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09. 3. 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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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생활 20년 변한 것 하나" 글에서
차에다 설탕을 타 먹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면 변하지 않는 것 하나는 무엇일까?
부끄럽지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바로 소리 내서 음식을 먹는 것이다.

유럽은 비교적 찬 음식이 많다.
반면 한국은 금방 한 따끈한 밥과 팔팔 끊고 있는 국을 즐겨 먹는다.
찬 음식은 입안에 넣어 입을 닫고 오물오물 큰 소리 내지 않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뜨거운 음식은 그렇게 쉽게 먹을 수가 없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입을 열고 밥을 먹게 된다. 

더욱이 면 종류를 먹을 때 소리 내지 않고 먹기란 정말 힘 든다.
뜨거운 라면을 입안으로 후루룩하면서 먹은 그 맛을
우리 식구 중 누가 알랴?

그래서 한국인들이 모인 자리에 밥을 먹을 때가 가장 편하다.
바로 소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밥을 먹을 수가 있으니까.

식구가 네 명인 우리 집은 모두가 함께 밥을 먹는 경우가 흔치 않다.
이유 중 하나는 모두가 식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각자 해결한다.

함께 먹는 날이다 보면 가끔 불상사가 일어난다.
조심스럽게 밥을 먹다가 군기가 빠지면
입은 옛 버릇을 찾아 쩝쩝 소리를 낸다.

생각건대 그렇게 큰 소리는 아닌데
낮은 소리에도 아주 민감한 다른 식구들은
이내 내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기분 좋은 날은 모두 ㅎㅎㅎ로 넘긴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저기압이면 일은 터지고 만다.

"함께 산다는 것이 뭐야?! 서로 이해하면서 살아야지.
뭐, 소리 좀 내서 먹는 것이 그렇게 거슬려?!"

"여기 살고 있으니, 여기 사람들처럼 먹으면 안 돼?!
20년을 살았으면 좀 바꿔야 되는 것 아니야?!"

이렇게 한바탕하고 나면 밥을 들고
부엌에서 컴퓨터 앞으로 자리이동을 해서
혼자 꾸역꾸역 밥을 먹는다.

유럽인 배우자와 함께 살려면 이런 일 좀은 견더야지......  
(다른 분들도 비슷하죠? 아니면 나만 그런가......)

딸아이 요가일래가 하는 말이 떠오른다.
"아빠, 나 따라 해봐라 요렇게! 그러면 조용히 먹을 수 있지롱."

관련글:
            유럽생활 20년 변한 것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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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이 3개인 아빠에게 준 딸의 선물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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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09.03.18 12:39 [ ADDR : EDIT/ DEL : REPLY ]
  2. 요새 가장은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 한국인 가족인 저두 가끔은.....^^

    2009.03.18 14:37 [ ADDR : EDIT/ DEL : REPLY ]
  3. 안녕하세요.티스토리 입니다^^
    회원님의 포스트가 현재 다음 첫화면 카페.블로그 영역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카페.블로그 영역은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만 내리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해 주신 유익하고 재미있는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음 첫화면에 소개 하게 되었으니, 혹시 노출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티스토리와 함께 회원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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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21 2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

    서로 이해하면서 살아야지 라고 하셨잖아요, 본인만 이해받고 맞춰주길 원하시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님도 소리를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서로간에 참고 이해해준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네요..ㅎ
    그리고 한국문화도 옛부터 음식은 소리내서 먹지 말아라라고 했잖아요..^^

    2009.03.22 18:06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어릴 때 아버님과 밥을 먹을 때 찍 소리 못하고 밥을 먹여야 했죠. 계속 노력 중입니다. 좋은 일요일 보내세요.

      2009.03.22 18:13 신고 [ ADDR : EDIT/ DEL ]
  5. 09

    그게 습관이죠. 아무리 뜨거운거 먹어도 그냥 입다물고 먹을수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먹거든요.
    저희집에도 뜨거운거라고 소리내서 먹는 가족몇명이있어서 ..저도 정말 약간 아니 많이 스트레스 받았었는데요.
    아..가족이라 몇번 짜증내다 안되서 그냥 포기하긴했지만 가끔씩은 속으로 짜증나기도합니다.
    한번 입다물고 먹어보세요. 노력해해보셨나요?
    저나 다른식구들이 느끼는 뜨거운음식의 혀의 체감온도는 거의 똑같을거라 봅니다.
    저는 무진장 뜨거워도 소리 잘안냅니다. 그 소리때문에 제가 유심히 관찰해본결과 입을 열고 먹는거랑 입을 다물고 먹는차이가 있다는걸 알아냈습니다.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으면 관찰을 다했을까요?
    서로 이해하는 차원에서 한번 몇번만 참고 입다물고 먹어보세요. 어려운일도 아닌거같네요

    2009.03.22 22:42 [ ADDR : EDIT/ DEL : REPLY ]
  6. 흠..

    그건 정말 고쳐야할 습관인것 같아요..
    저도 같이 밥먹는 사람이 쩝쩝대고 먹으면 짜증이빠이....ㅡㅡ;;;; 정말 밥맛 뚝 떨어지거든요....

    2009.03.22 22:55 [ ADDR : EDIT/ DEL : REPLY ]
  7. ......

    남편이 밥 먹으면서 소리 내면서 먹는다는걸 최근에 알았네요. 그 동안 익숙해져서 그런건지 크게 의식하지 못했는데 어느순간 확 와닿더라구요.
    그것땜에 스트레스 꽤 받고, 너무 싫어요.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절대 모른다는거...
    직접적으로 말했더니 자존심 상해하길래
    밥 먹을때마다 일부러 남편 들으라고 아이한테
    입 꼭 다물고 씹으라고 주의 준답니다.
    글쓰신님도 고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

    2009.03.23 01:02 [ ADDR : EDIT/ DEL : REPLY ]
  8. ryu

    에휴~ 밥먹을때 소리 안내는 노력쯤이야모...
    전 그정도것들은 애저녁에 고쳤구요...
    더힘든건 여자들 셋(마눌,딸둘) 등쌀에 서서보면 소변튈까봐 변기에 앉아서 볼일보는겁니다 ㅜㅡ
    옛날에 그랬음 공처가냐 변태냐 이딴소리 들었을일인데,모 요샌 딸만 가진집들은 저같은 남편들 꽤 많습디다.
    한국에서두 이렇게 가장 맘대로 하던 시절이 끝났는데,글쓴이처럼 유럽배우자와 사신다면야 까짓꺼모 ㅎㅎ^^

    2009.03.23 01:28 [ ADDR : EDIT/ DEL : REPLY ]
  9. 전 예전에 식사할때 꼭 입안이 들여다 보이게 먹는

    남자와 만나서 밥 먹을때마다 꼭 유쾌하지 못한 구경을 해야 했습니다. 꼭 혀를 둘러내서 다 뭉개진 밥알과 반찬들의 믹서를 보게 하고... 왜 그렇게 보기 흉하게 입을 벌리고 먹어야 하는지... 그게 친해질수록 그러더군요 첨엔 쿨하게 매너있는 척 하다가... 어휴... 그럼 짜증이 나겠죠.. 제가 먹성이 좋은 털털한 편인데도 말이에요.. 밥먹을때는 가장 편하고 쾌적하게 먹고 싶은게 인간의 본성인데 말이에요. 정말 중요한 에티켓 같아요. 먹는 거니까요.

    2009.03.23 02:1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