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04.17 11:38

아직도 한국에는 수액채취 열풍이 일고 있을까?

북동유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 시골 사람들이 봄날에 장작패기와 아울러 주로 하는 일은 바로 수액(樹液)채취이다. 이들은 오랜 옛날부터 이 수액을 봄에 채취하여 다음 겨울까지 음료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수액은 주로 자작나무와 단풍나무에서 채취한다.

몇 해 전 시골 외딴 집에 홀로 사시는 80세의 건장한 할머니를 방문해 이 수액 채취 현장을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이 수액 채취는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니고 눈이 녹고 난 직후부터 나무에 새싹이 피기 직전이라고 한다.

이 수액 채취는 아주 간단하다. 나무 밑둥치에 구멍을 파고, 대롱을 꽂고 방울방울 떨어지는 액을 양동이나 큰 비닐봉지로 받으면 된다. 하지만 이 수액에는 적으나마 당분이 있어 벌레들이 많이 기어오르므로 대롱과 비닐봉지를 봉하여 놓는다.

외부로 나온 수액은 얼마 후 발효가 되므로 비록 숲 속이지만 햇볕을 차단하기 위해 전나무 가지 등으로 봉지를 덮어 햇볕을 차단한다. 채취한 수액을 집으로 가져와 약간의 설탕과 산(酸)을 넣고 펄펄 끊인다. 그리고 유리병에 담아 건강 음료수로 마신다. 이렇게 한 수액을 마셔보니 꼭 사과 주스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수액은 인체 내부를 말끔히 청소하고 특히 신장(腎臟)에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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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작나무 수액은 신장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수액을 채취하면 나무에 해롭지 않는지 궁금했다. 이 할머니의 말은 아무 해가 없다고 한다. 하기야 이곳의 숲 속은 보통 습기가 많아 수액을 채취한다고 해서 나무에 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수령이 약 80년 된 자작나무에 그해 벌써 150리터의 수액을 채취했다고 한다. 이 나무 밑둥치에는 그동안 사람들을 건강하게 한 영광스러운 구멍 여러 개가 눈에 쉽게 띄었다.  

수액을 채취하고 난 후 꼭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은 바로 뚫은 구멍을 막는 일이다. 매년 수액을 마셔서 그런지 당시 팔십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이 할머니는 아직 귀도 눈도 밝으시고 혼자서 말, 돼지, 젓소, 닭을 기르며 심지어 양봉도 하고 있었다.

액체지만 물이 아니고, 치료하지만 약이 아니고, 흐르지만 강이 아니다. 이것은 무엇일까? 수액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옛부터 수액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왔다. 아, 올해도 수액을 줄 친척이 벌써 기다려진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