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4. 24. 06:17

유럽 리투아니아는 보건 긴급사태 선포로 3월 16일부터 아직까지 사회적 격리조치가 시해되고 있다. 곧 부분적으로 완화되지만 5월 11일까지 이미 연장되었다. 얄밉게도 화창한 봄날은 어김없이 다가왔다.

앞집 아파트 4층 발코니에 아침부터 윗옷을 다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집 부엌 창가 바로 너머에는 단풍나무가 자라고 있다. 아침 햇살에 연두색이 더욱 빛난다.  


단풍나무 새싹이 돋아났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는데 벌써 새싹이 자라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불현듯 오늘은 단풍나무 꽃 구경을 가야지라는 마음이 일어난다. 어렵게 구한 작업용 코입덮개(마스크)로 중무장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 무렵 바깥온도가 영상 10도가 넘어도 보통 겨울철 옷차림을 그대로 유지한다. 아직은 일기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집 근처 작은 공원으로 나간다. 
땅에서는 벌써 노란색 민들레꽃이 활짝 피어나 있다.


단풍나무 새싹이다.


단풍나무의 두꺼운 새싹잎을 뚫고 꽃이 막 피어오르고 있다.


단풍나무 꽃은 밝은 연두색이다.



리투아니아에 주로 자라고 있는 단풍나무는 일명 노르웨이 단풍나무(acer platanoides)다. 
가을이 되면 단풍잎은 주로 노란색이다.


고개를 들어 위로 쳐다보니 맑고 밝은 단풍나무 꽃이 파란 하늘을 수놓고 있는 듯하다.  


자연의 세계는 이렇게 좋은 계절을 또 다시 맞이하고 있건만 인간의 세계는 예기치 않게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여전히 불안 속에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코잎덥개가 불편함을 벌써 느끼게 한다. 내 주변 가까이 사람들이 없지만 그래도 끝까지 벗지 않고 견뎌본다. 

전화기를 평형유지기(짐벌)에 꽂아 4K 영상으로 단풍나무 꽃을 담아본다. 예전처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오길 바랄 뿐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