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에 해당되는 글 656건

  1. 2008.10.21 낙엽무덤에 가을이 묻힌다
  2. 2008.10.13 낙엽싸움하는 아이들 (1)
  3. 2008.10.11 블로그 글을 쓰면서 느끼는 단상 (3)
  4. 2008.10.11 200만 방문자 기념 사은 행사
  5. 2008.09.23 추분에 같은 글을 두 번 올린 까닭
  6. 2008.09.17 장모 선물로 가장 좋은 음식은 광대버섯이라 (4)
  7. 2008.09.04 고급향수가 진동하는 우리집 화장실 (2)
  8. 2008.08.22 내 머리는 컴퓨터가 아니잖아요 (3)
  9. 2008.08.15 블로거뉴스 AD에 바란다
  10. 2008.07.17 리투아니아인들도 '존나'를 쓸까 (1)
  11. 2008.07.14 리투아니아 결혼선물은 편지봉투 속에
  12. 2008.07.03 '시사IN'에 소개된 내 블로그 기사
  13. 2008.06.21 "봐, 때가 되면 잘 할 수 있잖아!" (3)
  14. 2008.06.05 누가 진짜 서울사람인가 - 핀에어 저가 마케팅
  15. 2008.05.31 호텔에 있는 수갑의 정체는? (4)
  16. 2008.05.26 리투아니아인들이 먹는 토끼배추 (3)
  17. 2008.05.19 여자가 양파를, 남자가 오이를 심는 까닭
  18. 2008.05.18 첫 번개와 천둥 후 수영한다 (2)
  19. 2008.05.18 발코니 딸기 첫 수확 (4)
  20. 2008.05.15 "아빠, 이거 맥주야 차야?" (6)
  21. 2008.05.13 꽃이 여의보주인 고사리 요리를 처음 해보다 (4)
  22. 2008.05.11 리투아니아에 들깨를 심다 (4)
  23. 2008.05.09 어, 조의금 봉투에 이름을 쓰지 않네 (5)
  24. 2008.05.08 가방을 바닥에 놓으면 돈을 잃는다 (15)
  25. 2008.04.30 체르노빌 공포에 휩싸인 오후의 한 순간 (5)
  26. 2008.01.08 우리집의 2008년 새해 맞이
생활얘기2008.10.21 03:33

요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공원이나 거리 어디를 가든 수북히 쌓인 낙엽더미를 쉽게 볼 수 있다. 청소부나 혹은 주민들이 긁어모아 놓은 낙엽더미를 보면 마치 무덤이 떠오른다.

저 낙엽무덤에 속수무책으로 가을이 묻히는구나......

해놓은 일은 거의 없는데 이렇게 가을 하나를 또 보내게 되다니, 마음 속엔 아쉬움과 한숨이 교차된다. 남은 가을날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한편 리투아니아 가로수는 대부분 보리수나무이다. 노랗게 물든 보리수나뭇잎은 멀리서 보기에 한국의 은행나무잎을 떠오르게 한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책갈피에 끼워놓은 그 어린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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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잎을 연상시키는 보리수나뭇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10.13 08:27

리투아니아엔 높은 산이 없다. 최고 높은 산이 기껏해야 해발 300미터도 되지 않는다. 한국의 설악산, 내장산 단풍 소식을 접할 때마다 한국의 가을 산이 무척 그립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에도 단풍나무가 많다. 요즈음 도심 곳곳에서 이 단풍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더욱 자아내고 있다.

지난 일요일 맑은 날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인근 도심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공원의 낙엽더미를 거닐다가 아이들은 낙엽뭉치를 들고 재미나게 낙엽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사방에 널려 있는 낙엽을 보니, 뒷산에 올라가 낙엽을 긁어 군불을 때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군불용 낙엽을 긁던 아버지의 딸은 이제 눈싸움처럼 싸움용 낙엽을 긁고 있다. 세월은 이렇게 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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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싸움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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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더미 위로 정답게 걷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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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이 잡은 낙엽으로 하나 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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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보다 더 큰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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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을 던지는 신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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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아, 떨어지지 말고 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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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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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 꽃다발을 만드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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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아, 내년 봄에 잎으로 새로 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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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잎이 가린 가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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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나무 가로수. 경치는 좋지만, 청소아저씨가 해야 할 일이 태산이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10.11 06:59

블로그에 글을 써다보면 의외의 일이 가끔 일어난다. 지금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는 한국과 시차가 6시간이다 보통 리투아니아 시간으로 밤 11시에서 새벽 1시에 글을 올린다. 그리고 잠을 청한다. 잠자고 있는 동안 블로거뉴스에서 내 글은 독자들과 만난다.

아침에 일어나 전날 애써 써서 올린 글이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 그날 하루 시작 기분이 상쾌하다. 이럴 땐 부엌에 있는 아내에게 “여보, 내 커피도!”라고 부담 없이 부탁할 수 있다. 아내에게 동시방문자 수를 보여주면서 “봐, 이제 블로그를 계속해도 되지?!”라고 긍정대답 유인을 해본다.

동시접속이 수백 내지 수천이 되는 경우가 드문 것이 문제다. 2-3일 자료조사하면서 쓴 글이나 하루 종일 혹은 한 나절이 꼬박 걸려 쓴 글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할 때 안타깝다. 이럴 경우 특히 서재에 마주앉아 내 블로그 방문자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아내의 따가운 눈총을 감수해야 한다. 1이 없으면 1백만이 없다는 논리로 블로그 글쓰기를 감행한다. 

하지만 때론 아주 쉽게 쓴 글이 방문자수를 많이 받는다. 10월 10일 금요일 경우이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 블로그에 접속했다. 방문자수를 확인하니 한 자리 숫자다. 딸아이를 학교로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슨 주제로 새로운 글을 올릴까 궁리했다.       

1층 현관문 안에 있는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가지고 아파트로 올라왔다. 신문과 더불어 있는 봉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와 열쇠 사진이 있는 봉투였다.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확인하니 쇠로 된 진짜 자동차 열쇠였다. 이런 광고기법은 리투아니아에서 처음 본 것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다.

곧 사진을 찍고 설명과 함께 "톡톡 튀는 광고 - 자동차 열쇠 배달"(진짜 열쇠 배달한 자동차 광고)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여러 시간 동안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피곤해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동시 방문자수가 1500이다. 깜짝 놀랐다. 확인해보니 다음넷 첫화면에 사진이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역시 다음넷 첫화면 노출은 블로거에겐 로또 1등 당첨됨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한편 이 글 경우를 보더라도 글 소재는 지천에 널러 있는데 이를 어떻게 알아보느냐가 관건이다. 모든 블로거님들과 독자님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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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10월 10일 다음넷 첫화면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10.11 06:39

이벤트라는 말에 익숙한 사람에게 사은 행사라는 말이 좀 어색할 듯하다. 2007년 11월 22일 티스토리에 개설된 이 블로그의 초기 이름은 "초유스의 리투아니아"였다. 그러다가 리투아니아 외에도 다른 동유럽 나라들에 대한 글을 하나 둘씩 올리다보니 "초유스의 동유럽"이라고 개명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아 2008년 8월 고쳤다.

그 동안 꾸준히 올린 글이 500건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리투아니아와 낯선 곳에 살고 있는 생활 이야기를 동영상, 사진 그리고 글로 올렸다. 현재 블로그 방문이 185만이 넘었다. 언제 200만이 될 지 미지수이지만, 지금까지 성원해주고 앞으로도 성원해줄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조그마한 사은 행사를 마련하고자 한다.

자신이 방문했을 때 방문자수가 1,999,998; 1,999,999; 2,000,000; 2,000,001; 2,000,002이면 화면을 그림파일로 해서 ds@esperanto.lt로 보내주면 된다. 상품은 그 동안 동영상 배경음악에 자주 등장한 안드류스 마몬토바스(리투아니아 국민가수 중 한 명)의 CD이다. 가능한이면 안드류스가 직접 사인한 CD를 준비하고자 한다. 아래 동영상 노래가 들어가 있는 CD로.

한편 200만 방문자수 전후로 원하는 사람에게 "리투아니아 한반도 지형 호수" 사진을 개인용도 조건하에 원본 크기로 보내고자 한다.

성원에 거듭 감사하며,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 운영자 최대석 두손모음

      ▲ 안드류스 마몬토바스의 "Geltona Zalia Raudona" (노란, 초록, 빨간): 리투아니아 국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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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한반도 지형 호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9.23 15:06

아침에 일어나 습관대로 다음 블로거뉴스를 확인했다. 자기 전에 올린 글 "추분에 짚조각상 불태우기"이 어떻게 지내고 있나 궁금했다. 해외 부문에 들어가니 조회수 27, 추천수 17인데 1쪽에 없었다. 최신뉴스 쪽을 하나하나 넘겨도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끝에서부터 찾기로 했다. 15쪽에 있었다.

해외 인기뉴스를 보니 모두 2008년 9월 23일 12시13분 이후에 올린 글들이다. 평소엔 22일에 올린 글도 인기뉴스에 많았다. 오늘 오후 2시(한국시간) 해외 부문 인기뉴스에는 2008년 9월 23일 12시 이전에 올린 글을 몽땅 사라지게 한 장애가 일어난 듯하다. 다른 부문을 확인해보니 평소와 같았다. 인기뉴스에 22일 어제와 23일 오늘 올린 글들이 함께 있었다. 

장애라는 것을 확신한 후 추분에 어울리는 글이라 급하게 삭제하고 다시 같은 글을 올렸다. 올린 지 40분만에 조회수 24, 추천수 10이다. 두 번 읽은 사람들에겐 송구스럽지만, 사라진 글을 다시 살려낸 기분이다. 좋은 추분 보내세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9.17 14:25

한국에선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 대접할 정도로 사위를 맞이하는 장모의 정성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버섯관련 신문 기사를 읽고, 리투아니아에선 장모에게 선물할 가장 좋은 음식이 바로 광대버섯이라고 농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리투아니아 광대버섯은 독성이 아주 강해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버섯이다.

지난 주말 독버섯을 먹고 병원치료를 받은 빌뉴스 시민이 11명이고, 이중 한 명은 아직도 중태에 빠져 있다. 버섯 따는 철인 지금 리투아니아 숲 속에선 60여 종류의 독버섯이 숨어서 버섯 따는 사람들의 실수를 노리고 있는 듯하다.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독버섯 광대버섯은 리투아니아어로 “musmire(무스미레)”이다. 이는 “파리가 죽었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 이름에서부터 벌써 맹독성을 느끼게 한다. 

일전에 딸아이는 다음날 버섯을 따러갈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내일 숲에서 모자(갓)가 빨갛고 하얀 점이 많은 버섯은 절대로 따면 안 돼요. 정말 아름다운 버섯이지만 사람을 죽게 하니까요. 조심하세요.”
다음날 비가 와서 버섯을 따러가지 못했다.  

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처럼 장모에게 선물할 가장 좋은 음식을 광대버섯이라 농담할까? 궁금해진다. 리투아니아 정착 초기 친구들 집에 초대를 받아 갔을 때 친구들은 집안 곳곳을 구경시켜 주었다. 어떤 친구는 작은 방 앞에서 장모가 왔을 때 머무는 “장모방”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친구는 물건을 놓아두는 어두운 방을 “장모방”이라 소개했다. 물론 피하지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이 “장모방”에 장모를 머물게 하지는 않는다. 단지 은유적인 표현일 뿐이다.

주위 사람들을 살펴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처가에 살고 있다. 보통 단독주택에서 1층이 처가고, 2층이 자기 집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장모와 만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장모가 집안대사에 깊이 관여하는 일이 많아진다. 더군다나 리투아니아 가정에서는 아내의 목소리가 남편보다 더 크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사위가 골방을 “장모방”이라 부르고, 장모에게 선물할 가장 좋은 음식이 “광대버섯”이라 농담하게 된 것 같다.

* 부산일보 2008년  9월 20일 "통신원 e-메일"에도 게재됨.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9.04 07:49

일반 초등학교 1학년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딸아이는 잠시 쉬었다가 엄마와 함께 음악학교로 갔다. 엄마는다른 아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려 가고, 딸아이는 다른 선생님한테 피아노를 배우러 갔다. 엄마가 집에서 가르쳐도 되는 데 결국 다른 선생님에게 딸아이를 맡기기로 했다. 자식보다 남을 가르치는 것이 더 쉽다고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말한다. 이렇게 오후는 나 홀로 집에 있게 되었다.

동영상을 편집하면서 마신 차로 화장실을 가게 되었다. 건데 이게 웬일일까? 화장실 문을 열저 전에 없던 그윽하고 아름다운 향내가 진동했다. 향수를 뿌린 아내가 나간 지도 꽤 되었는데 말이다. 9월 1일 개학한 뒤 오늘 첫 수업이 있는지라 향수를 진하게 뿌리고 간 아내의 자취라고 여기고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서너 시간 뒤 아내와 딸아이가 돌아왔다. 엄마가 서재에 다가와 와서 대뜸 말을 건넸다.
"학교 막 가기 전 엄청난 손실을 입혔어!"
"무슨 손실을 입혔는데?"
"눈치 못챘어?"
"몰라!"
"화장실 가봐! 향수가 그윽하잖아!"
"맞아! 오늘 따라 색다른 냄새가 진동하더라고. 무슨 일 있었어?"

화장실에 가보니 변기수조통병 옆에 평소 욕실 화장대에 있어야 할 향수병이 놓여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깨어진 향수병이었다. 아내의 자초지종 설명이 이어졌다.

외국여행 갔다고 아내에게 선물해준 향수가 너무 마음에 들어 그동안 조금씩 아껴쓰다가 그만 부주의로 깨뜨리고 말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끼지 말고 기회 닿는대로 사용했으면 좋았을 걸 후회하는 아내가 안스러웠다.

"봐, 부주의가 얼마나 큰 손실을 입히는 지 새삼 깨달았지? 그러니 '주의'가 일상 생활에서 참으로 중요함을 알아야 해. 이번 일로 우리 모두 '주의'가 몸과 마음에서 익히도록 노력해보자."

이렇게 아내의 부주의로 이날 하루 만큼 우리집 화장실은 고급스러운 향수 냄새로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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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8.22 10:16

어제 딸아이와 함께 피자집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한 대화가 재미 있었다.
맛있다고 피자를 막 먹으면서 딸아이가 말했다.

"아, 오줌을 먹고 싶어요!"
"너, 그런 말을 하면 안돼!"

"어린이집 친구가 가르쳐주었는데 내 머리 속에 계속 남아 있어요."
"그럼, delete하면 되잖어!"

"할 수가 없어요. 내 머리는 컴퓨터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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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8.15 22:25

티스토리 블로그를 지난 해 11월부터 시작했습니다. 때론 하루에 두 서너 건을 올리는 등 적지 않은 시간을 블로그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주로 한국에는 낯선 리투아니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동영상, 사진, 글 등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구글 애드센스를 달아서 약간의 수입이 생기지만 아내는 블로그 대신에 본업에 충실하라고 늘 충고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이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으로 블로그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도입하는 블로거뉴스 AD 덕분에 아내로부터 충고를 받는 대신 마음 놓고 블로그 활동을 하라는 격려를 받고 싶습니다. 블로거뉴스 AD의 성공적인 정착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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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7.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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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야까님의 '한국에서 제일 자주 듣는 단어는?"라는 글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여기서 사용한 '존나"를 곧 한국을 방문할 아내에게 설명을 하고 리투아니아에도 혹시 '많이', '아주', '몹시'라는 표현으로 '존나'와 비슷한 것이 있는 지 물어보았다.

익히 알다시피 '존나'는 남근에서 비롯된 말이다. 리투아니아인들의 대부분 일상적인 욕은 러시아어이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러시아 지배를 받은 데서 유래한다. 묻자마자 아내는 가까운 사람 중 하나가 늘 쓰는 표현으로 대답했다.

이 지인은 맛있는 음식을 보면 "eik tu na chuj, kaip skanu (에익 투 나 후이, 카잎 스카누)"라고 자주 말한다. 직역하면 "거시기로 네가 가라, 정말 맛있다!"이고, 의역하면 "존나 맛있다!"이다. 하지만 점잖은 사람이 극단적인 욕 단어를 사용하기가 어색해서 그런지 'na chuj'는 'sau'(자기 자신)'으로 변형되었다. 그래서 "eik tu sau, kaip skanu!"라는 표현을 일상에서 아주 흔히 듣는다. 이 하나만을 놓고 본다면 사람의 언어표현에 있어서 동서가  크게 다르지 않다.

* 사진은 리투아니아의 대표적 전통음식인 "쩨펠리나이(감자왕만두)"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7.14 08:05

 
일전에 리투아니아에 10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다. 바로 아내의 조카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익히 알다시피 유럽에선 결혼식에 초대받은 사람만이 결혼 식장과 피로연에 참가한다. 가까운 친척과 친한 친구들이 초대받고, 보통 규모는 30-100명이다.

결혼선물은 눈에 띄게 과거에 비해 달라졌다. 과거엔 주로 주방기구, 이불천 등 신혼부부가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건들을 선물했다. 하지만 몇해 전부터 물건 선물 대신 축의금 선물이 널리 행해지고 있다.
 
처조카의 청첩장처럼 아예 청첩장에 "추신: 선물이 편지봉투에 들어갈 수 있으면, 기쁠 것입니다"라는 문귀가 기재되어 있다. 축의금을 받은 사람이나 축의금 기록부가 없는 것이 이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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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조카의 결혼식 청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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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신: 선물이 편지봉투에 들어갈 수 있으면, 기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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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가 조카에게 선물을 편지봉투 속에 넣어 건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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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당 결혼식을 막 마친 데이비다스와 바이다가 사진사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7.03 15:37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또 다른 기쁨은 인터넷판으로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종이판으로도 세상과 소통하는 일이다. 지난 6월 4일 "서로 말이 다른 8명이 무슨 말로 대화할까"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기사를 올렸다.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 주간지로 알려진 "시사IN" 오윤현 기자가 이 글을 읽고 6월 23일 방명록에 '블로거와 만드는 멋진 인생'에 게재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동의했고, "시사IN" 42호 2008년 07월 01일 에 게재된 것을 확인했다.

지면 언론과 블로거를 소통시키는 '시사IN'의 '블로거와 만드는 멋진 인생' 고정란이 앞으로 계속 발전하고 기존 언론과 블로그가 상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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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6.2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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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9일 밤 만 여섯 살 반인 딸아이에겐 아주 중요한 순간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딸아이는 젓가락질을 하지 못해 늘 포크나 작은 플라스틱 집게로 음식을 먹었다. 또래의 한국 아이들은 모두 능숙하게 젓가락질을 하는 데, 딸아이만 하지 못해 좀 부끄러웠다.

한 때 가르쳐보았다. 그 당시 딸아이는 한 번 시도해보더니 젓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그만 포기했다. 그런데 어젯밤 딸아이는 갑자기 나무젓가락을 잡더니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방법을 일러주자 그대로 따라하더니 바로 쟁반 위에 놓인 버찌를 젓가락으로 잡고 입안에 넣는 데 성공했다.

스스로 기뻐서 날뛰는 딸아이……. 역시 못함을 함으로 바뀌는 순간엔 모두가 짜릿한 기쁨을 누리는 법인가 보다. 딸아이 왈: "아빠, 나 이제 진짜 한국 사람이 됐다."

- "왜 안 배우다가 이제 젓가락질을 배우니?"
- "필요하니까."
- "왜 필요한데?"
- "우리가 한국에 가잖아."
- "포크를 가져가면 되지."
- "한국 사람들은 젓가락으로 먹잖아. 나도 할 수 있어야지."

어제 딸아이를 지켜보면서 억지로 무엇을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혼자 필요성을 느껴 해보는 것이 비록 늦을지라도 더 좋은 방법이다"고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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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6.05 07:19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한국 서울로 가는 가장 빠르고 저렴한 비행노선이 생겼다. 핀란드 국영항공사인 핀에어는 오는 6월 3일부터 헬싱키와 서울간 직항노선과 유럽 40여개 도시로 이어지는 연결노선을 취항한다. 


일반적으로 빌뉴스에서 서울로 가려면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프라하, 모스크바 등지를 통한다. 마일리지 회원제 때문에 늘 빌뉴스-암스테르담-서울 노선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번 여름 가족과 함께 한국방문을 하게 되어 비행기표값이 너무 부담이 되어 저가를 찾던 중 폴란드 바르샤바-암스테르담-서울 노선 표를 지난 4월 사놓았다.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가격이 30%나 쌌다. 많이 절약했다고 좋아했으나, 최근 한 지인의 비행기표를 알아봐주는 과정에서 핀에어 노선을 알게 되었다.

핀에어를 이용할 경우 빌뉴스-헬싱키-서울 소요시간은 14시간 55분이고, KLM을 이용할 경우 빌뉴스-암스테르담-서울 소요시간은 22시간 25분이다. 돌아오는 시간은 각각 13시간 15분과 15시간 35분이다. 비행기표값은 전자가 1700리타스(약 80만원)이고, 후자는 3400리타스(160만원)이다. 이미 구입한 바르샤바-암스테르담-서울 비행기표값은 2200리타스(백만원)였다.

미리 표를 사면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핀에어 노선의 등장으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신형 에어버스 A340-300 항공기를 타볼 기회도 사라졌다. 저가 표라서 물리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이번만큼은 KLM을 타고 가야 한다. 이번 경우는 빠름보다 느림이 훨씬 좋음을 보여준다. 혹시 유럽에서 한국으로 가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아 이 핀에어 노선을 소개했다.

핀에어 누리집에 가니 재미있는 경품행사를 하고 있네요.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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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31 16:34

일전에 행사 관계로 빌뉴스에서 살면서 시내 호텔에서 머무를 기회가 있었다. 옷을 걸려고 보니 옷걸이가 꼭 수갑으로 채워진 듯 해 깜짝 놀랐다.

이런 작은 물건도 가져가는 숙박객을 우려해 수갑을 채워놓았을까 혼자 중얼거리면서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사람의 도덕심이 정말 이 정도까지 떨어졌을까 하면서 다시 확인해보았다. 요리조리 궁리해보니 옷걸이는 꽉 채워진 것이 아니라 빼낼 수 있었다.
 
어젯밤의 섣부른 판단이 어리석음으로 드러나 자신을 몹시 부끄럽게 했다. 이처럼 얼핏 보면서 판단해버리는 세상일이 얼마나 많을까?! 작은 일에도 편견과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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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2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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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비가 내리거나 구름이 끼는 등 맑은 날이 거의 없었다. 어제 일요일 모처럼 해가 났다. 한국에서 온 친구하고 리투아니아 숲 속으로 모처럼 산책을 갔다. 숲 속에서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잎이 3개인 풀을 보여주면서 먹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어린 시절 들판에서 봤던 토끼풀과는 조금 다르지만 새콤한 맛을 내는 바로 그 토끼풀이었다. 보기만 해도 기억 속의 그 새콤한 맛 때문에 입가에 침이 나온다. 아내도 어렸을 때 이 풀을 종종 먹었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이 풀을 "토끼배추"라 부른다. 이름도 토끼와 관련이 있는 데다, 또한 먹기까지 하니 우리나라의 토끼풀과 닮은 꼴이 아닐 수 없다. 먹어보니 어린 싹이 아니어서 그런지, 새콤한 맛이 덜 했고 좀 억센 듯 했다. 리투아니아의 "토끼배추"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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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8.05.19 06:48

일요일 아침 비를 동반한 번개와 천둥이 올해 처음으로 지나갔다. 고대 리투아니아인들은 천둥을 남성의 힘으로 간주했고, 천둥으로 하늘(아버지, 남성)과 땅(어머니, 여성)이 서로 결합하는 것으로 믿었다. 그래서 첫 천둥이 치고 난 후 여자들은 밭으로 가서 뒹굴면서 풍작을 기원했다고 한다.

오후 들어 날이 개이자 식구들은 일전에 다 못한 씨앗심기를 하려 친척집 텃밭으로 갔다. 지난 번 씨를 뿌린 들깨가 제일 궁금했다. 가보니 들깨 싹이 촘촘히 밖으로 나와 있었다. 고랑을 그렇게 깊지 않게 파서 심었는데도 불고하고 이렇게 싹이 잘 나서 좋았다. 풍작이 벌써 기대된다.

오늘은 강낭콩과 오이 씨앗을 심었다. 친척인 빌마가 먼저 오이 씨앗을 심을 고랑을 깊숙이 파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면서 씨앗을 심는 일이 고랑을 파는 일보다 쉬운 데 왜 아무런 말없이 여자가 팔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고랑을 파겠다고 하니 옆에 있던 아내가 끼어들었다. 지난 번 양파 씨앗을 여자들이 심었으니, 오늘은 남자들이 오이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순간 몇 해 전 시골 텃밭에서 양파와 오이 씨앗을 심던 일이 기억났다. 그때 덩치가 가장 큰 여자 친척이 혼자 양파 씨앗을 다 심었다.

당시 이유를 물은 즉 양파가 그것처럼 크게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니 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오이 씨앗을 심어야 하는 이유는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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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리투아니아 남자들은 속옷을 입지 않고 오이 씨앗을 심었다고 한다. 심지어 오이 씨앗을 다 심고난 후 남자들을 그 오이 밭에 눕도록 까지 했다고 한다. 이 모두 풍작을 위한 의식이다. 오늘 심은 오이가 얼마나 많이 크게 자랄까 벌써 궁금해진다.

* 관련글: 유럽인 장모의 사위 대접 음식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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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쓰기 시작한 시각은 2008년 5월 18일 8시이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노트북으로 블로그 관리를 하는 동안 동쪽 창문에는 아침 해가 쏟아졌고, 서쪽 창문엔 먹구름이 끼었다. 아침 해와 먹구름이 한판 붙는 형국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위 시각에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소리와 아울러 자동차 도난방지 경보기가 사방에서 울렸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고대했던 올해 첫 번개와 천둥은 10여분의 굵은 비를 동반했다. 그리고 언제 번개와 천둥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어두운 하늘은 이제 점점 맑아지고 있다.

그 동안 영상 20도가 넘을 때마다 딸아이는 빨리 호수에 가서 수영을 하자고 졸라댔다. 이럴 때마다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하는 말은 간단명료하다 - "올해 첫 번개와 천둥이 와야 한다."

언젠가 아내와 함께 한국에 갔는데  6월이 되어 날씨가 더웠는데도 제주도 바닷가에는 아무도 수영을 하지 않았다. 왜라는 물음에 수중과 바깥의 온도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내는 갖고 온 수영복이 아까워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속으로 바보짓이라 웃었을 법하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예로부터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첫 번개와 천둥이 오기 전에는 수영을 하지 말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아직도 겨울 내내 얼었던 물이 차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젠 호수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날 것이다.

아내와 딸은 일요일이라 아직도 자고 있다. 오늘 아침 천둥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논리적으로 졸라대는 일은 다음번으로 미루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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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8.05.18 08:19

리투아니아 텃밭에서 키우는 딸기는 이제 꽃을 피우고 있지만, 우리 집은 오늘 수확이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확을 했다.

지난 해부터 발코니 화분에서 키우고 있는 딸기가 딸아이에게 올해 첫 수확을 안겨주었다. 그 동안 익어가는 딸기를 몰래 따먹지 않고 용케 잘 참아준 딸아이가 모든 수확물(고작 4개 ㅎㅎㅎ)을 선물로 받았다.

물을 주면서 만나는 딸기의 하루 하루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함께 살아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아빠, 최고!"라는 딸아이의 말은 수확물의 맛도 보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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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15 07:37

일전에 딸아이와 함께 피자집에 갔다. 지금까지 어느 집에서든 시킨 생맥주는 아무런 장식없이 그냥 나왔다. 하지만 이날은 병 위에 레몬이 살짝 끼워져 있었다. 평소 차를 마실 때 레몬을 넣어서 마시는 것을 본 딸아이가 묻기를 "아빠, 이거 맥주야 차야?"

별 것 아니지만 이렇게 레몬을 끼워서 주는 생맥주가 이날따라 더욱 맛있어 보였다. 더욱이 앞에서 맛있게 피자를 먹고 있는 딸아이의 만족스러운 얼굴을 지켜보면서 모두에게 이런 행복감이 늘 충만하기를 기원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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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13 03:08

최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사는 한 한인집에 초대를 받아 가보았더니 고사리, 취나물 등 일전에 한국에서 먹어본 것들이 그대로 식탁에 올라와 있었다. 모두가 인근 숲 속에서 따온 싱싱한 산채라 한다.

특히 고사리를 유심히 살펴보던 아내의 눈이 둥그레졌다. 고사리는 리투아니아 숲 속 그늘에 너무나 흔하지만 아무도 이를 나물로 먹지 않는다. 한편 고사리는 리투아니아의 하지축제(낮이 가장 긴 날을 기리는 행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런 식물을 한국인들은 맛있다고 쩝쩝 먹으니 아내가 처음엔 의아해할 수밖에 없으리라.

고사리꽃은 일 년에 딱 한번 찾을 수 있는 꽃으로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전해진다. 바로 하지 때만 밤에 숲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이 꽃을 찾으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어떠한 꿈도 이룰 수 있는 그야말로 여의보주를 손에 쥔 것과 같다. 하지만 이 고사리꽃을 보았다는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다. 

다문화 가정으로 살고 있으므로 늘 한국적 반찬이 부족하다. 더욱이 요리에는 문외한이라 그저 국 한 그릇, 밥 한 공기가 식탁을 장식하는 날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날 식탁의 풍성함에 일조를 할 수 있는 고사리를 따러 숲으로 갔다. 50줄을 바라보는 나이에 고사리를 난생 처음으로 따보았다.

한국인 부인에게 요리법을 자세히 물어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고사리 요리를 시작했다. 끓는 물에 얼마 동안 담갔다가 꺼내 찬물에 이틀을 담가놓았다. 시금치, 생오이 등을 무칠 줄 아는 아내가 따뜻한 프라이팬에 고사리를 무쳤다. 이날 국 대신 고사리 무침이 한 끼를 동반했다. 에고~~ 식탁의 풍성함을 위함이 아니라 국 대체용품이 되어버렸네.

내년에는 어린 순을 더 많이 꺾어 겨울까지 먹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나눠주어야겠다. 여의보주 고사리꽃 대신 청정한 어린 순을 맛있게 먹었으니 반쪽 여의보주라도 얻어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이 행복하고, 하루 속히 세상에 평화가 가득 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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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5.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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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한국에 2주 동안 체류하다 돌아왔다. 그때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신신당부한 물건이 하나 있다. 혹시 한국에서 친척과 친구들과의 진한 만남 속에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해서 메일과 대화로 자주 상기시켰다.

리투아니아엔 없는 그 물건은 바로 들깨 씨이다. 아내가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하면서 먹어본 한국 반찬  가운데 가장 맛있는 것 중 하나가 깻잎장아찌이다. 그래서 몇 해 전 한국에 가서 가져온 들깨 씨를 시골 장모님 텃밭에 심기도 했다. 그때 지인과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배워 처음으로 깻잎장아찌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그 덕분에 가까운 친구나 친척들도 깻잎장아찌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같은 도시에서 사는 친척 한 명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해서 넓은 마당을 갖게 되었다. 채소를 같이 키워 나눠먹자고 제안을 해 아내는 더 더욱 들깨 씨를 종용했다. 한국에 있으면서 마침 큰 형수님의 친척이 들깨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드디어 지난 5월 3일 가져온 들깨 씨를 텃밭에 심었다. 삽으로 땅을 파고, 뒤집고, 고른 후 골을 파서 씨를 뿌렸다. 육체적으로는 힘든 하루였지만, 아내에게 좋아하는 깻잎장아찌를 만들어줄 수 있고,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깻잎의 효용성을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 한국 사람들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음만큼은 즐거웠다.

깻잎이 하루 빨리 세상 밖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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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8.05.09 06:57

지난 5월 7일 오전 휴대전화기로 쪽지가 들어왔다. 내용인즉 빌뉴스 에스페란토 동아리 회원의 아버지가 돌아가 함께 조문을 가자는 것이었다. 평소 우리 부부와 잘 아는 사람이라 같이 가려고 했으나, 아내는 학교 일 때문에 혼자 가게 되었다. 저녁 6시 시신이 안치된 성당 앞에서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 여섯 명이 되었다.

조화는 한 친구가 퇴근하는 길에 사왔다. 국화로 장식된 꽃바구니를 30리타스(약 13500원)에 샀고, 각자 5리타스를 내어 값을 치렀다. "한국 같으면 내가 살께~"라고 할 법 하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대개 참가 인원수로 공동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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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의 망자가 부활한 듯한 꽃밭묘지

일반적으로 조문객들은 각자 꽃이나 화관을 가져온다. 하지만 화관 대신 조의금을 내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친구들이 말한다. 이날 온 친구들은 공동 꽃바구니 외에 각자 성의껏 조의금을 냈다. 모두 준비한 봉투가 아니라 지갑에서 돈을 꺼냈다. 한 친구가 그 돈을 모아서 봉투 하나에 다 넣었다.

한국에선 각자 하얀 봉투 앞면엔 부의(賻儀)라고 적고, 봉투 뒷면엔 자신의 이름을 적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었다.

이렇게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은 다 같이 한 봉투에 넣어 선물한다고 한다. 누가 얼마를 내었는지 상주는 알 수가 없다. 나중에 상주가 이에 상응하게 보답할 수가 없게 되어서 좀 아쉽지만, 내가 낸 부의금 액수 때문에 쑥스러워하거나 상주의 나중 대응에 섭섭해 할 필요가 없다.

이날 이름 없이 다 함께 모은 조의금 봉투에서 상 없는 부조의 미를 읽을 수 있었다.

한편 조문객을 위한 접대는 없었다. 한 시간 동안 조문하는 동안 눈물을 훔치는 사람은 있어도, 소리 내어 곡하는 사람은 없었다. 조용한 가운데 사망자를 추모하고 안식을 기원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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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8.05.08 08:34

오늘 아침 한국인 친구가 일 때문에 우리 집을 방문했다. 내가 부엌에서 차를 끊이고 있던 차로 그는 부엌으로 들어오자마자 들고 온 가방을 의자 옆 바닥에 놓았다.

이를 지켜본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즉각 바닥에 놓인 가방을 의자에 올려놓으면서 "가방을 바닥에 놓으면 돈을 잃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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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리투아니아인들의 믿음 일부분을 아래에 소개한다.

- 촛불로 담배에 불을 붙이면, 선원이 사망한다.
- 문지방에서 자기를 소개하거나 악수를 해서는 안 된다.

- 집안에서 휘파람을 불면 귀신이 나타난다.
- 곧 결혼을 하고 싶으면 탁자 모서리에 앉지 마라 (만약 앉으면 7년을 기다려야 한다).

- 칼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곧 남자 손님이 온다. 포크가 떨어지면 여자 손님이 온다.
- 새똥을 맞거나 우연히 똥을 밟으면 부자가 된다.

- 친구와 같이 걷다가 전봇대나 거리표시판을 피하기 위해 갈라지면, 곧 말다툼을 한다.
- 제비가 저공으로 날면, 곧 비가 온다.

- 코에 여드름이 생기면, 누군가 당신과 사랑에 빠진다.
- 귀가 뜨거워 붉어지면 누군가 당신을 비난하고 있다. 

- 볼이 뜨거워 붉어지면, 누군가 당신을 칭찬하고 있다.
- 자신의 앞날이 궁금하면, 물 사발에 녹은 왁스를 부어라. 나타나는 형상이 다가올 일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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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8.04.30 06:45

지난 28일 바람 한 점 없는 오후 4시경 이민국을 다녀와서 아내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때마침 따르릉 전화가 울렸다. 아내가 수화기를 들었고, 이내 얼굴이 창백해지고 겁에 질리는 듯 했다. 아니나 다르게 수화기를 놓자마자 아내는 대재앙이 닥쳐온다고 외치고, 빨리 열린 창문을 꼭꼭 닫으라고 했다.

전화는 평소 절친한 치과의사 친척으로부터 왔다. 그는 현재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원자력발전소가 방사능 누출로 폐쇄되었고, 지금 바람이 리투아니아로 쪽으로 향해 낙진이 우려된다는 전화를 함께 일하는 러시아인 의사로부터 받아서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급히 밖에 있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을 했다.

이에 아내는 어린이집에 있는 딸이 벌써 밖에서 놀고 있는 시간인지라 부리나케 집을 나갔다. 어린이집 뜰에 도착하자마자 선생에게 의사로부터 전해들은 긴급소식을 전하면서 아이들을 교실로 빨리 들어가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집에 온 아내는 즉각 리투아니아 포털사이트에서 나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면서 긴급뉴스를 찾기 시작했다. 아내는 리투아니아 포털사이트 한 댓글에서 우리 집 근처 공원에서 오늘 측정된 된 공기오염도가 평균치를 넘는다는 것을 읽자 공포감은 극에 이르렀다.

이 정도라면 다른 나라 웹사이트에도 속보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러시아, 심지어 핀란드 웹사이트를 방문해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곳에서 관련 속보를 찾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헛소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동쪽으로 약 1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이그날리나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소련시대 때 지어진 이 발전소는 체르노빌 발전소와 같은 경수냉각흑연감속로이다. 유럽연합은 이 발전소의 안전성을 우려해 리투아니아의 유럽연합 가입조건으로 단계적 폐쇄를 요구했다.

그래서 리투아니아인들은 원자력발전소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것이 와전이 되어 이날 한 순간이지만 체르노빌 참사의 공포를 체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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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이그날리나 원자력발전소

물질문명의 발전 속에 대재앙이 숨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발전이 두려워진다. 물질을 선용할 정신을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엎질러진 물에 소리치고 당황하지 말고 빠르게 걸레를 찾아 닦아내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헛소문에 호들갑을 떤 오후가 쑥스러워졌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01.08 04:32

2007년 마지막일 폴란드에서 친구 4명이 왔습니다. 처남과 처남댁, 그리고 한국인 요리사 친구 이렇게 해서 모두 어른 9명이 함께 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 식사와 함께 남자분들은 보드카, 여자분들은 브랜디를 마시면서 한 해의 마지막 순간을 보냈습니다. 흥이 돋자 기타를 치면서 리투아니아 노래, 폴란드 노래, 한국 노래를 부르며 춤도 추었습니다.

이어 2008년 0시가 가까워지자 모두 인근 언덕 공원으로 나아가 샴페인을 나눠마시면서 불꽃놀이를 즐겼습니다.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고 뜻하는 바 많이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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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