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5. 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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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금요일 엄마는 일찍 음악학교로 갔다. 바로 음악학교가 개교 40주년을 맞는 기념일이다. 부탁을 받고 기념공연 행사를 촬영하러 가게 되었다. 7살 딸아이를 혼자 집에 둘 수가 없어서 함께 가기로 했다.

집에 같이 살면서도 딸아이와 대화할 시간은 엄마와 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세 모녀가 있는 날이면 아빠는 일한다는 핑계도 있지만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자주 있다. 더군다나 딸아이와 아빠는 늘 한국말로 한다.

딸아이와 단 둘이 집에 있어도 대화하는 시간은 사실 그렇게 많지가 않다. 딸아이는 TV 보기, 인터넷, 그림 그리기 등 여러 놀이를 혼자서 하고, 아빠는 늘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밖에서 단 둘이서 걸을 때는 무척 많은 말을 하게 된다. 어제도 걸어가면서 딸아이는 온갖 일을 다 말했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말을 적어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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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서 친구와 둘이서 말을 했는데
지나가는 큰 학생(고학년생)들이 우리 말을 엿들었다.
그리고 하는 말이 어떻게 꼬마들이 어른처럼 말을 할 수가 있냐라고 말했다."

"하늘에 왜 비가 오는 지 알아? 바로 구름이 울기 때문이야."

"아빠, 우리가 이렇게 한국말을 하고 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이야.
웬지 알아? 어떻게 우리가 다른 나라말을 잘 할 수 있지라고 아주 궁금해할 거야.
아빠, 내가 아빠하고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렇게 한국말을 하고 가면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니까."

* 관련글: 다문화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