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9. 2. 7. 04:55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밤이 제일 긴 동지와 비교해서 2월 초순 요즘 일몰 시간이 거의 1시간 남짓 늦어졌다. 1월 초순부터 거실 창가 쪽에 삼각대를 세워놓고 카메라를 얹어놓았다. 


언제 올 지 모르는 새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창가에 있는 나무 한 그루에 마른 꽃잎이 여전히 매달려 있다. 그 속에는 겨울철 새들에게 요긴한 양식이 되는 씨앗들이 들어 있다. 아무리 기다려도 이 씨앗을 빼먹을 그 새가 오지 않았다.



거실 한 곳을 차지한 삼각대를 치워하라는 아내의 성화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내일에는 올 수도 있을거야"라고 달래고 달래는 데 한 달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래도 오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 삼각대를 치워야겠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런에 오늘 아침 일어나 습관처럼 거실 창가를 가보았다. 나무에는 바로 그 새 무리들이 이 가지 저 가지에 앉아서 아침 요기를 하고 있었다. 



이 새의 이름은 멋쟁이새다. 참새목 되새과에 속한다. 



머리는 검고 등은 회색이고 날개는 검색이다. 배 색깔은 암컷과 수컷이 다른다. 암컷은 회색이고 수컷은 주황색이다.



유럽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텃새이지만 북유럽에 있는 멋쟁이새들은 혹한을 피해 남쪽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 동안 보이지 않던 멋쟁이새를 어제 이렇게 볼 수 있었다. 



그 동안 아내의 성화에도 거실에 삼각대를 세워놓고 기다린 보람을 잠시나마 느껴보았다. 멋쟁이새들이 돌아오니 이제 곧 봄도 돌아오겠지...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