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8. 10. 9. 11:49

오는 10월 12일 일요일이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일이 코앞이지만 이 곳 선거분위기는 차분하다. 한국처럼 그 흔한 현수막도 없고, 길거리 대중유세도 없다, 골목마다 행인들에게 표를 부탁하는 운동원들도 보이지 않는다. 집 우편함에 있는 정당과 후보자의 홍보지나 신문과 텔레비전 광고에 정당과 후보자를 만나고, 또한 길거리에 세워진 선거벽보게시판을 보고서야 총선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이다.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임기는 4년이다. 국회위원 수는 141명이다. 71개 지역구에서 득표율 50%를 얻은 후보가 의원으로 선출된다. 만약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상위 득표자 두 명이 참가한 결선투표에서 가장 많이 표를 얻은 후보가 최종 당선된다. 나머지 70명은 정당비례대표제로 뽑는다. 5%이상 지지를 얻은 정당들이 득표율에 따라 각각 의석수를 배분한다. 리투아니아는 정당만이 후보자를 낼 수 있는 철저한 정당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국회의 과반수 당이 국회 지도부와 내각을 구성한다. 이번 선거엔 20개 정당이 총 1657명의 후보자를 내고 있다. 10대 1이 훨씬 넘은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리투아니아에서 3번의 총선을 지켜보면서 한국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을 언급하자면 먼저 선거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지 않고 일요일에 선거를 치른다는 점이다. 관권선거, 금권선거, 낙선운동, 향응제공, 선심관광 같은 한국 선거에서 아주 흔한 말을 여기선 거의 들을 수가 없다. 한국의 선거벽보는 모두 일률적인데 리투아니아는 각 정당이 직접 제작하므로 다양하다. 공직자이더라도 선거 전에 사임할 의무가 없다. 당선이 되면 국회로 진출할지 공직에 계속 남을지 본인이 결정하면 된다.

한 사람이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동시에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만약 정당 지도자들이 지역구에서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국회 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셈이다. 이는 정당 대표가 혼신의 힘을 다해 당 전체를 위해 노력했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구 총선에 떨어져서 정치인생의 공백을 맞게 되는 한국의 선거가 바람직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번 선거의 초점은 지난 번 총선처럼 과반수 다수당이 없어 다시 연정을 할 지 여부이다. 우파로 불리는 되는 조국연합당과 극우로 불리는 질서정의당이 1위를 두고 경합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연정을 이끄는 사회민주당과 2004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노동당에 대한 지지가 어떻게 나타날 지도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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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선거벽보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