유럽 호텔방에는 왜 베개가 많을까
  25. 2020.03.02 유럽 호텔 더블룸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2
  26. 2020.02.29 웃돈 받고 마스크 3장을 방 3개 아파트와 맞교환합니다
  27. 2020.02.28 코로나19 - 전쟁에 대비하듯이 사 가네 1
  28. 2020.02.25 유럽인 장모가 김치를 손수 담가서 내놓다니 4
  29. 2020.02.24 결혼반지 어느 손에 낄까 고민되는 이유 3
  30. 2020.02.23 태국 제조 한국산 해조류를 유럽 거실에서 먹다니...
생활얘기2020. 5. 8. 18:54

유럽 도심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는 참새, 비둘기, 찌르레기, 까마귀, 박새 등이다. 도시를 벗어나 지방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민가 뜰이나 가까이에 커다란 둥지가 드물지 않게 눈에 띈다. 초원이나 들판이 많아 환경이 청정한 지역에는 훨씬 자주 눈에 띈다. 

이 둥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황새이다. 홍부리황새, 흰황새 또는 유럽황새라 불린다. 부리와 다리는 붉은색. 깃털은 하얀색 그리고 날개 부분은 검은색을 띠고 있다. 주로 동유럽과 발트 3국 등에서 살다가 늦은 여름 무리 지어 아프리카로 떠난다. 사하라 이남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겨울을 보낸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다.   


발트 3국은 보통 3월 춘분을 기점으로 해서 황새들이 돌아온다. 2월 초순에 돌아오는 황새들도 있는데 이들은 꽃샘추위를 감수해야 한다.     


황새는 부부가 나무줄기를 차곡차곡 쌓아서 커다란 둥지를 만든다. 이 둥지를 여러 해 동안 사용한다. 보통 알 4개를 낳는다. 부부가 번갈아 33일 동안 알을 품어 부화시킨다. 

황새는 유럽인들에게 길조다. 풍작, 다산, 재산축적 등을 상징하는 황새는 화재나 벼락 등 온갖 재난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집 뜰 나무나 지붕 위에 황새가 둥지를 틀길 바란다. 뜰에 있는 고목의 윗부분을 자르거나 기둥을 높이 세워서 황새가 쉽게 둥지를 틀 수 있도록 배려한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민가 주변 전봇대 꼭대기에 있는 둥지도 흔히 만난다. 자칫하면 감전사를 당할 수 있으므로 전봇대 꼭대기에 철막대기를 세워 놓는다.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한다.


올해 새로운 둥지를 만들고 있는 황새가 카메라 찰칵찰칵 소리에 자세를 취해 주고 있다.  


참새, 비둘기, 방울새가 카메라 찰칵찰칵 소리에 훨 날아가는데 황새는 땅으로 숙인 머리만 위로 세운다. 황새는 몸집이 크다. 부리끝에서 꼬리끝까지 길이는 보통 100-115cm이고 날개 길이는 155-215cm이다. 이런 이유로 유럽 아이들이 쉽게 믿는 이야기가 있다.

"엄마 나 어떻게 태어났어?"
"저기 있는 황새가 물어다 주었지." 


황새는 특히 막 갈고 있는 밭에서 먹이찾기를 좋아한다. 땅속에 있는 벌레들이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쉽게 먹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황새로 어떻게 점을 칠까?
올해 처음으로 목격한 황새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올해 운세가 점쳐진다.


황새가 날아가고 있으면
일년 내내 좋을 것이다. 성공할 것이다. 일거리가 많을 것이다.
처녀면 시집을 갈 것이고 총각이면 장가를 갈 것이다.
학생이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것이다.
누구든 집을 떠나 어디론가 여행할 것이다. 


황새가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올해 별다른 변화 없이 살아갈 것이다. 
처녀면 시집을 안 가고 부모 곁에 여전히 살 것이다.
학생이면 진급하지 못하고 유급할 것이다.   
누구든 올해는 그냥 집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각자의 처한 상황에 따라 처음으로 목격한 황새에 따라 올해의 운세를 예견해볼 수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런 믿음에 충실하다. 올해 처음 본 황새가 서 있는 황새라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단념하듯이 말한다.

"올해 해외여행 꿈은 이제 접고 그냥 집에나 있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5. 8. 18:53

북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Vilnius)에 살고 있는데 보통 두 달에 한 번꼴로 지방 도시에 있는 처가를 방문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명절인 성탄절과 부활절에는 필수적으로 처가를 다녀온다. 올해 부활절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부활절를 기해 전국 이동금지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3월 16일부터 실시된 격리 조치가 4월 28일부터 2단계로 완화되었다. 그래서 지난 주말 어머니날을 기리기 위해 처가를 방문했다. 리투아니아는 어버이날이 없다. 매년 5월 첫째주 일요일이 어머니날이고 6월 첫째주 일요일이 아버지날이다. 어머니날은 자녀들이 어머니를 찾아뵙고 알뜰히 챙기지만 아버지날은 건너뛰기 일쑤다.

어머니날 선물로 아내는 좋아하는 치즈케익을 집에서 직접 구워 가져갔다. 유럽에 널리 분포되어 자라는 블랙커런트(black currant) 열매로 "엄마에게"(mamai)라는 글자까지 장식했다.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장모님 댁에 도착하자마자 시선을 강타하는 것은 뜰을 가득 메운 각양각색의 꽃들이었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아서 자연 속 봄철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리투아니아 보통 사람들의 정원과 텃밭(다차, 주말농장, 별장텃밭)에서 만난 식물들을 아래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잔디밭을 가득 수놓은 데이지꽃이다.    


데이지는 쌍떡잎식물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라틴어로 데이지는 bellis perennis다. bellis는 "아름답다" 그리고 perennis는 "여러해살이 식물"을 뜻한다. 홍자색 꽃망울이 서서히 하얀색 꽃으로 활짝 피어나는 모습이 신기하고 아름답다.


고산돌냉이꽃(alpine rockcress, arabis alpina) 또는 산돌냉이꽃이다.


옴팔로데스베르나꽃(omphalodes verna) 또는 푸른눈메리꽃(blue-eyed Mary)이다. 옴팔로데스는 그리스어로 배꼽을 의미하는데 열매의 모양이 배꼽과 닮은 것에서 유래한다. Verna는 '봄철, 봄'을 뜻하는 라틴어 'ver'에서 나왔다.


무스카리꽃(muscari) 또는 포도히아신스꽃(grape hyancinth)이다. 알뿌리 형태의 구근식물로 포도알처럼 생긴 말끔한 청색 꽃송이들이 향긋한 향을 뿜어낸다. 


팬지꽃(pansy) 또는 삼색제비꽃(viola tricolor)이다. 마치 미소짓는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봄의 여왕으로 불리는 튤립꽃이다. 강렬한 붉은색 립스틱을 위로 밀어올리고 있다.


사과꽃이 곧 터지려고 한다. 


아직은 부드러운 작약 줄기가 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두 종류의 체리나무 즉 벚나무다. 아직 꽃이 활짝 피지 않은 왼쪽 벚나무에는 신버찌가 열리고 하얀색 꽃이 핀 오른쪽 벚나무에는 단버찌가 열린다. 흔히 체리로 불리는 대부분이 바로 후자다. 전자를 신버찌 벚나무, 후자를 단버찌 벚나무라 부르고 싶다.


신버찌 벚꽃도 이제 막 피려고 한다.


단버찌 벚꽃은 곧 질 것이다. 일찍 핀 만큼 단버찌 수확이 더 빠르다. 단버찌는 당도가 높아서 날로 먹거나 통조림을 만들어 먹는다. 이에 반해 신버찌는 주로 잼을 만들어 먹는다. 


단독주택 뜰은 잔디밭과 채소밭으로 나눠져 있다. 아직 비어 있는 왼쪽 부분은 곧 양배추와 오이가 심어질 것이다. 오른쪽 부분은 딸기와 마늘이 자라고 있다.


그런데 딸기 사이에 마늘을 심어놓았다. 장모님 텃밭을 제외하고는 아직 유럽에서는 이렇게 하는 텃밭을 본 적이 없다.

왜 장모님은 오래 전부터 딸기 사이에 마늘을 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경험상 마늘을 같이 심어놓으면 병충해가 감소되기 때문이다.


뜰에 핀 꽃을 구경하는 동안 장모님표 쿠겔리스(kugelis)가 구워지고 있었다. 이 감자 음식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리투아니아 음식 중 하나다[관련글: 유럽인 장모의 사위 대접 음식].    


이제는 보통 사람들의 텃밭(러시아어로 다차, dacha)에는 이맘때(4월 하순에서 5월 초순) 어떤 식물들이 자라고 있을까를 알아보자. 우선 텃밭은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던 옛날 소련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간이별장이다. 리투아니아어로는 sodas인데 이는 정원이라는 뜻이다.


보통 소규모 집과 채소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 주말이나 여름철 휴가를 즐기고 또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채소를 재배한다. 보통 면적은 600제곱미터 즉 180평 정도다. 예전에는 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채소밭으로 활용했으나 지금은 일부를 잔디밭으로 조성해 편하게 쉴 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텃밭에 빠질 수 없는 과일나무 중 하나가 사과나무다.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수확할 수 있는 여러 사과나무가 자란다. 사과나무 밑에는 노란색과 빨간색 튤립꽃이 피어나 있고 이것이 지고나면 작약꽃이 피어오른다.   


노란색 민들레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도로미쿰꽃(doronicum orientale, leopard's bane)이다. 해바리기꽃을 연상시킨다. 


데이지꽃이다. 꽃잎의 하얀색이 홍자색을 조금씩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단버찌 벚나무 두 그루다. 기둥 하반부가 흰색으로 칠해져 있다. 약품을 첨가한 석회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벌레 등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둘째로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껍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셋째로 부드러운 껍질이 쉽게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매년 이른 봄에 한 번만 칠한다. 이랑에는 10일 전에 감자를 심었다.


블랙커런트(black currant) 나무다. 까치밥나무과의 낙엽성 관목이다. 위에 언급한 치즈케익 위에 있는 열매가 바로 이 블랙커런트 열매다. 

항산화제인 안토시아닌과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이곳 사람들이 즐겨 먹는 열매다. 열매가 까맣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진한 보라색이다. 맛은 새콤달콤하고 향은 진하다. 술을 담그기도 한다.  


레드커런트(redcurrant) 나무다. 이것도 까치밥나무과의 낙엽성 관목이다. 꽃이 황록색이라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개미 한 마리가 식사 중이다. 

7월에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비타민과 철분이 풍부하다. 열매는 날로 먹기도 하고 콤포트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파가 벌써 무성하게 자랐다. 


텃밭에 거의 필수적으로 있는 온실이다. 모종을 키우기도 하고 추운 날씨에 상대적으로 약한 토마토, 고추, 상추 등을 키운다. 


온실내 오른쪽은 양배추 모종이 자라고 왼쪽은 드문드문 토마토가 자라고 있다. 가장자리에는 홍당무 등이 자라고 있다. 모종을 옮겨심은 후 이 온실은 대부분 토마토로 가득 찬다.  


온실에서 자라고 있는 맑은 연두색 상추를 보자마자 봄철에 제맛인 상추쌈이 떠오른다.   


텃밭 가장자리에 산딸기아속 라즈베리(rasberry)가 자라고 있다.  


마늘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마늘을 요리에 자주 사용한다. 장모님은 매년 마늘 수확 후 마늘주를 만들어 선물한다.


이렇게 텃밭도 둘러보았다. 새록새록 피어오르거나 자라나는 새생명을 보니 코로나바이러스로 닫혀 있던 눈과 마음이 환하게 열린 듯했다. 장모댁을 떠나기 전 장모님이 요리한 음식이다. 

이 음식 이름은 양배추말이다. 돼지고기와 밥 그리고 양념을 해서 데친 양배추잎으로 둘러감은 후 토마토소스에 푹 끓인 것이다. 뜨끈뜨끈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감자와 양배추는 바로 위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승용차 짐칸에는 감자 한 포대가 실려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5. 6. 05:00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리투아니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3월 16일부터 사회적 격리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4월 28일을 기해 강력한 조치를 조금 완화해서 2단계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서관, 박물관, 미장원, 이발소, 테니스장, 골프장, 쇼핑몰, 노천카페 등이 문을 열게 되었다. 리투아니아는 5월 3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410명이고 사망자가 46명으로 인구 1백만명당 17명(한국은 5명)이다.

격리 조치가 실시된 후 처음으로 4월 30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구시가지(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로 아내와 함께 나가봤다. 평소 관광객들로 몹시 붐비는 "아우쉬로스 바르타이"(새벽문) 거리는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날 이 거리 모습을 아래 4K 영상에 담았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왕래가 잦은 또 다른 거리다. 2단계 격리조치로 카페나 식당도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고 단지 노천이나 야외에서만 가능하다. 물론 처음부터 배달이나 포장 판매는 허용되고 있다. 

빌뉴스 시청은 식당이나 카페 등이 주변 인도나 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평소에는 불가능한데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인도에 의자와 탁자를 놓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물론 탁자와 탁자 사이의 거리도 유지해야 한다.     


이 카페가 그동안 얼마나 간절하게 손님을 기다리며 환영을 하고 있는지 꽃장식을 통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카페 외관 벽 전면이 각양각색의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렇게 하기가 정말 쉽지 않을 텐데 말이다.


1단계 격리 조치 중 이 카페는 손님맞이를 위해 이렇게 온갖 정성을 쏟았다.


아쉽게도 아직 실내 영업은 불가능하다. 늦은 오후 날씨가 쌀쌀해서 카페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에 꼭 저 카페 안에 들어가리라... 



그런데 저 많은 꽃들이 다 
생화일까?
조화일까?


가까이 가서 봐도 분간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만져보니
조화다. 
완벽하게 생화처럼 보이는 조화다.


다음 기회를 기약했으니 시간이 좀 지나도 저 꽃은 시들지 않고 우릴 기다릴 것이다. 저 카페는 화려한 꽃장식 외관으로 빌뉴스의 가장 관심을 끄는 볼거리 중 하나로 곧 자리잡을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29. 18:46

올해 처음으로 강원도 원주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지난 23일 발생했다라는 소식을 접했다. 이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면 야외활동이 점점 증가할 것이다.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 온다라는 말처럼 이제 진드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위해야 한다.     

유럽에서도 진드기가 봄에서 가을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30여년 살면서 몇 차례 진드기에 물린 적이 있다[관련글]. 풀밭이나 잔디가 있는 도심 공원 입구에서 아래와 같은 진드기 주의 안내판을 흔히 볼 수 있다. 진드기는 오랫동안 인간과 동물에게 위협적인 해충이다. 


가장 좋은 것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물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P)가 알리는 진드기 제거법은 아래와 같다.
1. 뽀족한 핀셋을 사용해 가급적 피부 표면 가까이에서 진드기를 잡는다.
2. 일정하고 균일하게 힘을 주고 위로 당긴다. 이때 진드기를 비틀거나 확 잡아당기지 마라. 그러면 입 부위가 떨어져 나가서 피부에 남을 수 있다. 이 경우 핀셋으로 입 부위를 제거해라. 부득히 핀센으로 제거할 수 없을 경우 그대로 두고 피부가 치유하도록 해라. 
3. 진드기를 제거한 후 물린 부위와 손을 소독용 알코올이나 비누와 물로 깨끗히 씻어라.  
4. 절대로 손가락으로 진드기를 짓뭉개지 마라. 살아있는 진드기를 알코올에 넣거나 봉지에 밀봉하거나 테이프로 단단히 감싸거나 변기에 넣어 씻어내리면서 처리해라.


* 진드기를 제거한 후 몇 주내에 발진이나 열이 있을 경우 의사를 방문해라.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 물렀는지 의사에게 말하라.

한편 리투아니아 전염병센터에 따르면 진드기에 물렸을 때 나는 증상은 아래와 같다.
1. 피부에 분홍색 반점이 나타난다.
2. 머리가 아프다.
3. 열이 난다.
4. 체력이 약해진다.  
이 경우 반드시 의사를 방문해서 진드기에 물렀다고 해야 한다.  


진드기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적합한 옷을 입어야 한다.
1. 밝은색
2. 손목까지 내려오는 긴팔옷
3. 긴바지 - 바지 밑단을 양몰 속으로 집어넣는다
4. 스카프와 모자
- 진드기기피제
- 숲에서 돌아온 후 몸 전체를 잘 살핀다.
- 입은 옷은 사람이 생활하지 않는 장소나 양지바른 곳에 걸어놓는다.

진드기를 몸에서 발견한다면
1. 가능한 빨리 제거한다. 피를 오래 빨아먹을수록 감염물질을 전달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2. 어떠한 것도 바르지 않는다. 자극 받은 진드기가 병을 야기할 수 있는 침을 더 활동적으로 분비하기 때문이다.
3. 진드기 몸통을 짓누르지 않는다. 병원균이 바로 진드기의 소화기관에 있기 때문이다.
4. 가능한 피부 가까이에서 핀셋으로 잡아 빼낸다.
5. 빼낼 때 일부가 피부 속에 남는다면 이 또한 제거한다.
6. 물린 상처 부위를 소독한다.      

위와 같이 핀셋으로 제거하는 방법 외에도 면봉을 사용해서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핀셋이 없을 때 사용할 만하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특히 진드기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에 야외 숲속이나 잔디 공원 외출시 핀셋이나 면봉을 지참하길 권한다.


아래 영상에서처럼 볼트에서 너트를 빼내듯이 물에 적신 면봉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빼낸다. 이 방법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부위도 피부에 남아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제거한 후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현기증이나 열 등이 나타나면 의사와 상담하고 진드기와의 접촉을 보고해야 한다. 



이렇게 면봉으로 돌리면서 빼내는 것이 핀셋으로 위로 잡아당기는 것보다 진드기를 통채로 빼내는 데에 더 효과적이겠다. 왜냐하면 진드기가 피를 빨기 위해 피부를 꽉 물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머리 부위가 떨어져 나가 피부에 박힐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25. 13:28

하나, 둘, 셋...
따 따 따~~~
빰~ 빰~~~ 빰~ 빰~~~"
라 솔 미 파 도...
보여줘 
아하~ 좋아 
이제 그 밑에 있는 악보 쳐봐
좀 더 빨리
좀 더 천천히
좀 힘있게
...

피아노가 있는 거실에서 월요일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거의 쉼없이 들러오는 소리다. 왜냐하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학교가 폐쇄되어서 온라인 원격으로 아내가 피아노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학생 여덟 명이 수업을 받는다. 학생 한 명씩 45분 수업을 받는다. 수업간 휴식은 5분이다. 설명하다보면 시간이 좀 길어져서 5분 휴식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리투아니아 음악학교 피아노 수업은 1대1 대면으로 이루어진다. 즉 교사 1명에 학생 1명이다. 


거실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을 마친 아내를 인터뷰한다.

"정식 수업과 온라인 원격 수업 중 어느 것이 더 힘드나?"
"온라인 원격 수업이 훨씬 더 힘들다"

"무엇이 힘드나?"
"첫째는 인터넷 속도다. 피아노 치는 손가락이 실시간으로 보이지 않는다. 소리의 지속성이 제대로 들리지가 않는다. 치는 순간의 소리는 들리지만 이어지는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둘째는 학생이 어떻게 페달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볼 수가 없다. 페달은 소리의 강약을 조절하고 소리를 지속시켜 그 소리의 아름다움과 풍성함을 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셋째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일대일로 대면해서 하는 수업일 경우 두 손으로 보여주면서 10초 설명하면 될 것을 60초나 더 설명해야 한다. 한 손은 피아노를 쳐야 하고 다른 한 손은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한다. 넷째는 내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거나 학생의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일대일 대면 수업보다는 온라인 원격 수업이 덜 긴장될 것 같은데..."
"절대 아니다. 훨씬 더 긴장된다. 첫째 비대면 온라인 원격 수업 자체가 하나의 큰 장애다. 이런 장애 속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쳐야 할지 늘 긴장된다. 둘째는 마치 공개 수업하는 기분이다. 격리조치 기간으로 출근하지 않는 학부모가 학생 옆이나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언어 선택이나 감정 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다른 수업에 비해 피아노 온라인 수업이 더 힘들지 않나?"
"맞아.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를 가르치는 수업은 노래나 합창 수업보다 더 힘들다."    

"정식 수업과 온라인 원격 수업 효과를 비교하자면?"
"아무리 열성적으로 해도 온라인 원격 수업 효과는 정식 수업 효과의 50%정도밖에 안된다고 생각해."    

* 아내의 학생이 연주를 하고 있다

"격리 기간 동안 온라인 수업을 하지 않기로 한 도시도 있다고 하는데..."
"리투아니아 음악학교는 자치정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자치정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온라인 수업을 하는 곳이 있고 하지 않은 곳도 있다. 제2의 도시 카우나스는 온라인 수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카우나스 음악학교 학생들은 수업료를 내지 않고 교사들은 50% 월급만 받기로 했다. 빌뉴스 음악학교는 온라인 원격 수업을 하고 교사들은 정상적인 월급을 받는다."

"온라인 수업인냐? 월급 50%냐? 어느 것을 선호해?"
"가정 살림을 고려하면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고 정신적 편함을 추구하자면 월급 50%을 받는 것이 좋지. 온라인 원격 수업이 너무 힘들어 차라리 월급 50%만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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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20. 4. 24. 06:17

유럽 리투아니아는 보건 긴급사태 선포로 3월 16일부터 아직까지 사회적 격리조치가 시해되고 있다. 곧 부분적으로 완화되지만 5월 11일까지 이미 연장되었다. 얄밉게도 화창한 봄날은 어김없이 다가왔다.

앞집 아파트 4층 발코니에 아침부터 윗옷을 다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집 부엌 창가 바로 너머에는 단풍나무가 자라고 있다. 아침 햇살에 연두색이 더욱 빛난다.  


단풍나무 새싹이 돋아났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는데 벌써 새싹이 자라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불현듯 오늘은 단풍나무 꽃 구경을 가야지라는 마음이 일어난다. 어렵게 구한 작업용 코입덮개(마스크)로 중무장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 무렵 바깥온도가 영상 10도가 넘어도 보통 겨울철 옷차림을 그대로 유지한다. 아직은 일기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집 근처 작은 공원으로 나간다. 
땅에서는 벌써 노란색 민들레꽃이 활짝 피어나 있다.


단풍나무 새싹이다.


단풍나무의 두꺼운 새싹잎을 뚫고 꽃이 막 피어오르고 있다.


단풍나무 꽃은 밝은 연두색이다.



리투아니아에 주로 자라고 있는 단풍나무는 일명 노르웨이 단풍나무(acer platanoides)다. 
가을이 되면 단풍잎은 주로 노란색이다.


고개를 들어 위로 쳐다보니 맑고 밝은 단풍나무 꽃이 파란 하늘을 수놓고 있는 듯하다.  


자연의 세계는 이렇게 좋은 계절을 또 다시 맞이하고 있건만 인간의 세계는 예기치 않게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여전히 불안 속에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코잎덥개가 불편함을 벌써 느끼게 한다. 내 주변 가까이 사람들이 없지만 그래도 끝까지 벗지 않고 견뎌본다. 

전화기를 평형유지기(짐벌)에 꽂아 4K 영상으로 단풍나무 꽃을 담아본다. 예전처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오길 바랄 뿐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23. 13:32

슬로바키아에 살고 있는 야나 카메니쯔카( Jana Kamenická)와 그 이웃 나라 체코에 살고 있는 파벨 파블리크(Pavel Pavlik) 에스페란토 친구로부터 슬로바키아의 코로나19 격리수용에 대한 소식을 어제 접했다.

슬로바키아는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체코, 폴란드, 우크라이나, 헝가리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면적은 4만9천제곱킬로미터이고 인구는 550만명이다. 2019년 1인당 국민총생산은 19,344미국달러(출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아자동차가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3월 6일 첫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외국 여행을 가지 않은 52세 남자가 첫 확진자다. 그의 아들이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다녀왔고 나중에 그는 슬로바키아 0번 환자로 확인되었다. 4월 22일 현재 확진자는 1,244명이고 사망자는 14명이다. 인구 1백만명당 사망자수는 3명(참고로 한국은 5명)이다.   

3월 8일 중고등학교를 임시 폐쇄하고 3월 15일 보건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대중교통과 상점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3월 16일 필수적인 상점만 영업을 허용하고 3월 25일 외출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4월 8일 이동금지령을 내렸다.

2020년 2월 29일 국회의원 총선에서 150석 중 53석을 얻어 다수당이 된 평범인당의 이고르 마토비치(Igor Matovič)가 3월 21일 새로운 국무총리로 취임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4월 20일부터 슬로바키아에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무적으로 격리수용소에서 머무르게 된다. 모든 입국예정자는 늦어도 도착 72시간 전에 등록을 해야 한다. 지정된 격리수용소에서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머물러야 하고 결과가 음성인 사람은 추가로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아래는 이 새로운 조치로 인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로 입국한 파벨의 에스페란토 친구 2명(한 명은 슬로바키아 국민이고 다른 한 명은 오스트리아 국민)이 겪은 내용이다. 이들은 국경에서 벌써 격리되어 하루 종일 물과 음식 제공 없이 기다려야 했다. 이들이 배정 받은 격리수용소는 국경에서 212킬로미터 떨어진 반스카비스트리짜(Banská Bystrica)에 위치해 있다. 


입국자들로 가득 찬 버스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무증상 감염자로 인해 커다란 불안 속에 이동했다. 1주일 정도라고 말은 하지만 언제 격리에서 풀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파벨은 "나도 체코에서 어제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인지 양성인지 그 결과가 단지 10분만에 나왔다. 그런데 슬로바키아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라는 명분으로 기약도 없이 사람들을 수용소에서 강제로 가두어 놓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한다.


슬로바키아 격리수용소에서 숙박은 국가에서 지원하지만 하루 세끼 식사 비용은 격리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 비용이 20유로다. 격리자가 파벨에게 찍어서 보낸 하루 세끼 음식 사진이다. 


아침 음식 - 차, 샌드위치, 소시지 몇 조각, 버터와 꿀, 빵 한 개 


점심 음식 - 스프, 닭다리 한 개, 감자


저녁 음식 - 고깃국 그리고 밥


파벨은 "슬로바키아 괜찮은 식당에서는 3유로에 넉넉한 점심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비타민 C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음식은 너무 부실하다. 비인간적인 처우가 아닐 수 없다"라면서 또 다시 슬로바키아 정부에 불만을 토로한다. 경비병이 지키고 있는 격리수용소에서 아예 외부로 나갈 수가 없어 추가 음식도 구입할 수가 없다.    

슬로바키아인 야나는 "저 음식에 20유로는 정말 너무 비싸다. 슬로바키아는 임금이 낮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웃 나라에 가서 일한다. 현재 격리된 사람들의 90%는 오스트리아나 독일에서 일하고 있던 간병인들이다"라고 덧붙인다.

자,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보자. 
3월 말 한국으로 입국한 에스토니아 지인의 독일인 친구가 보낸 온 사진이다. 그는 무료식사로 검사 대기 중에는 와플버거를 받았고 격리 첫 날 1인실 숙소에서는 두꺼운 돈까스를 받았다면서 한국의 대우에 크게 감동 받았고 무한 감사를 표했다.

* 사진 김수환 제공

또 한 지인은 모스크바 유학 중 코로나 사태로 한국으로 3월 말 급히 귀국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첫날 격리시설에서 묵었다. 음성으로 나와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는데 관할군청에서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푸짐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세제, 손소독제, 체온기, 마스크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는 사재기 품목 1호 화장지까지 집으로 배달해주었다.

* 사진: 이석훈 제공

한국과 비교해보면 슬로바키아의 격리자에 대한 처우는 참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 개선되길 간절히 바라고 또한 하루속히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길 염원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세계 각국의 민낯이나 위상이 그대로 온통 드러나고 있다. 재빠르게 가급적 많은 인원을 진단검사하고 증상별로 격리조치를 취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또한 국민이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함으로써 모범적으로 코로나 19에 대처한 한국이 단연 돋보인다.
국운융창 세계선도 공생공영 인류평화 
國運隆昌 世界先導 共生共榮 人類平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21. 01:54

봄이 왔건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봄을 즐길 수가 없다. 아파트 발코니 너머 돋아나는 연두색 새싹을 바라본다. 유럽에 30여년을 살아도 이렇게 봄이 오면 어린 시절 한국에서 즐겨 먹었던 쑥, 다래, 냉이, 미나리, 두릅 등의 시골 봄나물을 떠올리곤 한다.

유럽에서는 야생 봄나물을 뜯어서 음식을 해먹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늘은 쐐기풀 (urtica dioica)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쐐기풀은 유럽 사람들이 기피하는 가장 대표적인 풀 중 하나다. 왜 기피할까?

잎이나 줄기에 포름산을 많이 포함한 털이 있어 만지거나 스치면 벌에 쏘인 것처럼 아주 따갑다. 심할 경우 긁힌 피부에는 한동안 선명하게 붉은 줄이 도드라져 있다. 유럽 수풀에서 반바지나 반팔을 잎고 부주의하게 돌아다니다보면 어느 순간 피부에 따끔따끔한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이는 십중팔구는 지나가다가 쐐기풀에 우연히 스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1990년대초 유럽에서 겪은 일화는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는 쐐기풀의 정체를 아직 잘 몰랐을 때다. 한번은 폴란드 친구들과 숲속에서 산책을 하는 데 한 어린 친구가 쐐기풀을 꺾어 장난을 쳤다. 

아마 그는 쐐기풀을 모르는 나에게 쐐기풀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내 뒤에서 쐐기풀로 여러 번 슬쩍슬쩍 내 팔을 때렸다. 그러자 따끔따끔한 통증이 느껴졌고 더 이상 장난치지 마라고 부탁했다. 그런데도 그는 재미있다는 듯이 장난을 이어갔다. 

"그럼 한번 쐐기풀로 실컷 때려봐라"면서 사나이의 객기를 부려봤다. 숲길에 주저앉아 가부좌를 틀면서 윗옷을 벗었다. 그는 천진난만하게 내 온 몸통을 앞뒤 좌우로 쐐기풀로 때렸다. 일생에 쐐기풀에 쏘일 양을 이날 다 받은 듯했다. 따갑고 화끈거리는 느낌을 오히려 내가 쾌감으로 받아들이니 그 친구는 더 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해 그만두게 되었다. 이는 한동안 그들에게 전설이 되었다. 


* 빌뉴스 도심 담벼락에서 자라고 있는 쐐기풀


1992년 봄 헬싱키를 잠시 다녀왔다. 이때 핀란드인 친구가 숲으로 산책을 가자고 했다. 

"오늘은 쐐기풀을 뜯어 무침을 해먹어야겠다."
"쐐기풀은 쏘는 독성이 있는데."
"어린 싹은 그런 것이 없어."
이날 난생 처음 쐐기풀 무침을 먹어봤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지금은 그 정확한 맛은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한 끼 식사는 참 잘했다.

얼마 전 세르비아 에스페란토 친구(Jovan Zarkovic)가 건강에 좋은 쐐기풀 요리를 맛있게 해먹었다고 하면서 그 요리법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국 독자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하니 흔쾌히 사진과 글을 허락했다. 

준비물
쐐기풀 새싹 20개
양파 1개
기름 1숟가락
달걀 5개
우유 약간
크림 약간

요리법
달걀을 깨서 우유와 크림에 넣어 젓는다
끓는 물에 약 5분 정도 쐐기풀을 삶는다
짤게 썰은 양파를 기름에 볶는다
그 위에 삶은 쐐기풀을 얹는다
그 위에 저은 달걀을 붓는다
뚜껑을 덮고 약 5분 정도 약한 불에 끓인다
소금으로 양념을 한다                            

이렇게 하면 세르비아 시골 사람들이 옛부터 즐겨 먹는 음식이 식탁 위에 오르게 된다. 이를 보고 있으니 쑥으로 만든 요리 같다. 
 


수백년 전부터 쐐기풀의 효용이 알려져 있다. 이것을 먹은 젖소의 우유는 지방이 더 함유되어 있고 새는 더 빨리 자라고 살이 찐다. 또한 닭은 더 큰 달걀을 낳는다. 쐐기풀은 머리카락을 강하게 하고 비듬을 없애준다. 쐐기풀은 제과, 약제, 향수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쐐기풀은 관절염, 통풍, 습진, 이비인후 장애, 출혈방지, 헤모글로빈 수치 증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유럽 수풀에서 피부에 스쳐 지나가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겠지만 이제는 쐐기풀이 기피의 대상이 아니라 유용한 약재나 식재로서 다가온다. 아직 북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쐐기풀 새싹이 돋아나지 않고 있다. 기회 되면 나도 세르비아 친구처럼 음식으로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17. 14:26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유럽의 대부분 나라들은 격리조치나 봉쇄조치를 내렸다. 이동제한, 외출금지 혹은 외출자제, 학교휴교,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실시되고 있다. 식료품, 약국 등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상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았다. 식당, 커피숍, 이발소 등도 문을 닫았다.

3월 중순 마침 이발하러 가야 할 때였다. 그런데 3월 15일 이발사로부터 아래 문자쪽지가 왔다.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사태 선포로 3월 16일) 월요일부터 모든 이발소가 문을 닫아요..." 


리투아니아는 4월 27일까지 격리조치가 연장되어 이발소를 비롯한 미장원이 다 문을 닫았다.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는 5월 10일까지 봉쇄조치를 연장했다. 갈수록 머리카락이 점점 길어진다. 자고 일어나면 머리카락이 지멋대로 헝클어져 있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 보기조차 무섭다.


평소 집에 남성용 이발기가 하나 준비되어 있으면 이때 한번 신나게 써먹을 수 있을 텐데 참 아쉽다. 물론 식구들이 삭발이나 반삭을 아주 싫어하기 때문에 우선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무렵 이웃 나라 폴란드에 사는 현지인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내용인즉 "이발소가 다 문 닫아서 스스로 머리깍기를 시작했다. 어디 (지난 가을에 같이 만났던) 모스크바 교무님(원불교 성직자)하고 비슷해?"  





이발기로 시원하게 반삭으로 깎아버린 친구의 머리가 부럽다. 근래에 리투아니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야깃거리가 하나 있다.

"요즘 경찰서에 들어오는 가장 많은 문의가 뭔지 알아?"

"몰라. 한번 생각해봐야겠네."

"바로 문을 연 이발소가 어디 있느냐야!" 


페이스북 등 사회교제망에는 이발소가 다 문을 닫았기에 유럽 남자들이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식구가 해주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기발하거나 기이한 방법들이 눈길을 끈다. 이중에서 가장 큰 압권은 양목축을 하는 사람의 자가 이발법이다. 



아일랜드 농부인 그는 길게 자라서 휘날리는 자신의 백발을 양털을 깎는 커다란 가위로 쓱삭쓱삭 깎아나간다. 그의 영상은 짧은 시간에 수백만 조회수를 올렸다. 평소 양털을 깎는 실력 덕분이 아닐까...   


이 영상은 코로나19로 이발소가 문을 닫아서 겪고 있는 유럽 남자들의 고충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저 머리 위 위협적인 양털깎기의 위력으로 하루속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기길 바라고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17. 03:59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프랑스는 5월 10일까지, 독일은 5월 3일까지 코로나19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조치를 최근 연장했다. 박물관 등 관공명소들도 휴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여러 유명한 박물관들이 코로나 시국에 온라인으로 전시실이나 전시품을 개방에 누구나 쉽게 접근해 문화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 10개를 아래에 소개한다[출처].


1. 에르미타주 박물관 (Hermitage Museum)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국립 박물관이다. 영국 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1764년에 예카테리나 2세가 미술품을 수집한 것이 그 기원이다. 현재 방 1000여개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제로, 라파엘로, 루빈슨, 피카소, 고갱, 고흐, 르노와르, 렘브란트 등의 수많은 명화와 고대 유믈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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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들이 붐비는 에르미타주 박물관 복도다. 박물관은 언제 다시 저런 모습을 되찾을까? 


2. 루브르 박물관 (Louvre Museum)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립 박물관이다. 파리 중심가에 있는 루브르 궁전에 위치해 있다. 12세기 요새로 출발한 루브르 궁전은 1672년 베르사유 궁전에 거주하기로 결정한 루이 14세가 왕실의 수집품을 전시하기 위한 장소로 쓰도록 했다. 프랑스대혁명 당시 1793년 박물관으로서 첫 문을 열었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은 가보길 원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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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국 박물관 (British Museum) 

흔히 대영 박물관이라 부른다. 영국 런던에 있는 국립 박물관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고대부터 현재까지 역사, 미술, 문화와 관련된 유물 및 소장품이 8백만여점에 이른다. 특히 카이로 박물관 다음으로 엄청난 양의 이집트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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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구겐하임 박물관 (Solomon R. Guggenheim Museum) 

미국 뉴욕에 있는 솔로몬 로버트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인상파, 후기인상파 그리고 현대미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솔로몬 구겐하임은 철강왕으로 알려진 벤저민 구겐하임의 형이다. 벤저민은 타이타닉호의 침몰사고로 사망하고 그의 딸인 페기 구겐하임이 막대한 상속 유산으로 세계의 미술품을 수집했다. 이에 솔로몬 구겐하임이 조카의 수집품을 전시할 미술관을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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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워싱턴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국립 미술관이다. 주로 앤드루 멜론, 사무엘 크레스, 조셉 와이드너 등 개인들이 기증한 수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937년에 세워졌다. 14만여점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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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국립 현대 미술관 

한국 서울에 있는 미술관이다. 1969년에 개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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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페르가몬 박물관 (Pergamonmuseum) 

독일 수도 베를린에 있는 박물관이다. 식민지에서 출토된 고고학 유물들을 전시할 공간을 마련하고자 지어졌다. 1930년에 개관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유물, 중동에서 출도된 유물과 이슬람 유물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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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암스테르담 왕립 박물관 (Rijksmuseum)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 있는 박물관이다. 1808년 네덜란드 왕 루이 보나파르트에 의해 1808년에 세워졌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박물관이다.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의 메카로 여겨진다. 렘브란트와 페르메이르(베르메르)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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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반 고흐 미술관 (Van Gogh Museum)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 있는 미술관이다. 고흐는 네덜란드 화가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1973년에 개관되었다. 고흐의 작품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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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우피치 미술관 (Galleria degli Uffizi)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미술관이다. 1581년에 개관되었다. 특히 메디치 가문이 수집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불후의 명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매년 200만여명이 이곳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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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전시된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아" 작품이다.


더 많은 온라인 박물관이나 미술관 구경은 구글의 예술과 문화 수집 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해서 현지에서 직접 이 박물관을 찾아 관람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다. 자가체류하면서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은 온라인으로 관람해보고 갔다온 사람은 여행의 추억을 되살려보자.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13. 12:59

4월 12일 부활절을 기해 전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180만명,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한국, 호주 등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둔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봉쇄령을 내려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3월 16일부터 2주간 계속 연장해 4월 27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외출 금지령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은 의무적이다.

현재 유럽에서 확진자가 10만명이 넘은 국가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와 독일이다. 최근 스페인 언론은 봉쇄령을 취하지 않은 채 모범적으로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는 한국을 집중조명했다. 이 기사를 접하자 스페인에 발이 묶여 있는 지인 가족이 떠올랐다.


지인은 에스토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재외국민이다. 겨울철을 맞아서 추운 북유럽 에스토니아를 떠나 따뜻한 남유럽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에서 한 달 동안 머물 계획이었다. 3월 24일 이곳을 떠나 3월 26일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가모 공항을 경유해 탈린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당시만 해도 유럽은 모든 것이 정상적이었다. 식구 4명과 함께 그는 2월 19일 푸에르테벤투라에 도착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가족여행을 즐겼다. 이 무렵 스키여행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북부에서 갑자기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어나자 이탈리아 정부는 국경폐쇄 등 봉쇄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베르가모-탈린 항공편이 취소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스페인에서도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고 스페인 정부는 3월 14일부터 필수적 사유를 제외한 이동과 여행을 금지하게 되었다. 이렇게 가족여행 마지막일을 10일 앞두고 식료품 등을 사러 가는 것 외에는 외출이 금지되었다. 결국 항공편 연기와 취소 등으로 카나리아 제도에서 대륙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끊겼다.

다행히 푸에르테벤투라에서 테네리페로 3월 24일 비행기로 넘어왔다. 만약 항공운항이 재개될 경우 푸에르테벤투라보다 테네리페가 더 유리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공항에 도착해 숙소가 있는 산안드레스(San Andres)로 이동할 때 스페인 봉쇄령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두 명인 가족인데 택시 1대가 아니고 2대로 나눠타고 이동해야 했다.

꼼짝없이 숙소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숙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저 해수욕장이 라스테레시타스(Las Teresitas)다. 원래는 검은 모래, 자갈과 바위로 이뤄진 작은 해변이었다. 1968년 해안에서 150미터 떨어진 거리에 1킬로미터에 이르는 방파제를 쌓고 1973년 사하라 사막에서 하얀 모래 포대 400만개를 수입해 해수욕장을 정비했다.

* 이 글 모든 사진 및 영상 촬영: 김수환

이 아름다운 광경을 도착한 3월 24일부터 지금까지 발코니에서만 볼 수 있다. 지인에 따르면 지금껏 저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봉쇄령을 중하게 어긴 사람에게는 600유로에서 최대 3만유로까지 벌금이 부과되고 가볍게 어린 사람에게는 100유로부터 벌금이 부과된다. 언제 저 해변따라 걸어볼 수 있을까... 


그가 즐길 수 있는 장면 중 하나가 일출이다. 바다에는 크루즈선 두 대가 정박되어 있다. 


인근에 있는 주된 항구가 포화 상태로 이곳에 정박되어 있는 저 크루즈선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여행업임을 말없이 입증해주고 있다. 



벌써 유럽 도처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벼야 거리가 텅텅 비어 있다. "개미 새끼 하나도 얼씬 못 한다"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식료품 등을 사러갈 때만 외출한다. 가게 앞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유지되고 있다. 일정한 수만 안에서 물건을 사고 나머지는 밖에서 간격을 두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개 또한 집밖 세상을 궁금해 한다.  


요즘 스페인에서는 반려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몹시 부러워하고 있다. 개를 산책시키는 것은 허용되기 때문이다. 10-15유로를 주고 타인의 반려견을 잠시 빌려서 산책하려는 사람도 생겨났다고 한다. 숙소 주인이 지인에게 자기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앞집 지붕에 올라온 개 두 마리가 "저희도 마음껏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현지 주민들은 매일 저녁 7시만 되면 지붕 위로 올라와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숙소에 감금되다시피 갇혀 
아들들은 천진스럽게 놀고, 
아내는 그림을 그리고 
지인은 사진 정리 등을 하면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발코니에서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하루를 마감한다.


봉쇄령이 언제 풀릴지 기약없이 낯선 여행지 숙소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스페인한인회와 라스팔마스 한국 영사관과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하루속히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라고 바란다.


* 코로나19로 유럽 남자들이 겪는 고충은 바로 이거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12. 02:31

북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부활절을 맞아 
부활절 달걀로 집안을 장식한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부활절 달걀을 만드는데
가장 흔한 방법은 양파 껍질에 생달걀을 삶아 식힌 후 
칼 등 날카로운 도구로 달걀 껍질 위에 문양을 새기는 것이다.

또는 빈껍질에 색을 입혀 문양을 새기거나
색칠로 그림을 그리거나 실 등을 감아서 모양을 내기도 한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거실 꽃병 안에 연두색 새싹이 돋은 
버드나무 가지에 매달아 집안을 장식한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정원수에 
알록달록한 부활절 달걀을 매달아 봄기운을 미리 느낀다.

어제 지방에 사시는 장모님 댁에 가는 길에
부활절 달걀 수천 개가 매달려 있는 한 유치원을 방문했다.



인구 2천여 명의 쉐두바(Šeduva)라는 동네다. 
2011년부터 부활절마다 유치원 뜰에 있는 나무에 달걀을 매단다.
2011년 1662개 2012년 1662개 2013년 1853개 2014년 2420개
2015년 3345개 2016년 4146개 2017년 5527개

2018년에는 역대 가장 많은 7017개 부활절 달걀을 매달았다.
이 유치원에서 6000여개를 만들었고, 
나머지는 고등학교, 고아원, 문화원, 동아리 등 주민들도 함께 참여해서 만들었다.

아래 사진과 동영상으로 부활절 달걀 7017개로 장식된 모습을 소개한다.








과연 내년에는 얼마나 많은 부활절 달걀이 저 나무에 매달릴 지...
마치 부처님오신날 연등을 보는 듯하다.
저 달걀에 담긴 사람들의 염원들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9. 14:41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자가격리와 자가체류가 권장되고 있다. 오늘은 낮 최고온도가 20도까지 올라가는 날씨다. 이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여름철 날씨다. 이런 좋은 봄날씨에 밖에 나가서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갑갑하다.

지난 일요일 일주일만에 숲 속으로 산책을 나갔다. 봄을 알리는 전령사 중 하나인 서양할미꽃도 보고 맑은 숲공기를 마시면서 모처럼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파트 주차장에서부터 난데없이 딸아이 요가일래가 딸꾹질을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무관한 증상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코를 막고 한참 숨을 쉬지 말아봐라"라고 했다.
"그래도 딸꾹질이 안 그친다."
"그러면 빨리 집에 올라가서 차가운 물을 마셔봐라." 
"아니야. 아빠 방법 말고 내가 아는 방법을 한번 해볼 거야."

집에 들어오자마자 여전히 딸꾹거리는 요가일래는 부엌 찬장에서 설탕컵을 꺼낸다.
"뭐 하려고?"
"보면 알지."


설탕을 차숟가락에 담더니 입안으로 넣었다. 그리고는 침묵이다.
한참 후 입을 열더니 말했다.
"봐, 이제 딸꾹질 안 하잖아!"
"어떻게 했는데?"
"설탕을 혀바닥에 얹고 혀를 입천장에 붙여서 설탕에서 나오는 단물을 빨아먹었지."


"우와~ 내가 처음 알게 된 방법이네. 누가 가르쳐 줬어?"
"합창단 지도 선생님이 알려 줬어. 갑자기 딸꾹질을 하면 노래를 할 수 없을 때 쓰는 방법이라고 했어." 
"아빠도 나중에 이 방법을 한번 사용해 봐야겠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설탕을 먹으면 단맛이 신경을 자극해 딸꾹질을 멈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좀 더 검색하니 딸꾹질을 멈추는 방법이 너무 다양하다. 90도로 몸을 숙여 물 마시기, 설탕물 마시기, 혀 잡아당기기, 가슴 부위 지그시 누르기, 재치기하기, 신 음식 먹기, 숨 들이쉬기 ,트림하기, 간지럼 참기, 놀라게 하기 등이다.

갑자기 한 생각이 떠올랐다. 세계 각국 사람들은 어떻게 딸꾹질을 멈출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회원 2만2천 명이 넘는 국제어 에스페란토(Esperanto) 페이스북 그룹 "평소 어떻게 딸꾹질을 멈춰?"라고 물어봤다.  


짧은 시간에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다양한 답을 해줬다. 여러 사람들이 위에 언급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개인들이 각자 평소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해서 아래 소개하고자 한다.

캐나다 Sylvain: "누군가 당신을 놀래켜라."
슬로베니아 Vesna: "물을 마시거나 코를 막고 천천히 20까지 숫자를 세라."
헝가리 Éva: "왼팔을 높이 들거나 물 10방울을 마시거나 설탕 한 숟가락을 먹어라."
미국 Jeremiah: "양쪽 귀 뒤에 아이스크림으로 머리를 눌러라."
핀란드 Kalle: "설탕 한 숟가락을 입안에서 녹이지 말고 그냥 삼켜라."
스웨덴 Bertilo: "긴장을 풀고 규칙적으로 호흡한다."
헝가리 Anna: "호흡을 최대한 멈춘 후 깊게 들이쉰다. 딸꾹질이 그칠 때까지 이를 반복한다."
러시아 Sergeo: "누군가 당신을 갑자기 크게 놀래켜야 한다."  
중국 Miao: "찬물을 벌컥 삼킨다."
브라질 Jose: "코를 막고 최대한 호흡을 멈춘다."
중국 Dagez: "갑자기 누가 당신을 때리면 금방 딸꾹질이 그친다."
세르비아 Živanko: "자두술로 (멈춘다)."
헝가리 Csaba: "강하게 집중한다."
미국 Hans: "치아로 연필을 물고 물을 마신다."
이탈리아 Davide: "힘껏 소리 질러라."
러시아 Oleg: "깊게 숨을 들이쉬고 멈춘다."

일반적으로 설탕물을 마시거나 설탕을 입안에서 녹여서 먹어라고 하는데 핀란드인 친구 칼레(Kalle)은 그렇게 하지 말고 삼켜라고 한다. 왜냐하면 "마른" 설탕이 목구멍을 자극함으로써 신경에 영향을 미쳐 딸꾹질이 그치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치아로 연필을 물고 물을 마신다는 미국인 한스(Hans)의 방법이 특이하다. 이렇게 하면 산소기포가 횡격막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돕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상은 넓고 딸꾹질 멈추는 법은 많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8. 16:34

유럽 리투아니아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조치가 3월 16일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교는 휴교 중이고 자가격리와 자가체류가 권장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슈퍼마켓에 가는 날에만 밖으로 나간다. 

우리 집 아파트 현관문에서 나와서 계단으로 내려가니 출입문에 묶어져 있는 플라스틱병이 하나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이 플라스틱병은 어느 나라에서는 사재기 등으로 아주 구하기 힘든 손소독제다. 아파트 관리회사가 거주자들이 출입시 손을 소독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자 공공건물 출입문을 여는 습관이 달라졌다. 초기에는 장갑을 낀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열었다. 하지만 사태가 점점 확산되자 장갑을 낀 손으로도 문을 열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문을 열까? 
어색하지만 팔꿈치나 팔을 사용해 손잡이를 잡고 연다. 그런데 손으로 여는 것보다는 훨씬 불편하다.

역시 사업하는 사람은 기발하다. 
리투아니아 한 회사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우려로 사람들이 손잡이를 이용하는 것을 꺼려할 것이라 판단해 최근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냈다. 팔로 쉽게 문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보조장치를 고안해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생기기 마련임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된다.


기존 손잡이에 끼어넣어서 고정만 시키면 된다. 


미국에서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1시간에 23회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진다[출처]. 얼굴을 만지는 습관이 감염 위험을 높인다. 특히 이는 겨울철 감기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손잡이를 통해 직원 한 명이 몇 시간 내로 직원 40-60%를 감염시킬 수 있다[출처]. 그러므로 감영증 예방수칙 중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여러 물체와 접촉이 잦은 손을 비누로 꼼꼼하게 씻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계기로 특히 공공건물 출입문을 여는 습관이 달라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잡고 문을 여는 손잡이는 그다지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손잡이를 자주 소독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염병 대유행시에는 이렇게 출입문에 팔잡이 하나가 추가로 설치되어 있다면 참 좋겠다. 누구는 그저 팔꿈치로 문을 여니 불편하다는 생각만 하지만 다른 누구는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제품을 만들어 사업을 하는구나...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7. 05:15

다음주 일요일이 부활절이다.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코로나바이러스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자가격리 내지 자가체류가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동제한령까지는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외출시 마스크 착용과 사람간 일정한 거리유지가 권장되고 있다.

이번 일요일 모처럼 날씨가 맑고 따뜻했다. 점심 식사 후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다면서 아내가 빌뉴스 교외에 있는 인적 드문 숲으로 산책할 것을 권했다. 딸까지 이에 동조하니 2:1이 되어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게 되었다. 


숲 입구 주차장 바로 숲길 옆에 보라색 꽃이 마치 우리를 기다리는 듯하다. 보라색 꽃이 아직 피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난해 떨어진 낙엽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자칫하면 사람들이 무심결에 그냥 밟고 지나갈 수도 있겠다.


어릴 때 한국의 고향 뒷산 무덤가에서 많이 본 할미꽃을 많이 닮았다. 학명은 pulsatilla vulgaris인데 보통할미꽃 혹은 평범할미꽃으로 번역될 수 있겠다. 서양할미꽃이라 불러도 되겠다. 

리투아니아어로는 šilagėlė인데 직역하면 숲꽃이다. 유럽에서 30년 동안 살면서 야생 숲에서 흔하지 않게 본 꽃이라 더욱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여름철 하늘이기도 하다. 이렇게 좋은 춘삼월 날씬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이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 애궁~~~ 이 일을 어찌 할꼬?!  


할미꽃 사진을 찍는 동안 아내와 딸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북유럽 리투아니아 숲은 쭉쭉 곧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가 대부분이다. 바닥은 빌베리(bilberry) 관목이 온통 덮고 있다. 


지난해 열매가 떨어지지 않고 아직 남아 있다. 푸른색 일색인 숲 속에 햇살에 빛나는 빨간색 열매가 돋보인다. 마치 군계일학을 만난 듯하니 내 전화기 카메라가 가만 있을 리 없다.  


노간주나무다. 아내는 벌써 손에 노간주나무 가지를 잡고 있다. 왜 일까? 일전에 우리 가족이 함께 본 기생충 영화의 송광호 대사가 떠오른다. 
"아들아, 역시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여보, 역시 당신은 계획이 다 있었구나!"
이번 일요일은 종려주일(성지주일, 주님 수난 성지주일)이다. 리투아니아는 가톨릭 신자가 약 80%다. 남쪽에서 성지로 종려나무 가지를 사용하지만 여기 북쪽에는 종려나무가 자라지 않으므로 자작나무나 버드나무 가지를 사용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 가지를 마른 꽃 등으로 장식하고 이를 베르바(verba)라 부른다. 이와 더불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노간주나무 가지를 이날 성당에서 축성을 받는다. 

평년 같으면 아내는 대성당 가는 길에 노간주나무 가지를 길거리 상인들에게서 사서 미사를 본 후 축성을 받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온 식구들을 불러놓고 이 노간주나무 가지로 얼굴, 손, 허리 등을 팍팍 때린다. 순간적으로 엄청 따끔하고 그 통증이 한동안 지속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몸에 있는 악한 기운을 다 내쫓고 앞으로 1년 내내 안녕하길 바라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길거리 상인들도 없고 미사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아내는 우릴 숲으로 데리고 가서 노간주나무 가지를 꺾어서 기원의식을 치렀던 것이다. 


이 노간주나무 가지를 집으로 가져와서 내년 이날까지 잘 보관한다. 그리고 지난해 것은 이날 불로 태운다. 한 해의 안녕을 바라면 한 순간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4. 18:47

코로나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전세계 확진자 수가 이미 백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 수가 6만6천 명에 이른다. 미국은 4월 3일 단 하루만에 새로운 확진자 수가 25,185명이다. 이를 두고 분명히 트럼프는 미국의 코로나 진단검사 속도가 세계 최고라고 자화자찬할 수도 있겠다.  

프랑스는 4월 3일 하루 새 확진자 수가 5,233명이고 하루 사망자 수가 이날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20명이다. 총 확진자가 64,338명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휴교령에 이어서 전국민 이동제한령까지 내려졌다. 학교가 닫히자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에 참가하고 있다. 

* 코로나19로  치러질지가 불투명한 고등학교졸업시험을 앞두고 있는 요가일래 

4월 3일(금요일)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올 여름에 치를 바칼로레아(baccalauréat, 줄임말 bac)가 취소되었다고 발표했다. 이 시험은 고등학교 졸업시험으로 한국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된다. 50% 이상의 점수를 받는 모든 학생에게 프랑스 대학 입학자격이 주어진다. 논술과 철학 시험이 필수인 것으로 유명하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 의해 1808년 처음 시작된 시험으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취소된 적이 없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시험이다. 드골 정부의 실정과 사회 모순이 초래한 1968년 5월 학생과 노동자 저항에도 불구하고 이 시험은 치러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평가할까?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바칼로레아 대신 학생들은 1년 동안 시험과 숙제로 얻은 점수를 기반으로 평균 점수를 받을 것이다. 이것이 어려운 현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간소하고 안전하고 공정한 해결책이다. 지금의 봉쇄 기간 동안 얻은 점수는 계산에 넣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출처].  

현재 살고 있는 나라 리투아니아 졸업시험은 어떻게 될까? 
딸 요가일래가 고등학교 졸업반이어서 걱정이 된다. 이 졸업시험은 대학입학시험에 해당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서 계속 휴교 기간이 길어진다면 리투아니아도 프랑스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리투아니아도 프랑스처럼 할 수 있을 텐데 너 평소 성적 괜찮아?"
"응, 좋아. 걱정하지마."
"아이엘츠(IELTS) 시험 성적을 2월에 받아 놓아서 정말 다행이다."
"그러게."
(요가일래는 지난 1월부터 2개월만 학원을 다닌 후 2월 23일 시험을 치러 아주 만족한 점수를 얻었다.) 


한편 요즘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숲에는 봄의 전령사 노루귀꽃이 쌓인 낙엽을 뚫고 피어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지난해 이맘때 숲에서 만난 귀한 분홍색 노루귀꽃이다. 격리조치 초기에는 산책을 권하더니 이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가격리를 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자연 속 노루귀꽃을 감상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 아파트 앞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개벚나무는 꽃망울을 틔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만 밤새 겨울 내내 오지 않던 눈을 맞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햇살 내리쬐는 날에는 아이들이 뛰는 노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이 또한 코로나19로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이용금지를 뜻하는 줄이 놀이기구를 감싸고 있다.


아, 빨강색 노란색 줄이 언제 걷힐까?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를 하루빨리 아파트 발코니 창문을 통해 듣고 싶다. 거실에서 온라인으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아내도 하루빨리 학교로 정상 출근하면 좋겠다.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에 참가하는 딸도 하루빨리 학교로 등교해서 집에서 나 홀로 마음껏 음량을 높여 여행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싶다. 아, 그날이여! 하루빨리 오소서...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4. 3. 04:48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외출금지령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고 있다.

약국과 식품점을 제외한 모든 가게는 영업이 금지되어 있다. 대체로 이곳 유럽 사람들은 집밥이나 도시락 싸가기가 일상화되어 있으므로 식당이 영업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

재택근무가 권장되어 온가족이 하루 종일 집에 같이 있는다. 자연스럽게 가족이 함께 준비해서 집밥을 먹는 일이 더 잦아졌다. 가족이 다 모였을 때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자주 해 먹는 음식이 하나 있다. 바로 감자요리 쿠겔리스(kungelis)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물론 집집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보통 재료는 다음과 같다.
감자
돼지고기나 닭고기
달걀
양파
끓인 우유
소금과 후추
 
- 생감자를 깎아 강판 혹은 전기갈개에 간다
- 양파도 간다
- 간 감자와 양파를 달걀과 긇인 우유와 함께 잘 섞는다
-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 그릇 바닥에 기름을 칠한다
- 재료를 반 정도 그릇에 붓는다
- 그 위에 양념한 돼지고기나 닭고기(우리 집은 닭다리 선호)를 얹는다
- 나머지 재료를 그 위에 붓는다
  


- 오븐에 굽는다
- 보통 섭씨 220도에서 15분 동안 구운 후 다시 섭씨 180도에서 1시간 굽는다

바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리투아니아 감자요리 쿠겔리스가 완성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새콤한 맛이 나는 사워크림(생크림을 발효시켜 만든 크림)을 발라서 먹는다. 사워크림 없이 먹어도 맛이 있다. 사워크림 대신에 구운 돼지비계와 함께 먹기도 한다.    


오븐에서 갓 꺼낸 뜨거운 쿠겔리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리투아니아 음식 중 하나다. 남으면 다음날 후라이팬에 데워서 먹어도 맛있다. 아내에게 쿠겔리스를 조만간 또 해 먹자고 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3. 24. 19:48

발트 3국도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등을 방문한 사람들이 감염자로 확진되었으나 이제는 외국을 방문하지 않은 현지인들 중에서도 감염된 자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3월 18일 23시) 확진자는 에스토니아 258명, 라트비아 71명, 리투아니아 33명이고 사망자는 없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보건 위협으로 인해 국가비상사태(전염병 예방을 위한 격리조치)를 선포해 3월 16일부터 아래와 같이 시행하고 있다. 
1.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입국 금지
2. 국경검문소수 축소
3. 리투아니아 국민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급증 국가 방문 금지(한국도 포함됨)
4. 약국, 동물약국, 식품판매점을 제외한 상점 영업 금지
5. 테이크아웃 음식 서비스를 제외한 커피숍과 술집 영업 금지
6. 모든 실내와 실외 공개행사 금지
7. 크루즈선 입항 금지
8. 행정의 비필수적 서비스는 제공 안 됨
9. 의료시설 환자 방문과 구금시설 수감자 방문 금지
10. 치료와 무관한 스파(SPA), 재활 서비스 금지  
11. 거리 유지를 위해 시외버스와 기차 승객수 제한
12. 격리 기간 동안 호텔은 숙박자에게 체류를 허용하고 그 비용은 국가가 지불함 
13. 교육시설 폐쇄
14. 필요한 의료지원을 제외한 계획된 의료절차 연기, 재활과 치과 서비스 취소
15. 공공 및 민간 부분 근로자 재택 근무 권고

리투아니아 국립공중보건청(NVSC)은 확진자가 확진을 받은 때까지의 날짜별 이동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관련 주소 1, 2].

또한 한국이 최초로 도입해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를 리투아니아도 설치해 18일 빌뉴스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 이미지 출처: http://delfi.lt


한편 그 어느 때보다도 국경통과가 힘드는 이때 밥차를 운영하는 리투아니아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국방지원재단 회원들이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통과 지점인 칼바리야 검문소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 운전사들에게 따뜻한 죽을 제공하고 있다.  


* 사진 출처: https://www.facebook.com/NADEFO/photos/

최근 리투아니아 확진자 중 한 명의 동선이다. 3월 8일 오후 14시 40분 빌뉴스 공항에 도착, 이날 18시 공연장 공연 참석, 3월 9일과 10일 직장 출근... 13일 새벽 4시 확진자로 병원 격리.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하고 백화점, 음식점, 상점 등 여러 곳을 다녔다. 

유럽인 아내에게 "한국에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은 모바일 자가진단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 한국 체류 14일간 건강상태를 매일 입력해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그러자 그 좋은 소식을 바로 페이스북에도 올리고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에 관여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지인 의료인에게도 빨리 알려주라고 재촉했다.  

휴대폰 위치정보를 활용하면서 빠른 검사, 빠른 추적, 빠른 격리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의 모범적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법 덕분에 아내의 재촉은 유럽에서 사는 한국인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해준다. 하루 빨리 전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3. 22. 03:24

북유럽 리투아니아 약국이나 슈퍼마켓에서는 3월 초순부터 마스크 등이 품절이다. 파스타용 면 종류 등 몇몇 비상용 식품은 일시적으로 슈퍼마켓 판매대에서 찾아볼 수가 없지만 다시 곧 채워지고 있다.

미국, 호주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화장지 사재기 현상은 아직 없다. 며칠 전 다녀온 빌뉴스 슈퍼마켓 화장지 판매대다. 꼭 필요한 만큼만 사 가니 판매대가 화장지로 거의 가득 차 있다.  


* 10.99유로 -> 5.49유로

* 2.06유로 -> 1.09유로

할인 가격으로 파는 데도 불구하고 화장지는 넉넉히 남아 있다. 



아래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있는 3월 20일 현재 약국 안내문이다.  

* 단체나 쌍이나 가족당 1명

* 약국 내 손님은 두 사람만

* 사람간 1.5미터 거리두기

* 마스크, 장갑, 알콜세정제 품절    


- 사진: 김수환


유럽 사람들은 대체로 마스크 사용을 꺼려 한다. 그럼에도 마스크를 이제는 구입할 수가 없다. 우리 집은 유럽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겨우 작업용 마스크 6개를 구입해 놓았다. 이것이 전부다. 하지만 적어도 외출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시킨다면 유럽에도 마스크 대란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폭리를 노리고 사재기하는 판매자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를 막는 방법 중 하나는 판매자가 얌체 심리를 버리고 양심을 지켜 판매하는 것이다. 덴마크의 한 슈퍼마켓의 판매 아이디어가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소비자의 사재기 심리를 한 방에 잠재운다.


* 손세정제 1병 구입시 1병 가격: 40크로네(7천2백원)

* 손세정제 2병 구입시 1병 가격: 1000크로네(18만원)


사진출처 image source


즉 1병만 사면 7천2백원인데 2병을 사려면 36만원을 내야 한다. 어느 누가 50배 금액을 주고 2병을 사갈까... 그러니 사람들은 당장 꼭 필요한 한 병만 사니까 판매대에는 물건이 품절되지 않고 다음 손님을 기다릴 수 있다. 


있어도 감춰 놓고 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판매자도 있을텐데...

 

특히 국가비상사태에 사재기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이에게는 다시는 그렇게 할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 국가비상사태시 관련 물품 판매 등록제를 실시해 생산자, 판매자, 구입자를 투명하게 해서 품귀 현상을 빚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판매자와 소비자가 사회적 공동의 선을 위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코로나 사태가 하루속히 끝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3. 12. 05:02

꽃선물을 하거나 해야 할 때가 이따금 있다. 꽃을 살 때마다 머뭇거린다. 꽃집 앞에 서면 "꽃선물을 반드시 해야 하나?"와 "꽃선물을 안 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두 마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꽃은 곧 시들고 마지막으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된다. 꽃병 속 꽃보다 자연 속 꽃을 선호하다.

혹시 아래와 같이 꽃을 선물하려는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최근 페이스북 친구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는 사진이다. 러시아어다. 내용인즉 "오랫동안 당신에게 꽃을 선물하지 않았어요. 마음껏 가져 가세요"다. 꽃 살 여유가 없거나 꺾인 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의 재치있는 해결책으로 보인다. 물론 꽃가게나 꽃농가도 살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올해는 일요일이었다. 3월 6일 금요일 일이 있어 밖을 나갔는데 마주 오는 여성들 대부분이 손에는 튤립을 들고 있었다. 직장 동료 남성들이 여성 동료들에게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미리 꽃선물을 한 것이다.  

우리 집에도 여성이 둘 이도 필요없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은근히 꽃선물을 기대할 것이다. 그래서 밖에 나온 김에 꽃을 듈립을 사기로 했다. 활짝 핀 꽃도 있고 막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하는 꽃도 있다. 어느 꽃을 살까 고민스러웠다. 활짝 핀 꽃은 받을 때는 좋지만 더 빨리 시들어버린다. 덜 핀 꽃은 줄 때는 좀 주저되지만 더 오래 꽃병에 머물러 있다.   


날이 지나감에 따라 꽃이 자쿠 크져 가고 있다. 아내에게 선물한 노란색 튤립이다. 


딸에게 선물한 빨간색 튤립이 창틀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구입한 지 3일이 지난 후 튤립꽃 모습이다.


북유럽 리투아니아에서 튤립은 보통 4월 중순에 꽃이 핀다. 창틀 위 꽃병 속 튤립꽃이 봄을 앞당겨 느끼게 해주고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꽃을 짝수로 선물하지 않는다. 튤립꽃을 살 때 여러 번 몇 송이인지를 세고 또 세었다. 한 묶음에 11송이가 들어 있었다. 홀수 송이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짝수 송이는 돌아간 사람에게 선물한다.


구입한 지 6일째 되는 날 진한 노랑색과 진한 빨강색을 띠고 있는 싱싱한 튤립꽃을 보더니 딸아이가 말했다.
"아빠가 막 피려는 꽃을 정말 잘 선물했다. 
받을 때 말은 안 했지만 약간 아쉬웠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꽃이 더 오래 가서 좋다."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고 꽃을 샀다. 앞으로 꽃선물을 할 때 어떤 꽃을 사서 한다?"
"막 피려는 꽃!"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3. 9. 05:54

유럽에서 30년째 살고 있다. 아내가 유럽 리투아니아인이다. 여기서는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혼자서만 밥을 준비해 다른 식구들을 위해 차려주는 일이 많지 않다. 서로 다른 직장출근이나 생활양식으로 인해서 보통 각자가 알아서 자기 음식을 해먹는다. 누가 나를 위해 밥을 차려줄 때까지 특별한 일 없이 가만히 기다리는 분위기가 아니다.
 
가족이 집에 다 있는 주말에는 모두가 조금씩이라도 거들어서 함께 밥을 해먹는다. 우리 집 경우에는 밥을 주도적으로 준비한 사람은 설거지에서 열외가 된다. 식사 준비 기여도가 제일 낮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솔선수범해서 설거지한다. 하지만 자기가 먹은 식기류 등은 대체로 자기가 씻는다. 

며칠 전 아내와 딸이 정말 모처럼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그런데 면이 유럽에서 30년 살면서 처음 먹어본 것이라 참으로 신기했다. 집에서 만두류의 음식은 자주 먹지만 스파게티류의 면은 거의 먹지 않는다. 이번 스파게티 면은 굵기가 잔치국수의 소면 같았고, 맛이 한국 분식점의 쫄면 같았다. 부드럽고 쫄깃쫄깃했다.

"이제야 면을 제대로 찾았네!"라는 탄성마저 절로 나왔다.
"아직 면 남아 있어?"라고 아내에게 물었다.
"찬장에 있어."
"봉지와 같이 있지?"
"그래. 왜?"
"상품 이름을 기억해 놓았다가 다 먹으면 또 사 놓으려고."

이탈리아에서 만든 스파게티 면이다. 
듀럼밀(durum wheat)을 부순 밀가루인 세몰리나(semolina)로 만들었다. 듀럼밀의 듀럼은 라틴어로 durum인데 이는 딱딱하다라는 뜻이다. 듀럼밀은 밀 종류 중 가장 딱딱하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다. 단백질과 글루텐 함유량이 다른 종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파스타와 스파게티 면 종류 제조회사 그라노로(granoro)가 생산한 "카펠리니(Capellini) 16번"이다. 제품명도 재미있다. 이탈리아어로 "capellini"는 "가는 머리카락"을 뜻한다. 주말 혼자 저녁식사를 해결해야 해서 생각난 김에 이 면으로 비빔국수를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다.


면은 끓이기도 쉬웠다. 끓는 물에 넣고 약 3분 정도 끓이면 된다.



카펠리니 면 색깔이나 굵기가 어린 시절 한국에서 즐겨 먹었던 잔치국수나 비빔국수의 소면을 그대로 닮았다.     


냉장고에 남아 있던 자투리 보라색양배추와 쪽파를 활용했다. 마침 지난해 한국 사람이 선물로 준 고추장양념장이 맛을 더해주었다. 


그동안 혼자 해먹을 때에는 거의 대부분이 비빔밥 등과 같은 아주 단순한 일품요리였다. 소면을 쉽게 구할 수 없다는 핑계로 좋아하는 잔치국수나 비빔국수는 아예 내 요리목록에 넣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최근 아내가 요리에 사용한 카펠리니 면을 알게 된 덕분에 이제 잔치국수나 비빔국수를 해먹을 수 있게 되었다. 좀 더 이 요리 실력을 키워 언젠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대접해볼 기회가 있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3. 8. 05:05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지구촌을 극성스럽게 걱정하게 하고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3월이 다가옴과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잠하길 그렇게 바랐지만 중국을 넘어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 등으로 지속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 코로나바이러스 이름이 몇 년 전에 이미 만화책에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아스테릭스(Asterix) 만화다. 로마군과 싸우는 켈트족 전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아스테릭스는 프랑스의 르네 고시니가 쓰고 알베르 우데르조가 그린 만화다. 

1959년 처음 발간된 후 꾸준히 이어서 나오고 있다. 고시니가 1977년 사망한 이후 다른 작가들이 계속 작업을 해오고 있다. 현재 2019년 발간된 제 38권이 마지막이다. 


최근 세계 에스페란토 친구들 사이에 전해지고 소식에 따르면 2017년 발간된 제 37권(프랑스명 Astérix et la Transitalique; 영어명 Asterix and the Chariot Race)에 코로나바이러스(Cornavirus) 이름이 나온다. 

* Foto: Didier Izacard

가면을 쓴 로마 기사 이름이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다. 


모든 경기에 시작과 끝이 있듯이 하루속히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되어 평상의 세계가 봄꽃 피듯이 오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3. 7. 16:00

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다면 재미난 놀이를 알게 된다. 오늘 그 하나를 소개한다. 바로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자녀가 몇 명이고 이들의 성별이 어떻게 되는 지를 맞혀보는 것이다.

먼저 준비물은 약 30 cm 정도의 실을 꿴 바늘이 전부다.


알아맞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대상자는 왼손 바닥을 하늘을 향해 펼친다. 
2. 엄지와 검지는 서로 떨어지게 하고 검지를 비롯한 나머지 손가락은 서로 붙인다. 
3. 주관자는 실끝을 잡고 바늘을 대상자의 엄지와 검지 사이로 내리고 올리는 것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4. 손바닥에 닫지 않도록 하면서 바늘을 손바닥 위에 놓는다. 실끝은 잡고 있는 손가락은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


손바닥 위에서 바늘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나온다.  
1. 바늘이 직선으로 움직이면 자녀가 남자다. 
2. 바늘이 둥글게 움직이면 자녀가 여자다. 
3. 바늘이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더 이상 자녀가 없거나 태어나지 않는다.


이날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번 이 방법으로 맞히는 것을 영상에 담았다. 

1. 첫째도 딸 둘째도 딸 그리고셋째는 없다


2. 첫째도 아들 둘째도 아들 그리고 셋째는 없다


3. 첫째도 아들 둘째도 아들 셋째는 딸 그리고 없다  


위 동영상에서 보듯이 세 사람이 실제 자녀수와 완전히 일치해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두 번째 영상의 부부는 셋째로 딸을 낳고 싶어했다. 그런데 부인한테 해보니 자녀는 둘밖에 없었다. 남편이 "이걸 어떻게 믿어!"라면서 이 방법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그의 손바닥으로 해보니 셋째가 태어날 것이고 딸로 나왔다. 정말이지 몇 년 후에 이 부부는 셋째로 딸을 낳았다. 와! 귀신이 곡할 노릇이구나! 

기회에 있을 때 재미 삼아 이 방법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3. 6. 14:37

"유럽 호텔 더블룸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글에 "왜 베개를 많이 제공할까요? 더블룸인 경우에도 두 개가 아니고 보통 네 개씩 놓여있던데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여름철 발트 3국으로 여행온 한국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궁금해서 물어온다.
"(우리가 묵은) 호텔 방에 왜 베개가 많나?" 

베개는 사람들의 아주 오래된 잠자리 필수품이다. 초기 이집트인들은 벌레가 코 등 얼굴의 구멍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돌 위에 머리를 얹고 잤다.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천이나 깃털로 베개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여름철 출장이 잦아서 호텔에 들어가면 보통 1인당 베개가 2개 놓여있다. 크기가 각각 다른 베개 4개가 있는 호텔도 있다. 유럽 호텔방 모습을 한번 보자.  

* 리가 그랜드포잇 호텔 Grand poet hotel

* 리가 풀만 호텔 Pullman hotel

* 빌얀디 파크 호텔 Park hotell


* 탈린 스위소텔 호텔 Swissotel hotel

* 리가 도무스 호텔 Domus hotel

하나로 충분할텐데 베개가 왜 두서너 개나 있을까? 고침단명(高枕短命 베개를 높이 베면 오래 살지 못한다)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은 유럽 호텔방 베개 갯수가 낯설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베개 하나만 베고 나머지는 옆으로 치워놓을 것이다. 

호텔방은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이용한다. 사람마다 습관도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높은 베개를 선호하고 어떤 사람들은 낮은 베개를 선호하고 어떤 사람들은 전혀 베개를 베지 않는다. 모두 다 숙면이나 건강을 위해서 각자의 선호가 있다. 베개 갯수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런 여러 가지 수면 습관을 배려한 것이다. 한마디로 다양한 국적을 가진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다.   
  
보통 베개는 푹신하다. 베개가 여러 개 있는 것은 높게 해서 자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주로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들이다. 특히 이들 중 어깨가 넓은 사람들이 낮은 베개를 사용할 시 목을 잘 지지해 주지 못함으로써 경추에 부담을 준다. 유럽의 중장년층은 일반적으로 아시아인들보다 체격이 큼직하다. 또한 높은 베개는 위산역류(속쓰림) 증상을 줄어준다. 우리 집 식구와 주변 유럽 사람들은 거의 다 반듯이 누워 자지 않고 옆으로 누워서 잔다.  

베개 하나로 충분한 사람은 다른 베개를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무릎 사이에 다른 베개를 끼고 잘 수 있다. 이는 척추의 비틀림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눈가리개나 귀마개처럼 사용해 빛과 소리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할 때 여러 개의 베개는 등받이용으로도 좋다. 

유럽 호텔에 베개가 여러 개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각자가 편하게 이용해 숙면을 취하면 된다. 호텔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집도 보통 베개 두 개를 배치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3. 2. 05:04

유럽의 호텔방은 침대방이다. 보통 싱글룸, 더블룸, 트윈룸으로 나눠진다. 싱글룸은 침대가 하나이거나 2개로 혼자 사용하는 방이다. 더블룸은 2명이 킹이나 퀸 사이즈 침대 1개에 자는 방이다. 트윈룸은 각자 사용하는 침대가 2개 있는 방이다. 

유럽에서 출장을 다니다보면 호텔방에 들어가면 싱글룸인데도 더블침대가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큰 이불 한 개 대신 이불 2개가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어릴 때부터 혼자 이불을 덮고 자는 것에 익숙해진 유럽 사람들을 배려한 것이 아닐까...  

경험상 이불이 하나인 더블룸 침대에서는 자다가 자주 깬다. 큰 이불에 혼자 자다보니 이불 무게에 짓눌려서 그런 듯하다. 1인용 이불이 더 편하다.


그래서 이불이 두 개인 더블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더블침대에 깔아놓은 이불과 베개를 걷어서 한 곳에 가지런히 놓는 것이다.  


그리고 제일 위에는 쪽지 하나를 써놓는다.


"이것은 전혀 손대지 않아 깨끗해요."


물론 내가 이렇게 해놓는다고 해서 호텔 객실 직원이 다음 손님을 위해 이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전혀 사용하지 않은 이불 천과 베개 천을 다시 세탁하도록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고 낭비다. 또한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호텔 객실 직원에게는 일이다. 그래서 유럽 호텔 더블룸에 들어가면 일단 내 마음이 불편해서 내가 사용하지 않을 이불과 베개를 걷어 놓는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2. 29. 04:19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유럽은 더욱 긴장과 불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 동안 청정국가였던 리투아니아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북부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가족 한 명이 감염자로 확진되었고 12명이 추가로 관찰되고 있다.

이번 겨울은 그 어느 겨울보다도 더 따뜻했고 나뭇가지들은 요즘 새싹을 틔워 봄을 준비하고 있다. 환희의 봄날을 곧 맞을 유럽은 이제 공포영화를 현실에서 보고 있는 듯하다. 


지난 주만 해도 약국 등에서 마스크 50장이 든 상자를 20유로에 구할 수 있었지만 이번 주에는 40유로 두 배가 올랐지만 아예 구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자 한 페이스북 친구가 이런 현상을 풍자하는 아랫글을 올려서 많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위 마스크 3장을)
팔거나
또는 웃돈을 받고 빌뉴스 구시가지에 있는 방 3개 아파트와 교환을 합니다.


참고로 유럽 리투아니아 수도인 빌뉴스의 구시가지에 있는 방 3개 아파트 가격은 보통 4-5억원 정도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사재기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은 늘 있어왔다. 하지만 국가적 또는 세계적 위난 속에서 모두의 공평한 분배 대신에 개인의 지나친 욕심을 꾀하는 것은 사라져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2. 28. 08:05

아직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청정국가인 유럽 리투아니아 언론도 이에 대해 많은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적인 바이러스 대처법에 충실히 하면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특히 쉥겐조약(국경통과간소화 조약) 회원국인 이탈리아에서 많은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사망자가 이어지자 이제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막 확산되기 시작할 때 언젠가 여기도 올 수 있으니 마스크라도 미리 구입해놓자고 유럽인 아내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아내는 거의 무반응이었다. 왜 일까?

일반적으로 유럽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여기는 미세먼지란 단어 자체가 생소할 정도로 공기가 청정하다. 또한 마스크의 목적이 공기 중 병균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내 기침으로부터 타인을 보호하는 데 있다. 그러니 아내의 무심한 반응이 쉽게 이해가 된다.

요즘 일주일에 네 번 대학교에서 강의를 한다. 감기에 걸린 한 학생은 거침을 할 때마다 팔을 당겨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한다. 여기 사람들은 이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그런데 이탈리아 코로나19 소식이 연일 보도되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지난 화요일 온라인으로 마스크를 구해보려고 했으나 쇼핑몰마다 마스크가 이미 매진되어 버렸다. 거우 특수 마스크를 파는 곳에서 마스크 한 장에 10유로를 주고 여섯 장을 주문했다. 배송일이 2일에서 7일인데 금요일 현재 배송회사로부터 아직 연락이 없다.

27일 목요일 코로나19 청정지역이던 발트 3국에 확진자가 한 명 나왔다. 라트비아 리가에서 국제선 버스를 타고 에스토니아 탈린 버스역에서 내린 사람 중 한 명이 몸상태가 좋지 않아 구급차를 불렀다. 진단해보니 코로나19 확진자로 드러났다. 

[추후 추가 글: 28일 새벽 리투아니아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24일 돌아온 리투아니아 샤울레이 시민이다. 중국, 북부 이탈리아, 홍콩, 이란, 일본, 한국, 싱가포르에서 온 사람 중 코로나19 증상을 느끼는 사람은 긴급구조전화 112 또는 +37061879984, +37061694562, +37062077547로 전화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이웃 나라 벨라루스에도 28일 확진자가 나왔다. 이란에서 돌아온 유학생이다.]  
 
이번 주말에 대형 슈퍼마켓에서 가서 한동안 버틸 수 있는 식료품을 구입할 계획이었다. 에스토니아 확진자 보도를 접하자 곧장 슈퍼마켓으로 갔다. 보통 한산한 낮 시간인데 도로에는 차량이 많고 슈퍼마켓 주차장에는 평소와는 달리 주차할 공간이 없었다. 한참 기다린 후에야 주차할 수 있었다.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붐볐다. 특히 스파게티 등 면류 판매대와 죽을 만들어 먹는 곡류 판매대에는 거의 물건이 남아 있지 않았다[위에 사진]. 우리 집 비상식량 중 으뜸은 쌀이다. 다행히 쌀 판대에는 쌀이 충분히 쌓여 있었다. 포르투갈 쌀 한 포대와 스페인 쌀 세 포대를 담았다. 그리고 견과류 중 이것저것을 담았다. 김치용 배추 구입도 잊지 않았다.


판매대 사이로 돌아다니는데 종업원끼리 하는 이야기가 들렸다.
"사람들이 마치 전쟁에 대비하듯이 사 가네!"
딱 현재의 사회 분위기를 꼭 집어 표현한 듯하다. 


한편 24일 이탈리아에서는 충격적 사건이 베네토주(州) 카솔라(Cassola) 주유소에서 벌어졌다. 중국인 이탈리아 교민 장(Zhang)이 지폐 교환을 위해 주유소내 바(bar)로 들어가자 직원이 "당신은 들어올 수 없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야!"라고 하면서 그를 제지했다. 이때 옆에 있던 이탈리아인이 맥주병으로 장의 머리를 때렸다. 그는 머리가 찢어져 피를 흘리는 부상을 입었다.

조금 전 지인의 유럽인 친구 한 명이 인터넷에 아래 글을 올렸다. 
"가족과 함께 북부 이탈리아에서 스키 타고 온 학생은 이번주에 돌아왔는데 2주 동안 자가격리되어 있다. 교실에는 기침하거나 콧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다. 학부모들, 학생들 그리고 선생님들 모두 불안해 하고 있다. 나는 그저 교실 창문을 열어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 정도로 안심시킬 수밖에 없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슈퍼마켓에 갔다. 중국인 두 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내 옆에 서있다. 왜 하필 나야?!"   

이처럼 유럽 곳곳에서 동양인에 대한 근거없는 편견과 증오가 심해지고 있다. 한 예로 그 동안 수많은 동양인들이 유럽을 여행하면서 유럽에 유익을 준 것을 한순간에 까맣게 잊어버린 듯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느 나라 어디 도시에서 시작되었는지간에 어느 특정 국민이나 지역 탓으로 돌리는 것은 시대정신과 인류애에 전혀 적합하지가 않다.

당분간 목도리로 턱과 코까지 가리고 모자로 귀까지 가리면서 대학교를 오가야겠다.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어 평소의 세상이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2. 25. 07:24

일년에 네다섯 번 정도 지방 도시에 살고 있는 유럽 리투아니아인 장모를 방문한다. 부활절, 성탄절, 여름 방학 그리고 가을이다. 빌뉴스에서 북서쪽으로 240km 떨여져 있다. 차로 3시간 걸린다. 옛날에는 라면, 다시다, 미역, 김 등을 챙겨가서 음식을 직접 해먹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음식을 가져가지 않는다. 유럽인 장모가 해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온다. 

유럽인 장모를 방문할 때 어떤 음식을 얻어 먹고 올까... 
먼저 가장 많이 먹는 음식 중 하나가 감자 요리다. 오븐에 구은 감자와 붉은 사탕무(비트)다. 감자 위에 붙어 있는 검은 것은 캐리웨이(caraway) 열매다. 캐리웨이는 미나리과의 초본 식물이다. 호밀빵, 신양배추(자우어크라우트, sauerkraut, 양배추를 발효시켜 만든 음식) 등을 만들 때 널리 사용하는 향신료다. 닭고기를 양념하는데에도 사용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주로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먹는다. 빻은 돼지고기 위에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웠다. 노란색 치즈가 군침을 삼키게 한다.  


붉은 사탕무와 작두콩을 삶아서 만든 요리다. 


고기 먹을 때 빠지지 않는 오이피클이다. 장모가 직접 만들었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갈 때 이 오이피클 유리병이 늘 차 짐칸에 실려 있다.  


주섬주섬 주어 담은 이날 점심 접시다.


다음 번 식사의 주식은 푹 삶은 돼지고기였다. 신양배추와 함께 먹은 포슬포슬 분이 난 감자가 제일 맛있었다.


장모가 냉장고에서 예전에 우리가 준 고추장통을 꺼냈다.
"사위, 맛 좀 봐. 내가 직접 담근 김치야!"
"뭐라고요?! 장모님이 직접 김치를 담갔어요! 믿기 어려워..."
"맛 봐!"
"우와 먹을만해요."
"어떻게 알고 이렇게 김치까지?"
"딸이 전화로 가르쳐준 대로 해봤어."
"우리 장모 최고!"라고 하면서 엄지척했다.  


양념재료들이 많이 부족했지만 김치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손색이 없었다. 이 장모표 김치를 고추장과 함께 쌀밥에 비벼 먹으면 참 맛있겠다.  


아래는 유럽인 아내가 직접 담근 김치다. 장모에게 갈 때마다 집에 김치가 있으면 이렇게 유리병에 담아서 선물로 가져간다. 


김치 빛깔부터 다르다... ㅎㅎㅎ


한국인 사위에게 한국의 대표음식 중 하나인 김치를 손수 담가서 맛을 보게 한 유럽인 장모의 정성이 김치의 부실과 맛을 평할 수 없게 만든다. 그냥 최고요!!!

* 몇 분이 댓글로 의견을 주셨습니다. 이 글에서 "장모"를 어떻게 표현할까 저도 고민했습니다. 호칭이나 지칭으로 사용할 때는 "장모님"이라고 해야 예의에 맞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아내의 어머니"라는 명사로서 "장모"라는 표현을 사용했음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2. 24. 22:46

결혼반지를 어느 쪽에 낄까라는 질문처럼 어리석은 질문이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당연히 한국에서는 결혼반지를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인 약지에 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결혼반지를 오른손 약지에 낀다. 이렇게 낀 결혼반지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생 벗지 않는다. 가끔 젊어서 결혼한 남자들의 결혼반지를 보면 손가락의 살에 파묻혀있는 듯하다. 벗으면 결혼생활의 복이 함께 나간다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럽에서 오른손에 결혼반지를 끼는 나라는 그리스, 러시아, 폴란드, 불가리아, 세르비아 등이다.


오른손은 결혼, 왼손은 이혼

이혼하면 그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낀다. 이는 관습의 강제라기보다는 본인의 원에 따른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이제는 자유롭다는 것을 은근히 표현하는 셈이 된다. 그래서 중년의 사람을 만나면 굳이 결혼유무를 물어볼 필요가 없다. 반지가 오른손에 있으면 기혼자이고, 왼손에 있으면 이혼자이기 때문이다.

자, 여기서 고민꺼리가 생긴다. 예를 들면 결혼반지를 왼손에 끼는 한국 사람이 사업이나 여행으로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는 "나한테 관심 갖지마. 난 결혼했어"를 무언으로 표현하기 위해 결혼반지를 왼손에 꼭 끼고 현지인들과의 모임에 나타난다. 한국의 반지문화를 모르는 리투아니아 사람은 당연히 정반대로 해석한다. 이 한국 사람은 "자, 관심들 가져봐. 난 자유인이니까"라고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외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인 초유스는 반지를 어느 쪽에 끼었을까? 결혼 때 고민되었지만 쉽게 해결되었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의 관습을 따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초유스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일전에 아내의 친척 중 한 사람이 이집트 사람과 결혼했다.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지만 이들은 이집트 관습대로 왼손에 결혼반지를 끼기로 했다.
 

아래 동영상에서 이집트 사람 가말은 결혼반지를 끼는 식순에서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내밀고 있다. 장난스럽지만 그 속에 그의 고민이 스며있음을 경험자로서 느낄 수 있다. 가말은 남편을 이해는 아내를 맞았고, 초유스는 아내를 이해하는 남편이 되었다. 반지 위치는 각각 다르지만, 부부간 상호이해라는 점은 동일하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처럼 오른손에 끼든, 한국 사람들처럼 왼손에 끼든 왜 결혼반지를 네 번째 손가락인 약지에 낄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여러 가지 주장이 있지만, 아래의 유튜브 영상이 마음에 와닿는다. 이 영상을 보면 붙어있는 두 약지 손가락은 아무리 뗄려고 해도 떨어지지가 않는다. 이렇게 해서 약지는 영원한 사랑의 증표로 여겨진다.


위의 영상대로 한번 따라해보세요. 약지가 떨어지지 않죠?  이것이 바로 결혼반지를 약지에 끼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2. 23. 04:19

우리 집엔 세 식구가 살고 있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각자가 스스로 식사를 해서 먹는다. 무엇을 해먹을까 생각하면서 찬장 속 식품통을 뒤져 본다. 

그런데 알지 못하는 글자도 섞여 있는 과자봉지가 눈에 뛴다. 오른쪽 상단에 "맛있다"가 보인다. 내가 산 적이 없는데 누가 이걸 샀을까... 
  

"맛있다"를 로마자로 표기한 듯한 "Masita"가 보인다. "맛있다"가 없다면 "Masita"를 "마시타 혹은 마시따"로 읽어 한글을 쉽게 떠올릴 수 없겠다. 내가 알고 있는 "맛있다"의 로마자 표기는 "masitda" 또는 "masitta"다. 한글 서체도 좀 세련되지 않아 보인다. 영어로 한국산 해조류(Korean seaweed)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니 적어도 한국하고 관련이 있는 듯하다.  

궁금증이 일어났다. 뒷봉지를 자세히 읽어보니 태국-한국 회사가 한국산 해조류로 태국에서 제조해 유럽으로 수출한 제품이다. 자세한 식품 내용물은 핀란드어, 스웨덴어, 에스토니아어, 라트비아어 그리고 리투아니아어로 설명되어 있다. 
 

거실에 있는 유럽인 아내에게 다가가서 물어보았다.
"내가 이걸 안 샀는데 누가 샀지?"
"내가 슈퍼마겟에서 샀지."
"어떤 것이지 알고 이걸 샀나?"
"한국어 단어가 눈에 들어와서 샀지."
"뭐지 알아?"
"알지. 한국에서 먹어본 맥주 안주잖아."
"우와, 이제 여기 유럽 리투아니아에서도 바삭바삭 구운 해조류 안주를 살 수 있다니 놀랍다!!!"


내친 김에 아내와 함께 맥주 한 잔을 마셔본다. 
 

태국에서 제조된 한국산 안주로 리투아니아산 맥주를 마시니 둘 다 평소보다 맛이 더 좋은 듯했다. 이날 집에 있는 캔맥주도 한 개뿐이고 안주도 한 봉지뿐이었다. 아내도 아쉬워하고 나도 아쉬워 했다. 그렇다고 가게에 갈 수도 없었다. 리투아니아는 오후 8시부터는 상점에서 주류 판매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걸 한 봉지만 사지 말고 여러 봉지를 사오지 않고서 말이야."
"내가 이렇게 바삭바삭하고 고소하면서 감칠맛이 나는 안주인 줄을 어떻게 알 수 없잖아."
"다음에 슈퍼마겟에 가면 여러 봉지를 사오자. 유럽 현지인 손님들한테도 한번 맛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