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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는 지난해 거의 눈이 내리지도 않았고 날씨가 참 포근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다. 다행히 2월 중순부터는 날이 풀려서 거의 매일 낮 온도는 영상이다.
그렇게 수북하게 쌓였던 거리 눈도 이젠 거의 녹아서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광장이나 공터는 웅덩이나 못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숲은 여전히 녹고 있는 눈이 덮고 있다. 이번 주말 소나무 숲이 울창한 인근 공원을 모처럼 찾았다. 공원 입구부터 산책의 즐거움보다 소나무의 안타까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지런한 담당 공무원들이 넘어져서 산책로를 덮고 있는 소나무 가지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사방에는 마치 전쟁의 포탄으로 무너지고 쓰러진 도심의 폐허를 보는 듯하다. 부러진 크고 작은 푸른 소나무 가지들이 도처에 흩어져 있다.
땅에 떨어지지마자 두 동강이 나버린 소나무 가지
땅으로 곤두박질친 소나무 가지
나무 뿌리도 뽑혀져 있다.
가지뿐만 아니라 소나무 기둥이 통채로 넘어져 있다.
목재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 벌목이 아니라 자연재해다.
펄펄 휘날리는 눈송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 마침내 수십년 쭉 뻗은
소나무 뿌리째 뽑거나 밑동을 부러뜨리다니...
쓰러진 소나무가
"뭐든지 적다고 작다고 가볍다고 무시하지 마라. 쌓이고 쌓이면 한 순간에 큰 힘이 될거야"라고 전하는 침묵의 소리가 산책하는 내내 내 귓가를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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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 이발사로부터 영업이 재개되었다는 반가운 쪽지가 왔다. 그런데 이발비가 올랐다고 한다. 12유로(만 6천원)에서 14유로(만 9천원) 올랐다. 그동안 영업을 전혀 하지 못했으니 올리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실직을 하거나 수입이 없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그렇다고 이발은 안 할 수가 없으니 예약을 하려고 하니 벌써 예약이 밀려서 1주일 후에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이번 달 23일 이발소를 찾았다.
마스크를 낀 채 이발하는 동안 이발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1. 영업 재개 조건
"이발소나 미용실은 어떤 조건에서 영업을 재개했나?"
"공간이 12평방미터를 넘어야 되고 한 공간에 이발사 한 사람만이 일할 수 있다. 이발사 한 명당 근무시간은 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여기는 평소 3명이 동시에 일하는 공간인데 보다시피 지금은 나 혼자 일한다."
2. 보상비는 없나
"강제휴업으로 국가가 보상 지원을 하지 않나?"
"그동안 한 달에 250유로(34만원) 지원을 받았다."
"없는 것보다는 좋지만 그것으로 생활하기는 힘들겠다."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난방비, 전화비 등으로 150유로 지불하고 나면 100유로도 채 남지 않는다."
"아, 모두가 힘든 세상이네..."
3, 영국 아들은 실업급여로 800파운드
"영국에 아들이 산다고 하더니 이 시기에 잘 지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자녀가 셋인 아들이 실직자가 되었다."
"아이고...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나?"
"한 달에 실업급여로 800파운드(125만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모두 잘 견뎌낼 수 밖에..."
머리카락은 평소보다 다섯 배나 더 자랐는데 이발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끝났다. 평소 이발 소요시간은 30-40분인데 이번에는 20분도 채 소요되지 않았다. 그 까닭은 묻지 않았다. 성가시는 긴 머리카락이 잘려나간 것에 크게 만족할 뿐이다. 이발비가 14유로인데 "이번만 15유로 드릴게요."라고 말하고 나오자 곧 새로운 손님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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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혹한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도 힘든다. 얼마 전 돼지비계를 걸어서 야생 새들을 보호하는 에스페란토 벨라루스 친구 이야기를 전했다. 오늘은 헝가리 남부지방 페치(Pécs)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친구 마리어(Mária Tallászné)가 혹한의 날씨에 보내는 일상을 아래 전하고자 한다.
그는 겨울철 특히 날씨가 추울 때 야생 새들을 위해 여러 곡식알을 싸서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는다. 먹이를 먹는 새들을 지켜보고 교감하면서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어치, 참새, 박새 등을 제외하고는 그 이름을 알 수가 없다. 헝가리 가정의 뜰에서 만나는 새들이다[사진 출처: Mária Tallászné].
바로 위의 새가 산까치로도 불리어지는 어치다. 어치는 영리해서 휘파람 비슷한 고운 소리를 내고 또한 소리를 따라할 수 있고 심지어 사람 목소리도 흉내낼 수 있다고 한다. 헝가리 친구의 새 사진들을 보니 주택에 살면서 이런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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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는 벨라루스 사람이라고 하고 리투아니아는 리투아니아 사람이라고 하고 폴란드는 폴란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문학인이 있다. 바로 그가 아담 미츠키에비치(Adam Bernard Mickiewicz, 1798-1855)다. 그는 지금의 벨라루스에 속한 나바흐루다크(노보그루데크) 근처에서 태어나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공부를 하고 카우나스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폴란드어로 문학 작품을 썼다. 그는 폴란드의 셰익스피어, 괴테, 푸시킨으로 비유되며 폴란드 최고 민족시인으로 불리어진다.
그가 태어나기 3년 전인 1795년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1569년 결성)이 주변 강대국인 프러시아, 러시아 그리고 오스트리아에 의해 마지막으로 분할되고 더 이상 지도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비록 그가 태어난 곳은 러시아 짜르체제의 통치를 받고 있었지만, 500여 년간 지속된 다양한 언어와 종교가 공존한 리투아니아 대공국은 민중의 가슴 속에서 여전히 남아 있었다.
미츠키에비치는 1815년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수도인 빌뉴스로 이주하여 대학교를 다녔다. 1579년 세워진 빌뉴스대학교는 당시 동유럽의 주요한 교육과 학문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대학시절부터 그는 시적 재능, 박학다식과 지도력으로 유명해졌고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의 부활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정치활동을 하였다.
1819년부터 4년간 리투아니아 카우나스에서 역사, 법률,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일하면서 시작(詩作) 활동에 헌신하였다. 서사시 <그라지나>(Grażyna, Gražina)가 1823년 출판되었다. <그라지나>는 노보그루데크 리투아니아 공작부인 그라지나가 독일 기사단에 맞서서 싸우다가 영웅적으로 죽는다라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823년 그는 정치사건에 연루되어 투옥당했고 다음해 8월 러시아로 추방당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쉬킨과 교제했다. 독일 기사단과 리투아니아인들의 전투를 그린 서사시 <콘라트 발렌로트(Konrad Wallenrod>가 1828년 상페테르부르크에서 출판되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콘라트는 리투아니아 소년으로서 독일 기사단에 붙들려 가서 교육을 받고 공을 세워 기사단 총장이 된다. 어느 날 리투아니아 유랑 악사의 노래를 듣는 순간 그는 자신의 뿌리를 느끼고, 기사단을 전장으로 이끌고 가서 전멸토록 한다.
러시아에서 5년 간 유배 생활 후 1829년 마침내 국외이주 허락을 받았다. 독일(바이마르), 스위스를 거쳐 1830년 10월 이탈리아 로마에 정착했다. 1832년부터 파리에 정착한 후 그의 대표작인 <판 타데우시>(Pan Tadeusz)를 써서 1834년에 출판했다. 이 작품은 나폴레옹 군대의 동진(東進)과 더불어 자유를 획득하려는 폴란드-리투아니아의 희망이 커진 1811-1812년의 역사적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 총 12편에 9,670 시구와 후기(後記) 129 시구로 되어 있고 매 시구는 13음절로 되어 있고, 완벽한 운을 맞추고 있고 있다.
1834년 파리에서 폴란드인과 결혼해 아들 4명, 딸 2 명을 두었다. 생계 유지를 위해 교사 생활을 하면서 도서관에서 일하기도 하였다. 러시아와 터키 간 크림전쟁(1853-1856)이 이 일어나자 다시 폴란드의 독립국가를 세우고자 하는 희망이 켜졌다. 1855년 11월 그는 파리를 떠나 이스탄불에 도착해 폴란드인 군단 조직을 시도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콜레라에 걸려 사망했다. 그의 유해는 파리에 묻혔다가 1890년 폴란드 크라쿠프 바벨성에 이장되었다.
그의 주요 작품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을 보낸 리투아니아 대공국에 관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그는 평생 고향에 대한 향수에 사무쳐 있었고 역사에서 사라진 조국 독립을 위해 정열을 쏟았다. 조국애 사상이 그의 작품에 짙게 스며있다. "그라지나"와 "콘라트 발렌로트"에서 그는 독일 기사단에 대항한 리투아니아인들의 용기와 희생을 높이 평가했다. 폴란드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에도 그를 기념하는 동상과 박물관이 세워져 있다.
그의 작품 <판 타데우시>는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국제어 에스페란토는 안토니 그라보프스키(Antoni Grabowski)가 번역해 1918년 출판되었다. 에스페란토 창안자 자멘호프(1859-1917)가 이 작품 일부의 에스페란토 번역본을 직접 읽어본 후 끝까지 완역하기를 부탁해서 이루어졌다. 한국 에스페란티스토 40여 명이 뜻을 모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이 작품을 가지고 함께 2월 10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공부하기로 했다.
아래 동영상은 이 공부를 위해 간략하게 유럽역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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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거의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리 광고판이 시선을 끌었다. 대체 무슨 광고를 하는 것일까?
이는 남성용 광고 포스터인데
내용인즉 코밑까지 마스크를 쓰는 것은
속옷을 이렇게 입는 것과 같다.
아래는 여성용 광고 포스터다.
내용은 동일하다.
코밑까지 마스트를 쓰는 것은 속옷을 이렇게 입는 것과 같다.
위 광고 포스터는 빌뉴스 시청이 광고주다.
"책임감 있게 하세요. 마스코로 입도 가리고 코도 가리세요. 코로나 19를 멈춥시다."
인구 280만 명인 리투아니아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현재까지 18만명이고 사망자는 2716명이다. 새로운 확진자는 하루 천 명대다. 이날 산책하는 동안 만난 모든 사람들은 위의 권고대로 마스코로 입과 코를 가리고 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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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 한 그루가 공원 한가운데우뚝 서 있다. 한 사람이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 데 심취해 있다.
이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나무 기둥 둘레는 인공새집으로 가득 차 있다.
하얀 눈 모자를 쓰고 있는 알록달록한 인공새집이 새들에 대한 사람들의 배려만큼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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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에 절인 청어는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 음식에 빠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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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곤 한다. 대체로 올리는 즉시 유튜브 미리보기 화면(썸네일)이 나타나 사람들이 어떤 동영상이 있는 쉽게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유튜브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나지 않고 링크 주소만 페이스북 게시글에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래 화면에서 보듯이 유튜브 두 개의 주소를 올렸는데 아래는 미리보기 화면이 나오고 위는 주소도 나타나지 않고 그저 youtube.com만 보인다.
이런 경우 유튜브 동영상이 처음에는 공개된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어쩔 수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마저 들어 페이스북 게시글을 삭제하거나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이번 주말 어떻게 해결할 수 없을까라는 마음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봤다. 여러 글 중 여기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먼저 유튜브에서 작업한다.
자신의 유튜브 계정 동영상 관리(Studio)에서 해당 동영상 세부정보(details)으로 들어간다.
고급탭이나 더보기(Show more)를 누른다.
퍼가기 허용(Allow embedding)이 체크되어 있는 것을 눌러서 이를 해제한다.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난 이후에 다시 퍼가기 허용을 체크해도 된다]
변경된 것을 저장(Save)한다.
다음 페이스북에서 작업한다.
https://developers.facebook.com/tools/debug/으로 들어간다.
공유 디버거 (Sharing Debugger) 빈칸에 해당 유튜브 링크를 복사해서 넣는다.
밑에 있는 다시 스크랩하기(Scrape again) 버튼을 누른다.
유튜브에서 작업을 한 후 곧 바로 페이스북에서 위 작업을 해봤는데 여전히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작업이 과연 성공적일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일단 한번 기다려보자. 15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페이스북에서 위와 같이 작업을 하니 아래 화면처럼 제대로 나타났다. 성공!!!
페이스북에 링크를 올린 게시글에도 자동으로 바꿔져 있을까라는 기대감으로 들어가니 아쉽게도 미리보기 화면이 아직 나타나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해당 게시글 편집을 누르고 다시 유튜브 동영상 링크를 복사해서 넣으니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났다. 이렇게 잘 해결되었다. 미리보기 화면(썸네일)이 안 나타난 경우뿐만 아니라 작게 나타난 경우에도 이 방법이 도움될 것이다.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 정보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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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과 크기가 크고 껍질이 얇다. 육즙이 많고 신맛과 단맛이 적절하다. 그야말로 씹으면서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유럽 슈파마겟 사과판매대에서 무슨 사과를 사야할까를 망설이는 사람에게 이 조나골드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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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 아내는 꿀과 함께 크랜베리를 믹서기로 갈아서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겨울철용으로 보관하고 있다. 참고로 크랜베리는 넌출월귤이라 부르기도 한다. 직접 채취한 양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이번 일요일 아내는 대형 슈퍼마켓에서 나와서 거리 노점상으로 다가간다.
첨가물: 호두
첨가물: 생강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천연 야생의 크랜베리가 좋은 효과를 발휘해 겨울철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길 바란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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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쉽게도 그물버섯 한 송이도 찾을 수 없었다. 인적이 있는 것을 보니 하루 전이나 우리보다 일찍 누군가 채취하고 갔을 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9월 하순이라 벌써 버섯철이 지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하는 찰나에 "마지막으로 저 전나무 숲으로 들어가보자"하면서 장모님이 앞장을 섰다.
"와~~~ 이리로 오게."
"그물버섯이요?"
"아니. 다른 버섯."
푹 쌓인 전나무 솔잎과 이끼 위에 버섯이 지천에 깔려 있었다.
"버섯 이름이 뭐예요?
"Ruduokė 혹은 rudmėsė."
이 버섯을 채취하는 모습을 4K 영상에 담아봤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 구글 검색을 해보니 이 버섯의 학명은 lactarius deliciosus이고 영어로는 saffron milk cap 혹은 red pine mushroom이다. 한국어로는 붉은젖버섯이다. 주름살을 살펴보면 붉은색 계통이다.
한참 동안 붉은젖버섯을 채취하니 내 손가락과 손바닥은 붉은색이 아니라 당근색으로 변했다.
한편 주름살이 상처를 입으니 점점 녹색으로 변했다. 집으로 와서 다시 붉은젖버섯을 꼼꼼히 손질을 했다.
갓 채취한 버섯을 요리했다. 붉은젖버섯은 날 것으로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장모님은 아무리 좋은 식용버섯이라도 무조건 두 차례 끓인다고 한다. 리투아니아인들이 즐겨 해먹는 붉은젖버섯 요리법을 소개한다.
1. 버섯을 두 차례 끓인다
2. 돼지비계와 양파를 잘게 썰어 팬에 굽는다
3. 밀가루를 넣는다
4. 크림을 넣는다
5. 소금을 넣는다
6. 끓인 버섯을 두 차례 물로 씻어낸다
7. 버섯을 소스에 넣고 잘 섞는다
이렇게 삶은 햇감자 함께 붉은젖버섯 요리가 접시에 담겼다. 간단한 요리법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맛이 아주 좋아서 두 접시를 말끔히 비웠다. "붉은젖버섯이 그물버섯만큼이나 맛있다"고 말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점심이었다.
붉은젖버섯을 손질하고 요리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봤다. 다음해부터는 숲 속에서 그물버섯만 찾지 말고 이 붉은젖버섯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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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는 격리 중에 제공받는 음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호텔방 밖으로도 나갈 수가 없고 음식은 각방으로 포장 배달된다. 요일마다 메뉴가 달라지고 점심과 저녁은 각각 음식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예를 들면 토요일 음식이다.
격리 중 어떤 음식이 제공되나
아침식사
소시지와 토마토 렐리시를 곁들인 시금치와 햇볕에 말린 토마토 프리타타
요구르트
초콜릿
과일음료수
점심식사
닭고기 또는 야채커리 중 택일
저녁식사
구운 닭고기 소시지 또는 계란볶음밥 중 택일
식사 때 음료를 따로 주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하이네켄 맥주 330ml 네 병이 15 호주달러(1만2천5백원)이다.
적십자로부터 입국 환영과 더불어 도움을 원하다면 연락하라는 쪽지를 받았다.
음식은 이렇게 표장 되어 각방으로 배달된다.
커리다. 사진으로 보기엔 그렇지만 맛은 괜찮다고 한다.
다행히 마르티나는 리투아니아 집에서 익숙해진 쌀밥 덕분에 이런 음식을 즐겨 선택한다.
생선과 감자 튀김이다.
이탈리아 요리 프리타타(frittata)다.
"주는 음식 맛은 어때?"
"먹고자 한다면 다 맛은 괜찮아."
"다 깨끗이 비우나?"
"아니. 아주 조그만 먹어."
"왜? 격리 중이니 음식이라도 먹고 기운을 내야지."
"많이 먹으면 기운이 넘쳐서 외출하고 싶어하는 충동심을 억누르기가 너무 힘들어. 그래서 최소한의 기운을 유지할 만큼만 먹어."
"보통 어떻게 하루를 보내?"
"유럽에서 한 달 살고 와서 시차에 적응이 아직 되는 않은 것도 있지만 낮에는 자는 것으로 원칙을 정했어.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와 맑은 햇볕을 보면 음성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갇혀 있다는 것 자체를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그래서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자고 밤에 일어나 요가, 독서, 인터넷, 넷플릭스 드라마 보기 등을 하고 있어."
"격리생활은 할만해?"
"이럴 줄 알았으면 호주에서 밖으로 아예 출국하지 않았을 것이다."
호주는 2차 파동 조짐이 일어났지만 현재 잘 통제되고 있다. 10월 11일 새로운 확진자수는 인구 2천5백만명인 호주가 21명이고 인구 280만명인 리투아니아가 160명이다. 인구비율로 계산하면 리투아니아의 160명은 호주의 1430명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니 마르티나는 유럽 리투아니아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통제가 훨씬 잘 되고 있는 호주로 피신을 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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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목 가지에 붙어 있는 열매가 월귤 즉 링곤베리(lingonberry)다.
* 바닥 위에 가느다란 줄기로 이어져 있는 열매가 넌출월귤 즉 크랜베리(cranberr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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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옆에 작은 공원이 있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무 한 그루에 하얀 꽃이 피어 있다. 다가갈수록 향내가 더욱 더 달콤해진다. 이 나무의 정체는 무엇일까?
엘더(elder), 엘더베리(elderberry) 또는 삼부쿠스 니그라(sambucus nigra)로 불리는 서양접골목, 서양딱총나무다. 거의 유럽 전역에 걸쳐 공원이나 정원이나 숲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나무다. 접골목(接骨木)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관절을 삐거나 뼈가 부러질 때 약으로 사용하는 나무다. 딱총나무 이름은 가지를 잘라서 안에 있는 심지를 빼내고 종이를 말아서 총알을 만들어 구멍에 넣고 쏜 것에서 유래한다. 줄기의 속이 독특해 꺾으면 '딱'히고 딱총소리가 난다는 설도 있다.
연두색 꽃망울이 꽃 한 송이를 이루는 듯하다.
꽃망울이 하나둘씩 터져 햐얀 꽃을 피우고 있다. 유럽에서 딱총나무는 4월에서 6월까지 꽃을 피운다. 열매는 검은색이다. 유럽 사람들은 겨울철 면역기능을 치유하는 데 이 열매를 사용한다. 열매는 약한 독이 있어 날 것으로는 먹지 않고 요리해서 쨈, 젤리, 소스 등으로 먹는다. 꽃과 열매로 과실주(와인)를 만들기도 한다.
만발한 하얀 꽃줄기를 보니 크로아티아 친구의 상큼하고 향큼한 음료 만들기가 떠오른다.
유럽 사람들은 옛날부터 딱총나무를 약재로 사용한다. 건조시킨 꽃은 중요한 치료약이다. 5-6월 신선한 꽃줄기를 꺾어 통풍이 잘되는 그늘진 곳에서 말린다. 건조 후 줄기를 제거하고 말린 꽃더미를 듬성한 체로 친다. 차를 만들어 마신다. 진통, 항염증, 감기, 이뇨, 땀내기, 인후통 등에 효과적이다.
차뿐만 아니라 청량음료로도 만들어 먹는다. 아래는 발칸반도 크로아티아 현지인 에스페란토 친구가 딱총나무꽃 음료를 만들기 위해 유리병에 재워놓고 있다.
일전에 그와 인터넷 대화를 통해서 딱총나무꽃으로 청량음료를 만드는 법(또 다른 요리법)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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