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에 해당되는 글 656건

  1. 2015.04.08 유럽인 장모님은 왜 양파를 잘라내고 심을까? (4)
  2. 2015.04.04 한국 운전면허증에 첫 취득일이 없어 당한 불편 (7)
  3. 2015.04.02 셀카 찍는 구두 등장, 셀카봉의 무한 진화 (3)
  4. 2015.04.01 약통 열어보고 깜짝 놀라 - 밑바닥만 채운 약 (7)
  5. 2015.03.31 가게 안으로 몰려온 집시들 이렇게 물건 슬쩍~~~ (4)
  6. 2015.03.30 밀랍으로 예쁜 부활절 달걀 만들어 보기 (4)
  7. 2015.03.21 유럽 개기일식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다 (3)
  8. 2015.03.18 잘 익은 망고 유혹에 비행기표 날릴 뻔한 사연 (2)
  9. 2015.03.13 어느 묘비에 새겨진 경구에 마음이 뭉클 (1)
  10. 2015.03.12 도로에서 목격한 음주 운전자 어떻게 해야 하나 (2)
  11. 2015.03.05 "한국 당근"으로 불리는 이 음식의 정체는 (3)
  12. 2015.03.03 공항 판매 선불 유심, 재외국민은 찬밥 신세 (15)
  13. 2015.02.28 고전 문학에서 배우던 향가를 노래로 듣다니 (2)
  14. 2015.02.26 유럽 현지인 초대해 한국 관련 10개 질문했더니 (7)
  15. 2015.02.26 벌통에서 곧 바로 꿀 채취하는 획기적인 방법 화제
  16. 2015.02.24 내 생애 처음 걸어본 자락길에 한국이 잘 살아
  17. 2015.02.22 기성용 스완지가 맨유 이기니 폴란드도 환호~~
  18. 2015.02.17 한국인 남편과 살다보니 잔 받는 자세가 달라져 (5)
  19. 2015.02.14 밸런타인데이와 안중근 무슨 관련이 있기에 (2)
  20. 2015.02.12 세계 친구들이 부러워한 어느 한국 가정의 저녁상 (4)
  21. 2015.02.06 외국인이 한국에서 구입한 뜻밖의 선물 (4)
  22. 2015.02.04 외국 사는 한국인 집에 있음직한 이것 드디어 구비
  23. 2015.01.26 한국 온돌방이 좋긴 하지만 어깨가 시러워 (7)
  24. 2015.01.14 겨울에 딱 어울리는 내 주차 공간 확보 방법
  25. 2015.01.13 아시안컵 축구 없는 서울 고속터미널 아쉬워 (2)
  26. 2014.12.28 영화 '인터뷰',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곳 (1)
  27. 2014.12.26 대이동 명절에 텅빈 열차, 정말 명절 맞아? (4)
  28. 2014.12.25 유럽에서 먹은 12가지 크리스마스 전야 음식 (3)
  29. 2014.12.25 크리스마스에 무지개 뜨고, 12가지 음식 마련
  30. 2014.12.23 유럽인 친척에게 딱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김치
생활얘기2015.04.08 06:42

유럽 리투아니아 월요일도 부활절 휴가일이다. 일년에 의무적으로 처가집을 방문하는 날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성탄절이고 다른 한 번은 부활절이다. 학교는 주말을 합쳐 10일 동안 방학이다. 올해도 어김 없이 부활절 날씨는 기대밖이었다.
 
부활절 전날만 하더라도 대체로 맑은 날씨에 영상 10도의 따뜻한 날씨였다. 그런데 부활절를 기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눈까지 쏟아졌다. 짧은 시간일망정이지 서너 시간 이렇게 내렸다면 적설량이 꽤 되었을 것이다. 

* 올해도 부활절 아침에 눈이 내렸다


부엌 창가 너머 쏟아지는 눈을 보는 동안 초록색 양파 줄기가 눈길을 끌었다. 겨울철 부엌 창가를 꾸며주는 마치 훌륭한 분재처럼 보였다. 겨울철 부엌 창가에 앙파를 키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키우는 양파는 관상용뿐만 아니라 식용으로도 아주 요긴하다. 이 양파 줄기를 흔히 사용하는 데에는 아침식사이다. 빵 위에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훈제 고기를 얹고, 그리고 그 위에 이 양파 줄기를 얹는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 장모님 집 양파는 윗부분이 잘려져 있다. 보통 컵에 물을 담고 양파를 얹어 키우는데 장모님은 도시락컵라면을 닮은 플라스틱통에 흙을 담아 양파를 키우신다. 궁금증이 발동해 여쭈어보니 직접 방법을 보여주시면서 일려주셨다.

* 양파 윗부분을 잘라내고 심는다


간단하다. 
양파의 1/4에 해당하는 윗부분을 잘라낸다.
껍질을 벗긴다.
양파 뿌리 부분을 다듬는다.
흙에 심는다.


"왜 윗부분을 자르시나요?"
"이유는 간단하다. 줄기가 더 빨리 위로 올라오고, 굵다."
"컵물에 키우는 것보다 흙에 키우는 것의 차이는?"
"흙에 키우는 것이 더 빨리 자라고 줄기 또한 굵다."


종종 양파를 물컵에 키웠다. 그런데 한 번도 이렇게 양파 윗부분을 잘라내고 키워본 적이 없었다. 경험상 더 빨리 자라고 굵다고 하니 다음 번 양파를 키울 때 이 방법을 사용해야겠다. 이렇게 유럽인 장모님의 생활 경험을 하나 더 알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4 05:33

몇 명 되지는 않지만 교민들의 숙원이 해결되었다. 바로 한국과 리투아니아간 운전면허 상호 인정 및 교환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어 지난 1월부터 발효되고 있다. 운전 건강증명서를 담당 종합진료소에서 발급 받고 운전면허증 번역문을 번역소에서 찾았다.


필요한 서류를 다 갖추고 운전면허 업무를 관장하는 리투아니아 기관(Registra)을 방문했다. 상호 인정에 대한 내용을 담당 직원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는 듯했다. 

그런데 잠시 후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 운전면허증 어디에도 최초 취득일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이 원이었다. 발급일은 첫면 사진 밑 오른쪽에 적혀 있다. 면허증 갱신기간이 무려 1년간으로 되어 있는 것도 직원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물론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공란이었다. 



직원은 현재 한국 운전면허증에 나와있는 발급일을 리투아니아 면허증 취득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10년 전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는데 지난 해 7월 경신하면서 이 한국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 그러므로 2005년에 취득했다는 것을 리투아니아 기관에 증명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최초 취득일이 중요할까?

교환해서 받을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에 한국 운전면허증에 있는 날짜 2014년 7월 17일이 기재되면 아직 운전한 지 일년도 안 된 초보운전자 취급을 받게 된다. 제한속도 시속 130km 고속도로에 초보자는 시속 90km만 달릴 수 있다. 이를 모르고 130km 밟고 달리다 교통경찰에 걸리면 40km를 초과하게 된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보험이다. 특히 종합보험을 들 때 초보자는 더 많이 낸다. 종합보험에 든 우리 승용차는 현재 약정서에 따르면 초보자가 운전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다.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으로 내 차를 운전할 수가 없게 되다니...   


취득일 좀 기재해주세요

공란으로 남아있는 한국 운전면허증 뒷면에 최초 취득일이 적혀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러면 오랜 기간이 지나 내가 언제 첫 면허증를 취득했지라는 의문이 생겨 인터넷 접속으로 조회해야 하는 수고도 면할 수 있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운전면허증 앞면 견본이다. 성, 이름, 생년월일, 발급일자, 발급기관, 면허증번호 등등 모두가 숫자로 적혀져 있다. 이는 유럽연합 통일이다. 즉 숫자 1의 의미는 성, 숫자 2의 의미는 이름...    



뒷면을 한번 살펴보자. 9번은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 유형이다. 승용차는 B이다. 10번이 중요하다. 바로 최초 취득날짜가 기재되어 있다. 11번은 언제까지 유효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결국 이날은 운전면허증 교환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일단 대사관으로부터 최초 취득일에 대한 영사확인서를 받아오면 이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에는 한국 대사관이 개설되지 않아 이웃나라 겸임국인 폴란드 대사관에 부탁해야 한다. 아쉬었다. 아, 한국 운전면허증에 취득일만 적혀 있어도 이런 불편과 헛걸음을 하지 않을 텐데... 


왜 한국에는 이 최초 취득일 기재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고 있을까... 의문이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2 04:51

4월 1일 만우절에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새롭게 등장한 셀카(이하 자촬) 구두가 화제다. 셀카봉(이하 자촬봉)은 한국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집에도 자촬봉 2대가 있다. 

우리집을 방문한 유럽 현지인들에게 이 자촬봉을 보여주면 몹시 신기해 하고 부러워 한다. 하지만 가지고 싶냐라고 물으면 대답을 주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특별히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라는 속담이 있다. 유럽인들이 이 속담대로 해결하는 예를 한번 보자.


쓰레받기로 쉽게 해결하고 있다. 
그렇다. 자촬봉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을 마음대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점은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접이식 막대기라도 가방 안 공간을 차지하거나 손에 늘 들고 다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이 셀카 구두 발명을 있게 한 듯하다. 뉴욕에서 인기있는 신발 브랜드 Miz Mooz는 최근 여성들을 위해 획기적인 자촬법(셀카법)을 고안했다. 자촬봉을 휴대할 필요가 전혀 없다. 바로 구두 앞부분에 휴대전화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 Image source link


평소에 다리를 위로 올리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자촬(셀카, Selfie)과 신촬(슈피, Shoefie) 사진을 한번 비교해보자. 


그렇다면 이 자촬 구두는 만우절의 깜짝 행사일까?
출처 기사를 보면 말미에 "만우절과 전혀 관계가 없다"라는 구절이 있다. 관련 영상은 4월 1일이 아니라 이미 3월 30일에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과연 이 자촬 구두(셀카 구두)가 자촬봉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이번 여름 유럽 유명 관광지에서도 다리를 위로 치켜 올려고 자촬(셀카)하는 여성들이 나타날까... 일단 우리집 두 딸은 반응이 냉담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4.01 06:01

흩어진 식구들이 모이는 유럽의 명절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집에도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났다.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딸이 돌아왔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식구별로 선물을 사가지고 왔다. 작은딸에게는 신발을 선물했다. 굽이 높은 신발이다. 이 신을 신으니 아빠 키보다 커졌다. 반에서 키가 작은 축에 속하는 딸에게 아주 마음에 드는 선물이다.

여담으로 한마디했다.
"아빠는 이런 신발은 별로다."
"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지. 사실을 부풀러서 보이게 하니까 안 좋다."
"그래도 커 보이니까 좋잖아."

나에게 준 선물은 약통이다. 내용물은 비타민D 알약이다. 딱 맞는 선물이다. 햇볕이 많은 한국에 살다온 사람으로서 이곳에서 오니 특히 겨울철 몸안에 제일 부족한 것이 비타민D다. 검사를 할 때마다 정상치 밑에 있다. 담당 가정의사는 겨울철 비타민D 복용을 권한다. 구입한 약이 물약이다. 한 방울씩 숱가락에 떨어뜨려 물을 타서 먹는다.

* 체내 비타민D 기준치 75-250에 못 미치는 50.2


그런데 이번에 받은 선물은 알약이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약통을 열었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 영국에서 제조된 비타민D 


"이거 배달사고 난 것이지?"
"아니, 방금 봉해진 약통을 직접 열었잖아."
"그런데 약이 왜 이렇게 적어? 바닥만 채워졌잖아."
"생산된 그대로야."

* 밑바닥만 채워져 있는 약통 


물론 합리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어떻게 상대적으로 큰 약통에 이렇게 바닥만 채워져 있을까... 자원낭비라는 인상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31 07:25

최근 또 다시 폴란드 한 웹사이트에서 가게 안 집시들이 화제였다. 집시는 롬(Rom, 복수는 Roma, Roms)으로 불리는 북부 인도에서 기원한 유랑 민족이다. 현재 동유럽 일대에 가장 많이 흩어져 살고 있다. 루마니아 50여만명, 불가리아 40여만명, 러시아 20여만명 등이 살고 있다. 한편 폴란드에는 만5천- 5만명, 리투아니아에는 약 3천명의 집시들이 살고 있다. 

가게 안 집시들의 행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서너명이 함께 들어온다
2. 가게 주인에게 물건을 사는 척하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인한다
3. 이 사이 동료들 뒤에 있는 사람이 물건을 슬쩍해서 긴치마 안으로 쑥 넣는다
4. 작업 완료...         


지금이야 대부분 가게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이들의 범행을 쉽게 알 수가 있지만,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가게들이 이렇게 당했을까...


아래는 집시들이 노트북까지 슬쩍하는 장면이다.




아래는 봉지가 아니라 긴치마를 안으로 물건을 쑥쑥 담아넣고 있다. 



어디 이런 일이 가게에만 국한되랴? 

점점 유럽에 여행철이 다가오고 있다. 여행에서 제일 안 좋은 기억은 바로 여행 중 이런 일을 겪는 경우이다. 여행객은 항상 주의하지만, 그 주의심을 해제시키는 것이 바로 이런 사람들의 능력이요, 기술이다. 

리투아니아에도 일어난다. 세계적인 성지순례지로 알려진 샤울레이 십자가 언덕에서 지난 해부터 이렇게 당했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서너명이 몰려와서 시선을 빼앗고, 지갑 등을 훔쳐 간다. 모든 여행객이 이런 사람들로부터 안전하게 돌아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30 08:13

부활절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사람들은 버드나무나 자작나무 가지를 꺾어 화병에 담아놓는다. 실내 온도로 가지에는 야외보다 훨씬 빨리 버들강아지나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 가지를 장식하는 것 중 하나가 빠질 수 없는 부활절 달걀이다. 리투아니아에는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봄 문턱에 만물의 소생을 기다리면서 달걀을 색칠하는 풍습이 내래오고 있다.

* 리투아니아 부활절 달걀 공예가 작품 감상은 여기로 -> http://blog.chojus.com/915


지난 토요일 딸아이와 함께 전통 부활절 달걀 색칠하기 강습에 다녀왔다. 혹시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준비물
주사기
색소
밀랍 왁스 (없을 경우 촛농)
달걀
끝을 뭉실하게 한 철사 막대기
바늘

먼저 바늘로 달걀 밑에 작은 구멍을 낸다. 그리고 주사기로 공기를 넣어 달걀 안에 있는 내용물을 밖으로 빼낸다. 다 빼낸 후에는 주사기에 물을 넣어 달걀 안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이때 공기나 물을 집어넣을 때 아주 서서히 해야 한다. 세게 하면 달걀 껍질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촛불로 밀랍 왁스를 액체로 만든다. 


이제는 인내력 싸움이다. 머리 속에 상상한 무늬를 녹은 밀랍 왁스로 달걀에 하나하나 점이나 선으로 표현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색소물에 달걀을 잠시 담궈 색을 입힌다. 또 다른 색을 더 입히고 싶으면 위의 작업을 반복하면 된다.


달걀에 묻은 밀랍농은 촛불 옆 가까이 달걀을 놓고 열을 가한다. 그리고 휴지로 닦아내면 된다. 



미술감각이 기준미달인 초유스가 이날 만든 부활절 달걀이다.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가장 예쁘게 무늬를 만든 사람에게 상을 주는 등 부활절에 앞서 즐거운 가족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21 08:36


3월 20일 유럽 전역은 개기일식이 화제였다. 개기일식은 태양과 달 그리고 지구가 일렬로 늘어서서 일어나는 우주 현상이다. 지구에서 보기에 달에 태양이 가려진다. 리투아니아에서는 낮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약 두 시간 정도 일식을 볼 수 있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100%가 아니라 70%가 가려졌다. 1999년 8월 11일 헝가리에서 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아파트 안이 점점 빛이 줄어들었다. 

집안에 있으므로 특별하게 준비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선글라스 여러 개를 이용해 보고 있는데 친구들과 시내 광장에서 일식을 보고 있던 딸아이가 때마침 전화했다.

"친구가 엑스레이 사진을 가지고 왔는데 이것으로 보니까 아주 잘 보여."
"그래?! 우리도 해봐야겠다."

아내는 집안 어딘가에 있는 엑스레이 사진을 급히 찾아서 창문벽에 붙였다. 


그래서 이렇게 생애 두 번째로 개기일식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딸아이가 준 정보 때문에 우주의 신비한 현상을 즐길 수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18 07:10

누구나 항공 여행을 앞두고 달콤하든 쓰라리든 기억할 만한 추억이 있을 법하다. 오늘은 그 추억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유럽에서 한국에 갈 때 대개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finnair)를 탄다. 일단 비행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11시경에 출발해 경유지인 핀란드 헬싱키까지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 환승장에서 4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인천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8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돌아올 때 경유지 대기시간은 약 2시간이다. 서울에서 아침에 출발해 빌뉴스 집에 오후 6시 정도에 도착한다. 

비행기표는 항공사에서 알려주는 할인기간을 이용한다. 1월에 한국에 가려고 한다면 9월 할인기간에 표를 구입한다. 마일리지 적립 최소 점수이고, 날짜 변경 불가의 제약이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좋다. 왕복 항공권이 600유로 미만이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표를 구입했다. 1월 중순 한국으로의 출국일 바로 전날 저녁 혹시나 한국에 가져갈 선물을 더 살까해서 대형상점(슈퍼마켓)에 갔다. 그런데 이날따라 과일판매대에는 망고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잘 익은 듯한 망고가 참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 잘 익은 망고 유혹에 하마터면 손해가 엄청

이 망고를 보니 2009년 리오데자네이로에 있는 거대한 예수상 바로 밑 가게에서 멀리 꼬까까바나 해변을 내려다보면서 마신 망고 생과즙 음료수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 리오데자네이로 예수상



그래서 이날 망고를 3개를 샀다. 
집에 오자마자 망고 하나를 맛있게 먹었다. 이것이 화근이 될 줄이야... 시간이 좀 지나자 배가 아파오더니 설사와 구토가 났다.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다음날 아침 9시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말이다. 새벽까지 힘빠짐과 고통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국에 가지 말라라는 뜻인가"라는 등 천만 가지 상상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가지 못한다면 표는 날짜 변경을 할 수가 없으니 날리는 수밖에 없었다. 

갈림길에서 편하게 마음 먹기로 하고 이렇게 결정했다. 만약 잠깐 잠이 든 후 깨어나서 계속 아프면 병원 응급실로 직행할 것이고, 아프지 않으면 공항으로 직행할 것이다. 다행히 일단 잠이 들었다. 두 시간 후에 자명종 울렸다. 

자, 상태는 어떻게 되었을까?
병원행인냐, 공항행이냐...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그 짧은 두 시간 잠이 든 사이에 몸 상태가 완전히 달라졌다. 복통, 구토, 설사 등으로 심하게 고생하면서 잠들었건만 깨어나보니 아무렇지가 않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다니!!!

* 지금도 기억 나는 리오데자네이로 가게 망고 생과즙...


아침으로 쌀죽을 먹었다. 그리고 한국에 무사히 잘 다녀왔다. 
이때 얻은 교훈 하나! 
특히 항공 여행을 출발 할 때는 그 전날 절대로 음식이나 과일을 조심해서 먹을 것이다. 
하마터면 비행기표와 한국 일정 전부를 날릴 뻔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13 06:17

최근 세계 에스페란토인(에스페란토 사용자)들 사이에 화제가 된 묘비명이 하나 있다. 묘비명의 주인공은 헨드릭 아담손(Hendrik Adamson)이다. 그는 1891년 태어나 1946년 사망한 에스토니아 사람으로 초등학교 교사이자 시인이다. 1930년경 에스페란토인이 되어 에스페란토 원작 문학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

그의 묘비에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써여진 경구는 다음과 같다.

Mi ne bezonas oron,
nek ĉiujn trezorojn de l' mondo,
sed sangan mi ploras ploron
pri homoaj maljust' kaj senhonto.

번역하면 
  
난 황금도 필요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보물도 필요하지 않지만
인간의 부정(不正)과 무치(無恥)에
난 피눈물을 흘린다.

* 사진출처: image source


긴말이 필요없을 듯하다. 소시민은 위장전입 등으로 적발되면 사정없이 처벌을 받는데 대시민은 장관까지 되는 사회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 무덤 속 사람이 흘릴 피눈물은 대해장강을 능히 이루지 않을까...


관련글: 에스토니아 VIP 묘비 크기가 갤노트2의 8배 밖에 안 돼 


이렇게 생몰연도뿐만 아니라 일생 동안 경험을 퉁해 후세에게 전하고자 하는 경구를 묘비명에 새겨놓는다면 방문자에게 잠시만이라도 그 경구의 의미를 짚어보고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일게 할 수도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12 09:29

유럽 리투아니아 직장은 한국과 같은 회식이 거의 없다. 직장이 음악학교인 아내는 1년에 입학식이나 스승의 날을 제외하고는 회식이 없다. 이마저도 대개 오후에 시작해 저녁 무렵이면 집으로 돌아온다. 자기가 맡은 수업 시간 직전에 출근해 수업 시간이 끝나면 퇴근한다.

대부분 주변 현지인들 중에 평일 밖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든다. 종종 주말에 현지인들을 만나는데 보통 부부가 함께 한다. 차를 가지고 온 부부에게 술을 권할 때에는 먼저 물어본다.

"오늘 누가 운전?"
"지난 번엔 남편이 마셨으니 오늘은 차례." 아니면 "지난 번에 아내가 마셨으니 오늘을 차례."라는 답은 듣게 된다.

그래도 덩치 큰 사람은 맥주 500cc, 덩치 작은 사람은 300cc 정도를 모임 초기에 마신다. 대리운전사라는 직업이 아직 없다. 회식문화도 없으니 생기더라도 흥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음주 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언젠가 리투아니아 경찰청 형사국장이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어 옷을 벗을 적이 있다. 그는 정년퇴임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있었다.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이 곧 바로 적발해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나드는 음주 운전자를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얼마 전 이와 관련해 화제가 된 러시아 동영상이 있다.
앞서가는 차가 중앙선을 넘나들고 있다.


뒤에 오던 운전자가 신호등 앞에서 멈추고 있는 차로 달려가 운전석 문을 연다.
이어서 운전자를 운전석에서 끌어내리면서 자동차 열쇠를 뽑아 자기 주머니에 넣어버린다. 


그 운전자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다. 밀치니 그대로 뒤로 넘어진다.  



이처럼 예기치 않은 다양한 일들이 러시아 도로에서 일어나고 있다. 참견한다고 화를 입을 수도 있는 러시아 도로인데 음주운전사를 발견하고 이렇게 자동차 열쇠까지 뽑아 더 큰 사고를 막고자 한 이 러시아 시민의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05 08:00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뉴스 포털사이트인 delfi.lt이다

3월 4일 첫 화면에 한국당근 기사가 올라왔다.

"매운 한국 당근"(Aštrios korėjietiškos morkos)은 음식 이름이다. 

이 "매운 한국 당근"을 만드는 요리법이 소개되어 있다.


* 출처 source link


이 "한국 당근" 음식의 정체는 무엇일까?

여러 해 전 TV 방송을 위해 취재한 적이 있었다. 

당시 대형매점 이끼(Iki)의 수석요리사가 설명해준 바에 따르면 

소련 시대 고려인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인 당근을 이용해 

한국적인 매운 맛을 내는 음식을 만들어 먹은 데서 

이 "한국 당근"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은 발트 3국을 비롯해서 옛 소련 공화국에 널리 펴져 있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당근을 채썰어, 후추, 카르다몬, 석탕, 식용유, 식초 등으로 버무려 샐러드처럼 만든다.



이날 기사에 실린 요러법을 소개하면 이렇다.

당근 1kg

백포도주 4 숟가락

마늘 100g

매운 고춧가루

해바리기씨 식용유 100g

고수(빈대풀, coriander, kultiva koriandro)씨앗가루 2 숟가락

소금 약간



대형상점 식품판매대서 쉽게 이 샐러드를 볼 수 있다. 또한 유리병에 든 "한국 당근"도 볼 수 있다. 종종 자기도 한국 음식을 먹어본 적이 있다거나 즐겨 먹는다고 말하는 현지인들을 만난다.


"한국 음식 맛이 어때?"

"매워."

"어떤 한국 음식을 먹었는데?"

"한국 당근."


한국에는 없는 "한국 당근"이 이렇게 여기 유럽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끔 우리 집도 이 "한국 당근" 샐러드를 가게에서 구입해서 고기 등과 함께 먹는다. 먹을 만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3.03 06:24

이번 1월에 한국을 3주 동안 다녀왔다. 유럽에서 오후 늦게 출발하면 다음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비행기 차창 밖으로 일출을 구경하면서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인천공항으로 다가왔다. 하늘 위는 맑았지만 도심에 가득 차 있는 저 회색빛이 내 숨쉬기를 벌써 무겁게 하는 듯했다.


공항에 도착해 제일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전화를 개통하는 일이다. 한 때는 공항에서 휴대전화기를 임대해서 사용했다. 지난해부터는 똑똑전화기가 있어 유심만 갈아끼게 되었다. 작년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올해는 주의 깊게 유심 카드를 구입했다. 


지난해 똑똑전화기를 보여주면서 꼭 맞는 유심 카드를 달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즉시 끼워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공항버스을 탔다. 나중에 보니 유심 카드가 커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환불은 구입한 곳에만 가능하다고 하니 다시 공항까지 갈 상황이 아니였다. 돈만 날렸다... ㅎㅎㅎ


이번에도 같은 편의점에서 구입했다. 판매원이 "외국 여권 소지자만 된다"고 말했다. "영주권자인데 안 될까요?"라고 물으니 "그건 잘 모르겠다"고 했다. 친절하게도 "일단 절차대로 해보고 안 될 경우에는 환불하겠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설명서에 있는 대로 따라했다.



2단계까지 잘 되었다. 3단계다. 외국 여권 소지자에게만 된다고 하는데 왜 설명서에는 한국 여권이 있을까? 내 여권 사진을 똑똑전화기로 찍어서 보냈다. 이제 모든 절차를 마쳤다. 개통 인증만 남았다.



잠시 후 전화가 왔다.

"고객님, 보니까 한국 여권 소지자네요. 인증해줄 수가 없습니다."
"왜요?"
"외국 여권 소시자만 선불 유심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영주권자인 재외국민인데 안 될까요?"
"고객님, 외국 여권 소지자만 됩니다." 그리고 이내 전화가 끊겠다.

씁쓸했다. 
한국 여권 소지자라도 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인증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으면 좋겠다. 결국 광화문에 있는 본사 고객센터로 다음날 일부러 가서 선불 유심 카드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아무런 서류나 증명 없이 슈퍼마켓 등에서 유심 카드를 구입할 수 있다. 고국에 와서 외국 여권 소지자와는 달리 이런 불편함을 겪게 되었다. 다음 번 한국 방문에 가족하고 올 때는 문제가 없겠다. 외국인 아내의 여권으로 쉽게 인증 받을 수 있으니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28 09:47

지난 1월 한국 방문 때 전혀 색다른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국어 고전 문학 시간에 배웠던 향가를 되새기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글이 아니라 노래였다. 


부산에서 열린 국제어 에스페란토 행사에 향가가 소개되었다. 
정말 멋진 일이었다. 
함께 동석한 외국 에스페란토인들에게 1300여년전 한국의 향가를 알려주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행사측에 감사를 드린다.  

지은이 충담사는 신라 경덕왕 (?-765) 때의 승려이다. 
음력 3월 3일과 9월 9일 미른세존에게 드리는 차를 끓여 
왕에게 권하고 향가 <안민가>을 지었다고 한다.  

지음: 충담사 
노래: 김다금 

임금은 아비요, 
신하는 자애로운 어미요, 
백성은 어린 아이라 한다면 
백성이 사랑받음을 알지니. 
구물거리며 살아가는 백성들 
이들을 먹여 다스려져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한다면 
나라 안 다스려짐을 알 것인가 아~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가 태평하나이다.


모두가 자기답게에 충실한다면 개인, 가정, 사회, 국가, 세계가 그야말로 태평할 것이다. 
오늘은 토요일답게 덜 일하고 가족과 함께 봄기운 느끼려 산책가야겠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26 07:31

거의 매년 음력 설날이 되면 우리 집에 행사가 하나 있다. 음력 1월 1일은 한인회장님 댁에서 교민들이 모여 떡국을 먹는다. 그리고 설날이 있는 주의 주말에 유럽 리투아니아 현지인 에스페란토 친구들을 우리 집으로 초대한다. 보잘 것 없지만 한국 음식을 마련해 함께 식사하면서 동양의 설날을 축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올해는 지난 금요일 초대했다. 가급적으로 동양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온다. 대부분 현지인들은 이날 붉은 색 옷을 입었다. 어떤 이는 인도 여행에서 산 옷을 입었고, 어떤 이는 중국 여행에서 산 옷을 입었다.  


아래는 우리가 마련한 음식의 일부다. 김밥은 원래 내가 만들기로 했으나, 갑자기 감기 기운이 들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13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만들었다. 잡채는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만들었다. 2월 초 우리 집에 온 한국 손님이 요리법을 일러주었다. 아내가 직접 잡채를 혼자 요리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다들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성공한 듯했다. 김치는 아내와 내가 함께 담갔고, 닭고기는 아내가 요리했다. 세 식구가 이렇게 분업하여 설 손님 맞이 음식을 준비했다.     



지금까지는 거실 상에 음식을 전부 놓았는데, 올해는 부엌에 놓고 사람들이 각자 먹고 싶은 만큼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거실 상이 좀 빈약해 보였지만, 술이나 음료수, 잔 등을 위한 공간이 있어서 좋았다.



식사를 마친 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상품이 걸린 문제 풀기가 시작되었다. 사전에 예고하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긴긴 밤을 그냥 덕담과 잡담으로만 보내기에는 아까웠다. 모임이 좀 더 유익하도록 우리 식구들이 의견을 모아 한국에 대한 질문 10가지를 내고 맞추는 사람에게 한국적인 선물을 주기로 결정했다. 비록 여기가 리투아니아이지만, 한국인을 친구로 두고 있으니, 한국에 대해 최소한 몇 가지 정도는 순간적이라도 알게 하면 좋을 것 같았다.      



어떤 문제를 낼 것인가 참 고민스러웠다. 흥미를 끌어내야 하니 어려운 문제는 피하는 것이 좋고, 한편 꼭 맞히게 하는 것보다 지식을 갖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은 아내와 내가 의논해서 만들었고, 파워포인트 파일은 딸아이가 만들었다. 


열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월력에 따르면 1달은 몇 일이고 1년은 몇 일인가?
   아무도 정확하게 맞추지 못했다. 비슷하게 맞춘 사람이 상품을 받았다. 
2. (오늘 우리 집에서 먹은) 김치는 무슨 재료로 만들어졌나?  
   가장 많은 재료를 말하는 사람이 상품을 받았다.
3. 세계에 널리 알려진 한국 기업 3개를 언급하고 각 기업은 무엇을 주로 생산하나?
   모두 삼성과 현대를 맞췄지만, LG는 첫 자가 L로 시작한다는 암시로 누가 맞췄다.
4. 한국은 언제 세워졌나?
   아무도 정확하게 몰랐다. 한 사람이 기원전 2000년이라 추측했다. 그가 상품을 받았다. 
   모두들 한국이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것에 놀랐다.
5. 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무술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6. 언제 한국이 공식적으로 둘로 분단되었나?
   한 사람만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답을 맞혔다.
7. 한국에서 가장 큰 섬이고, 유네스코 자연유산을 가진 섬은?
   정답을 맞혔다.
8. 한국어 철자 이름은?
   아쉽게도 아무도 맞추지 못했다.
9. 언제 한국에서 세계에스페란토대회가 열렸고, 또 언제 한국이 또 이 대회를 유치하고자 하나?
   열린 대회 년도는 몰랐지만, 유치하고자 하는 대회는 알아맞혔다. 
10.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승인한 유럽 최초 국가는?
   서유럽 여러 나라들이 제일 먼저 언급되었고, 나중에 범위를 좁혀 동유럽, 발트 3국 중에 있다고 하자        그때서야 답이 나왔다. 답은 리투아니아. [관련글: http://blog.chojus.com/4173]
   한국과 리투아니아 사이에 이런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에 모두 기뻐했다.  

에스페란토로 번역된 아리랑을 함께 부르면서 한국 관련 질문과 답맞히기는 끝이 났다. 모임을 파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친구들은 "오늘 한국 음식도 맛있었고, 한국에 대해 공부도 잘 했다"면서 좋아했다. 우리 집 세 식구가 협력해 준비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26 07:30

요즘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 약을 먹으면 1주일만에 낳고, 약을 먹지 않으면 7일만에 낳는다고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말한다. 여기서 감기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다름 아닌 꿀이다. 복분자 차 등을 마시면서 숟가락에 꿀을 뜨서 먹는다. 

* 지금 감기 치료를 위해 먹고 있는 꿀


우선 획기적인 꿀 채취 방법을 소개하기 전에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방법을 아래 영상을 통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초유스가 리투아니아 양봉인을 만나 직접 촬영한 것이다. 
 
     벌통에서 꿀판을 꺼낸다.
     꿀판에서 밀랍을 벗겨낸다
     꿀판을 원심력 통에 넣는다



위 영상에서 보았듯이 꿀을 채취할 때 수동이든 자동이든 원심력에 의하여 꿀판에서 꿀을 분리시킨다. 그런데 이런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고 벌통에서 곧 바로 이 발명되어 화제를 모우고 있다. 영국인 아버지(Stuart Anderson)와 아들(Cedar Anderson)이 발명했다. 꿀판에 관을 넣어서 자연스럽게 꿀이 흘러내리도록 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 방법에 따르면 우주복 같은 옷을 입지도 않아도 되고 꿀벌을 안정시키기 위해 연기을 뿜어내지 않아도 된다. 벌꿀을 전혀 괴롭지 않고 깨끗한 꿀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봉이 취미라면 당장이라도 사고 싶은 물품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24 06:53

한국에서 가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은 등산이다. 내가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 300미터도 채 되지 않는다. 여기 사람들에겐 산이지만 1000여미터의 산을 보고 자란 나에게는 산이 아닌 셈이다. 한국에는 흔한 등산화는 여기는 없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한 지인이 자락길 산책을 제안했다. 두 말 하지 않고 합류하기로 했다. 이렇게 내 생애 처음으로 자락길 산책에 나섰다. 목표는 서울 안산 자락길이다. 독립문 지하철에서 시작했다. 이 자락길은 총 7킬로미터에 이른다.  
 


자락길 밑에서 바라본 안산 정상 모습이다. 



자락길 입구에 도착하기 전에 재개발 지역이라서 그런지 이런 빈집들이 있다. 더 이상 집을 짓지 말고 그냥 자연으로 원상회복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길이나 얼음길에 산책하는 시민을 배려하는 정성이 담겨져 있다. 




이디 이뿐인가! 따뜻한 날 정자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장까지 마련되어 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보기 드문 까치도 이날 만났다. 반가운 손님이 오는 것이 아니라 난생 처음 자락길 산책하러온 유럽 손님을 환영하러 나온 듯하다. 



리기다소나무 한 그루가 산책길을 막아서고 있다. 베어내지 않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놓아둔 것이 바로 친자연 자락길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막아섬은 산책객을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개발시 인간의 환경파괴심을 막아서는 것을 웅변하는 듯하다



하늘을 향해 쭉 뻗어있는 메타세콰이어가 하늘 기운을 받아서 산책객에게 전해주는 듯하다.



운동기구들도 잘 갖춰져 있다. 



목재로 길을 만들어놓았다. 사치 같아서 예산낭비로 보이는 듯했다. 그런데 그 순간 오른쪽 빙판길을 걷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철망을 잡고 걷는데도 여러 번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고서야 이렇게 해놓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락길따라 산책하면서 사방에 보이는 서울의 모습이다. 아파트 단지 저 뒷편에 북한산이 보인다.



남서쪽이다. 뿌여서 제대로 전경을 즐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맞은편 인왕산과 청와대,백악산이 보인다.  



여기는 서대문 형무소이다.



안산 자락길을 3시간 정도 다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이 서대문 형무소이다. 지난 역사를 되새겨보기 위해 역사관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 황제 폐하는 한국 전부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차 영구히 일본국 황제폐하에게 양여함에" 피가 끓어올랐다.



고초 겪었던 애국지사들의 수형기록표가 붙여져 있다. 



이번 방문에서 애국지사에 붙는 의사, 열사, 지사 단어의 뜻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의사는 무력으로 결행, 열사는 맨몸으로 투쟁, 지사는 항거하는 사람이다.  



외국에 살면 태극기만 봐도 웬지 가슴이 뭉클해지고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선다. 



산책길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어린 시절 즐겨먹었던 수제비를 주문해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생애 처음 자락길 산책은 끝이 났다. 경제수치뿐만 아니라 이런 사회시설물에서 한국이 잘 산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진달래 피는 봄날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내년 봄에 가족과 함께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때 이 안산 자락길을 다시 걷기를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22 03:01

어제 토요일.... 거의 같은 시간대에 한국인 축구들이 선수가 뛰는 경기가 열렸다. 먼저 인터넷으로 손흥민괴 지동원이 뛴 레베쿠젠-아우크스부르크 경기를 인터넷으로 시청했다.

좋은 위치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을 손흥민 선수에게 전달하지 않고 혼자 넣으려는 벨라라비 선수가 너무 티가 났다. 손흥민 선수가 나가자 흥미마저 사라졌다. 

이어서 본 경기는 기성용 선수가 속한 스완지 시티와 맨체스유나이티드 경기였다. 아쉽게도 기성용 선수가 골을 넣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1대1 상황 후반전 27분 기성용이 페널티 박스 밖 왼쪽 측면서 중앙에 있는 셀비에게 준 볼이 고미스 선수의 머리를 거쳐 역전골을 기록했다. 자신이 맨유 킬로임을 기성용이 다시 입증하게 된 셈이다.  

이번 시즌 5골로 기성용은 팀내 최다 득점자가 되었다. 폴란드어 중계방송이지만 일방적으로 스완지를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왜 일까?

알고보니 스완지의 골기퍼가 바로 폴란드인 우카쉬 파비안스키(Lukasz Fabianski)이기 때문이었다. 


* 사진출처: Ronnie Macdonald - Flickr


이 선수에 대해 좀 더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1985년 독일의 동쪽 국경 근처 폴란드 코스트쉰 나드 오드롱(Kostrzyn nad Odrą)에서 태어났다. 지금껏 소속팀은 바르샤바 레기아 (2005-2007), 아스널 (Arsenal, 2007-2014)이었다. 지난해부터 기성용이 속한 스완지에서 뛰고 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폴란드 국가대표 골기퍼이기도 하다.

그의 활약상을 아래 영상에서 볼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17 08:40

주말이 지나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다. 리투아니아어로 월요일은 'pirmadienis'(첫 째일)이다. 토요일 꽃가게에는 길다란 줄이 이어져 있었다. 대부분 잔치가 토요일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집도 잔치에 다녀왔다. 빌뉴스에서 250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처남의 생일 잔치였다. 5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날이라 집에서 하지 않고 음식점을 빌렸다. 가족과 가까운 친척, 그리고 친구들을 초대했다. 또한 연주 겸 노래하는 가수도 한 명 불렀다. 


이곳 사람들의 기념적인 생일잔치는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소개한다. 
먼저 저녁 7시에 시작한 잔치는 다음날 새벽 3시에 끝이 났다.
상에는 찬 음식들이 술 안주 겸 놓여 있다. 
따뜻한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이어서 축하 건배를 돌아가면서 한다. 
한 사람씩 자리에 일어나 축하 인사를 건배를 제의한다.


술이 조금씩 들어가면서 자리에서 나와 음악에 맞춰 춤 추는 횟수가 잦아진다.
기타 치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사이사이에 노래도 한다(홀로 부르기는 없고 전부 함께 부르기). 
춤추다 지치면 자리에 돌아가 다 함께 잔을 채운 후 건배한다.


혼자 술을 마시지 않고 건배를 제의하면서 같이 마신다.
다른 사람의 잔을 채운 후에 자기 잔에 술을 따른다.
술을 마시고 싶으면 옆 사람의 잔을 채운 후에 자기 잔에 술을 따르고 건배를 제의한다.

리투아니아인 아내에 앞에 앉은 나이가 더 많은 친척이 술을 따르자 
아내는 잔을 든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왼손을 그 오른팔을 받쳤다.
그 순간 주위의 시선들은 아내의 이상한 술잔 받기 모습에 집중되었다.


이를 의식한 아내는 웃으면서 곧장 설명에 들어갔다. 
"한국인 남자와 살다보니 내가 이렇게 변했어. ㅎㅎㅎ 한국 사람들은 연장자에게 술을 따르거나 연장자로부터 술잔으로 받을 때 이렇게 해. 내가 이렇게 해보니 이렇게 하는 것이 내 마음이 더 편해. 이렇게 하니 연장자에 대한 내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것을 확인하는 것 같아서 좋아."
"우와~ 설명이 멋지네. 한국 속담에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지. ㅎㅎㅎ"

* 좌: 일반적으로 술을 받는 모습, 우: 이날 아내가 자기도 모르게 술을 받는 모습


이렇게 두 문화 속에 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 한 문화에 저절로 익숙해질 수 있다. 그 덕분에 주변인들에게 다른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또한 나아가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에 기여하게 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14 08:38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다. 어제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한 대형상점을 들러니 그 어느 날보다 초콜릿과 꽃이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밸런타인데이보다 '여성의 날'에 이런 선물을 더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은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기보다는 남녀 여인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선물을 주고 받는다. 꼭 여인이 아니더라도 가족 구성원끼리도 선물을 주고 받는다. 

며칠 전 한 지인니 카카오톡으로 인터넷에 뜨다니는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밸런타인데이와 안중근 의사와 무슨 관련이 있어 이런 내용이 전해질까 궁금해졌다.

먼저 이날 초콜릿을 전하는 풍습은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1936년 일본 코베의 한 제과회사가 밸런타인 초콜릿 광고를 시작함으로써 "밸런타인테이 = 초콜릿 선물일"이라는 이미지가 일본에 정착되었다고 한다.    



한편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는 뤼순 감옥에 갇혀 사형선고를 받는다. 

바로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 1910년 2월 14일이다. 그리고 같은 해 3월 26일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후 일본의 제과회사가 초콜릿 광고를 시작했다. 과연 그 회사가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을 인식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초콜릿 장사를 대대적으로 꾀했는 지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밸런타인데이의 사랑 확인과 더불어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는 것도 좋겠다. 아래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다.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  
1. 한국의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2. 고종황제를 폐위시킨 죄 3.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 
4. 무고한 한국인들을 학살한 죄 
5.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 
6.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 8. 군대를 해산시킨 죄 
9. 교육을 방해한 죄 
10.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 
11.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 버린 죄 
12.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 
13.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태평 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 
14.동양 평화를 깨뜨린 죄 
15.일본 천황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는 이토가 있으면 동양의 평화를 어지럽게 하고 한일간이 멀어지기 때문에 한국의 의병 중장의 자격으로 죄인을 처단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한일 양국이 더 친밀해지고, 또 평화롭게 다스려지면 나아가서 오대주에도 모범이 돼 줄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결코 나는 오해하고 죽인 것은 아니다.

그가 저격후 러시아어로 외친 말이 "코레야 우라! (Корея! Ура!, 대한민국 만세)"이다. 참고로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우생은 우리 집의 공용어 에스페란토의 열렬한 사용자였다[관련글: '에스페란토’로 항일을 노래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5.02.12 06:04

1월에 3주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 짧은 일정에 전국 도처에 흩어져 있는 친구나 지인을 방문하기란 쉽지가 않다. 여러 해 동안 보지 못한 지인을 방문해 직접 요리한 푸짐한 저녁식사를 대접받았다. 이날 먹은 음식 사진을 사교망(사회교제망, SNS)을 통해 세계 곳곳에 있는 친구들에게 알려주니 아주 부러워했다.   


유럽에 사는 다문화가정이라 식사를 어떻게 하는지 흔히 질문을 받는다.

답은 간단하다.

"때론 한국식, 때론 유럽식"


막상 한국식이라고 쉽게 답하지만 속으로는 부끄럽다. 바로 반찬 때문이다. 반찬이 빈약한 것이 아니라 거의 없다. 그저 미역국, 된장국, 쇠고기무국 혹은 계란국 한 그릇에 밥 공기가가 전부이다. 그래서 육해공을 망라한 다양한 반찬이 없어 아쉽고 또한 그립다.   


한국의 지인이 정성스럽게 요리한 다양한 반찬을 보니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것저적 젓가락으로 집어먹으니 식사의 속도도 느려지고, 천천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날 저녁상에 올라온 반찬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 두부

▲ 계란

▲ 말린 오징어

▲ 도토리묵

▲ 미역


▲ 콩나물

▲ 돼지고기

▲ 대구국

▲ 후식 - 딸기와 단감


정다운 지인들과 함께 먹으니 더 맛잇었다. 내가 봐도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날 저녁에 초대해준 지인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다양한 반찬이 정결하게 차려딘 이날 저녁상은 사교망을 통해 세계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 문화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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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2.06 07:37

이번 1월 한국 방문에는 러시아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친구가 동행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으로는 러시아인, 마음으로 유대인, 영혼으로는 우크라이나인이다"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유대인인 그는 지금의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자랐고, 대학을 졸업한 후부터 러시아에 살고 있다. 

8일 동안 익산, 논산, 부산, 서울 등지를 그와 함께 다녔다. 식사할 때마다 그가 안스럽기도 하고, 대단해보이기도 했다. 무엇 때문일까?

바로 젓가락질이다. 



서투른 젓가락질로 그는 힘들게 밥을 먹었다.


"포크를 갖다줄까?"

"아니."

"젓자락질이 불편하잖아. 그냥 포크로 쉽게 밥을 먹는 것이 좋겠는데."

"한국에 왔으니 해봐야지."

"그래도 옆에서 보니 좀 안스럽다."

"내가 언제 또 이렇게 젓가락질로 밥을 먹어볼 수 있겠나!"

"맞아. 차차 하다보면 능숙하게 될 거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구의 젓가락질 솜씨는 일취월장했다. 이러다가는 정말이지 멀지 않아서 콩알도 집어서 먹을 수도 있을 듯했다.  



"내가 이렇게 힘들더라도 포크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또 하나 있지."

"뭔데?"

"내가 이 쇠젓가락을 러시아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어."

"쇠젓가락을 선물로?"

"러시아에 있는 일본식당이나 중국식당은 전부 나무젓가락을 주는데 여기는 다 쇠젓가락이라 신기해."

"그래서?"

"한국 쇠젓가락을 선물하면서 내가 서투르면 안 돼지. 그래서 내가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거야."

 


그와 함께 부산 국제시장을 들렀다. 그의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선물 가게에는 다양한 젓가락이 진열되어 있었다.



러시아 사람들에게 선물할 마음에 드는 쇠젓가락을 여러 개 구입하면서 그는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수십년을 외국인들 사이에 살면서 지금껏 한 번도 쇠젓자락을 그들에게 선물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유럽에 있는 아시아 음식점에서는 거의 대부분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준다. 이를 사용하지 않고 기념으로 집으로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쇠젓가락을 선물하면서 중국과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쇠젓가락을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도 알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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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2.04 07:48

일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어느 삼계탕 집에 전시된 커다란 병 인삼주가 눈에 확 들어왔다. '우와, 우리 집 거실에서도 저런 인삼주가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빌뉴스에 사는 한국인 지인의 집에는 그 보다 더 큰 유리병 속에 인삼주가 담겨져 있다. 이 집을 갈 때마다 이 인삼주가 부럽다. 

우리 집 거실에는 몇 해 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인삼 뿌리 한 개가 담겨져 있는 인삼주가 한 병 있다. 누군가에게 줄 선물용으로 구입했지만 '외국에 사는 한국인 집에 이것 정도는 하나 있어야 되지 않겠냐'라는 아내의 주장으로 남에게 선물하지 않고 그냥 우리 집 거실 장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좋은 기회가 왔다. 지인의 도움을 얻어 3리터 유리병과 인삼 6년근 네 뿌리를 구입했다. 한국에서 갓 가져온 인삼을 받아서 먼저 물로 깨끗하게 씻었다. 마치 아이를 목욕시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특별히 40도 리투아니아산 보드카를 부어넣었다. 인삼 네 뿌리가 들어간 3리터 유리병에 들어간 보드카 양은 2.5리터다.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마늘이나 과일 열매에 보드카를 부어넣는다. 그런데 이는 보통 장기 보관용이라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이내 마신다. 예를 들면 가을에 마늘주를 만들어 겨울철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마신다.
 

* 리투아니아 마늘주 (오른쪽)

*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인삼의 생김 자체가 예술적이라 거실 장식용으로 제격이라고 한다.


지인의 말에 따르면 현지인들에게 인삼주를 선물했다니 '몸에 좋다'라는 소리에 얼마 가지 않고 다 마셔버렸다고 했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도 이 말에 전적으로 수긍했다. 

술은 보는 것이 아니라 마시는 것이지 ㅎㅎㅎ 

이렇게 늦었지만 우리 집 거실에도 길쭉한 3리터짜리 인삼주가 진열되게 되었다. 


"우리 언제 이거 마시지?"
"딸 결혼할 때 아니면 당신 환갑 때..."
"그냥 여기 한국인이 산다라는 전시용으로 사용하지 뭐."


이제 우리 집을 찾는 현지인들은 누구나 한번쯤 기묘하게 생긴 이것이 무엇인지 물어볼 것이다.


"뿌리는 한국산 고려인삼이요, 술은 리투아니아산 보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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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1.26 08:47

3주일 동안 한국에서 머물다 유럽 리투아니아에 있는 빌뉴스 집으로 최근 돌아왔다. 이번 한국 방문 중 생활에서 유럽 생활과 가장 비교되는 점은 다름 아닌 온돌이다. 온돌은 방바닥을 따뜻하게 하는 한국 전통적인 가옥 난방법이다. 

어린 시절 늦가을이나 겨울철에 뒷산을 돌아다니면서 땔감으로 소나무나 참나무 낙엽을 긁어 모우거나 썩은 나무 등을 패서 집으로 가져오곤 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심심해 불장난을 할 때 밤에 오줌을 싼다고 하지 말라고 하시는 어른들의 말이 여전히 귀에 생생하다. 따근따근한 아랫목 이불 속에 누워 있으면 저절로 잠이 사르르 온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여러 곳에서 단독주택 온돌방에서 자게 되었다. 이불로 덥혀진 방바닥은 따뜻했지만,위에는 한기가 나돌았다. 그래서 어느 집에서는 외투마저 입고 있어야 했다. 책상에 앉아 자판기를 두드릴 때에는 손가락이 시러워 호호 불러야할 정도였다. 급한 일이 아니였다면 이불 속에서 마냥 지내고 싶었다.

가옥의 창문과 벽두께를 보니 쉽게 이해가 되었다. 이중 혹은 삼중 유리 창문과 두꺼운 벽으로 된 유럽 가옥들에 비해 열손실에 취약할 수 밖은 집구조였다. 우리 집은 현재 실내온도가 21도다. 긴팔 옷을 입고 있으면 추위와 더위의 경계가 없는 안락하믈 누리고 있다. 손가락도 시럽지 않아 아무런 불편 없이 자판기를 두드린다. 그런데 바닥에 맞닿아 있는 발바닥과 발목이 종종 시럽다. 이럴 때 한국의 온돌이 몹시 그립다. 


* 따뜻한 방바닥이지만 창문과 벽이 얇아서 한기가 숭숭 들어온 어느 한국의 온돌방


물론 난방비가 제일 부담스럽지만, 온돌방 벽에 라디에이터가 설치되어 있으면 가장 이상적이 아닐까...

이렇게 열손실이 높은 온돌방에서 있노라면 사람이 쉽게 게을러지고 무기력해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그 옛날 창호지 문짝으로 어떻게 추운 겨울을 견뎌낼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애처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온돌방에서 여러 날을 함께 지낸 러시아인 에스페란토 친구는 온돌방에 감탄하면서 한마디했다.

 * 어깨가 시리다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휴식 중인 에스페란토 친구

 

"온돌방 바닥이 따뜻해 좋지만, 어깨가 시러워 움직이기가 싫어."
"맞아. 그래서 한국의 겨울은 일손을 다 놓고 그냥 푹 쉬는 계절이지."
"아, 그래서 우리도 지금 휴가 내고 여행중인가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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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1.14 09:03

한국 어디를 가도 거리엔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특히 주택가 2차선에는 도로 양옆으로 차가 주차되어 있다. 주차된 차의 측면후사경(사이드뷰미러)이 접혀 있지 않는다면 지나가는 차가 거의 다 부딪힐 듯하다. 좁은 거리 공간의 이동도 힘들지만, 주차 공간 확보 또한 힘들 것이다.

 

  

며칠 일 전 서울 어느 거리에서 본 자기 주차 공간 확보책이 눈 확 들어왔다. 보통 시멘트 기둥이나 폐바퀴 등을 이용하는데 이 집은 달랐다. 바로 얼음 기둥이었다. 

 

 

영하의 날씨에 딱 어울리는 내 주차 공간 확보 묘책에 발길이 절로 멈추어졌다. 누군가 실수로 차가 부딪치더라도 시멘트 기둥에서처럼 손해를 입지 않을 듯하다. 물론 영상의 날씨엔 쓸모가 없겠지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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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5.01.13 05:07

잠시 한국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운동 중 축구 경기 시청을 즐겨한다. 그래서 그 옛날 국제 경기가 열릴 때 역이나 터미널 대합실에서 생중계를 시청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지난 10일 아시안컵 한국과 오만의 축구 경기가 열렸다. 마침 서울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려는 중이라 가급적 경기 시간 전에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표를 구입한 후 대기 시간을 살펴보니 충분히 전반전을 관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자, 이제는 큼직한 텔레비전이 있는 대기실을 찾아나섰다. 

첫 번째 대기실에 텔레비전이 있지만, 그 시간에 열리는 아시안컵 한국과 오만의 경기가 화면에 없었다. 뉴스 프로그램이었다.


이어서 두 번째 대기실을 찾아나섰다.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텔레비전에 관심이 없고, 자신의 전화기에 눈을 고정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보고 싶었던 아시안컵 축구 경기는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은 하지 못했다. 인터넷 실시간 뉴스나 문자 중계를 통해서 무미건조하게 소식을 접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
그 옛날 역이나 터미날 대합실에서 터져나오는 사람들의 함성 소리는 그 날 그 시각에는 없었다. 
참으로 아쉬웠다.
오늘은 쿠웨이트와 한국이 경기를 치른다.
아무리 똑똑전화(스마트폰) 시대라고 하지만 공공장소 텔레비전은 이런 경기를 틀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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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4.12.28 11:14

영화 '인터뷰'가 화제다. 미국 영화사 소니 픽처스가 제작한 코미디 영화이다. 가상으로 김정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암살을 다루고 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해킹으로 인해 개봉이 취소가 되었다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미국에서 일제히 개봉되었다. 첫 날 수입이 100만달러(11억원)으로 추산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 포스터. ⓒ소니픽처스 

 
결과적으로 놓고보면 해킹 사건이 오히려 이 영화를 홍보하는데 한몫을 차지한 듯하다. 제작사는 영화관뿐만 아니라 유튜브, 구글플레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직 리투아니아에는 '인터뷰'가 개봉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인터넷으로 이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 영화 '인터뷰' 무료로 보기 사이트: www.pubfil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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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4.12.26 06:23

명절이라면 세계 어디든 제일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이동이다. 고향을 향해 '민족 대이동'이 펼쳐진다. 유럽에서 제일 큰 명절은 크리스마스다. 어른이 계시는 곳으로 이동한다. 리투아니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이동에 있어서는 한국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인구에 비해 국토 면적이 넓어서 대도시 근처를 제외하고는 교통 체증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수단인 기차는 명절 때 어떠할까?
먼저 한국은 사전예매 기간을 정해 표를 구입하게 한다. 몰려드는 귀성객들로 기차역은 혼잡하다. 수도 빌뉴스에서 250킬로미터 떨어진 지방 도시에 사는 장모님을 크리스마스 전야에 자가용으로 방문했다. 고속도로는 거의 평상시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어제 25일 다른 식구들을 놓아두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이동수단으로 기차를 선택했다. 아무리 한산한 나라라고 하지만, 그래도 대명절인데 기차표를 쉽게 구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기차 출발 25분 전에 역에 도착했다.


역 대합실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표구입 창구에는 다섯 명이 줄을 서 있었다. 기차 출발 10분 전에 표를 구입했다. 모처럼 눈이 내렸다. 순간적으로 끝없은 평야와 울창한 자작나무 사이로 달리는 시베리아행 기차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기차는 총 6량이었다. 사람들이 떼를 지어 각자의 호차로 갔다. 호차마다 역무원이 배치되어 입구에서 기차표를 확인하고 좌석번호를 일러주었다. 최초 출발역이 아닌지라 열차 칸에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겠지라는 기대감으로 들어갔다.

웬걸...
뻥 뚫린 터널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명절에 이동하면서 인파 속에 파묻혀 고생할 일이 없어서 좋지만, 명색이 명절인데 이렇게 승객이 없어서야 철도 운영이 제대로 될까라는 의문이 일어났다. 텅빈 열차 칸이 뇌리에 각인된 후 또 다른 차이점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의자 배치다. 보통 열차 칸은 한 줄에서도 역방향과 순방향으로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리투아니아 열차는 특이하다. 열차 칸 두 줄에서 한 줄 전체가 역방향이냐 순방향으로 의지가 마련되어 있다.


의자는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어딘가 위엄이 있어 보였다. 수년만에 처음 타본 열차였다. 예전에는 6인실 등 쿠페로 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열차 칸이 확 트여있다. 아뭏든 명절인데도 텅빈 열차 칸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12.25 07:33

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에 12가지 음식을 마련한다. 12는 예수 그리스토의 12 제자를 기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람들은 신의 은총을 받아 12개월 동안 무병 건강하기를 바란다. 어제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에서 우리 가족이 먹은 음식들이다.

1. 민물의 상어 - 강꼬치고기


2. 콩샐러드


3. 샐러드


4. 청어


5. 김치


6. 그물버섯


7. 쌀밥샐러드


8. 붉은사탕무샐러드


9. 빵


10. 훈제연어


11. 강꼬치고기 돈까스


12. 양귀비씨앗, 건빵, 우유


그 동안 눈이 내리지 않다가 전야 만찬을 하는데 눈이 쏟아졌다. 산타 할아버지가 오기 위한 눈썰매길을 만들어준 셈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야의 눈내림을 새해에 풍성한 양봉 생산을 예견한다. 이 믿음처럼 새해엔 쓰라린 삶 대신에 달콤한 삶이 개인 가정 사회에 널리 펼쳐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12.25 06:46

크리스마스다. 유럽은 일년 중 어느 때보다도 가족이 함께 하는 명절이다, 올해 우리 집은 식구가 다 함께 하지 못했다.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큰딸 마르티나가 빠졌다. 지금까지 매년 저가항공권을 구입해 집으로 와서 짧은 겨울방학을 보냈다.

그런데 올해는 오지 않았다. 오지 않을 이유가 명확해야 서로 이해할 수가 있다. 마르티나는 네 가지 이유로 부모를 이해시켰다. 첫째로 11월초 가족여행을 스페인 카나리아제도를 다녀왔고, 둘째로 아무리 저가항공이지만 평소보다 표값이 3배가 더 비싸고, 세째로 친구들과 아름다운 에딘버러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이하고 싶고, 네째로 아르바이트 직장을 오래 비울 수가 없다.

그래도 어떻게 명절을 보내는 지 궁금하다. 마르티나는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을 전해왔다. 흔히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하얀 눈이 쌓여있고, 그 위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가득 싣고 온다. 그런데 올해는 리투아니아에 눈이 없다. 마르티나는  하늘에 쌍무지개가 펼쳐진 사진을 보내왔다. 믿기지가 않았다. 눈은 없을 수 있지만, 무지개가 뜨는 크리스마스 전날은 정말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언제 찍은 사진이지?"
"방금."


리투아니아에서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을 하는데 페이스북으로 또 소식을 알려왔다. 유학하는 리투아니아 대학생 6명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날 12가지 음식을 준비한다. 이들도 의기투합해 12가지 음식을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을 의아하게 했다. 칠면조 고기 요리를 준비하는 사진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날 생선을 제외한 육식을 전혀 하지 않는다.



"오늘 칠면조 고기를 먹나?" 
"비록 집을 떠나 있지만 그 (전통 풍습) 정도는 알고 있지. 내일 먹으려고 준비해 놓은거야."
"오늘 음식은 몇 가지?"
"12가지."


아무 생각 없이 내키는 대로 살기 쉬운  대학 시절인데 12가지 음식을 만들고, 


크리스마스트리까지 마련해 놓고 친구들과 함께 명절 분위기에 젖어 있는 마르티나에게 즐거운 명절과 유익한 대학생활을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12.23 07:28

이제 이틀 후면 크리스마스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라 서로서로 인사를 나누지만, 어느 때엔 즐거움은 사라지고 고민만 머리 속에 맴돈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인데 가까운 친척들에게 "올해는 무엇으로 선물해야 하나?"가 12월 초순부터 우리 집의 화두다. 

어린이들은 순진무구하다. 그저 자기가 받고 싶은 물건을 산타 할아버지에게 부탁하는 편지를 쓰기만 하면 된다. 이 또한 부모로서는 고민거리다. 어떤 아이는 그 편지를 다른 식구들이 뜯지 못하도록 풀로 꼭꼭 붙여놓는다. 이 경우 부모로서 먼저 그 받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지 파악해내야 한다. 설사 알아내었더라도 그 물건이 황당하거나 값이 부모가 감당하지 못할 때는 역시 고민스럽다.

* 방문에 부모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몰래 포장하니 방해하지 마라는 딸아이의 안내문 


친척들도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살짝 이야기해준다면 좋겠다. 말이 가까운 친척이지 일년에 서너 차례 정도 만난다. 그러니 이 또한 알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선물은 주는 사람 마음이다'라는 원칙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올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자기가 직접 만든 물건을 선물하는 것이 유행이다. 며칠 전 한국어 종강 수업에 한 학생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었다. 다른 학생들은 초콜릿 등을 선물했지만, 이 학생은 집에서 직접 만든 사과잼과 토마토잼을 선물했다.

* 빌뉴스대학교 한국어 수강생이 직접 만들어 선물한 사과잼과 토마토잼


자, 그렇다면 우리 집은 올해 어떤 선물을 결정했을까?
12월초 유럽인 아내와 선물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올해 친척들에게 무엇을 선물하지?"
"친척들이 우리 김치가 맛있다고 하니 김치로 하면 어떨까?"
"하기야 지금까지 김치를 선물한 적은 없었지."
"평소보다 더 많이 담그면 되겠네."
"우리만이 할 수 있으니 김치 선물이 딱 좋겠다." 

유럽인 아내의 일가친척들은 결혼 초기에 김치를 냄새가 나는 괴상한 음식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김치에 익숙해지더니 우리 집에 오면 이들이 제일 먼저 찾는 음식이 바로 김치가 되어버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어느듯 김치는 이들에게 신(神)적인 음식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김치 선물이 딱 좋을 수밖에... 

이렇게 아내와 함께 김치를 넉넉하게 담갔다. 소금을 뿌리고, 양념을 준비하고, 절인 배춧잎에 양념을 바르는데 더 많은 시간과 힘이 들었다. 하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은 선물을 받아 좋아할 친척들을 생각하니 힘들지는 않았다.    


어젯밤 아내는 먹기 쉽게 긴 배춧잎을 입에 넣기 좋을 만큼 잘게 잘랐다. 그리고 유리병에 김치를 담아 포장까지 마쳤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야 때 12가지 음식을 먹는다. 다가오는 새해의 12달 동안 건강하게 살자라는 염원이 담겨져 있다. 이날은 생선을 제외한 고기 음식은 없다. 


* 유럽인 친척들의 크리스마스 전야 식탁에 오를 초유스표 김치

  

이 식탁에 우리가 만든 김치가 12가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겨울철이라 김치에 마늘을 평소보다 2배는 더 넣었다. 매워서 입은 헐 수도 있지만 김치 효능으로 모두 건강한 새해를 맞기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