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에 해당되는 글 677건

  1. 2016.04.15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화사한 폴란드 민가들 (2)
  2. 2016.03.31 포토샵에서 플로그인 Perfect Clearly 사용하기
  3. 2016.03.07 봄이 오건만 가을 낙엽이 그대로 나무에 가득
  4. 2016.02.23 BMW 화재 발생으로 새로 득한 BMW (2)
  5. 2016.02.12 유럽 여고생이 그린 응답하라 1988 배우들 (2)
  6. 2016.02.09 설날에 선물 받은 한국 맥주 알고보니 속임수
  7. 2016.02.01 머리가 세 개 달린 사슴, 알고보니... (1)
  8. 2016.01.28 유럽인 찰진 밥이 그리워 햇반 구입 (1)
  9. 2016.01.20 영하 17도에도 버티는 파리의 생명력
  10. 2015.12.28 살짝 눈 내린 오르막길 BMW vs Audi
  11. 2015.10.28 곡소리 없이 15분 화장장 TV 화면으로 마지막 작별 (1)
  12. 2015.10.26 노란 은행잎 떠올리게 하는 유럽 단풍잎 (5)
  13. 2015.10.02 주말엔 숲 속으로 버섯 채취 가족 나들이 (6)
  14. 2015.08.10 윗집 창가의 화분이 우리집 창문에 수채화 (4)
  15. 2015.08.07 중국제 시계 박수 치면 멈춰버려 휴대전화 필요 (2)
  16. 2015.07.15 유럽에서 경험한 야생진드기, 겨드랑이와 다리에 (1)
  17. 2015.07.06 새도 궁전에 살 권리가 있다
  18. 2015.06.30 크로아티아 고급 호텔에 한국 음식 등장
  19. 2015.04.27 우리집 햄스터 장례에 노잣돈 넣고 민들레 심어 (6)
  20. 2015.04.13 배부르다는 외국인 처남에 알고보니 속았구나 (7)
  21. 2015.04.13 딸 덕분에 텀블러 블로그에 애드센스 넣어 보기 (2)
  22. 2015.04.10 날카로운 거 주고 받는 법이 달라 아내와 싸울 뻔 (1)
  23. 2015.04.08 유럽인 장모님은 왜 양파를 잘라내고 심을까? (4)
  24. 2015.04.04 한국 운전면허증에 첫 취득일이 없어 당한 불편 (7)
  25. 2015.04.02 셀카 찍는 구두 등장, 셀카봉의 무한 진화 (3)
  26. 2015.04.01 약통 열어보고 깜짝 놀라 - 밑바닥만 채운 약 (7)
  27. 2015.03.31 가게 안으로 몰려온 집시들 이렇게 물건 슬쩍~~~ (4)
  28. 2015.03.30 밀랍으로 예쁜 부활절 달걀 만들어 보기 (4)
  29. 2015.03.21 유럽 개기일식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다 (3)
  30. 2015.03.18 잘 익은 망고 유혹에 비행기표 날릴 뻔한 사연 (2)
생활얘기2016.04.15 05:28

폴란드 남부 지방에 잘리피에(Zalipie)라는 시골 마을이 있다. 꽤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집이나 곡간이나 마굿간 등이 다양한 문양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눈 있는 풍경 속이나 녹음 있는 풍경 속이나, 흐린 날이나 맑은 날이나 그 화사하고, 정교하고 아름다운 장식이 즐거움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런 민가 색칠 전통은 여성들이 종이 오리기나 짚 공예 등으로 집안을 장식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부터 내려오고 있다. 언젠가 이 마을 근처를 지나갈 경우 꼭 한번 들러보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3.31 04:13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 보정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하나 얻었다. 바로 쉽게 노출 보정을 통해 사진을 더 선명하게 하는 것이다. 이 용도로 꽤 알려진 플로그인 Perfect clearly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소식이다.

학교 행사에 사진 촬영과 인터넷 올리기 일을 맡고 있는 아내에게 딱 좋은 플로그인이라 알려준 대로 내려받기를 먼저 한번 사용해보았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포토샵이라  라이트룸에서 한 것과는 달랐다. 플로그인을 다운 받아서 설치를 한 후 포토샵에 어디에서도 이 플로그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약간의 연구 끝에 포토샵에서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 플로그인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한다 프로그램 내려받기 여기[Perfect Clearly download]
2. 포토샵 메뉴판에서 Filter를 선택한다
3. 하단 쪽에 있는 Athentech Imaging를 누른다
4. Perfect Exposure를 누르면 창이 뜬다
5. 원하는 대로 노출을 보정한다 

라이트룸에서 활용법은 여기로 http://photohistory.tistory.com/16304
 
이렇게 작업한 결과물과 기존 사진의 비교이다.


* 노출 보정 좌우 비교


* 노출 보정 상하 비교

* 노출 보정 비교 (상: 보정 전, 하: 보정 후)


지금까지 여러 프로그램으로 노출을 보정해 보았는데 이 플로그인이 간단하고 결과물이 확실히 선명하고 마음에 든다. 이것을 보고 있으니 노출 보정을 안 할 수 없게 만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3.07 08:33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완연한 봄기운은 느끼지 못하지만 봄이 서서히 오고 있다. 어제 일요일 공원 산책길에 본 봄의 전령사 버드나무는 곧 강아지를 낳을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 버드나무 새싹보다 더 눈길을 끄는 참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모든 나무가 여전히 벌거숭이가 되어 있는데 이 활엽수만 아직 지난 해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때가 되면 떨어지고 때가 되면 피어나는 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때론 이렇게 아쉬움이 남아서 낙엽이 버티고 혹은 나무가 붙잡고 있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나름대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2.23 06:49

근래 BMW 차량 화재 소식이 드물지 않게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최근까지 한국에서는 8차례 발생했다. 이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바로 우리 집 BMW 차에도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관련글: BMW 화재, 현지인 반응 - 한국 차 샀어야]. 화재 발생에 대한 글은 정리해서 올렸지만, 그 후 처리 과정에 대해서 여태까지 쓰지 못했다. 유럽 현지에서는 화재 발생시 어떻게 해결되었는 지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한마디로 제조회사와 분쟁 없이 잘 처리되었다. 

어느 날 주행한 후 주차 된 우리 집 525D BMW 트렁크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행인의 신고로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서 불을 껐다. 평소 아는 수리공에게 전화해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 지를 상의했다. 그는 일단 BMW 센터로 연락해보라고 했다. 혹시 제조회사 결함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수리비
BMW 센터는 여러 주 동안 조사한 후 수리 견적 비용을 알려주었다. 부가가치세 21%를 포함한 수리 비용이 62,575리타스(1만8천유로 = 2천5백만원)이었다. 이 비용은 당시 중고차 시세보다 훨씬 높았다. 트렁크 전기 배선 이상으로 화재가 발생했기에 회사가 전적으로 수리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판매 중인 중고차 구매를 제안 
센터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센터가 관리해오던 중고차 구입을 제안했다. 수리 대신에 1만 유로를 할인해줄테니 그 차액만 지불하면 된다고 했다. 그 차액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목돈이라서 우리는 주저했다. 

처음엔 화재가 난 우리 차를 그대로 넘기고 1만 유로를 할인해주겠다고 했다. 여러 차례 의견 조정 끝에 센터가 1만 유로 할인에다가 우리 차를 중고차 시세보다 약간 저렴하게 구입하겠다고 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1만 유로 할인에 중고차 값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 아쉽게도 화재가 발생해 우리 집을 떠난 BMW


보험사는 팔짱 끼고 불구경하듯
한편 보험 회사는 우리와 BMW 센터 간 해결 문제로 인식하면서 그냥 팔짱 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우리는 설령 1차적인 귀책 사유가 BMW에 있지만, 보험사가 어느 정도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수년 동안 종합보험비를 내었는데 보상을 한 푼도 해주지 않으려고 하다니... 여러 차례 요구 끝에 보험사가 아무런 조건 없이 10,000리타스(4백5만원)를 지불해주기로 했다.

새로 구입할 차를 등록하기 위해 가는데 기존 우리 차를 센터 직원이 주차 자리를 옮기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헉, 불난 차를 우리는 견인차를 이용해센터까지 옮겼는데.... 그렇다면 여전히 우리 차가 잘 작동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 우리 집으로 새로운 온 BMW


거의 추가로 돈을 들이지 않고 새로운 BMW를 가지게 되었다. 기존 차는 525D, 새로운 차는 520D이다. 자동차 보유세 도입시 기준 중 하나가 2000cc이다. 만족스러운 점은 아래와 같다. 
1) 연식이 기존차보다 4년이나 더 젊었다.
2) 자동차 보유세 도입시 세금이 더 적다
3) 연비가 100km미터에 2리터가 절감 된다.

이렇게 BMW 화재 발생으로 BMW 센터와 보험사 등과 별다는 갈등이나 실랑이 없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 해생어은(恩生於害, 해에서 은혜가 나온다) 전화위복(轉禍爲福) 한자성어가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2.12 08:41

일주일에 두 번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지난 주 수업에 빠진 한 학생이 다음과 같이 편지를 보내왔다. 

안녕하새요! 
저 아픕니다. 
오늘도 올 수 없어요. 
집에 공부하겠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아주 재미있어요! 
새해 복 만히 받으세요!

감기로 수업에 올 수 없다고 알려왔다. 집에서 공부를 하는 데 요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하도 주위에서 이 드라마 이야기를 하기에 궁금해서 1월 하순에 나도 한 편을 보았는데 그만 밤을 샐 정도로 푹 빠졌다. ㅎㅎㅎ 1988년 올림픽에 자원봉사를 한 일이 어젯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평소에 말라있는 눈물샘이 자주 터지기까지 했다.

결석한 위의 학생은 고등학교 1학생으로 어제 수업에 왔다. 수업을 다 마친 후 그는 "응답하라 1988"에 완전히 매료된 자신의 모습을 아래 그림으로 보여주었다. 바로 출연한 배우들을 정성스럽게 그렸다.

* 그림: 애밀레 페트라비츄테


이 학생처럼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한국인인 나보다 더 열성적으로 보고 있는 비한국인들이 실재함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영어 자막과 함께 보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다시보기는 여기로]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2.09 10:14

거의 매년 설날을 즈음해서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들은 설날을 '동양 새해'로 부른다. 그래서 동양적인 분위기의 옷을 입고, 동양적인 음식을 각자 준비해서 가져온다. 그렇게 튀가 나지 않지만 중국 등 여행에서 사온 옷 등을 입고 왔다. 옷 색깔은 주로 붉은 색이다. 

* 설날 기념으로 모인 리투아니아 현지인 에스페란티스토들


* 옷은 붉은 색


우리 집은 이날 오는 손님들을 위해 잡채, 만두, 김밥 등을 준비했다. 식구들은 각자 일을 부담했다. 아내는 잡채를 하고, 딸은 김밥을 말고, 나는 만두를 구웠다.



이날의 압권은 친구가 가져온 선물이었다. 먼저 몽골의 말젖 치즈를 꺼냈다. 모두들 신기하면서 환호를 보냈다. 그는 이어서 중국, 일본, 한국 맥주를 차례로 꺼냈다. 대형상점에서 종종 일본이나 중국 맥주를 볼 수 있지만, 아직 한국 맥주를 본 적이 없다. 어디서 샀는 지 물어보았지만, 그는 비밀이라고 한다.


신기함의 취기가 식어가자 모두 한바탕 크게 웃게 되었다. 보기에도 엉성했지만, 캔맥주 상단에 리투아니아어 글자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 한국 맥주, 알코올 도수 6도

속은 리투아니아 맥주이고, 겉포장만 한국 맥주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검색하고 칼러로 인쇄하고 또 붙이는데 솔찬히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의 정성과 아이디에 모두 박수를 보냈다. 가짜 한국 맥주는 내 몫이었다. 세 나라 맥주 중 이름 때문인지 한국 맥주가 더 맛었다. 

음식을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설날을 맞아 현지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내년 설날을 또 기약하면서 모두의 건강과 소원성취를 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2.01 05:30

지리적으로 북동유럽에 속한 리투아니아의 12월은 초봄의 날씨였고, 1월은 혹한의 날씨였다. 초순과 중순은 영하 20도 내외였다. 내린 눈이 내내 녹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1월 말 갑자기 영상의 날씨가 되더니 눈이 한 순간에 거의 다 녹아버렸다. 

최근 눈 위 숲 속에서 찍은 사슴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리투아니아 사진 작가 레나타스 야카이티스(Renatas Jakaitis)가 30미터 거리에서 찍었다. 얼핏 위만 보면 머리가 세 개 달린 사슴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리를 보면 갯수가 많다. 

* 사진 출처 http://www.naturephoto.lt/ * 사진 작가 Renatas Jakaitis


이는 사슴 세 마리가 일렬로 걷는 중 동시에 뒤로 쳐다보는 모습 때문이다. 이 사진은 2010년 리투아니아 파네베지스 지방 숲 속에서 찍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래는 이 사진을 찍은 사진 작가이다. 


어제 일요일 리투아니아 대부분 지역에서 함박눈이 쏟아졌다. 유럽에 25년 살면서 이렇게 눈송이가 큰 함박눈은 처음이다. 차에 쌓인 눈을 치우는데 힘들 정도였다. 이 쪽에서 치울 때 치운 저 쪽이 금방이 눈이 쌓였다. 쏟아지는 함박눈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1.28 09:08

푸석푸석한 밥에 익숙한 사람은 윤기가 쫙 흐르는 찰진 밥이 맛이 없다고 먹기를 꺼린다. 반대로 찰진 밥에 익숙한 사람은 푸석한 밥이 맛이 없다고 먹기를 꺼린다. 전자는 주로 유럽인들이고, 후자는 한국인들이다. 물론 누구든 배가 고픈 사람은 이에 크게 구해 받지를 않겠다.

주변 유럽인들은 그렇게 자주 쌀밥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은 푸석한 밥이나 찰진 밥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갖지 않고 있다. 그저 이들에겐 쌀로 지은 밥에 불과하다. 

마르티나는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하도 집밥(전기 압력밥솥으로 한 밥)이 생각이 나서 한국 식품가게에 가서 구입했다고 한다.


바로 김치와 햇반이었다. ㅎㅎㅎ



이렇게 찰진 밥 맛에 한번 푹 빠지면 정말이지 푸석푸석한 밥은 눈에도 맛이 없을 것이다. ㅎㅎㅎ 
쌀밥과 김치에 집을 떠올리는 유학생...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1.20 07:44

거짓말 같지만 지난해 12월 30일까지 북동유럽은 참으로 따뜻했다. 이러다가 정말 겨울 없는 겨울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감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빗나갔다. 바로 12월 31일부터 영하 20도내외로 떨어지는 날씨가 열흘 동안 지속되었다. 조금 풀리는 듯했으나 요즘 다시 영하 15도 내외의 날씨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 내륙에 살고 있는 한국인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파리 한 마리가 날라와 창문에 붙어 있는 장면을 보았다. 


여름철에는 별일 아니지만, 겨울에 이렇게 파리가 나타나다니... 처음 목격하는 일이라 그는 바깥온도를 재어보았다. 무려 영하 16.8도였다. 


* 사진 제공: 정흥


이런 혹한에도 파리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12.28 09:06

그 동안 대부분 초봄 같은 날씨가 지속된 겨울이었다. 그런데 어젯밤부터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고, 눈까지 내렸다. 하지만 첫눈은 아니다. 올 겨울 첫눈은 12월 11일 내렸다. 보통 리투아니아에서 첫눈은 10월 중하순경에 내리는 데 많이 늦었다. 그날 한인회 망년회가 열린 날이라 첫눈이 더욱 반가웠다. 사우나에서 달궈진 몸을 눈뜰에 뒹굴면서 식혔다. 무엇보다도 이날의 압권은 바로 자동차였다.

모임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벽난로에 타오르는 장작불의 열기 속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모임 장소와 주차장은 내리막길에 있었다. 어느 사람은 다음날이 걱정이 되어 내리막길에 눈이 쌓이기 전에 재빨리 자동차를 오르막길 위로 올려놓았다. 우리는 금방 눈이 녹겠지라는 생각으로 식사를 계속했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과는 달리 전개되었다. 눈은 그치지도 않았고, 녹지도 않았다. 후륜 구동이라 걱정이 점점 커졌다.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우리집 차도 위로 올리기로 했다. 아뿔싸, 조금 올라가더니 이내 뒤로 미끄려졌다. 짧고 그렇게 높지 않은 내리막길은 우뚝 솟은 태산 같았다.


사우나에서 몸을 달구고 있는 남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네 명의 장정이 미끄려지면서 밀고 밀은 덕분에 가까스로 차를 오르막길 위로 올릴 수 있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사진을 보니 바로 이날 고생한 일이 떠올랐다. 사진은 눈덮힌 오르막길 위에 있는 주차장에 두 대의 자동차가 있다. 바로 BMW와 Audi이다. 얕은 오르막길임에도 불구하고 Audi는 쉽게 올라갔고, BMW는 힘들게 올라갔다.

* 사진출처: wiocha.pl


이들 두 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예를 들면 Audi는 전륜 구동이라든지 혹은 4륜 구동이라든지...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우리 집 후륜 구동 차와 그날의 고생과 웃음을 떠올리게 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10.28 07:50

지난 주중에 왕복 1000킬로미터 문상을 다녀왔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살고 있는 친구 라덱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9월에 심장마비 증세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여러 일로 바빠서 병문안을 가지 못했다. 10월에 한번 다녀올 생각을 하고 있는 중 부고를 받아 마음이 더욱 아팠다. 화장일을 맞춰 다녀왔다. 1991년 1월부터 알고 지내왔으니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술을 좋아하던 아버지는 만날 때마다 술을 권했다. 거절하는 나에게 한국말로 "절반?! 절반?!"이라고 자꾸 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사망과 문상 이야기를 풀고자 한다.    

죽어도 살아 있다
9월 5일 토요일 아침 무렵 꿈을 꾸다가 깜짝 놀라 깨어났다. 1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 나타났다. 어머니는 발밑에 있는 이불 끝자락을 잡아 당기면서 "라덱(아들 이름), 빨리 일어나!"라고 외쳤다.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평소 꿈에 나타나지 않는데, 이날 꿈 장면이 하도 생생해서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 라덱이 여러 해를 걸쳐 직접 지은 집 


꿈이 너무 이상해 어머니 사후 아파트에서 혼자 사시는 아버지에게 급히 전화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즉시 옷을 갈아입고 아파트 열쇠를 챙겨 차를 몰았다. 아파트에 들어가니 아버지(78세, 1938년생)는 거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희미한 의식은 있지만, 가쁜 숨을 힙겹게 내쉬었다. 술 냄새가 물씬 풍겼다.

탁자 밑에는 독한 맥주 빈병 3개가 놓여 있었다. 아버지는 여러 해 전 건강을 크게 잃은 후부터 술을 조금만 마시고 있고, 또한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술을 마실 리가 없다고 확신하는 순간 불길함이 뇌리로 몰려왔다. 즉시 구급대를 불렀다. 심장마비 증세였다. 심장이 10-15% 정도만 기능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사경에 처해 있으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깨우게 된 것을 통해 아들은 "사람은 죽어도 살아 있다"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쓰러지기 훨씬 전에 모스크바에 있는 이모가 9월 6일 방문하기 위해 기차표를 구입해 놓았다.   

그후 알게 된 그날 밤의 일이다. 보그단이라는 친구가 찾아왔다. 그는 아버지가 이렇게 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인사겸 찾아와서 선물로 가져온 보드카 200그램을 나눠 마셨다. 아버지는 맥주를 마시지 않고 보드카를 조금 마셨다고 한다. 친구가 돌아간 후 아버지는 술김에 냉장고에 있던 맥주를 꺼내 혼자 다 마셨다. 며칠 후 아내의 기일이라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병세는 호전되었으나 한 순간에 유명을 달리
입원한 지 한 달 뒤부터 병세는 점점 호전되고 있었다. 매일 병실을 찾았다. 아버지 친구들도 틈나는 대로 병문안을 다녀갔다. 아버지는 자주 헛된 말을 했지만,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사지를 온전하게 사용하지 못하면서 자꾸 집으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집에만 가면 혼자 일어서서 걸을 수도 있고, 밥을 해먹을 수도 있다고 했다. 숟가락도 혼자 힘으로 들지 못하는 상태였다.  

한번은 친구 스테판이 어젯밤에 찾아와서 함께 맥주를 마셨다고 했다. 병원에서 음주는 불가하므로 망령된 말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스테판 아저씨에게 이야기했더니 깜짝 놀랐다. 바로 어젯밤에 그가 아버지와 맥주를 마시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돌아가시는 날 동생이 찾아왔다. 지방에 살고 있어 쉽게 올 수가 없었다. 입원한 후 처음이었고, 이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두 형제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면서 평온하고 추억 어린 시간을 가졌다. 동생이 막 작별인사를 하려고 하자, 형이 동생에게 귀속말로 "너는 피에댜(fiedja)야!"라 속삭였다. 동생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어린 시절 후부터는 한번도 듣지 못했던 별명을 형이 기억해 지금 말하고 있다니... 이들이 작별한 지 3시간 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머니가 남은 가족을 생각해 데리고 가
아버지는 "바로 그날 심장마비 증세가 일어났을 때 돌아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곤 했다. 어머니가 돌아기신 지 6개월 동안 아버지는 우울증 증세를 무척 고생하셨다. 어머니가 자꾸 부른다는 망상에 빠졌다. 정신과 진료를 받아서 약을 복용해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친구와 이웃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와 말친구가 되어 주었고, 소량이지만 이들과 한 두 잔 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우울증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었다. 

어느 정도 호전되더라도 의사는 심장이 20% 이상 기능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사지를 마음대로 쓸 수가 없으니 퇴원을 하더라도 누군가 24시간 간병을 해야 한다. 자식된 도리를 다해야 하기에 퇴원 후 간병을 여러 가지 궁리를 했지만 뽀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그래서 걱정이 그야먈로 태산이었다. 

"이런 이유로 어머니가 남은 가족을 생각해 아버지를 데리고 갔구나"라고 아들은 믿게 되었다.

숫자 17이 참으로 묘하다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던 숫자가 17이다.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좋아했다. 가게에 가서도 17이 들어간 상품을 즐겨 구입했다. 그래서 그런지 돌아가신 날짜도 9월 17일이다. 공교롭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짜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꼭 1년 1개월인 10월 17일이다. 

여러 해에 걸쳐 지은 집 층간 복도에 어머니가 정년퇴임 후 취미생활로 만든 자수 그림 작품 18점을 걸었다. 그런데 걸려있던 한 작품이 어느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어머니가 좋아하던 숫자가 17이라 그 떨어진 작품을 다시 걸지 않았다. 현재 17점이 걸려 있다.


▲ 어머니가 취미로 만든 자수 그림 작품 


15분 동안만 화장장 CCTV 화면으로 작별
가톨릭 신자가 약 90%인 폴란드는 매장이 일반적이지만, 화장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도 화장하기로 했다. 화장 시간 오후 1시에 맞춰 도심에서 많이 떨어진 묘지에 있는 화장장으로 갔다. 

화장장은 화장 시작 15분 전에 작별실 문을 열어주었다. 작별실에는 의자 12개와 소파가 놓여 있는 작은 방이었다. 앞에는 유리 진열장으로 막아놓았고, 그 안에는 관을 보관하는 방의 모습을 CCTV로 보여주는 텔레비젼이 걸려 있다.   

아버지 친구들이 하나 둘 자리를 메웠다. 화면에는 화장장에 들어갈 목관이 보였다. 조문객들은 적막한 침묵 속에 기도에 임했다. 있을 법한 흐느끼는 울음 소리는 전혀 없었다. 15분 후 목관이 화로로 옮겨지자 화장장 관리인이 작별실 문을 닫아야 함으로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유골함은 다음날 받기로 했다.   


▲ 화장장 작별실

▲ 작별실에서 나와 상주에게 위로하는 조문객ㄷ들

▲ 바르샤바 피아세츠노 화장장 정면 모습

▲ 화장장 바로 뒤에 위치한 납골당

▲ 주검이 연기로 변해 하늘을 닿고 있다 


평소에 잘 보살피고, 간소하게 보내야지
화장장 밖에서 조문객들은 줄을 서서 상주인 라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삼삼오오 모여 잠시 얘기를 나누더니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화환을 가져온 사람은 몇이 되지 않았다. 보통 묘지에 안치식을 할 때 화환을 가져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라덱에게 물었다. 
"마지막 작별인데 돌아가신 분의 얼굴이라도 보면서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어머니를 보낸 지 1년밖에 안 되는데 또 다시 아버지를 보내게 되었다. 삼촌이 이번에는 그냥 이렇게 보내자고 해서 동의했다. 평소에는 모시기를 게을리하다가 돌아가신 후 성대하게 미사를 지내고, 꽃으로 무덤을 장식해 효자임네 자랑하는 것이 무슨 소용 있나? 평소에 잘 보살피고 간소하게 보내는 것이지. 조만간 일가 친척이 주말에 모여 유골함 안치식을 가질 것이다."

▲ 장자(莊子)를 떠오르게 한 밤의 술상 


이날 저녁부터 라덱과 함께 돌아가신 분을 위해 쿠바 기타 음악을 들으면서 보드카 한 잔 한 잔 건배를 했다. 아내가 죽자 곡(哭) 대신 노래했던 장자가 떠오르는 밤이었다. 하지만 간간이 눈물을 훔치는 라덱을 보니 역시 죽음은 남은 자에게 슬픔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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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10.26 05:28

최근 5일 동안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서 1,500킬로미터를 이동했다. 산이 없지만, 도처에 숲이 자리 잡고 있다. 푸른 소나무 사이사이에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와 자작나무 잎이 참으로 돋보인다.

대학 시절 한 선배와 함께 남산 은행나무 단풍 구경을 간 일이 떠오른다. 가을날 은행잎은 그야말로 노란색의 극치를 보여준다. 요즈음 이 한국의 은행잎에 버금가는 유럽의 단풍잎이 사방을 장식하고 있다.


자작나무 잎도 단풍나무 잎에 뒤지지 않는 노란색을 뿜어내고 있다. 



낙엽송 잎 또한 눈부시게 하는 황금빛으로 변해 노란색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이 정도라면 남산 은행나무 잎의 노란색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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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10.02 07:25

발트 3국 관광안내사 일을 하면서 수 차례 에스토니아 탈린을 방문했다. 여름내내 일정이 맞지 않아 현지 에스토니아인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며칠 전 그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그는 태블릿 컴퓨터를 꺼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이야기에 푹 빠졌다. 최근 그의 가족은 숲 속을 다녀왔다. 바로 버섯채취 계절이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는 45,000평방 킬로미터의 면적을 가지고 있고 그 중의 50%가 숲이다. 숲에는 소나무, 자작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버섯채취를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다,


숲에는 버섯뿐만 아니라 빌베리(billbery), 크랜베리(cranberry) 등도 많이 자라고 있다.



버섯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그물버섯(boletus)이다.



그의 가족이 주말에 채취한 버섯이다, 



딸이 채취한 버섯을 종류별로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다. 그물버섯, 달걀버섯, 살구버섯...



이렇게 정리한 버섯을 보니 식탁 위헤 맛있는 버섯 요리가 떠오른다.  



올해는 바빠서 우리 가족하고 버섯 채취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다음 기회에 에스토니아 현지인 친구따라 버섯 채취 나들이를 함께 하고 싶다. [사진제공: Tonu Hir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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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8.10 05:58

윗집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과 사이가 좋다. 아파트 관리일로 자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윗집 안주인은 꾸미기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여름철 윗집 창가엔 여러 개의 화분이 놓여져 있다. 보기에 참 좋고 아름답다. 우리집도 하고 싶지만, 현재의 발코니 창문 구조상 불가능하다.

* 윗집 발코니 창가의 화분들

어느 날 창문 안쪽과 바깥쪽을 말끔히 청소를 했는데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보니 창문에 물이 흘러내린 자국이 선명했다. 처음엔 비가 내렸나라고 했다. 그런데 창문을 열고 위로 쳐다보니 쉽게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윗집이 화분에 물을 줄 때 흘러내린 물이 말라서 생긴 자국이었다.

* 아랫집 우리집 발코니 창문

발코니에서 아내와 커피를 마시면서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눴다.
"말하기가 불편하지만, 윗집에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윗집도 그렇게 좋은 해결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하지?"
"그냥 창문에 그려진 수채화라고 생각하고 여름 한철 참으면 되지 않을까? 행여나 윗집이 지나가다가 우리집 창문의 수채화를 보면서 한 감상을 얻어서 스스로 해결해주는 것이 최상이겠지."
"그게 좋겠네."

 


이렇게 우리 부부는 창문의 화분 흙물 자국을 수채화로 여기기로 했다. ㅎㅎㅎ 어제는 갑작스런 폭우가 내려쳐 흙먼지 자국을 말끔히 청소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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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8.07 08:02

7월부터 유럽 여러 국가에는 40도의 고온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발트 3국 리투아니아도 요즘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아스팔트 거리를 걷다보면 물렁물렁함을 쉽게 느낄 정도이다. 최근 폴란드 웹사이트에 올라온 중국제 신호등의 모습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 듯하다.


중국제 제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얼마 전 프랑스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의 중국제 손목시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보기에 아주 멋진 중국제 손목시계를 차고 있어 부러웠다. 이 친구의 반응이 재미 있었다. 


"이 시계를 3유로 주고 샀다. 아주 싼 시계다. 하지만 내가 박수 칠 때 시계는 멈춰버린다. 그래서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해 맞춰야 한다."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한 후부터 지금까지 손목시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10여년이 훨씬 넘었다. 그런데 종종 손목시계가 필요함을 느낀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주머니 안에 든 휴대전화를 꺼내기가 귀찮기 때문이다.

휴대전화가 있으면 손목시계가 필요 없을 것이라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다시 손목시계를 차고 싶다. 값은 싸서 좋지만, 박수 치면 멈춰버리는 시계... 중국제 제품이 다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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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7.15 06:45

야생진드기라... 
한국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려 그 감염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가 발생했다라는 소식을 종종 인터넷 기사를 통해 접한다. 유럽 공원이나 숲 입구에 야생진드기를 경고하는 안내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럽에서 25년 동안 살면서 여러 차례 야생진드기에 물린 적이 있다. 그래서 숲이나 공원을 산책하고 난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면서 온몸을 살펴본다.

일전에 호수, 강, 숲으로 유명한 리투아니아 아욱쉬타이티야 국립공원에 에스페란토 친구들과 2박 3일 동안 야영을 하고 돌아왔다. 낮에는 노를 저어 배를 타고, 밤에는 모닥불에 둘러앉아 담소와 노래를 즐겼다.
 

식구 모두 집으로 돌아와 깨끗이 몸을 싣고 혹시 있을 법한 야생진드기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없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겨드랑이가 건지러웠다. 무심코 손가락으로 만져보니 물렁한 물체가 느껴졌다.

앗, 진드기겠지!
영락없이 진드기였다.



아내도 아침에 일어나 다리에 평소에 없는 까만 점을 발견했다. 영락없이 진드기였다. 그렇게 유심히 찾았지만, 보이지 않더니 피를 머금은 진드기가 까만 점으로 나타났다. 


진드기의 머리가 몸에 남아있지 않도록 조심히 핀셋으로 뽑아냈다. 후유증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런 부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여름철 유럽에 있는 공원, 잔디밭, 풀밭, 숲속 등에 어느 정도 머물었다면 반드시 온몸을 살펴보면서 혹시 야생진드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 유럽인들이 보통 취하는 살인진드기 예방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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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7.06 08:10

최근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 근처에 있는 공원을 산책하다가 재미난 것이 하나 눈에 띄였다. 나무에 매달린 물건이다. 멀리서 봐도 새집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새집이 참 특이하다.  


이 새집은 아름다운 궁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 기발한 사람 덕분에 새들이 비록 외관상 멋진 궁전에 살 수 있게 되었구나...   



이 새집을 보면서 머리 속에 금방 떠오른 문구는 다음과 같다. 
"새도 궁전에 살 권리가 있다."

새가 스스로 이것을 행하지 못하니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의 도움을 받아 그 뜻을 이루고 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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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6.30 06:15

유럽 여러 나라의 수도나 대도시 등에 한국 식당을 만나는 일은 이제 어렵지가 않다. 발트 3국에도 한국 식당이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맛>,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는 <설악산>,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는 <고추> 식당이 있어 현지인들과 한국인 여행객들 에게 한국 음식을 맛볼 기회를 주고 있다. 

드디어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도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라는 소식을 에스페란토 현지인 친구가 에스페란토로 어제 알려주었다. 참고로 일전에 문화일보가 <'에스페란토어 공용화' 꺼지지 않은 불씨>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인터넷판 기사의 댓글을 쭉 훑어보니 대부분 에스페란토는 시간 낭비로 쓸모 없는 언어라고 주장했다. 세상의 어느 물건이든 그 자체의 유용성 여부는 그것을 바라보고 사용하는 사람에 달렸다.

언젠가 발에 걸린 길거리 돌을 주워서 집으로 가져왔다. 며칠 후 이 돌은 우리 집 화분 속 화초 밑가지를 지지해주는 유용한 물건이 되었다. 에스페란토 또한 이와 마찬가지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배운 에스페란토는 지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이자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중 하나다. 바로 다문화 가정인 우리 가족의 공용어가 에스페란토다.

인터넷 덕분에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에스페란토 사용자들과 각종 사회교제망을 통해 매일 소식을 주고 받는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살고 있는 오랜 에스페란토 친구가 내가 한국인이라는 점으로 인해 반가울 것 같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 한국 음식 소개 잡지 기사


자그레브에 한국 음식 메뉴를 가진 호텔이 있다는 기사를 읽자마자 그는 사진을 찍어 한국인 친구인 나에게 보내왔다. 이 호텔은 바로 그의 직장 앞에 위치해 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한국 식당이 아니라 고급 특급호텔에서 한국 음식을 메뉴로 제공한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즉각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 에스플라나데 호텔 한국 음식 메뉴 사이트 화면

정말이다. 
호텔은 에스프라나데 자그레브(Esplanade Zagreb)으로 5성급이다.
위치는 미하노비체바 1 (Mihanoviceva 1)이고 식당은 Le Bistro이다.

* 에스플라나데 자그레브 5성급 호텔 (사진 인터넷)


* 에스플라나데 호텔 구글 지도


주방장은 놀랍게도 한국인이 아니라 크로아티아인 아나 그르지치 (Ana Grgic)이다.

크로아티아 한국대사관의 협력과 후원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메뉴를 보니 김치 7유로, 단호박죽 6유로, 불고기 19유로, 해산물잡채 17유로, 비빔밥 13유로, 계절과일과 호박젤리 9유로이다. 적어도 경험상 5성급 호텔 비빔밥 가격 13유로는 과하지 않은 듯하다.    

언젠가 자그레브에 갈 기회가 있다면 이 소식을 에스페란토로 알려준 친구를 이곳으로 초대해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람에 따라 이렇게 에스페란토는 세계 도처의 따근따근한 소식을 실시각으로 전해주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27 06:30

드디어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우리집 애완동물은 햄스터이다. 드와르프 햄스터(dwarf hamster)이다. 2012년 12월 성탄절에 장모님이 작은딸에게 선물했다. 작고 귀여웠다. 우리집 햄스터의 이름은 길레(리투아니아어로 도토리)이다. 



아침에 일어나 잠결에 있는 듯한 햄스터에 "더 자~"라고 인사하고, (야행성이라) 밤에 잘 때는 "밤새 혼자 잘 놀아라"라 인사한 후 잠에 든다. 햄스터 집을 청소하는 일은 딸이 맡아서 다 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톱밥으로 바닥을 깔아주었다. 


부엌 창가에 놓아두었다. 아침 밥을 먹으려고 하면 야자껍질 안에 자고 있는 듯한 햄스터가 일어나 철망을 물어뜯거나 쳇바퀴를 돌려댄다. "밥 줘!"라는 신호이다. 그래서 해바라기씨앗 서너 개를 먹이통에 넣어주면 쏜살깥이 먹이통 안으로 들어가 야금야금 씨앗을 까서 먹거나 먹이주머니에 저장해둔다.


새벽까지 일하다가 부엌으로 들어가면 마치 반기듯이 쳇바퀴를 신나게 돌린다. 그에 대한 답례로 먹이통에 해바라기씨앗을 넣어준다.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같은 해바라기씨앗을 먹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 여기 유럽 사람들은 날해바라기씨앗 대신에 주로 소금에 볶은 해바라기씨앗을 먹는다. 


딸아이는 햄스터에게 나를 할아버지로 소개한다. 그래서 늘 햄스터에게 말을 걸 때는 "여기, 할아버지다"로 시작한다. 햄스터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면 우리 가족이 아주 좋아한다. 사실 사람이 사는 집에 사람외에 다른 생령을 들이는 것에는 나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어린 시절 시골집 마당에 개를 길러본 것이 전부이다. 애완동물 기르기에는 다 장단점이다.


금요일 오후에 딸아이가 햄스터가 힘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낮이라 그런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갈수록 힘이 없어지고 다리가 불편해보였다. 평소 잽싸게 먹이통에 기어올라가더니 이제는 몸시 힘들게 올라갔다. 직감적으로 때가 왔구나라고 느꼈다. 그런데 오전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햄스터는 활동했다.


밤이 되자 우리에 있던 햄스터는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며칠 전 중앙난방이 끊겼다. 체온을 떨어질 것 같아 아내에게 마지막 순간이라도 따뜻하게 갈 수 있도록 천으로 덮어주라고 했다. 저녁 시간부터 우리집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평소 "살아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간다"라고 딸아이에게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손수건을 꺼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2년반을 함께 지냈던 생명 하나가 죽어가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자기 전 가족이 햄스터 앞에서 좋은 곳에 몸을 다시 받기를 기도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햄스터는 자기가 평소 달리던 쳇바퀴 밑에서 싸늘한 채 누워있었다. 창문 밖 뜰에 묻어주기로 했다. 


묻어있는 톱밥을 털어내고 하얀 부드러운 종이로 햄스터를 둘러쌌다. 막 꽃이 필 사과나무 밑둥 옆에 땅을 팠다. 노잣돈의 상징으로 동전을 식구수대로 넣고 햄스터를 묻고 도토리 열매 4개와 해바라기씨앗 10개, 호박씨앗 3개를 함께 넣은 후 땅을 덮었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민들레 2개를 옮겨 심었다.


아파트 계단을 올라오면서 "아빠, 길레를 묻어줘서 고마워"라고 딸아이가 듬듬한 듯 말했다. 그런데 자기 방에 들어간 딸아이는 나오지를 않았다. 돌아와서 두 시간이나 혼자 슬퍼서 훌쩍이고 있었다. 손수건이 흠쩍 젖어있었다. 안아주면서 "힘내라!"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돌아와 햄스터와 놀다가 자기 가슴 위에 올려놓으면 그대로 새록새록 잠이 들어버리는 햄스터를 딸아이가 쉽게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햄스터 옆에 옮겨심어 놓은 민들레가 뿌리를 내려 해마다 노란꽃을 피워주면 참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13 08:12

거의 평생 고정된 직업은 없지만 하고 있는 일과 해야 할이 왜 그렇게 많은 지...
일요일, 아내와 작은딸은 연극 보러 연극장으로 가고 집에 없었다. 책상 위 종이쪽지엔 이날 해야 할이 쭉 적혀 있었다.
                 신문 고정란 기사 5개 작성
                 화분 불갈이
                 법문 번역
                 불경 번역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토 협회 누리집 수정...

컴퓨터에 앉아 일하고 있었다. 낮 2시경 아내와 딸이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현관문에서 누군가 번호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올 시간이 아닌데 누가 왔나... 잠시 후 처남이 올라왔다.

"아이구, 처남이 웬 일이야?"
"일요일이라 집에 있으니 답답해서 탁구 한번 치러 왔다."

아파트 내 방에는 탁구대가 있다. 여러 해 전 탁구 동아리에 참가하던 딸아이가 졸라서 사놓았다. 그 후 함께 칠 사람이 없어서 그냥 탁구대 혼차 놀고 있다. 큰딸이 명절에 영국에서 집에 와 있을 때 함께 시합을 벌이는 것이 고작이다. 



겉으로는 처남을 반갑게 맞았지만, 속으로는 '아, 오늘 계획 이렇게 날아가는구나!' 아쉬움이 감돌았다. 이렇게 예고 없이 오다니... 그런데 나중에 전화를 보니 처남 전화번호가 찍혀 있었다. 소리를 꺼놓았기 때문에 듣지를 못했다. 처남은 벌써 아내와 통화했다고 했다.

하던 일을 멈추기가 그래서 졸업 논문을 쓰고 있는 큰딸에게 처남하고 잠시 탁구치라고 했다. 그래도 손님인데 얼마 후 일을 멈추고 탁구를 함께 쳤다. 두 사람 실력은 비슷하지만, 처남은 힘이 좋고, 또한 승부욕이 강하다. 2대 1로 한국이 졌다. 아침도 먹지 않아서 탁구 치고 나니 배가 몹시 고팠다.


"라면 끓어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처남도 같이 먹을래?"
"아니 됐어. 집 나올 때 먹고 나왔어. 곧 집에 갈거야."
"그래도 나와 같이 밥 먹자."
"아니 됐어."
"정말?"
"정말이라니까."
"정말 안 먹겠다는거지?"
"그래. 정말이야. 나 밖에서 담배 피우고 올게."

이렇게 해서 라면 하나만 끓이게 되었다. 그 사이 큰딸은 연극장에 있는 엄마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 아내는 냉장고에 있는 편육(리투아니아어 Šaltiena, 직역하면 냉고기, 아스픽, Aspic)을 처남에게 주라고 했다.

* 리투아니아 편육 image source link


이 쏼티에나는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돼지고기를 푹 삶아 식힌 후 단묵(젤리)화시킨 음식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장모님이 직접 만들어 이번 부활절에 주신 음식이다. 난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 먹어본 적이 거의 없다.

처남은 한 사발을 빵과 함께 다 먹어치웠다. 
속으로 '배불러 안 먹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다 먹어다니... 아, 또 속았구나!'

처남이 가고 난 후 아내가 돌아왔다. 
처남 얘기를 했더니 "나도 그 편육을 정말 먹고 싶은데. 좀 남겨놓지 않고서"라면서 아내가 아쉬워 했다.

"내가 여러 번 묻고 또 물었는데도 처남이 안 먹겠다고 했어. 그런데 나중에 그 편육 한 사발을 혼자 다 먹어버렸다."
"당신도 벌써 알잖아.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얼마나 체면을 차리는 지."
"처남이라 체면 차리지 않고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할 사람이라 믿었지. 앞으로는 그냥 묻지 말고 무조건 많이 해서 같이 먹어야겠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13 06:50

여러 해 전에 텀블러(tumblr.com) 회원으로 가입했다. 영어로 짧은 문장을 작성해 동영상이나 글을 연결시킬 목적이었다. 하지만 방문자와 구독자는 극소수에 그쳤다. 그래서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최근 13살 딸아이가 이 텀블러 블로그에 푹 빠져 있다. html 소스 변경을 직접하면서 아주 흥미로워 한다. 새로운 코드를 넣어 성공하면 아빠를 불러 보여주면서 아주 즐거워 한다. 테마를 편집하다 의문 사항이나 개선할 사항을 찾으면 테마 개발자에게 메일을 보내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그동안 텀블러의 테마 편집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제 딸아이의 텀블러 블로그의 구독자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해서 구글 애드센스 넣기를 권했다. 승낙했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어떻게 넣을 것인 지에 대한 공부를 해보았다.       

텀블러는 유료와 무료 테마가 있다. 아래에 설명하는 것은 무료 테마 Single A Premium이다. 테마마다 코드가 다를 수 있다. 각자가 여러 번 시도해보고 맞게 설정하면 된다. 혹시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성공한 과정을 여기에 적는다.   

로그인을 한다
설정에서 테마 편집으로 들어간다
상단에서 html  편집으로 들어간다
마우스로 스크롤하면서 해당 코드를 찾아간다.

1. 글 제목 바로 위에 넣을 경우
 
기존 코드: <div class="alert tagged bF tF">Posts tagged "{Tag}"</div>
    {/block:TagPage}
    <div class="posts">
    <!--wNMfuiLp4L2Mub-->
    {block:Posts}


수정 코드: <div class="alert tagged bF tF">Posts tagged "{Tag}"</div>

     {/block:TagPage}

위에 이미지에서 보듯이 이곳에 애드센스 코드를 넣는다. 

     <div class="posts">
     <!--wNMfuiLp4L2Mub-->
     {block:Posts}

2. 글 본문 밑에 넣을 경우

기존 코드: </div>
{block:Date}
<div class="meta bS tS lS">


수정 코드       </div>

위에 이미지에서 보듯이 이곳에 애드센스 코드를 넣는다. 

{block:Date}
<div class="meta bS tS lS">

3. 사이드 바에 넣을 경우

기존 코드: <div class="col">
         </div>



수정 코드: <div class="col">
위에 이미지에서 보듯이 이곳에 애드센스 코드를 넣는다. 
            </div>


주의: 이 경우 애드센스 광고가 기존 박스에 겹쳐 나올 수 있다(위 이미지 위에 있는 이미지: 오른쪽).
해결법: <br></br>를 중첩되지 않을 때까지 넣는다.

중요한 것은 작업을 한 후 엡데이트 프리뷰를 누르고 반드시 저장해야 수정 사항이 적용된다. 딸아이의 텀블러 블로그가 나날이 발전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10 08:47

모처럼 온 식구 4명이 요즘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활절 휴가로 큰딸이 아직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우리 집 식탁에 있었던 일이다. 숟가락이 필요했다. 숟가락통 가까이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부탁했다. 숟가락을 아래와 같이 주었다. 


잠시 후 또 다른 숟가락이 필요했다. 여자 셋 중 한 사람이 일어서더니 자기가 갔다주겠다고 했다. 숟가락을 아래와 주었다. 


"어, 누구는 저렇게 주고 너는 이렇게 주네."
"나는 항상 이렇게 줘."
"한국 사람들처럼 주는 법을 어떻게 알았는데?"
"어릴 때부터 내가 스스로 생각했지. 뭐든지 받는 사람이 더 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줘야 한다는 것을..."
"잘 생각했네."
"난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


그렇다. 어린 시절 숟가락 등을 줄 때는 항상 받는 사람이 편하도록 줘야 한다고 가르쳐주시던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다. 내 자식은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스스로 어릴 때부터 알았다고 하니 기특한 생각이 절로 나왔다. 부모된 기쁨을 느낀 순간이었다.

오래 전 한국에서 살 때 생맥주집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생맥주 잔에 술을 붓고 잔을 돌리는 일을 내가 맡았다. 손잡이가 없는 맥주잔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잔 윗부분을 잡고 돌렸다. 그때 옆에 있던 한 어른의 지적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잔을 돌릴 때마다 그분의 말씀이 떠오른다.

다른 사람이 술을 마시는 부분을 손으로 잡고 주면 안 되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짧은 한 순간의 가르침이 이렇게 오래도록 각인되어 있다.

주고 받는 예법은 나라마다 다른 경우가 있다. 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살면서 겪은 주고 받기 예법을 하나 소개한다. 바로 날카로운 물건 주고 받기다.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칼이나 가위 등을 달라고 하면 절대로 손에 쥐어주지 않는다. 거의 던지다시피 옆에 놓아준다. 그리고 내가 직접 이것을 잡아 가져와야 한다.

왜 그럴까?

만약 날카로운 물건을 상대방 손에 직접 쥐어주면 둘이 서로 싸우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물건을 선물하지도 않는다. 누군가 어쩔 수 없이 칼 등을 선물해야 할 때, 반드시 1원이라도 주고 받는다. 내가 직접 샀다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결혼 생활 초기에 이런 주고 받기를 무례한 행동으로 오해하면서 상당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때론 말싸움할 뻔하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연유를 잊어버리고 칼을 던져주는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행동이 눈에 거슬릴 때가 있다. 만약 이때 기분이 안 좋은 상태라면 큰 소리로 꾸짖어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국 사람들처럼 날카로운 부분은 자기 쪽으로 향하고 손잡이 부분을 상대방에게 주면 얼마나 좋아!'

살다보니 이제는 나 또한 칼이나 가위 등을 한국식으로 손에 쥐어주지 않고 그냥 가까운 곳에 놓아두게 되었다. 오늘따라 "난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라는 딸아이의 말이 말에만 그치지 말고 늘 행동으로 식구 모두가 함께 실천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8 06:42

유럽 리투아니아 월요일도 부활절 휴가일이다. 일년에 의무적으로 처가집을 방문하는 날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성탄절이고 다른 한 번은 부활절이다. 학교는 주말을 합쳐 10일 동안 방학이다. 올해도 어김 없이 부활절 날씨는 기대밖이었다.
 
부활절 전날만 하더라도 대체로 맑은 날씨에 영상 10도의 따뜻한 날씨였다. 그런데 부활절를 기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눈까지 쏟아졌다. 짧은 시간일망정이지 서너 시간 이렇게 내렸다면 적설량이 꽤 되었을 것이다. 

* 올해도 부활절 아침에 눈이 내렸다


부엌 창가 너머 쏟아지는 눈을 보는 동안 초록색 양파 줄기가 눈길을 끌었다. 겨울철 부엌 창가를 꾸며주는 마치 훌륭한 분재처럼 보였다. 겨울철 부엌 창가에 앙파를 키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키우는 양파는 관상용뿐만 아니라 식용으로도 아주 요긴하다. 이 양파 줄기를 흔히 사용하는 데에는 아침식사이다. 빵 위에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훈제 고기를 얹고, 그리고 그 위에 이 양파 줄기를 얹는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 장모님 집 양파는 윗부분이 잘려져 있다. 보통 컵에 물을 담고 양파를 얹어 키우는데 장모님은 도시락컵라면을 닮은 플라스틱통에 흙을 담아 양파를 키우신다. 궁금증이 발동해 여쭈어보니 직접 방법을 보여주시면서 일려주셨다.

* 양파 윗부분을 잘라내고 심는다


간단하다. 
양파의 1/4에 해당하는 윗부분을 잘라낸다.
껍질을 벗긴다.
양파 뿌리 부분을 다듬는다.
흙에 심는다.


"왜 윗부분을 자르시나요?"
"이유는 간단하다. 줄기가 더 빨리 위로 올라오고, 굵다."
"컵물에 키우는 것보다 흙에 키우는 것의 차이는?"
"흙에 키우는 것이 더 빨리 자라고 줄기 또한 굵다."


종종 양파를 물컵에 키웠다. 그런데 한 번도 이렇게 양파 윗부분을 잘라내고 키워본 적이 없었다. 경험상 더 빨리 자라고 굵다고 하니 다음 번 양파를 키울 때 이 방법을 사용해야겠다. 이렇게 유럽인 장모님의 생활 경험을 하나 더 알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4 05:33

몇 명 되지는 않지만 교민들의 숙원이 해결되었다. 바로 한국과 리투아니아간 운전면허 상호 인정 및 교환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어 지난 1월부터 발효되고 있다. 운전 건강증명서를 담당 종합진료소에서 발급 받고 운전면허증 번역문을 번역소에서 찾았다.


필요한 서류를 다 갖추고 운전면허 업무를 관장하는 리투아니아 기관(Registra)을 방문했다. 상호 인정에 대한 내용을 담당 직원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는 듯했다. 

그런데 잠시 후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 운전면허증 어디에도 최초 취득일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이 원이었다. 발급일은 첫면 사진 밑 오른쪽에 적혀 있다. 면허증 갱신기간이 무려 1년간으로 되어 있는 것도 직원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물론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공란이었다. 



직원은 현재 한국 운전면허증에 나와있는 발급일을 리투아니아 면허증 취득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10년 전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는데 지난 해 7월 경신하면서 이 한국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 그러므로 2005년에 취득했다는 것을 리투아니아 기관에 증명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최초 취득일이 중요할까?

교환해서 받을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에 한국 운전면허증에 있는 날짜 2014년 7월 17일이 기재되면 아직 운전한 지 일년도 안 된 초보운전자 취급을 받게 된다. 제한속도 시속 130km 고속도로에 초보자는 시속 90km만 달릴 수 있다. 이를 모르고 130km 밟고 달리다 교통경찰에 걸리면 40km를 초과하게 된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보험이다. 특히 종합보험을 들 때 초보자는 더 많이 낸다. 종합보험에 든 우리 승용차는 현재 약정서에 따르면 초보자가 운전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으로 내 차를 운전할 수가 없게 되다니...   


취득일 좀 기재해주세요

공란으로 남아있는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에 최초 취득일이 적혀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러면 오랜 기간이 지나 내가 언제 첫 면허증를 취득했지라는 의문이 생겨 인터넷 접속으로 조회해야 하는 수고도 면할 수 있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 앞면 견본이다. 성, 이름, 생년월일, 발급일자, 발급기관, 면허증번호 등등 모두가 숫자로 적혀져 있다. 이는 유럽연합 통일이다. 즉 숫자 1의 의미는 성, 숫자 2의 의미는 이름...    



뒷면을 한번 살펴보자. 9번은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 유형이다. 승용차는 B이다. 10번이 중요하다. 바로 최초 취득날짜가 기재되어 있다. 11번은 언제까지 유효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결국 이날은 운전면허증 교환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일단 대사관으로부터 최초 취득일에 대한 영사확인서를 받아오면 이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에는 한국 대사관이 개설되지 않아 이웃나라 겸임국인 폴란드 대사관에 부탁해야 한다. 아쉬었다. 아, 한국 운전면허증에 취득일만 적혀 있어도 이런 불편과 헛걸음을 하지 않을 텐데... 


왜 한국에는 이 최초 취득일 기재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고 있을까... 의문이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2 04:51

4월 1일 만우절에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셀카(이하 자촬) 구두가 화제다. 셀카봉(이하 자촬봉)은 한국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집에도 자촬봉 2대가 있다. 

우리집을 방문한 유럽 현지인들에게 이 자촬봉을 보여주면 몹시 신기해 하고 부러워 한다. 하지만 가지고 싶냐라고 물으면 대답을 주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특별히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라는 속담이 있다. 유럽인들이 이 속담대로 해결하는 예를 한번 보자.


쓰레받기로 쉽게 해결하고 있다. 
그렇다. 자촬봉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을 마음대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점은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접이식 막대기라도 가방 안 공간을 차지하거나 손에 늘 들고 다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이 셀카 구두 발명을 있게 한 듯하다. 뉴욕에서 인기있는 신발 브랜드 Miz Mooz는 최근 여성들을 위해 획기적인 자촬법(셀카법)을 고안했다. 자촬봉을 휴대할 필요가 전혀 없다. 바로 구두 앞부분에 휴대전화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 Image source link


평소에 다리를 위로 올리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자촬(셀카, Selfie)과 신촬(슈피, Shoefie) 사진을 한번 비교해보자. 


그렇다면 이 자촬 구두는 만우절의 깜짝 행사일까?
출처 기사를 보면 말미에 "만우절과 전혀 관계가 없다"라는 구절이 있다. 관련 영상은 4월 1일이 아니라 이미 3월 30일에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과연 이 자촬 구두(셀카 구두)가 자촬봉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이번 여름 유럽 유명 관광지에서도 다리를 위로 치켜 올려고 자촬(셀카)하는 여성들이 나타날까... 일단 우리집 두 딸은 반응이 냉담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1 06:01

흩어진 식구들이 모이는 유럽의 명절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집에도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났다.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딸이 돌아왔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식구별로 선물을 사가지고 왔다. 작은딸에게는 신발을 선물했다. 굽이 높은 신발이다. 이 신을 신으니 아빠 키보다 커졌다. 반에서 키가 작은 축에 속하는 딸에게 아주 마음에 드는 선물이다.

여담으로 한마디했다.
"아빠는 이런 신발은 별로다."
"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지. 사실을 부풀러서 보이게 하니까 안 좋다."
"그래도 커 보이니까 좋잖아."

나에게 준 선물은 약통이다. 내용물은 비타민D 알약이다. 딱 맞는 선물이다. 햇볕이 많은 한국에 살다온 사람으로서 이곳에서 오니 특히 겨울철 몸안에 제일 부족한 것이 비타민D다. 검사를 할 때마다 정상치 밑에 있다. 담당 가정의사는 겨울철 비타민D 복용을 권한다. 구입한 약이 물약이다. 한 방울씩 숱가락에 떨어뜨려 물을 타서 먹는다.

* 체내 비타민D 기준치 75-250에 못 미치는 50.2


그런데 이번에 받은 선물은 알약이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약통을 열었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 영국에서 제조된 비타민D 


"이거 배달사고 난 것이지?"
"아니, 방금 봉해진 약통을 직접 열었잖아."
"그런데 약이 왜 이렇게 적어? 바닥만 채워졌잖아."
"생산된 그대로야."

* 밑바닥만 채워져 있는 약통 


물론 합리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어떻게 상대적으로 큰 약통에 이렇게 바닥만 채워져 있을까... 자원낭비라는 인상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31 07:25

최근 또 다시 폴란드 한 웹사이트에서 가게 안 집시들이 화제였다. 집시는 롬(Rom, 복수는 Roma, Roms)으로 불리는 북부 인도에서 기원한 유랑 민족이다. 현재 동유럽 일대에 가장 많이 흩어져 살고 있다. 루마니아 50여만명, 불가리아 40여만명, 러시아 20여만명 등이 살고 있다. 한편 폴란드에는 만5천- 5만명, 리투아니아에는 약 3천명의 집시들이 살고 있다. 

가게 안 집시들의 행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서너명이 함께 들어온다
2. 가게 주인에게 물건을 사는 척하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인한다
3. 이 사이 동료들 뒤에 있는 사람이 물건을 슬쩍해서 긴치마 안으로 쑥 넣는다
4. 작업 완료...         


지금이야 대부분 가게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이들의 범행을 쉽게 알 수가 있지만,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가게들이 이렇게 당했을까...


아래는 집시들이 노트북까지 슬쩍하는 장면이다.




아래는 봉지가 아니라 긴치마를 안으로 물건을 쑥쑥 담아넣고 있다. 



어디 이런 일이 가게에만 국한되랴? 

점점 유럽에 여행철이 다가오고 있다. 여행에서 제일 안 좋은 기억은 바로 여행 중 이런 일을 겪는 경우이다. 여행객은 항상 주의하지만, 그 주의심을 해제시키는 것이 바로 이런 사람들의 능력이요, 기술이다. 

리투아니아에도 일어난다. 세계적인 성지순례지로 알려진 샤울레이 십자가 언덕에서 지난 해부터 이렇게 당했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서너명이 몰려와서 시선을 빼앗고, 지갑 등을 훔쳐 간다. 모든 여행객이 이런 사람들로부터 안전하게 돌아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30 08:13

부활절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사람들은 버드나무나 자작나무 가지를 꺾어 화병에 담아놓는다. 실내 온도로 가지에는 야외보다 훨씬 빨리 버들강아지나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 가지를 장식하는 것 중 하나가 빠질 수 없는 부활절 달걀이다. 리투아니아에는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봄 문턱에 만물의 소생을 기다리면서 달걀을 색칠하는 풍습이 내래오고 있다.

* 리투아니아 부활절 달걀 공예가 작품 감상은 여기로 -> http://blog.chojus.com/915


지난 토요일 딸아이와 함께 전통 부활절 달걀 색칠하기 강습에 다녀왔다. 혹시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준비물
주사기
색소
밀랍 왁스 (없을 경우 촛농)
달걀
끝을 뭉실하게 한 철사 막대기
바늘

먼저 바늘로 달걀 밑에 작은 구멍을 낸다. 그리고 주사기로 공기를 넣어 달걀 안에 있는 내용물을 밖으로 빼낸다. 다 빼낸 후에는 주사기에 물을 넣어 달걀 안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이때 공기나 물을 집어넣을 때 아주 서서히 해야 한다. 세게 하면 달걀 껍질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촛불로 밀랍 왁스를 액체로 만든다. 


이제는 인내력 싸움이다. 머리 속에 상상한 무늬를 녹은 밀랍 왁스로 달걀에 하나하나 점이나 선으로 표현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색소물에 달걀을 잠시 담궈 색을 입힌다. 또 다른 색을 더 입히고 싶으면 위의 작업을 반복하면 된다.


달걀에 묻은 밀랍농은 촛불 옆 가까이 달걀을 놓고 열을 가한다. 그리고 휴지로 닦아내면 된다. 



미술감각이 기준미달인 초유스가 이날 만든 부활절 달걀이다.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가장 예쁘게 무늬를 만든 사람에게 상을 주는 등 부활절에 앞서 즐거운 가족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21 08:36


3월 20일 유럽 전역은 개기일식이 화제였다. 개기일식은 태양과 달 그리고 지구가 일렬로 늘어서서 일어나는 우주 현상이다. 지구에서 보기에 달에 태양이 가려진다. 리투아니아에서는 낮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약 두 시간 정도 일식을 볼 수 있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100%가 아니라 70%가 가려졌다. 1999년 8월 11일 헝가리에서 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아파트 안이 점점 빛이 줄어들었다. 

집안에 있으므로 특별하게 준비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선글라스 여러 개를 이용해 보고 있는데 친구들과 시내 광장에서 일식을 보고 있던 딸아이가 때마침 전화했다.

"친구가 엑스레이 사진을 가지고 왔는데 이것으로 보니까 아주 잘 보여."
"그래?! 우리도 해봐야겠다."

아내는 집안 어딘가에 있는 엑스레이 사진을 급히 찾아서 창문벽에 붙였다. 


그래서 이렇게 생애 두 번째로 개기일식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딸아이가 준 정보 때문에 우주의 신비한 현상을 즐길 수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18 07:10

누구나 항공 여행을 앞두고 달콤하든 쓰라리든 기억할 만한 추억이 있을 법하다. 오늘은 그 추억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유럽에서 한국에 갈 때 대개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finnair)를 탄다. 일단 비행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11시경에 출발해 경유지인 핀란드 헬싱키까지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환승장에서 4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인천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8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돌아올 때 경유지 대기시간은 약 2시간이다. 서울에서 아침에 출발해 빌뉴스 집에 오후 6시 정도에 도착한다. 

비행기표는 항공사에서 알려주는 할인기간을 이용한다. 1월에 한국에 가려고 한다면 9월 할인기간에 표를 구입한다. 마일리지 적립 최소 점수이고, 날짜 변경 불가의 제약이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좋다. 왕복 항공권이 600유로 미만이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표를 구입했다. 1월 중순 한국으로의 출국일 바로 전날 저녁 혹시나 한국에 가져갈 선물을 더 살까해서 대형상점(슈퍼마켓)에 갔다. 그런데 이날따라 과일판매대에는 망고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잘 익은 듯한 망고가 참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 잘 익은 망고 유혹에 하마터면 손해가 엄청

이 망고를 보니 2009년 리오데자네이로에 있는 거대한 예수상 바로 밑 가게에서 멀리 꼬까까바나 해변을 내려다보면서 마신 망고 생과즙 음료수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 리오데자네이로 예수상



그래서 이날 망고를 3개를 샀다. 
집에 오자마자 망고 하나를 맛있게 먹었다. 이것이 화근이 될 줄이야... 시간이 좀 지나자 배가 아파오더니 설사와 구토가 났다.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다음날 아침 9시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말이다. 새벽까지 힘빠짐과 고통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국에 가지 말라라는 뜻인가"라는 등 천만 가지 상상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가지 못한다면 표는 날짜 변경을 할 수가 없으니 날리는 수밖에 없었다. 

갈림길에서 편하게 마음 먹기로 하고 이렇게 결정했다. 만약 잠깐 잠이 든 후 깨어나서 계속 아프면 병원 응급실로 직행할 것이고, 아프지 않으면 공항으로 직행할 것이다. 다행히 일단 잠이 들었다. 두 시간 후에 자명종 울렸다. 

자, 상태는 어떻게 되었을까?
병원행인냐, 공항행이냐...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그 짧은 두 시간 잠이 든 사이에 몸 상태가 완전히 달라졌다. 복통, 구토, 설사 등으로 심하게 고생하면서 잠들었건만 깨어나보니 아무렇지가 않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다니!!!

* 지금도 기억 나는 리오데자네이로 가게 망고 생과즙...


아침으로 쌀죽을 먹었다. 그리고 한국에 무사히 잘 다녀왔다. 
이때 얻은 교훈 하나! 
특히 항공 여행을 출발 할 때는 그 전날 절대로 음식이나 과일을 조심해서 먹을 것이다. 
하마터면 비행기표와 한국 일정 전부를 날릴 뻔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