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1. 2. 25. 07:00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다니... 리투아니아는 2월 24일 현재까지 확진자 수는 총 195,481명이고 총사망자 수는 3,200명이고 1일 새확진자 수는 631명이다.
 
지난해 10월 갑자기 하루 확진수가 늘어나더니 11월 초에 천명을 넘어 곧 2천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정부는 11월 7일부터 보다 더 엄격한 방역조치를 취했다. 식용품 판매 등 꼭 필요한 최소한 영업 경제 활동을 제외하고는 금지되었다. 음식점은 손님을 받을 수 없고 배달할 수 있다. 모든 이발소 및 미용실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발소가 간다. 9월 28일 이발소를 다녀온 후 11월 초경에 이발소를 가려고 하는 때에 그만 강제 휴업 명령에 내려졌다. 머리는 자꾸만 길어지고 불편하기 짝기 없다. 먼저 머리 감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머리카락이 귀를 덮기 시작하자 마찰로 인해 자꾸만 귀쪽에 신경이 간다. 이어서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덮기 시작하자 목덜미마저 성가시게 한다. 빨리빨리 이발소 영업이 재개되었길 간절히 바랐다.    

 

2월 17일 이발사로부터 영업이 재개되었다는 반가운 쪽지가 왔다. 그런데 이발비가 올랐다고 한다. 12유로(만 6천원)에서 14유로(만 9천원) 올랐다. 그동안 영업을 전혀 하지 못했으니 올리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실직을 하거나 수입이 없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그렇다고 이발은 안 할 수가 없으니 예약을 하려고 하니 벌써 예약이 밀려서 1주일 후에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이번 달 23일 이발소를 찾았다.

 

마스크를 낀 채 이발하는 동안 이발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1. 영업 재개 조건

"이발소나 미용실은 어떤 조건에서 영업을 재개했나?"

"공간이 12평방미터를 넘어야 되고 한 공간에 이발사 한 사람만이 일할 수 있다. 이발사 한 명당 근무시간은 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여기는 평소 3명이 동시에 일하는 공간인데 보다시피 지금은 나 혼자 일한다."

 

2. 보상비는 없나

"강제휴업으로 국가가 보상 지원을 하지 않나?"

"그동안 한 달에 250유로(34만원) 지원을 받았다."

"없는 것보다는 좋지만 그것으로 생활하기는 힘들겠다."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난방비, 전화비 등으로 150유로 지불하고 나면 100유로도 채 남지 않는다."

"아, 모두가 힘든 세상이네..."

 

3, 영국 아들은 실업급여로 800파운드 

"영국에 아들이 산다고 하더니 이 시기에 잘 지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자녀가 셋인 아들이 실직자가 되었다."

"아이고...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나?"

"한 달에 실업급여로 800파운드(125만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모두 잘 견뎌낼 수 밖에..."

 

머리카락은 평소보다 다섯 배나 더 자랐는데 이발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끝났다. 평소 이발 소요시간은 30-40분인데 이번에는 20분도 채 소요되지 않았다. 그 까닭은 묻지 않았다. 성가시는 긴 머리카락이 잘려나간 것에 크게 만족할 뿐이다. 이발비가 14유로인데 "이번만 15유로 드릴게요."라고 말하고 나오자 곧 새로운 손님이 들어온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