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그리스2021. 9. 7. 04:55

알뤼카나스 해수욕장을 떠나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에 있는 아기오스 니콜라오스 항구로 가다보면 유황 냄새가 점점 강하게 코를 찌른다. 고개를 돌아 밑으로 가다보면 갑자기 오른쪽 앞에 새롭게 단장한 듯한 주차장이 나온다. 분명 근처에 명소가 있을 것만 같다. 여기가 바로 크씨기아(크시기아) 유황 해수욕장(Xigia sulfur beach)이다.
구글 지도 위치: https://goo.gl/maps/YRUGuzKV5fkDnhCh9 

 

 

같은 이름으로 유황 해수욕장이 둘이다. 지도에서 밑에 있는 첫 번째 해수욕장은 도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다른 하나는 위에 있는데 도로 옆에 있다. 후자가 차로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우리가 들런 곳은 도로 옆에 있는 두 번째 해수욕장이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방향 도로에서는 이 해수욕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곳 주차장은 자킨토스에 드물게 있는 사설이라 유료다. 젊은 주차요원이 다가와 주차권을 내밀자 오래 머물지 않고 잠시 다녀올 것이라고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그리스는 융통성이나 이해심이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살고 있는 나라이구나를 자킨토스에서 여러 번 체험하고 있다.  

 

주차장 끝지점으로 가면 감탄을 절로 자아내는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깎아내린 듯한 절벽에 푹 안긴 아주 작은 해수욕장이다. 유황 냄새가 더욱 심하다. 말 그대로 비경이다. 자고로 보물은 숨어 있어야 더욱 빛나는 법이다.    

 

하얀 자갈과 모래가 뒤섞인 해수욕장이다. 청록빛 바닷물이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탁해 보인다. 이유인즉 이 바닷물에 유황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록빛 바다가 하얀빛을 띠고 있다.

 

유황은 항암작용뿐만 아니라 피부병, 염증제거, 살균작용, 당뇨병, 뼈강화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천연유황 바다에 몸을 담그지 않을 수가 없다.

 

자킨토스에 있는 여러 해수욕장과는 달리 여기는 해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갑자기 수심이 깊어진다. 탁해 보이지만 물은 깨끗하다. 물이 다소 차가운데 오히려 다른 해수욕장에서 느낄 수 없는 신선함과 쾌적함을 주고 있다.

 

해변 절벽 그늘에서 여러 가족들이 자리를 차지해 한가함을 즐기고 있다. 구석진 곳에는 작은 매점이 있다. 음식은 절벽 위에 있는 식당이 바구니에 담아서 줄을 이용해서 밑으로 내려보낸다.

 

물 속에서 솟아난 작은 바위가 조류의 발로 보인다. 독소리나 칠면조가 물밑에 있는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듯하다.

 

노천에서 동굴 속 안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주름지고 튀어나온 바위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파란 하늘, 직각에 가까운 암석 절벽, 청록빛과 하얀빛이 섞인 고요한 바다... 
오랜 시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바라만 보면서 머물고 싶은 곳이다.
 

생존 수영의 정수인 누워뜨기다. 두 다리를 쭉 뻗고 두 팔을 뻗어도 가라앉지를 않는다. 두 손과 두 발이 밖으로 드러나 있어도 말이다.

  

천연유황 해수욕장에서 수영하고 나오니 한동안 온몸이 미끈하고 썩은 달걀 냄새를 뿜어내고 있다. 다음 행선지인 아기오스 니콜라오스 항구로 향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5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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