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에 해당되는 글 677건

  1. 2018.02.21 거인의 나라니까 눈사람도 거대하네
  2. 2018.02.18 노랑 초록 빨강으로 하나된 하루 - 국가 재건 100주년
  3. 2017.11.02 11월 1일은 촛불과 화초로 수놓은 묘지가 불야성
  4. 2017.10.26 지천으로 깔린 낙엽 밟으니 또 한 세월이 가네
  5. 2017.09.25 유럽에서 버섯 채취한 체험 중 가장 기쁜 날 (3)
  6. 2017.09.06 여행 떠나기 전에 아내가 식물에게 한 일
  7. 2017.05.03 흙없이도 아파트에서 작은 양파를 기르는 법
  8. 2017.05.01 숙박하면서 왕복 600km 재외국민 투표에 참가 (5)
  9. 2017.04.25 솟대를 서양란 지지대로 변신시킨 유럽인 장모 (2)
  10. 2017.04.18 자투리 재활용하시는 유럽인 장모 돈 받아야 하나 (2)
  11. 2017.04.12 우아한 백조가 사납게 백조를 쫓아내는 장면
  12. 2017.04.10 유럽인 아내 눈에 한국식품이 더 잘 보여
  13. 2017.03.27 화장실에서 6개월 선남자가 되어보니
  14. 2017.03.17 대통령 선거 재외선거인 등록 하기 참 쉬워요
  15. 2017.03.09 세계 여성의 날에 아내에게 복분자 묘목 선물
  16. 2017.02.09 유럽인들과 윷놀이를 해보니 (5)
  17. 2017.01.31 유럽인 아내가 알려준 100% 메밀밥 쉽게 하기 (9)
  18. 2016.12.31 손가방으로 도심 화단에 물주는 금발 여인
  19. 2016.12.29 30년만에 번데기 먹으니 유럽인 아내가 기겁해 (4)
  20. 2016.12.28 갤럭시 S7의 HDR 기능에 입이 떡 벌어져 (1)
  21. 2016.12.28 갤럭시 S7 사진과 동영상 촬영시 화각이 각각 달라 (1)
  22. 2016.12.26 김치를 학수고대한 유럽인 처가집 식구들
  23. 2016.12.26 아내의 따지는 성격 덕에 갤럭시 S7 엣지 득하다 (1)
  24. 2016.12.23 페이스북 메신저 My Day 기능으로 멍청이 된 하루 (1)
  25. 2016.11.30 눈 안 와도 화이트 크리스마스 보내는 느낌 (4)
  26. 2016.09.20 1년 후 날아온 외국 속도 위반 범칙금 내야 되나 (2)
  27. 2016.09.19 항암효과 좋다는 잎새버섯 이렇게 크다니 (2)
  28. 2016.09.19 페트병 재활용해 사과를 따다 (2)
  29. 2016.09.16 트라카이에서 만난 개팔자 상팔자
  30. 2016.08.28 동유럽 무궁화꽃을 보니 한국에 온 듯한 착각 (4)
생활얘기2018.02.21 07:08

어느 해보다 쌓인 눈이 오랫동안 녹지 않고 있다. 
연일 영하 5도 내외라 산책하기에 적절한 날씨다.
집 근처에 있는 빌뉴스 빙기스 공원을 다녀왔다. 


숲 속 나무에 사람들이 천사와 심장을 붙여놓았다.



그루터기 위에 두상 눈조각이 시선을 끌었다. 



마치 망토를 두르고 있는 눈사람 같다.



해안경을 끼고 있는 귀여운 눈사람도 있다.





이날 본 눈사람 중 압권은 바로 거대한 눈사람이다. 



멀리서 보면 보통 눈사람 키지만 

가까이 가면 깜짝 놀랄만한 키다.



3미터는 족히 될 법한 눈사람 앞에 서니 난장이가 된 기분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 평균키는 남자가 거의 180cm이다.

그래서 그런지 눈사람도 참 거대하구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8.02.18 07:09

만 100년 전 1918년 2월 16일은 
리투아니아 역사에 대단히 중요한 날이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졌던 리투아니아는 
3차 3국 분할로 인해 1795년부터 세계지도에서 사라졌다.


러시아 제국이 쭉 지배을 해오다가 
1차 대전 중인 1915년 독일 제국이 점령했다. 
독일점령하에 리투아니아 평의회 20명 회원이
1918년 2월 16일 리투아니아 독립을 선언했다. 

참고로 리투아니아는 1919년 9월
대한민국을 정식으로 승인한 국가 중 하나이다.

100주년을 맞아 많은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2월 16일 하루 종일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어울러 
축제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특히 어둠이 다가오자
가장 중심가 거리인 게디미나스 거리에는 
모닥불 100개가 불을 밝히고 경축 인파들에게 온기를 전해주었다.
1990-1991년 소련에서 다시 독립할 때 모닥불을 피우고 
목숨을 걸고 국회와 방송탑을 지키던 
용감한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만나는 듯했다.  


 

많은 건물들은 
리투아니아 국기 색인 노랑 초록 빨강 색깔로 조명 장식이 되었다.
이날은 그야말로 삼색으로 하나된 하루였다.




이날 삼색 조명의 압권은 
바로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빌뉴스 대성당 종탑이었다.
   


집 근처 공익광고의 문구가 눈어 확 들어왔다.
리투아니아 재건 독립의 상징적인 인물은 요나스 바스나비츄스의 말이다.

"역사는 당신에게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 있다" 



이 광고를 보니 평창 동계 올림픽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문구의 "역사"는 "통일"로 변했다.

"통일은 당신에게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11.02 05:52

11월은 리투아니아어로 lapkritis로 "잎 떨어짐"을 의미한다. 대부분 단풍은 떨어지고 나뭇가지는 앙상한 채로 내년 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11월 1일은 특별한 날이다. 가톨릭교의 축일로 국경일이다. 모든 성인의 대축일이다. 하늘 나라에 있는 모든 성인을 기리면서 이들의 모범을 본받고 다짐하는 날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날 묘지를 방문한다. 며칠 전 미리 묘에 가서 묘와 주변을 말끔하게 청소를 하고 이날은 화초나 꽃과 함께 촛불로 묘를 장식한다. 예전에는 주로 해가 진 어두운 저녁 무렵에 묘지로 가서 촛불을 밝혔지만 지금은 주로 낮 시간에 간다.


10월 31일 하늘은 모처럼 맑았다. 다음날도 이런 날씨이길 바랐다.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늘 그렇듯이 11월 1일은 이상하게도 날씨가 흐리다. 어느 때는 눈이 내리고 어느 때는 구슬비가 내리고... 



사람들은 이날 돌아가신 조상의 영혼이 자신의 묘로 찾아온다고 믿는다. 어제 우리 가족도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일가 친척의 묘가 있는 묘지 세 군데를 다녀왔다. 



늘 느끼듯이 리투아니아 묘지에 오면 마치 화초 공원을 산책하는 듯하다. 묘마다 화초나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사진으로 이날 방문한 리투아니아 묘지를 소개한다.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으로 장식한 촛불 묘도 인상적이고 이 묘를 찾아온 사람도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작은 헝겊으로 묘를 덮고 있는 돌을 닦고 있는 데 그 사람이 선뜻 자신의 긴 헝겊을 건네주었다.

"샴푸 묻힌 이 큰 헝겊으로 닦으세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10.26 05:35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숲과 녹지 공간이 많다. 10월 중순쯤 빌뉴스는 붉거나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다. 파란 하늘까지 있어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아쉽게도 단풍은 수명이 아주 짧다. 11월이 되면 달 이름대로 단풍은 다 떨어지고 만다. 리투아니아어로 11월은 lapkritis다. 이는 "나뭇잎 떨어짐"을 뜻한다.



내가 사는 거리는 양쪽 변에 가로수가 촘촘히 심어져 있다. 며칠 전 이 거리를 걷는데 마치 낙엽 양탄자 위로 걷는 듯했다. 



이렇게 지천으로 떨어진 낙엽을 밟으니 또 한 세월이 흘러가고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9.25 07:46

가을이다. 유럽 친구들의 버섯 채취 사진들이 연일 페이스북에 올라오고 있다. 지금껏 여러 번 버섯 채취에 나섰지만 그다지 큰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런데 최근 최고의 수확을 거두었다. 



시간이 다소 한가하고 날씨가 쾌청한 주말이라 아내의 부추김으로 지방에 사시는 장모님을 방문했다. 가을날 최고의 체험은 청정한 숲에서 버섯을 채취하는 것이라는 꾀임에 또 넘어가야 했다. 이날 버섯 체험을 사진과 함께 올려본다.

동녁에 해가 뜨는 시각에 맞춰 숲으로 떠났다. 
부지런한 사람에게만 버섯이 보이니라~~~ 


벌목한 곳에 아침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습한 숲으로 인해 장화를 싣어야 하고, 혹시 모를 진드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손목과 발목을 꼭 덮는 옷을 입어야 한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방향을 잃지 않는데 매우 중요하다. 자주 이름을 불러 일행의 위치를 파악한다.



식용버섯이 어디에 숨어 있을까... 

멈춰서 360도로 찬찬히 살펴본다.



가장 값 비싸고 선호하는 식용버섯은 바로 그물버섯(Boletus edulis)이다. 

전나무 낙엽 위에 우뚝 솟아 있는 그물버섯



이끼 속에 숨어서 자라오르고 있는 그물버섯



가장 선호하는 식용버섯인 그물버섯(왼쪽)과 가장 독이 강한 버섯 중 하나인 광대버섯(오른쪽)



거미망에 걸려있는 아침이슬이 참으로 신비해 보인다.



아주 멋지게 솟아오르는 흠 하나 없는 그물버섯



낙엽을 치워보니 훨씬 더 큰 몸통을 드러내고 있는 그물버섯



이날 채취한 그물버섯 중 가장 좋은 몸매를 지니고 있는 그물버섯. 몸통 속은 정말 단단했다.



거의 찾기가 불가능한 그물버섯(상). 나뭇가지와 낙엽을 치우고 보니 대단히 큰 버섯(하) 



이날 2시간 동안 숲에서 내가 채취한 그물버섯은 30개.... 지금껏 최고의 기록이다.



내가 채취한 손바닥보다 더 큰 그물버섯들



채취한 그물버섯 껍집을 벗겨내면서 손질을 하고 있다. 이 또한 2시간이나 걸렸다.



버섯몸통 속살은 그야말로 희고 희였다. 마치 단단한 밤의 속살 같다.



껍질을 벗겨낸 그물버섯을 잘게 조각을 낸다. 그리고 여러 번 물로 깨끗하게 씻는다.



씻은 그물버섯을 약간 소금을 뿌린 물에 20분 동안 끓인다. 물기를 뺀 버섯을 유리병이나 냉동실에 보관한다.  



이렇게 손질한 버섯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요리해서 먹는다.



삶은 햇감자와 버섯요리로 버섯 채취 체험의 기쁨을 마음껏 누려보았다. 이날 채취한 그물버섯은 두 달 정도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9.06 06:02

어느 집이나 여행을 앞두고 겪는 고민거리들이 있다. 바로 그 중 하나가 집안에 있는 식물 물주기이다. 누군가에게 집 열쇠를 주고 부탁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다. 

지난 여름 3주간 한국 방문을 앞두고 아내는 집안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햇빛이 덜 들어오는 곳으로 한데 모았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라면서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 식물 물주기를 해결하고자 했다. 

1. 굵은 실 이용하기
플라스틱통에 물을 가득 붓고 굵은 실 한 쪽 끝을 물에 담그고, 반대쪽  끝을 화분에 올려놓았다.


2. 플라스틱병 이용하기
플라스틱병에 바늘로 구멍을 뚫어 화분에 꽂아놓았다. 


이 덕분에 3주 후에 돌아와보니 식물들은 조금 시들어보였지만 물을 주니 곧 생기를 되찾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5.03 05:59

얼마 전 아내가 흙없이도 작은 양파를 기르는 법을 알려주었다. 바로 톱밥이나 휴지 등을 아파트에서 작은 양파를 쉽게 기를 수가 있다. 딱 2년 전 우리 가족과 2년 4개월을 같이 산 햄스터가 그만 세상을 떠났다. 그때 남은 톱밥을 이용해 양파를 길러보기로 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1. 물을 팔팔 끓여 톱밥에 붓는다 (일종의 소독 효과도 겸한다) 

2. 양파 윗부분을 자른다

3. 비닐봉지에 물기가 약간 촉촉한 톱밥을 넣는다

4. 그 위에 양파를 꾹 눌러 놓는다

5. 비닐봉지 안으로 입김을 불어넣는다

6. 비닐봉지를 밀봉한다



아래는 10일 지난 후 모습이다. 양파 줄기가 비닐봉지 윗부분에 닿으면 비닐봉지를 열어놓는다. 간간히 톱밥에 물을 뿌린다.



아래는 19일이 지난 후의 양파줄기 모습이다. 적은 양이지만 식탁에 오를 채소가 부엌 창가에 파릇파릇 자라고 있다는 것이 신기함과 기쁨을 준다. 


아래는 작은 양파를 기르는 법을 알려준 동영상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5.01 06:44

곧 대선 투표일이 다가온다.
이번에도 먼길을 이동해 숙박하면서까지 재외국민 투표에 참가했다.

2012년 재외국민 투표에 관련한 글은 여기에 -> 재외투표, 미친 애국자로 불렸지만 마음 뿌듯

지난번에는 폴란드 대사관이 있는 바르샤바에 가서 투표했다. 이번에는 꼭 관할대사관이 아니라 현재 체류지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가 있는 공관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에서 295km 떨어져 있는 리가의 라트비아 한국대사관을 찾았다. 왕복 600km이다.


다음날 저녁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의가 있어서 투표일 전날 출발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리가의 상징 건축물인 검은머리전당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미리 예약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아르누보 건축양식의 호텔에서 묵었다. 호텔 오른쪽에 보이는 탑이 한때 화약을 보관했던 화약탑이다. 지금은 라트비아 전쟁박물관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다. 라트비아 리가는 이제 개나리꽃이 한창이다.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외국 어느 곳이든 마주치는 태극기는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라트비아 한국대사관 건물 입구이다.



드디어 3층에 위치한 라트비아 재외투표소를 찾았다.



원하는 후보자란에 투표도장을 찍는 데 걸린 시간은 정말 한 순간이었다. 이 찰나를 위해 장장 버스를 4시간 타고 와서 숙박까지 한 것을 생각하니 그냥 투표소 안에서 오랫동안 조국을 위해 기도하고 싶었다.


빌뉴스로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리가 구시가지를 둘러보았다. 리가의 상징 중 하나인 고양이다.   



이제 오후가 되면 저 빈자리는 사람들로 가득 찰 것이다.



하늘에 예쁜 구름이 세상을 주요하는 계절이 이제 막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리가 시청 광장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발바닥을 즐겁게 지탱해주고 있다.   



낮에 보는 검은머리전당 모습이다. 언제봐도 그 아름다움에 반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투표를 하고 나니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내가 선택한 후보가 꼭 당선 되어서 멀고 먼 내 투표길을 더욱 의미있게 해주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4.25 05:29

일전에 지방 도시에 살고 계시는 장모님을 방문했다.
거실 창틀에 잘 자라고 있는 서양란의 하얀꽃이 시선을 끌었다. 


그 꽃 밑에는 7년 전에 선물한 솟대가 아주 좋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장식용 한국의 솟대가 서양란꽃 지지대로 변신해 있는 것이 아닌가!!!



"장모님, 참 좋은 생각을 하셨네요. 우린 그저 장식용으로 피아노 위에 솟대를 올려놓았는데 장모님께서는 이렇게 아주 유용하고 사용하고 계시네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4.18 03:50

성탄절과 부활절엔 예외없이 지방도시에 있는 처가를 방문한다. 올해는 부활절인지 성탄절인지 구별이 안 되는 날씨였다. 리투아니아 북서부 지방 일부를 제외한 전국에 눈이 쏟아졌다. 


부활절에 어김없이 하는 과제가 하나 있다. 가족이 다 함께 모여 달걀에 문양을 내거나 색칠을 하는 것이다. 올해는 쉽게 하기로 했다. 



1. 새싹을 뜯는다
2. 달걀 위에 붙인다
3. 헝겊으로 둘러싸서 실로 칭칭 감는다
4. 양파껍질 속에 묻는다
5. 끓인 후 어느 정도 담가놓으면 끝이다. 


부활절에 식구들이 서로 달걀을 부딪혀서 겨루기를 한다.


어느 순간 부엌으로 가니 장모님이 열심히 무엇인가를 갈고 계셨다.

"뭐 가세요?"
"자투리 비누."
"뭐 하시게요?"
"자동차 세차할 때 사용하려고."


아, 장모님의 절약에 그저 말문이 막힌다.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자 장모님이 돈을 꺼내신다.

"이거 얼마 되지 않지만 생일 선물이야."
"아, 벌써 생일 지났어요. 제가 용돈을 드려야 하는데... 필요 없어요."
"그래도 내 성의니까 받아둬."

자투리 비누를 재활용하려고 갈고 계시는 장모님의 손길이 아직 눈에 선한데 도저히 받을 수가 없었다. 적은 연금액에서 그렇게 아껴서 모으신 돈인데 냉큼 받을 수가 없었다.

주시려고 하는 장모님과 안 받으려고 하는 사위 사이 작은 실랑이에 아내가 끼어들었다.

"줄 때 받아. 엄마가 우리 집에 오면 식당에 가서 맛있는 거 사드리면 되지."
"아이구, 어쩔 수가 없네. 그런데 장모님, 5유로가 모자라네요. ㅎㅎㅎ"
"나이대만큼 준 거야..."
"꽃피는 오월에 꼭 저희 집에 놀러오세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4.12 05:28

어제 치과를 다녀온 후 근처에 있는 공원을 산책했다. 공원 연못에는 물닭, 청둥오리를 비롯해 여러 새들이 노닐고 있었다. 연못 한가운데에는 백조 두 마리도 있었다.


저쪽 연못변에는 또 다른 백조 한 마리가 있었다. 빌뉴스 도심의 작은 연못에 백조 세 마리가 살고 있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연못변 백조를 좀 더 가까에서 찍으려고 다가가는 순간 연못 가운데에 있던 백조 한 마리가 퍼드득 소리를 내면서 쏜살같이 날아왔다.

웬일일까?

날아온 백조는 물속에 평온히 있던 백조를 사납게 공격하면서 연못 밖으로 내쫒았다. 씩씩거리는 표정이 내가 한발짝을 내딛기만해도 이제는 나를 공격할 듯이 보였다.



사람을 가까이 한 백조를 혼내주려는 것일까...

한참 동안 쫓겨난 백조는 연못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연못변을 서성거렸다. 



애궁~~~ 백조 가까이 가지 말았을 것을...
하지만 덕분에 도심 속에 우아한 백조가 펼치는 진기한 장면(아래 영상)을 포착할 수가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4.10 05:41

최근 뜻하지 않게 한국식품 두 가지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하나는 파래자반이고, 다른 하나는 우동이다. 이것을 한국식품 가게가 아니라 리투아니아 빌뉴스 현지 큰가게(슈퍼마켓)에서 구입했다.

큰가게에서 물건을 산 후 아내가 잠시 어디를 다녀왔다. 저기 오는 아내의 손에 뭔가 지어져 있었고 아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뭘 또 샀는데?"
"여기 한국식품! 파래자반."
"당신이 어떻게?"
"오는 데 한글이 눈에 확 띄었어. 밥에 뿌려먹으면 맛있잖아."


다른 날에도 함께 큰가게를 갔다. 
과일판매대에 있는 데 아내가 또 손에 뭔가를 들고 왔다.

"이번에는 뭘?"
"봐. 우동이야!"
"아, 이건 대박이다. 내가 좋아하는 면이다. 한국인 내 눈보다 어찌 당신 눈에 더 잘 보이나?"
"그러게. ㅎㅎㅎ"


굵은 우동면을 보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꼬춧가루를 조금 뿌려 즐겨 먹던 한국에서의 우동이 떠올랐다. 


일반 큰가게에서 남편이 한국인이라 한국식품을 사준 아내에게 감사의 표시로 엉성하게나마 우동을 끓여 대접했다. 막상 사진을 찍고보니 여러 가지 야채를 더 넣어 끊일 것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도 이날 모두 맛있게 한 끼를 해결했다고 좋아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3.27 07:06

남녀가 함께 사는 공간에 
화장실을 놓아두고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지는 않을 듯하다.
우리 집 네 식구 중 나 홀로 남자다. 
식구가 다 같이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어찌 매번 성공하지는 못한다.

때로는 흔적을 내가 남기지 않은 듯한데
아내로부터  바가지를 긁힌다. 

"누가 또?"
"내가 아닌데."
"그럼, 우리 집에 남자는 당신밖에 없잖아."
"어찌 꼭 남자만 흔적을 남길까..."
"한 번만 더 눈에 띄면 이젠 당신이 화장실 청소해야 해!!!"

사실 화장실 청소라면 자신 있다.
20대에 3층 건물에 살면서 
3년 동안 아침마다 화장실 4개를 청소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도 이제 우리처럼 한번 앉아서 해봐."
"남자 소변기를 하나 설치하면 좋겠다."
"그냥 당신 습관 하나 고치면 되지. 뭘 돈을 써?!"

우리 집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 해 한국에 갔을 때 
남녀가 같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이런 안내문을 보았다.

선남자(善南子)는 앉아서 소변봅니다.


화장실 청소 하기가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습관 하나 고쳐보자고 다짐을 했다. 
그래서 지난 6개월 선남자가 되어 보았다.

결론은 서서보다는 앉아서 소변보는 것이 이제는 훨씬 더 편하다.

화장실 문을 열면 바지를 내리기 위해 
두 손이 먼저 바지 양쪽을 잡는다.

앉아서 소변을 보기 시작한 부터는 자주 화장실 전등을 켜지 않는다.
좌변기 위치는 발이 스스로 알고 있으니 굳이 불이 필요하지가 않다.

정말 아내의 말대로 
남자 습관 하나 고치니 
친구 집에 따로 설치된 남자 소변기가 이제는 더 이상 부럽지가 않다.

문제는 우리 집을 찾는 손님 중 남자가 있을 때이다. 
특히 꼬마 남자 손님이다. ㅎㅎㅎ

* 에스토니아 탈린 공항 화장실에서 나가는 문 - 당신을 지퍼(쇠줄닫이)를 확인했나요?

남자 손님 방문시 화장실에
"이 집 주인 남자는 앉아서 봅니다"
혹은
"우리집은 선 남자보다는 앉은 남자를 더 선호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일까 고민 중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3.17 17:59

대통령 선거가 곧 다가온다. 
비록 해외에 살지만 
헌법 제1조 제2항 국민주권주의을 실현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재외선거인 등록을 위해서 아래로 들어간다.


전자우편 주소와 자동입력방지를 기입하고 

그 밑에 있는 검증하기 단추를 누른다.


잠시 후 전자우편함을 확인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보낸 편지가 와 있다.


편지 속 전자우편 주소 인증하기 단추를 누르면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서 작성 사이트로 바로 연결된다.


필요한 사항을 기재한면 된다.

참고로 꼭 거주국 공관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인근 국가 공관을 선택해도 된다.

참 편리하다.


예를 들면 리투아니아는 폴란드 대사관이 관할한다.

폴란드 대사관이 있는 바르샤바보다 

라트비아 대사관이 있는 리가가 빌뉴스에 더 가깝다.


지난 대선에는 왕복 1000km를 이동해서 바르샤바에서 투표했는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 관련글: 재외투표, 미친 애국자로 불렸지만 마음 뿌듯



선거 당일 일정이 아직 불확실하지만 

일단 투표할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재외선거인과 국외부재자 신고와 신청기간은 3월 30일까지다. 


재외선거인 등록뿐만 아니라 투표 이렇게 인터넷으로 편하게 할 수 있는 때가 하루 속히 오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3.09 08:15

북유럽 리투아니아에도 조금씩 봄이 가가오고 있다. 며칠 전 아파트 뜰에 하얀 꽃을 보았다. 갈란투스(galanthus), 스노우드롭(snowdrop), 설강화(雪降花) 혹은 눈송이꽃으로 불린다. 국제어 에스페란토의 이 꽃 이름이 재미있다. Neĝborulo (네즈보룰로)인데 번역하면 "눈을 뚫는 것"이다. 눈을 뚫고 봄이 옴을 알리는 꽃이다. 


지금이 바로 봄이 오는 문턱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 꽃가게의 일년 대목 중 하나가 3월 8일이다. 이날은 1975년 유엔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한 날이다. 이날 여성들은 가정이나 직장이나 남성들로부터 꽃선물을 받는 날이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도 튤립 꽃 한 송이를 들고 왔다. 

"너도 꽃선물 받았네!"
"두 번째 수업이 끝나고 우리 반 남자들이 꽃집에 가서 꽃을 사서 선물 주었어."
"아빠도 꽃을 선물해야 하는데 꽃사기가 싫어."
"꽃이 빨리 시드니까 그렇지?"
"맞아. 순간적인 기쁨을 위해 살아있는 꽃을 꺾는다는 것도 마음이 들지 않아."
"그러면 나는 꽃이 필요없으니까 아빠가 오늘 엄마한테 안마해줘라."

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집에 늘 있기 때문에 일부러 꽃을 사러 가게까지 가는 것은 사실 귀찮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를 해야 우리 집 두 여성이 좋아할 것 같았다. "남들은 다 하는 데 당신만은 안 해준다"라는 소리를 듣기가 싫고, 또한 이왕 이곳에 사니 이곳 문화에 같이 호흡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큰가게(슈파마켓) 앞에는 임시 꽃시장이 펼쳐져 있어서 많은 남성들이 꽃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큰가게에 들어가 꺾인 꽃 대신에 어떤 선물을 살까 찾아보았다. 아내가 좋아하는 꼬냑 판매대를 둘어보았다. 꽃은 며칠이 지나면 시들지만 꼬냑은 한 잔씩 먹으니 더 오래 갈 수가 있겠다.

한참 고민 끝에 술 대신 식물을 사기로 했다.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이제 봄철이라 과일과 채소 판매대가 있는 곳에 복분자 묘목이었다. 마침 집에 큰 화분이 하나 있으니 그곳에 저 묘목을 심어 여름철 발코니에서 기른다면 붉은 딸기가 주렁주렁 열릴 것 같았다. 


딸아이를 위해서 향기가 짙은 히아신스를 선택했다. 꽃이 다 피어있는 것보다는 곧 피게 될 것을 샀다.
  

직장에 돌아와 묘목 선물을 받은 아내는 장모에게 방금 꽃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이렇게 이곳 남성의 의무 중 하나를 이행하게 되었다. 


늦은 여름날 발코니에 복분자 딸기가 정말 주렁주렁 빨갛게 익어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2.09 06:11

설날을 즈음하여 거의 매년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함께 새해 덕담을 나눈다. 우리가 음식을 준비하고 친구들도 가져온다. 올해는 여러 가지 바쁜 사정으로 집에서 음식을 마련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인근 중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함께 했다. 


한 친구가 선물을 주었다. 바로 리투아니아 술인 꿀벌꽃가루(화분)로 만든 술이다. 알코올 도수는 35도이다. 흔히 사용하는 스태미나(stamina 체력, 지구력, 정력 등)라는 단어가 꽃가루, 정확히 말하면 꽃의 남성 생식기관(수꽃술)인 stamen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꿀벌이 뭉쳐오는 화분은 두뇌와 육체의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노화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런 화분으로 만든 술을 선물 받았으니 새해 덕담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 듯했다. 



지난 해 중국에서 온 에스페란토 친구가 선물한 책상보가 완벽하게 크기가 맞았다. 친구들이 가져온 음식과 우리 가족이 마련한 음식이 식탁을 장식했다.



한 친구가 선물한 장닭과 우리가 마련한 붉은색 딸기케익이 잘 어울렸다.  



중식으로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 우선 윷놀이를 했다. 윷놀이 방법을 설명하자 "뭐 이런 쉬운 놀이가 있나?"라는 반응이었다. 그냥 던지고 나오는 대로 앞으로 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일단 하면서 좀 더 알려주겠다. 쉽게 보이지만 네 개의 말을 어떻게 윷판에서 하느냐에 따라 아주 흥미로울 수 있다."



첫 판은 배우느라 노는 맛을 느끼지 못했지만, 두 번째 판은 분위기가 달랐다. 소리도 치고 아쉬워도 하고 "윷"이나 "모"를 외치기도 했다. 


 


바닥에 앉아서 하는 것이 침대생활하는 현지인들에게는 견디기가 어려웠다. 신명나는 윷놀이는 아니였지만, 유럽 현지인들에게 한국 놀이를 알리고 관심을 가져준 것에 만족했다. 여름철에 야외에서 현지인들과 윷놀이를 한번 놀아봐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7.01.31 19:23

메밀하면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우리 집은 일주일에 한 두 번은 메밀밥을 먹는다. 한국에 살 때 메밀국수는 참 좋아하지만, 메일밥을 먹어본 적은 없었다. 워낙 하얀 쌀밥에 익숙해져 있어서 메일밥 먹기에 처음에는 힘들었다. 그냥 건강에 좋다기에 억지로 먹곤 했다. 

2013년 메밀 생산량에서 리투아니아는 세계에서 11번째이다. 인구 3백만여명에 면적 6만5천 평방킬로미터의 작은 나라임을 고려하면 적은 생산량이 아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감자 대신 메밀밥을 해서 고기와 함께 먹거나 메밀죽이나 메밀가루 부침개 등을 해서 먹는다. 


메밀은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비만을 예방하고 몸 속 열을 내려 피부미용에 좋다. 루틴 성분은 혈압과 혈당치를 낮춰 성인병과 고혈압 예방에 좋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손상된 간세포 재생을 촉지하고 간의 해독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도 지니고 있다. 

종종 편하게 밥을 하기 위해서 전기밥솥으로 메일밥을 해보았다. 한번 하고 나면 전기밥솥 벽면이 메밀껍질로 다 달라붙어 있어 씻기에 불편했다. 또한 밥하는 과정에서 물거품이 많이 새어나왔다. 그후 전기밥솥으로 하지 않고 아내가 해줄 때만 먹게 되었다. 얼마 전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당신도 이렇게 메밀밥을 해봐. 참 쉬워"라면서 메일밥 짓는 법을 알려주었다.

혹시 메밀밥 짓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두 번 물로 메밀을 씻는다.


씻는 동안 커피포토로 물을 끓인다.
씻은 메밀을 솥에 붓고 끓는 물을 그 위에 붓는다.


물이 어느 정도 끓을 때까지 불을 커놓는다.



불을 끄고 천 두 장으로 덮어놓는다.


이렇게 40분 정도 놓아두면 아주 부드러운 메밀밥이 완성된다



그렇게 먹기 싫어하던 중학생 딸아이도 이렇게 지은 메밀밥을 요즘 들어 아주 즐겨먹는다. 메밀밥이 지니고 있는 여러 효능으로 우리 가족이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하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31 07:31

2016년 마지막 날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낸 후 번역일을 계속하기로 했으나 다른 일을 하게 되었다. 하드디스크에 용량이 50기가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2-3년간 이 핑계 저 핑계로 손대지 못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정리하기로 했다. 사용 가능한 용량으로 280기가를 확보했으니 보람을 느낀다. 주로 사진과 동영상 정리이다.



누군나 왜 이곳에 사느냐고 묻는다면 스스럼없이 "여름철이 좋아서!"라고 답한다. 이곳의 겨울은 우을증에 쉽게 빠지게 할 정도로 음산하다. 맑은 날이 극히 드물고 하늘에는 낮에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다행이 동지가 지난 후 해가 어둠의 감옥에서 서서히 탈출하고 있다. 


지난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화사하고 날이 긴 여름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특히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만난 재미난 순간이 더욱 여름에 대한 기대를 충만시킨다.

베드로 성당 옆에 있는 화단에 금발 여인이 촬영 자세를 취한다. 자신이 들고 있는 손가방으로 화단에 물을 주는 자세다.


공교롭게도 손가방 색이 연두색으로 친자연적이다. ㅎㅎㅎ 어서 빨리 정유년의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2016년 한 해 동안 블로그를 애독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이 늘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29 08:56

연말이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다. 우리 집 세 식구는 보통 아침와 저녁은 각자 스스로 챙겨 먹는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번데기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여름에 한국인 관광객이 술안주를 가져와 남은 것을 선물로 주고 간 것이다. 


언제 마지막으로 번데기를 먹은 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국을 떠난 지 26년이 되었으니 적어도 지난 30년 동안 번데기를 안 먹은 것은 확실하다. 어렸을 때 길거리에서 번데기를 사서 먹은 것은 기억난다. 친구들과 같이 종이꼬깔에 들어있는 번데기를 입안 가득히 넣어 씹어먹곤 했다. 

한국인이 선물을 주고 간 것을 그냥 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번데기를 주저없이 먹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아내와 딸이 보는 앞에서 먹게 되었다.

"지금 뭐 먹는데?" 아내가 묻는다.
"번데기."
"번데기가 뭔데?"
"일명 비단벌레라고 해."
"뭐?! 벌레!!!"
"왜 안 돼?"
"난 벌레만 봐도 징그럽고 민감한데 당신은 그런 벌레를 먹다니..."  

번데기를 보여주니 아내는 기겁했다. 벌레를 먹는 남편에 혐오감마저 느끼는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아내는 제안을 하나 했다.


"곧 다가오는 새해에 현지인 친구들이 모일 때 한국 음식이라고 내놓으면 좋을텐데..."
"당신이 기겁하는데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뻔하잖아. 괜히 한국인과 한국음식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지. 그러니 지금 먹어버리는 것이 좋지. ㅎㅎㅎ"

그런데 딸아이 반응은 의외였다.
"아빠가 먹고 싶으면 먹을 수도 있지 뭐."
"사실 아빠가 먹고 싶어서 먹는 것이 아니라 있으니까 그냥 먹는 거야."

깡통에 든 번데기는 참 매웠다. 서너 입 먹고 나니 너무 매서워 기침까지 하게 되었다.
번데기만을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관광객이 선물한 누렁지를 끓여서 번데기를 다 넣어서 먹었다. 이렇게 "번데기누렁지"로 아침식사를 마쳤다. 매운 맛으로 오전 내내 속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냉장고에 있던 깡통번데기 자리를 이제야 비웠다는 것에 만족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28 08:06

우리 부부는 최근에야 비로소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S7과 S7 엣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딸 둘은 애플 아이폰으로 갈아타라고 강력히 권했지만 우리 부부는 이미 익숙해진 삼성 갤럭시를 선택했다. 요즘 이 새로운 기기로 이것저것 스마트폰 놀이를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인적이 거의 없는 깊은 숲 속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성당을 찾았다. 1863년 러시아 지배에 항거한 2민족 공화국(리투아니아-폴란드) 소속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 반란은 진압되었고 처형당한 사람들의 시신을 묻은 자리에 이 성당이 세워졌다. 

날씨는 겨울답지 않아서 마치 부활절 시기의 숲 속 같았다. 눈이 덮혀 있어야 할 곳에 파릇파릇 새싹이 움트고 있기도 했다. 


낙엽이 쫙 깔린 대지 위해 자라고 있는 이끼의 연두색은 생명의 싱싱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기념으로 성당 사진을 찍었다.  당시 해는 성당 뒷편 하늘에 있었다. 첫 사진을 찍으니 하늘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어둡게 나왔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카메라 화면 위쪽에 있는 HDR 기능을 작동시켜 다시 사진을 찍어보았다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하늘도 성당도 밝게 나왔다. 이를 아내에게 비교해 보여주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놀라고 좋아했다. 


* HDR 적용 전

* HDR 적용 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은 가장 밝은 곳과 가장 어두운 곳의 비율을 맞춰주기 위한 것이다. 특히 빛이 반대편에 있는 역광인 경우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햇빛으로 인해 사진이 어둡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즉시 HDR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 익숙해져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28 07:58

이번에 삼성 갤럭시 S7과 S7 엣지를 선택한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4k (3840x2160)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기기로 동영상을 촬영해볼 기회가 왔다. 바로 12월 23일 딸아이가 노래 공연을 했다.

막상 공연 순간이 다가오자 4k로 찍을까 FHD로 찍을까 고민 되었다. 4k로 실수 없이 찍으면 좋겠지만 행여나 편집해야할 경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평소대로 1920x1080으로 찍기로 했다. 

아래와 같이 화면구도를 잘 잡아놓고 촬영단추를 누를 순간을 기다렸다.


동영상 촬영단추를 누르자 아래에서 보듯이 화각차이가 눈에 확 들어올 만큼 팍 줄어들었다. 발이 짤리는 불상사.... 앗,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웠다. 
 

동영상으로 촬영할 경우 화각이 달라질 것을 미리 고려하고 촬영하는 영상이다.



한편 옆에 앉은 한 학생은 자기가 노래할 차례에 앞서 같은 기종의 스마트폰을 건네주면서 촬영을 부탁했다. 그런데 이 학생의 스마트폰은 카메라화면 화각이 그대로 똑같이 동영상 촬영에도 나타났다. 덕분에 해상도에 물음표를 달게 되었다. 즉 해상도 변화에 따라 사진과 동영상 화각이 같을 수도 있고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동영상 UHD로 설정한 후 동영상을 찍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초기화면의 화각이 전혀 변하지 않고 동영상 화면에 나타났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FHD로 찍을 때 화각이 달라진다라는 것을 항상 인식하고 구도를 잡아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26 06:12

유럽의 가장 큰 명절은 크리스마스다. 리투아니아의 크리스마스 공휴일은 24일, 25일, 26일이다. 대부분 학교는 2주일간 겨울 방학이다. 곳곳에 흩여진 가족들이 만나는 날이다. 24일은 가장 가까운 식구들이 모여 함께 풍성하게 저녁식사를 한다 [크리스마스 음식에 대한 글은 예전 글 참조]. 25일은 친척들이 서로 방문하면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친척들간 선물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3년 전부터 우리 집은 김치로 하고 있다. 올해도 평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김치를 담갔다. 

크리스마스를 지방 도시에 사는 장모댁에서 보내려고 23일 도착했다. 장모님은 양배추국을 준비했다. 감자와 발효 양배추 그리고 돼지고기를 넣어 푹 삶은 국이다. 먼저 고기를 들어내고 국을 먹는다.


이어 고기를 빵과 함께 따로 먹는다. 


크리스마스 전야음식 식탁에 올릴 김치를 가져왔다고 하니 식탁에 둘러 않은 모두가 빨리 내놓아라고 했다. ㅎㅎㅎ 

큰 처남 왈 "고기와 김치!!! 이것이 최고 맛이지!"
따로 큰 처남 식구를 위해 김치를 큰 유리병에 담아두었다. 


다음날 저녁 장모댁을 방문한 작은 처남의 처가 통에 담긴 김치를 보더니 탐을 내었다. 아주머니는 독일에  일하고 있는데 잠시 휴가를 받아 돌아왔다.
"독일 친구들한테 한국 김치맛을 보여주려고 하니 조금 담아주면 좋겠네."


어설프게 담근 김치이지만 이렇게 고대하고 맛있게 먹는 처가집 식구들이 있으니 매운 맛을 참으면서 김치를 담근 보람을 느낀다. 올해는 이 김치가 몇몇 독일인들 입에까지 오르게 된다니...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26 04:52

2G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올 때 최초로 사용한 전화기는 2013년 여름 가족으로부터 선물 받은 갤럭시 노트2이다. 당시 선물을 아주 인상 깊에 받아서 영상에 담아보았다.


이어서 2015년 9월 갤럭시 노트4를 구입했다. 노트2는 아내가 이어받았다. 적절한 시기에 갤럭시 노트7를 구입하고 노트4는 다시 아내에게 물러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노트7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시장에서 사라졌고, 이제 노트 시리즈에 대한 희망을 접게 되었다.


잘 사용해오던 노트4가 10월부터 카메라에 이상현상을 보였다. 빛이 적은 경우 특히 야간에 촬영할 때 작은 줄들이 사진에 촘촘히 나타났다. 뭐든 때가 되면 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불편하지만 참으면서 덜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1년 6개월 보증기간이 아직 남아있으니 통신회사를 찾아가자고 했다.

* 갤럭시 노트4 수리 전 촬영

* 갤럭시 S7 엣지 촬영


직원에게 카메라 문제를 알려주고 접수를 부탁했다. 문제를 잘 인지하지 못한 듯해서 현장에서 어두운 곳을 촬영해 줄무늬 현상을 보여주었다. 빠른 처리와 수리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말을 낀 4일 후 연락이 왔다. 수리가 다 되었으니 찾아가라고 했다. 빠른 처리에 기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 

노트4의 카메라와 액정화면 둘 다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었다. 줄무늬 노이즈로 이렇게 새로운 카메라와 액정화면으로 교체해주다니... 새 노트4를 얻은 듯한 기분에 아내와 함께 일식당에서 점심을 했다. 즐거운 기분으로 음식을 촬영한 후 정말 원인이 해결되었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어두운 의자 밑 등을 찍어보았다. 아뿔싸... 결과는 교체 전과 동일했다.

* 수리 후 밝은 곳 촬영 사진에는 식별이 불가능하다 

* 수리 후 어두운 곳 촬영 사진에는 여전히 줄무늬가 선명하다

 
새로운 카메라와 액정화면을 얻었으니 그냥 사용하다가 나중에 다른 기기를 구입해야지 라고 마음을 굳히려고 했다. 그런데 아내는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고, 또한 보증기간이 유효하니 될 때까지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시 통신회사를 찾아 전혀 문제 해결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악의 경우엔 다른 기기로 교체해줄 것을 요구했다.


의외로 통신회사는 쉽게 다시 접수했다. 노트4를 샀을 때 받은 물건들을 그대로 가져오라고 했다. 3일후에 연락이 왔다. 더 이상 노트4를 수리할 수 없으니 새로운 기기를 원하고 차액만 낸다면 교체해주겠다고 했다. 이제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나올 지 기약이 없으니 현재 가장 최상이고 카메라 기능이 우수하다는 갤럭시7 엣지를 선택했다. 이렇게 쉽게 갤럭시 노트를 포기하게 된 것은 장점 중 하나인 S펜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갤럭시 노트4를 두 차례 수리 과정을 거쳐 갤럭시 S7 엣지를 얻게 되었다. 비용은 다음과 같다.

갤럭시 S7엣지  768.99 유로
갤럭시 노트4    693.00 유로
차액                  75.99 유로

75.99유로(약 9만5천원) 내고 1년 4개월만에 거의 상위기종으로 갈아타게 되었다. 불편이나 완벽하지 못함을 대충 손해보면서 참는 성격인데, 반면에 유럽인 아내는 사사건건 따지기를 좋아하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요구해야 하는 성격이다. 이런 아내의 성격 덕분에 갤럭시 S7 엣지를 얻게 되었다.

"이번에 답례로 커피 한 잔은 불충분!"라고 아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저녁에 아내 몰래 베개 밑에 맨정신에 살 수 없는 고급 코냑 한 병을 넣어놓았다. ㅎㅎㅎ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아내에게 물려준 갤럭시 노트2도 고장났다. 전원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수리점에 가니 저렴한 가격에 쉽게 고칠 것으로 호언하더니 결국은 메인보드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이참에 늘 시기에 뒤떨어지는 아내 전화기도 좋은 기종으로 해주어야겠다고 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삼성 갤럭시 S7이다. 엣지가 화면이 커서 벌써 돋보기를 사용하는 아내에게 더 적합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은 큰 마음 먹고 엣지를 아내에게 양보했다. 최고 최신 제품을 가장(家長)이 쓰는 우리 집의 관례가 이번에 깨어지게 되었다. 한편 고객 불만에 대해 빠른 처리를 해준 리투아니아 통신회사에 신뢰감이 높아졌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2.23 09:24

오랜만에 호주에 살고 있는 큰딸에게 메신저 동영상 쪽지를 늦은 밤에 보냈다. 잠자기 전 침대에서 얼굴만 찍어 보냈다. 아침에 학교에 간 작은딸이 빗발치게 메신저 쪽지를 보내왔다.

"아빠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영상을 올렸나? 빨리 지워라! 내 친구들이 다 보고 있단 말이야!"

자다가 날벼락 맞는 상황이었다. 호주 큰딸에게만 보냈는데 어떻게 리투아니아 빌뉴스 학교에 가 있는 작은딸 친구까지 이 동영상을 볼 수 있단 말인가!!!!

페이스북을 사용한 지 올해 꼭 만10년째다. 하지만 따로 앱을 받아 사용해야 하는 메신저는 불호감이다. 그래서 휴대전화로는 메신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모처럼 한번 사용했는데 이런 황당한 상황이 일어나게 될 줄이야... 

이유는 메신저에 추가된 새로운 기능을 숙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큰딸에게만 보냈다고 굳게 믿고 있는 동영상이 친구의 친구, 그 친구의 친구 등으로 서로 얽혀있는 페이스북에서 결국 불특정 다수도 볼 수 있게 되어버렸다. 

아빠의 민낯이 세상에 드러나자 작은딸이 깜짝 놀라 "빨리 동영상을 지워라!"고 성화를 부렸다. 작은 휴대전화기 창을 뚫어지게 보면서 여기저기 가보았지만 지울 수 있는 곳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작은딸에게 페이스북 계정을 알려주고 지울 수 있게 되었다. 또 한 번 더 바보가 된 셈이다.   

왜 둘만의 대화에서 보낸 동영상이 공개되었을까?
작은딸의 도움으로 알게 되었다. 이유는 새로운 기능 My Day다. 메신저 앱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공개설정이 된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동영상을 찍어 My Day 기능의 공개를 모른 채로 받는 사람만 선택해 보냈던 것이다. 앞으로는 반드시 My Day 공개를 비공개로 전환한 후에 보내야겠다.


그러면 아차하는 순간에 My Day에 공개된 것을 어떻게 지우나?
먼저 메신저 초기 화면 제일 위에 My Day에 나타난 동영상이나 사진을 선택한다.


제일 하단에 수직으로 점 세 개를 누른다. 


그러면 하단 오른쪽에 창이 뜬다. Delete를 누르면 된다.


이렇게 어제 오전 내내 큰딸, 작은딸, 아내로부터 나의 신중하지 못한 메신저 동영상 쪽지 사용으로 바보멍청이로 취급받았다.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내 동영상 얼굴"이 이들에게 감당되지 못한 듯하다. 내가 봐도 완전 할아버지 상이다. 영상 각도로 인해 안경이 얼굴보다 훨씬 커보였다. 

이 한바탕 덕분에 메신저 My Day 기능을 확실히 알게 된 것이 수확이다. 그리고 전화기에서 메시저 앱을 아예 지워버렸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11.30 06:32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와 제2의 도시 카우나스는 각각 지난 토요일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가졌다. 이 두 도시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유명하다. 해마다 어느 도시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더 멋진지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인터넷 투표에는 3만명이 참가했고, 빌뉴스 크리스마스 트리가 58%(출처)를 얻었다.

* 오른쪽 빌뉴스, 왼쪽 카우나스 image source

빌뉴스 크리스마스 트리는 대성당 광장에 자리잡고 있다. 빙 둘러서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일요일 이곳으로 산책했다. 올해 특징은 수하얀 전등들이 덮개처럼 크리스마스 트리를 덮고 있다. 눈이 오지 않아도 하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월요일 일이 있어 이곳으로 지나가던 중 하늘에서 하얀 눈이 쏟아내렸다. 금상첨화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9.20 01:06

8월 중순경 여름 가족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우편함에 8월 1일짜 소인이 찍힌 편지가 있었다. 프랑스에서 왔다.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지만,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2015년 7월 27일 21시 39분

시속 130 km/h 제한 속도 구간에서 

138 km/h를 달려서 속도 위반 

제한 속도에 8 km를 넘었다. 그리고 1년 후 이렇게 프랑스 정부 관련부서가 속도 위반 범칙금 납부 고지서를 등기우편이 아니라 일반우편으로 보냈다. 대체로 리투아니아에서는 제한 속도에서 10 km 이내는 전후 사정을 고려해준다.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혔으니 어쩔 수가 없게 되었다.

보다 더 정확한 이해를 위해 구글번역기를 이용했다. 7월 25일로부터 46일 이내에 납부하면 45유로, 47일에서 76일 이내는 68유로, 그 후로는 180유로이다. 

여러 날 동안 고민에 빠졌다. 혹시 유사한 상황이 있냐했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우리보다 더 한 사람도 있었다. 제한 속도에 고작 1 km를 넘었을 뿐인데 납부 고지서를 받은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프랑스에 다시 갈 기약도 없다. 이런 고지서를 남발해 마음 약한 외국인 렌트카 여행객을 노리는 듯하다. 관련 업무량 과다로 프랑스 정부가 끝까지 위반자를 찾아내 납부를 강제할 수도 없을 듯하다. 처음에는 내지 않은 쪽으로 마음이 흘렸으나, 큰 차이든 작은 차이든 위반은 위반이니 내는 것이 좋겠다고 아내와 결론을 지었다.

은행 해외송금으로 프랑스 국고에 45유로를 넣고 나니 사실 마음은 편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9.19 05:28

최근 페이스북 에스페란토 친구가 자기 어머니가 채취한 버섯 사진을 올렸다. 어머니가 캐나다 동부 대서양에 접해 있는 뉴브런즈윅(New Brunswick) 주에서 채취했다. 버섯 하나의 무게가 무려 3.6 kg!!! 참나무 아래에서 발견했다. [사진: photo: Louise Richard]

 

처음 보는 버섯으로 마치 이상한 괴생물체를 보는 듯했다. 영어 버섯명 Grifola frondosa을 검색해보았다. 생긴 모습과는 달리 건강에 아주 좋은 식용버섯이다. 

한국어로 잎새버섯, 일본어로 마이다케 버섯

잎새버섯은 항암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영지버섯이나 상황버섯은 딱딱해서 달여먹어야 하지만, 이 잎새버섯은 보통의 식용버섯처럼 여러 가지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고 한다. 갈색 외모에 하얀 속살이 단연 돋보인다.  

짤게 썰어 후라이팬에 요리해 비닐팩에 넣어둔다.

항암효과에 뛰어나다는 잎새버섯을 이렇게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종종 버섯 하나 무게가 20 kg에 이른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잎새버섯은 리투아니아에서는 멸종위기종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9.19 03:16

요즈음 발트 3국 뜰에는 주렁주렁 매달린 빨간 사과가 가을 운치를 더해 준다. 마치 한국의 뜰에 빨갛게 익어가는 감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사과나무는 자라는 대로 그래로 놓아둔다. 그래서 높이 자란 나무에서 사과 따기가 쉽지는 않다. 장모님 텃밭에 가니 도구가 하나 있었다. 페트병 밑바닥을 잘라내고 긴 막대기에 이를 묶었다.



간단한 도구였지만, 유용했다. 나무 가지를 흔들지 않아도 되고, 위험을 무릅쓰면서 나무에 올라가지 않아도 되었다.



파아란 하늘 아래
따사한 햇살
노랗게 물들어 가는 잎 
붉게 익어가는 사과...
따서 한 입 베어 먹으니 사과의 단물이 입안에 가득 찬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9.16 06:29

요즘 발트3국 날씨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물론 아침과 낮의 일교차이가 10-15도 내외이지만,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올 한 해의 마지막 햇볕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거리와 관광지가 붐비고 있다. 어제 빌뉴스 근교에 있는 트라카이를 다녀왔다. 이때 만난 개도 햇볕에 누워 꼼짝하지 않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평화롭게 자고 있는 개를 보니 예기치 않은 감기에 걸린 가운데 관광객들을 안내하느라 힘겨운 내 눈에는 "개팔자 상팔자"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ㅎㅎㅎ




물론 저 개도 주인에게 할 일을 다하고 잠시 쉬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6.08.28 02:36

발트 3국 관광 안내사 일로 그 어느 해보다도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큰 마음 먹고 세계에스페란토 대회 참가를 빌미로 3주간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세계 에스페란토 대회는 슬로바키아의 니트라(Nitra)에서 열렸다. 


이때 호텔 주차장의 울타리가 무궁화꽃으로 가득 차 있어서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마치 한국의 어느 무궁화 담장을 보내는 듯했다.



차를 타고 슬로바키아에서 헝가리를 내려가는 도로변 민가의 울타리에도 쉽게 활짝 핀 무궁화꽃을 만날 수가 있었다. 



이런 울타리의 무궁화꽃은 "헝가리의 바다"로 불리는 발라톤 호수에 접해 있는 마을 거리에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아빠, 우리가 마치 한국에 와 있는 듯하다. 그렇지?"

"그러게. 곳곳에 무궁화꽃이 활짝 피어있으니 참 좋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