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2016.11.25 22:26

초유스 마요르카 가족여행기 2편에 이은 3편입니다. 

트라문타나 산맥은 마요르카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지
쇼팽이 3개월 체류했던 발데모사를 뒤로 하고 우리 가족은 잠시 평평한 분지 도로를 따라 포르트데소예르(포르트데솔레르, Port de Soller) 항구로 향했다. 해변으로 다가가자 구불구불한 도로에 왼쪽은 낭떠러지이고 오른쪽은 절벽인 길이 자주 나타났다. 언제 반대편 차선에서 불쑥 차가 나타날 지 알 수가 없었다.  

* 동쪽에서 산맥을 넘어 서쪽에서 바라보니 산 정상엔 비구름이 모이고 있다

경사가 심한 비탈진 산악지대에 다양한 식물군들이 자라고 있고 또한 곳곳에 사람들이 개간을 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놀랐다. 아, 이래서 트라문타나 산맥이 자연보호지이자 201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이 되었구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용수 시설망을 구축해놓고 오랜 세월 동안 계단식 농사를 짓고 있다. 도로변 절벽밭에 자라는 수백년 올리브나무가 이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 

* 바위산에 일궈낸 계단식 농사

트라문타나 산맥에서 가장 높은 정상은 푸이그마요르(Puig Major)로 1445m이다. 남서쪽 해안에서 북서쪽 해안까지 약 90km에 걸쳐 뻗어 있고, 면적은 1,067km2이다. 기후는 섬의 나머지 지역보다 더 습하다. 이곳의 연 강유량이 1,505mm이고 나머지 지역은 400mm이다. 이 산맥이 마요르카 기후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문학인과 예술인이 즐겨 찾는 데이아
작은 산봉우리까지 집들이 모여 있는 한 시골 마을이 나타났다. 뭔가 있을 것 같았다. 전망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먼저 도로변 밭에 있는 레몬이 시선을 끌었다. 눈길을 해안 반대편으로 돌리니 거대한 산과 우뚝 솟아 있는 지중해 편백나무(mediterranean cypress)가 우리를 압도했다.

* 비온 후 쑥쑥 자라는 죽순을 닮은 우뚝 솟은 지중해 편백나무

이 마을이 데이아(Deià)다. 발데모사에서 16km 떨어져 있고 차로 약 30분 걸린다. 700여명이 사는 이 마을은 문학인과 예술인 주민들로 유명하다. 산봉우리에서 앞으로는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고 뒤로는 레몬, 오렌지, 올리브 나무 등이 절벽에서 자라는 목가적인 풍경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 도로가 레몬과 산봉우리 마을 데이아가 걸음을 먿추게 했다

영국인 작가 로버트 그레이버스(Robert Graves, 1895-1985)는 1929년에 이 마을에서 들어와서 죽을 때까지 살았다. 그가 살던 집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의 무덤은 성당 뜰 편백나무 아래에 있다. 나카라과인 작가 클라리벨 알레그리아(Claribel Alegria)가 살고 있다. 폴란드 출신 모델 안나 루빅이  2011년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영국 음반사 버진 레코드의 리처드 브랜슨은 이곳에 저택을 가지고 있다. 많은 스타 예술인들이 즐겨찾는 마을이다. 

11월 초순인데도 마을 중심가는 교통 체증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차로 붐볐다. 주변에 카페와 식당이 즐비하지만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갔다. 



전차가 다니는 아름다운 말굽 해변 
다시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다음 행선지 포르트데소예르로 떠났다. 내륙인 소예르(Soller)에 다가오자 구름도 쉬어가는 듯 높은 바위산 줄기가 우리를 감탄케 했다. 산이 거의 없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이런 풍경은 상상할 수도 없다. 

* 거대한 바위산 줄기 -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겐 상상할 수 없는 풍경

여기서 5km 떨어진 포르트데소예르는 산으로 둘러싸인 만에 자리잡은 항구도시다. 중심가에 있는 공용 유료주차장(1시간에 1유로)에 차를 세워두고 가까이에 있는 해변으로 곧장 갔다. 말굽처럼 생긴 해변은 모래로 채워져 있고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늦은 오후라 쌀쌀했지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 말굽처럼 생긴 포르트데소예르 해변

잠시 후 해변을 따라 전차가 오고 있었다. 이런 작은 휴양도시에 전차가 다니다니 다소 의아했다. 이 전차는 인근 소예르까지 주로 관광객을 태운다. 소예르에서 팔마까지는 기차로 연결되어 있다. 팔마에서 기차와 전차를 타고 이 해변까지 올 수 있다. 혹시 관련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안내 사이트: http://www.mallorca-now.com/palma-soller-train.html



일몰 1시간 전이었다. 이날의 최종 행선지 알쿠디아(Alcudia)로 가는 길은 둘이다. 하나는 터널(통행료 5유로)을 통과해 고속도로고, 다른 하나는 산악도로다. 둘 다 거리는 비슷하지만 소요시간은 전자가 50여분이고 후자가 1시간 30분이다. 산악도로 사정이 빈약할 수 있고, 또한 어둠 속 급경사의 구불구불한 도로가 제일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우리는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네이게이션이 골탕 먹였다
이제 3박을 체류할 알쿠디아(Alcudia)는 어둠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목적지 도착의 안도감은 잠시뿐이었다. 사이직(Sygic) 네비게이션이 골탕 먹였다. 정확한 주소를 찍고 찾아왔지만 호텔이 없는 곳이었다. 주위는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고 관광 성수기가 지난 지라 도로변에는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두 번이나 같은 지점을 빙빙 돌아다녔다. 결국 인근 호텔에 가서 물으니 100m 앞으로 가면 있다고 했다. 가보니 호텔이 없었다. 황당하고 당황했다. 

그래도 가장인지라 이리저리 불빛따라 도움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나섰다. 도로 건너편 렌트카 사무실이 열려 있었다. 다행히 직원이 친절에게 응해주었다. 거리는 1500m이고 첫 번째 주유소가 나올 때까지 무조건 쭉 가라고 했다. 아, 누구는 100m라 하고 누구는 1500m라 하고... 렌트카 직원이 정확하게 알려주었다. 

이날 얻은 교훈은 1) 알고는 있지만 내비게이션을 절대 맹신하지 말고 호텔 위치는 반드시 종이로도 가지고 갈 것, 2) 낯선 곳에서의 호텔 투숙은 반드시 일몰 전으로 할 것이다.

* 우리가 묵은 호텔 아파트 모습 - 식구 서너 명 가족여행에 딱 좋음

부킹닷컴으로 예약한 알쿠디아 아이보리 호텔(Ivory hotel)을 힘들게 찾아왔다. 거실, 방 하나, 욕실, 주방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를 갖춘 아파트다. 이 시기 하루 숙박료는 80유로다. 깔끔하고 전망 좋은 호텔 아파트에 여장을 푸니 하루가 피로가 확 풀리는 듯했다. 

* 딸아이가 챙겨온 라면 덕분에 꿀맛 저녁식사

대부분 식당들은 비수기를 맞아서 이미 문을 닫았다. 내년 봄에 다시 문을 연다. 가져온 라면을 끓여 김치 대신 짭짤한 올리브와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이상은 초유스 마요르카 가족여행기 3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