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9. 5. 1. 07:29

한국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봄의 절정인 5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등 가족을 위한 행사가 즐비하다. 하지만 리투아니아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 부르지 않는다.

리투아니아엔 어버이날이 없다. 5월 첫 일요일은 어머니날이다. 그리고 6월 첫 일요일은 아버지날이다. 하지만 아버지날을 기념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그런지 이 날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드물다. 어제 가게에 같이 간 7살 딸아이는 "아빠, 어머니날에 무슨 꽃을 살까?"라고 벌써 선물 준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어린이날이 한국은 5월 5일이지만, 리투아니아는 6월 1일이다. 한국은 가정의 달에 평소보다 많은 지출에 걱정하는 가족들이 있을 법하다. 리투아니아에는 이런 걱정이 없다. 일년 중 아이들에게 가장 선물을 크게 많이 하는 날은 성탄절과 생일이 거의 다 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날에도 사실 자녀들이 꽃 선물 등을 하지만 어머니들이 한턱 쏘는 날이다. 자녀들이 모이니,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음식과 술을 준비한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은 직장 일을 제외하고는 가족 중심으로 살아가므로 굳이 특별히 가정의 달을 정할 필요가 없는 같다. 누구를 방문하더라도 부부 동반, 가족 동반이 주를 이룬다. 물론 10대들은 이런 것을 싫어해 그 시간에 또래 친구들과 즐겨 논다.

각설하고 우리 가족은 식구가 네 명이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우리 식구 네 명의 성이 모두 다르다. 부부가 성이 다른 것은 당연히 이해되지만 자녀와 아버지 혹은 어머니 성이 다르는 것에 의아해 할 법하다. 네 식구 성은 이렇다.

아빠 성은 "최"이고, 엄마 성은 "초예네"이다.
큰딸 성은 "암브로자이테"이고, 막내 성은 "초유테"이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인들이 보면 적어도 세 식구는 한 가족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엄마 성 "초예네"는 "초유스"(최의 리투아니아어식 표현)의 아내라는 뜻이다. 결혼 서약식에서 신부는 자신의 성을 결정한다. 결혼 전의 성을 유지할 것인지, 남편의 성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둘 다 사용할 것인지 결정한다. 대부분 남편의 성을 따라 이렇게 누구의 아내임을 나타내는 성을 선택한다.

막내 성 "초유테"는 "초유스"의 딸이라는 뜻이다. 큰딸 성 "암브로자이테"는 "암브로자스"의 딸이라는 뜻이다. "초유테"로 변경하려고 했으나, 여러 가지 절차가 복잡하고 또한 큰 의미가 없어서 그대로 놓아두기로 했다. 하지만 만 18세 성인이 되면 스스로 결정할 수가 있기 때문에 엄마 성을 근거로 해서 "초유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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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성이 각각 다른 네 명이 한 집에서 가족을 구성하고 살아가고 있다. 7살 딸아이가 그린 "우리 가족" 그림을 위에 소개하면서 5월을 맞아 모든 가족에 은혜와 화목이 충만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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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에도 족보가 있을까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