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1. 7. 08:05

크리스마스 전후로 유럽 리투아니아 학교는 2주간 방학이다. 이 방학을 맞아 고3 요가일래는 교과서들을 정리했다. 더 이상 필요없는 고1 교과서를 버리기가 아까워 우편 송료만 받고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자 나눔장터에 안매문을 올렸다. 금방 원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우리 집 근처에 있던 우체국이 조금 멀리 떨어진 대형 슈퍼마켓으로 이전을 했다. 산책 겸 딸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우리 부부가 우체국을 향했다. 혹시 분실이 될까봐 등기우편으로 교과서를 보냈다.  

기왕 간 김에 눈앞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어가 필요한 식료품을 사기로 했다. 우리 식구들이 먹는 과일은 주로 내가 고른다. 과일 판매대로 가니 낯익은 포장물건이 눈에 확 뛴다. 바로 "세계의 맛"(Pasaulio skoniai)으로 안내된 상품이다.  


수북이 쌓여있는 상품은 다름 아닌 바로 김이다.


바다 건강스낵 바다나물 간식(seaweed snack)... 


"Product of Korea"(한국산)이 무척 반갑다.



가격은 얼마일까?
4그램짜리 세 상자에 1.53유로(약 2000원)다.
한국에서는 얼마할지 궁금하다.


김과 나란히 판매되는 상품은 유럽 사람들이 맥주 안주로 즐겨 먹는 옥수수칩(옥수수를 튀긴 조각)이다. 이것은 475그램에 4.15유로(약 5400원)다. 


1킬로그램당 가격을 비교하면 
한국산 김은 127.50유로(약 16만 5천원), 
옥수수칩은 8.74유로(약 1만 2천원)이다. 
김이 14배나 더 비싸다.  


한국에서는 김을 주로 밥반찬이나 김밥으로 널리 먹지만 이곳 유럽 리투아니아에서는 해초 전채(jūržolės užkandis, 유르졸레스 우즈칸디스)로 소개되고 있다. 우즈칸디스는 주된 식사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 나오는 요리나 맥주를 마실 때 먹는 안주를 말한다.  

대형 슈퍼마켓에서 본 수북이 쌓인 김을 보면서 한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 이곳 친지인들에게 줄 선물로 부피가 큰 김을 더 이상 사올 필요가 없겠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이곳 유럽 사람들도 옥수수칩 대신에 건강식품 김을 안주 삼아 맥주을 마시는 일이 흔할 수도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