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그리스2021. 9. 14. 15:51

그리스 로도스 도심에 있는 엘리 해수욕장(Elli Beach)를 거쳐 구시가지 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만드라키(Mandraki) 항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대 그리스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온 유서깊은 로도스의 주요 항구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사슴 한 쌍의 조각상 너머에 크고 작은 유람선과 요트가 정박하고 있다. 높은 종탑과 거대한 성벽이 보이니 비로소 이제 고대와 중세 도시 로도스 구시가지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로도스의 상징 중 하나인 곳이 바로 여기다. 지금은 높은 기둥 위에 작은 숫사슴(Elefos)와 암사슴(Elafina) 조각상이 있다. 고대에 이곳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로도스의 거상(Clossus of Rhodes)이 이곳에 세워져 있었다고 추정된다. 

 

고대 로도스 사람들이 키프러스의 지배자와 싸워 이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곳에 그리스 태양신 헬리오스(Helios)의 거대한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높이가 33미터에 달했다고 한다. 기원전 226년 대지진으로 무너져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 정확한 위치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두 사슴 자리에 헬리오스 발이 쩍 벌려 서 있던 장면을 상상하는 동안에도 이 두 사슴 사이로 유람선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나간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숫사슴 조각상 주변은 묵묵히 기다림을 즐기는 낚시인들의 놀이터다. 

 

건너편에는 암사슴 조각상이 있고 그 뒤에는 보이는 건물은 어부들의 수호성인인 성 니콜라오스 요새다. 지금은 등대로 사용되고 있다.   

 

만드라키 항구는 로도스 남쪽 최대 관광명소인 린도스(Lindos)와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섬 시미(Symi) 섬 등으로 출발하는 관광 유람선들의 정박소다.

 

해변을 따라서 요새 쪽으로 쭉 걸어가본다. 관광 유람선의 표를 파는 사람들이 연이어서 말을 걸어온다. 참고로 엘리 해수욕장과 만드라키 경계 지점에서 암사슴 조각상까지 도보로 걸린 시간은 약 20분이다.   

 

 

성 니콜라오스 요새다. 항구 입구에서 고대와 중세 도시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가는 길에는 중세 시대 풍차 세 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도보 촬영을 하느라 아쉽게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숫사슴 조각상 뒤에 있는 고딕 양식을 띤 성당은 정교회 성모 마리아 영보 대성당이다. 이탈리아 점령 시대인 1920년대에 로마 가톨릭 대성당으로 세워졌다가 1948년 다시 그리스 땅이 되자 정교회 대성당이 되었다. 

 

암사슴 조각상이다. 조각상의 사슴은 이곳 로도스 섬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마사슴(dama dama deer)이다. 이곳까지 오려면 구시가지 쪽에서 10여분의 발품을 팔아야 한다. 

 

정박된 유람선 뒤 하얀 건물은 식당, 기념품가게 등이 즐비한 새로운 아고라(Nea Agora)다. 그 뒤에 우뚝 솟은 건물이 1309년에서 1523년까지 이곳을 다스리던 기사단장의 궁전(가족 여행기 3편 내용)이다.

 

어디를 여행가든 그곳에서 일출과 일몰 조망을 즐긴다. 다음날 6시 30분경이 일출시각이라 숙소에서 나와 분홍빛 여명을 쫓아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사람도 차도 없는 고요적막한 거리를 걸으니 "아, 이래서 사람들이 새벽 산책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새삼스럽게 확신하게 된다.   

 

여전히 하얀빛을 발하는 가로등이 성모 영보 대성당을 밝히고 있다.

  

성 니콜라오스 요새의 하얀빛 가로등도 서서히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6시 25분 숫사슴 조각상 앞에서 자리를 잡는다. 나침반 앱을 통해 일출 방향 동경 75도 쪽으로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고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하루 태양의 탄생을 기다린다. 

 

하얀빛 가로등이 꺼지고 동쪽 분홍빛 하늘에 붉은 점이 모습을 막 드러내자 비둘기 한 마리가 푸드덕 날아간다. 

  

로도스의 거상(크로이소스의 거상) 자리에서 맞는 일출 광경을 사진에 담아본다.

 

 

일출 광경을 4K 영상에도 담아본다.
 
 
멋진 일출을 조망했으니 로도스 여행을 벌써 다 만끽한 듯한 기분으로 발걸음을 로도스 구시가지 쪽으로 향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2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