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8. 12. 12. 09:42

“금발 여직원이 팩스를 보낼 때에는 먼저 우표를 붙인다”라는 널리 알려진 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금발은 아름답고 성적 매력을 지닌 여성이지만, 한편 멍청한 여성으로 흔히 묘사되고 있다. 유럽에는 이러한 금발에 얽힌 농담들이 수없이 많다. 그 중 몇 개를 한번 살펴보자.
     
“뻐꾸기와 금발은 어떻게 다른가?”
“뻐꾸기는 자신의 알을 남의 둥지에 갖다 놓지만, 금발은 자신의 둥지를 남의 알 밑에 놓는다.”

“월요일 아침에 금발을 웃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금요일 저녁에 그녀에게 농담을 해주면 돼.”

“금발이 머리를 감으면서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이유는?”
“그녀가 사용하는 샴푸가 Wash&Go이기 때문에.”

“번개가 칠 때 금발이 창가로 가서 커튼을 걷고 포즈를 취하는 이유는?”
“그야 사진 찍히는 줄로 여기기 때문이지.”

몇 해 전 이렇게 흔한 농담 소재의 금발이 리투아니아 국회에서조차 커다란 논쟁거리가 되었다. 계기는 바로 광고 때문이었다. 리투아니아 이동통신회사인 옴니텔이 새로운 광고를 제작해 시내 거리 광고판에 붙었다. 이 붉은 색 광고에는 “어느 것이 사람의 더 좋은 친구인가: 책 아니면 금발?”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 답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낸 사람들을 추첨해 손목시계 선물을 준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바로 이 문구가 많은 여성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그들로부터 격렬한 항의가 뒤따랐다. 한 여성국회의원은 이 광고는 노골적으로 여성이 단순한 물건보다 못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 문구는 누구에게라도 쉽게 “개가 사람의 가장 좋은 친구이다”라는 리투아니아 속담을 연상시킨다.  

심지어 이 광고는 직설적으로 금발은 사람이 아님을 암시하며, 여성의 존엄성을 해치고, 사람들에게 여성은 물건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준다고 주장했다. 한편 옴니텔은 이 광고가 여성을 모욕한다는 것을 부인했다. 

금발에 대한 이러한 열띤 논쟁은 결국 광고회사에 기대한 것 이상의 광고효과를 가져다 준 셈이 되었다. 이 금발 논쟁의 또 다른 소득은 리투아니아 사회에 여권주의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진작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대항해서 여성들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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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의 광고판 “어느 것이 사람의 더 좋은 친구인가: 책 아니면 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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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