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09.03.16 11:28

한국에는 흔히 '백년 손님' 사위가 오면 장모가 씨암탉을 잡아 대접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장모는 딸의 화목한 결혼생활을 바라면서 사위를 극진하게 대접해야 하는 귀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렇다면 유럽인 장모를 둔 사위가 처갓집을 가면 과연 무슨 음식을 대접받을까? 나라마다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초유스의 경우가 이렇다.

먼저 음식을 말하기 전에 보편적으로 리투아니아에서 사위와 장모의 관계는 그렇게 썩 좋은 관계가 아니다. 한 예로 집안의 골방이나 다락방, 물건창고를 농담으로 '장모방'이라 부른다. 장모가 딸을 보기 위해 찾아왔을 때 장모가 이곳에서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 한다. 장모의 지나친 간섭에 사위들의 반란인 셈이다. 더욱이 리투아니아는 모권이 강한 사회이니 주눅 든 사위들이 한풀이인 셈이다.

그래도 딸의 남편, 사위인지라 장모는 잘해준다. 지난 주 3월 11일은 리투아니아가 1990년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날인데, 한국 같으면 3월 1일절에 해당하는 중요한 경축행사이다. 그래서 주말까지 연휴라 거의 6개월 만에 빌뉴스에서 북서쪽으로 250킬로미터 떨어진 처갓집으로 갔다. 도착이니 저녁 무렵이라 그냥 별다른 음식 없이 술과 평상의 음식으로 대접받았다.  

하지만 다음날 점심엔 장모의 사위 대접 특별음식이 마련되었다.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장모는 한국인들에게 유럽 장모가 해주는 사위 대접 리투아니아 전통 음식을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면서 사진 촬영을 하라고 하신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주말이나 손님이 왔을 때 주로 해 먹는 음식이 바로 '쩨펠리나이'와 '쿠겔리스' 등이다. 이날 장모는 사위를 위해 '쿠겔리스'를 했다. 장모의 지시(?)대로 요리과정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먼저 생감자를 갈아서 양파, 달걀, 후추, 끓인 우유(찬 우유는 감자 색을 변화시킴), 소금 등으로 양념한다. 그리고 보통 하루 전에 닭고기를 미리 양념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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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에 식용유를 골고루 뿌리고, 그 위에 약간의 밀가루를 뿌린다. 이는 음식이 오븐에 달라붙는 것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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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닭고기를 얹고 그 위로 양념한 생감자즙을 골고루 붓는다. 닭고기 밑에도 생감자즙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생감자즙을 평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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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시간 정도 가스불에 요리하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쿠겔리스' 요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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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가 해주신 '쿠겔리스'가 접시에 오르는 순간이다. 닭고기와 감자가 어울린 '쿠겔리스'를 먹으면서 한국 장모들의 '씨암탉'이 떠오른다. 장모와 사위의 영원한 화목을 위해! 그런데 이잉~~ 맥주가 빠졌네...... '쿠겔리스' 반주로는 맥주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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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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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유럽엔 여러 나라가 있죠.

    초유스님의 블로그 재밌게 잘 보고있습니다.그런데 제목에 많이 "유럽"이란걸 넣으신데 그럼 유럽이 꼭 다 똑같은걸로 여겨지기 쉬워요.유럽에 여러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풍습들이 많이 틀리니 유럽이라고 쓰시지 말고 리투아니아 국명을 붙여주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2009.03.17 02:17 [ ADDR : EDIT/ DEL : REPLY ]
  3. Iskra

    재작년 12월에 빌뉴스에 다녀온 기억이 나는군요. 바로 바르샤바로 넘어가야했기 때문에 불과 반나절밖에 시간이 없어서 유감스럽게도 자세히 못봤습니다만, 리투아니아 여성들의 아름다운 자태가 기억에 남는군요. (대략 10여개국을 다녔는데, 같이 간 제 친구도 "리투아니아 여자가 가장 예뻐!" 라고^^)
    초유스님이 올리시는 리투아니아 소식 잘 보고 있습니다. 워낙 한국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 나라라 홍보에 큰 역할을 하는 초유스님이 리투아니아 공보관처럼 느껴지네요. 개인적으로 독일기사단과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 시절의 역사에 흥미가 있어서 관심이 가는 나라입니다.

    2009.03.17 02:21 [ ADDR : EDIT/ DEL : REPLY ]
    • 제 영어 블로그 http://chojus.blogspot.com/ 이름이 "from the Baltic Sea to the Black Sea"인데 바로 폴란드-리투아니아 연합국가 때를 생각하면서 지었지요. 한 때 리투아니아가 유럽에서 가장 큰 나라였지요.

      2009.03.17 18:03 신고 [ ADDR : EDIT/ DEL ]
  4. ㅎㅎ

    리투아니아에 배낭여행 갈려는데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 등 당연 많이 있겠죠? 게스트하우스 등이 밀집된 여행자 거리 이름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9.03.17 02:26 [ ADDR : EDIT/ DEL : REPLY ]
    • 리투아니아는 숙박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은 없습니다. 한국인 운영하는 빌뉴스 민박집입니다: http://cafe.daum.net/vilniusInn

      2009.03.17 18:00 신고 [ ADDR : EDIT/ DEL ]
  5. 아사히

    장모님 인상이 참 좋으신거 같아요^^
    리투아니아라는 나라는 처음 들어 보네요^^
    쿠겔리스 너무 맛있겠네요 지금 새벽3시가 넘었는데..
    급 배고파졌다는...ㅋ 언제나 행복하시구요^^ 글 잘읽었습니다^^

    2009.03.17 03:15 [ ADDR : EDIT/ DEL : REPLY ]
  6. 루피팡

    와 정말 맛있겠네요...맛은 어땟나요???

    2009.03.17 03:38 [ ADDR : EDIT/ DEL : REPLY ]
  7.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따님이 굉장히 이쁘네요 ^^

    혹시 기분나쁘시다면 죄송합니다...제가 농구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
    혹시 따님 농구 시켜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

    리투아니아도 세계 5위안에드는 농구 강국이구요...한국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죠^^

    아버지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은 따님도 굉장히 농구를 잘할수 있을거란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요 ^^

    2009.03.17 04:27 [ ADDR : EDIT/ DEL : REPLY ]
  8. 그냥..

    맛있겠다ㅜㅜ

    2009.03.17 06:25 [ ADDR : EDIT/ DEL : REPLY ]
  9. 장미는 않오고

    장모님 사위대접에 신이나셨네요 ㅎㅎㅎ 흠~장모님에게 뽀뽀해드리세요 보는건만으로도 훈훈합니다 ㅎㅎ

    2009.03.17 07:03 [ ADDR : EDIT/ DEL : REPLY ]
  10. 못사는 유럽나라

    잘사는 나라라면 프랑스, 이탈리아, 이런식으로 말하지만, 못사는 나라라면, 그냥 유럽이라고 말하고 넘어가 버리는 한국인... 한국으로 돈에 팔려오는 유럽사람 참 많지...ㅋㅋㅋ

    2009.03.17 07:23 [ ADDR : EDIT/ DEL : REPLY ]
    • 잘 산다는 것보다 나라가 크고 인지도가 넓어서 그런 것 같네요. 동유럽 10년전 동유럽이 아니지요.

      2009.03.17 17:55 신고 [ ADDR : EDIT/ DEL ]
  11. withit

    근데 저위에 독립을 선언한 날 부분에서 제가 생각하기엔 삼일절이 아니라 광복절이 더 어울리는 표현일듯 한데..

    2009.03.17 07:33 [ ADDR : EDIT/ DEL : REPLY ]
  12. Max

    엄청 부럽네요
    제 장모님이 해주신 연어오븐구이가 생각나는군요
    미국은 가정마다 전통식사가 다르거든요.
    제장모님은 간호사이시고 환갑이다되가는 나이신데도 일하시느라 엄청바뻐서 ㅎㅎ사위대접해줄시간이 없으시답니다.
    대신에 제가 제와이프랑 같이 요리해서 장인어른 저녁해드렸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화목한 가족보기 아주 좋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2009.03.17 07:52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 연어오븐구이가 먹고싶어지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09.03.17 17:49 신고 [ ADDR : EDIT/ DEL ]
  13. 결혼 5년차

    역시 한국이나 외국이나 사위사랑은 장모님이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번주에 장모님이 부산서 제가 사는 대구로 오신다는데 장모님이 좋아하시는 음식 많이 사드려야겠네요
    근데 독립기념일이면 815아닌가염 ㅎㅎㅎ

    2009.03.17 08:11 [ ADDR : EDIT/ DEL : REPLY ]
  14. 파트라슈

    어우 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쿠겔리스" 검색창에 쳐봤는데 안나와요
    함 해먹어보고 싶은데 ㅠㅠ

    2009.03.17 11:53 [ ADDR : EDIT/ DEL : REPLY ]
  15. 김선철

    푸근한 정이 느껴집니다. 부럽습니다.
    퍼갈게요

    2009.03.17 12:03 [ ADDR : EDIT/ DEL : REPLY ]
  16. ansi

    쩨뻴리나....생각나네요...그 포만감과 어마어마한 양의 1인분이란....(맛있는데 많이 느끼했습니다..)...
    갑자기 감자 생각이 나네여.....일이 잘 되서 리투아니아 또 갔으면 좋겠는데 담주에 에스토니아 갑니다...혹시 타르투나 탈린에 추천할만한 식당이나 관광지 있으시면 추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2009.03.17 12:06 [ ADDR : EDIT/ DEL : REPLY ]
    • 맛은 있지만 한국인들에게 느끼하죠. 그럴 때 맥주로...... 에스토니아에 대해선 문외한입니다.

      2009.03.17 17:46 신고 [ ADDR : EDIT/ DEL ]
  17. 에구....무지 부럽네요...
    저는 늘...아내의 가족들에게서는 멸시와 욕과...구박만 ...ㅎㅎㅎ
    한국이라고 해서 다 장모님들께서 씨암탉을 해주시지는 않습니다....
    그저 저는 욕이나 안먹었으면 좋겠네요...^^

    재미나고 부럽고 행복한글 잘보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09.03.17 15:41 [ ADDR : EDIT/ DEL : REPLY ]
  18. 나그네

    와.... 이거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이 정도면 한국에서도 무리없겠는걸요???

    장모님 모셔다 한국에서 리투아니아 요리점을 한번 열어보시는것도...ㅋ

    2009.03.19 17:12 [ ADDR : EDIT/ DEL : REPLY ]
  19. 비밀댓글입니다

    2009.03.26 18:16 [ ADDR : EDIT/ DEL : REPLY ]
  20. ^^

    드디어 찾았습니다! 제가 처음 봤던 초유스님의 글!!

    오늘 김밥얘기로 들어와서, 초유즈님의 여러 글들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도 몰랐네요ㅎㅎ

    너무나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 습니다.

    궁금한 것 도 엄청 생기고 말이에요..

    늘 건강하세요..^^

    2009.04.15 22:26 [ ADDR : EDIT/ DEL : REPLY ]
  21. --

    장모님이지. '장모'라는 표현은 좀 에러네요.

    2009.11.03 19:42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