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0. 3. 12. 05:02

꽃선물을 하거나 해야 할 때가 이따금 있다. 꽃을 살 때마다 머뭇거린다. 꽃집 앞에 서면 "꽃선물을 반드시 해야 하나?"와 "꽃선물을 안 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두 마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꽃은 곧 시들고 마지막으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된다. 꽃병 속 꽃보다 자연 속 꽃을 선호하다.

혹시 아래와 같이 꽃을 선물하려는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최근 페이스북 친구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는 사진이다. 러시아어다. 내용인즉 "오랫동안 당신에게 꽃을 선물하지 않았어요. 마음껏 가져 가세요"다. 꽃 살 여유가 없거나 꺾인 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의 재치있는 해결책으로 보인다. 물론 꽃가게나 꽃농가도 살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올해는 일요일이었다. 3월 6일 금요일 일이 있어 밖을 나갔는데 마주 오는 여성들 대부분이 손에는 튤립을 들고 있었다. 직장 동료 남성들이 여성 동료들에게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미리 꽃선물을 한 것이다.  

우리 집에도 여성이 둘 이도 필요없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은근히 꽃선물을 기대할 것이다. 그래서 밖에 나온 김에 꽃을 듈립을 사기로 했다. 활짝 핀 꽃도 있고 막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하는 꽃도 있다. 어느 꽃을 살까 고민스러웠다. 활짝 핀 꽃은 받을 때는 좋지만 더 빨리 시들어버린다. 덜 핀 꽃은 줄 때는 좀 주저되지만 더 오래 꽃병에 머물러 있다.   


날이 지나감에 따라 꽃이 자쿠 크져 가고 있다. 아내에게 선물한 노란색 튤립이다. 


딸에게 선물한 빨간색 튤립이 창틀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구입한 지 3일이 지난 후 튤립꽃 모습이다.


북유럽 리투아니아에서 튤립은 보통 4월 중순에 꽃이 핀다. 창틀 위 꽃병 속 튤립꽃이 봄을 앞당겨 느끼게 해주고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꽃을 짝수로 선물하지 않는다. 튤립꽃을 살 때 여러 번 몇 송이인지를 세고 또 세었다. 한 묶음에 11송이가 들어 있었다. 홀수 송이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짝수 송이는 돌아간 사람에게 선물한다.


구입한 지 6일째 되는 날 진한 노랑색과 진한 빨강색을 띠고 있는 싱싱한 튤립꽃을 보더니 딸아이가 말했다.
"아빠가 막 피려는 꽃을 정말 잘 선물했다. 
받을 때 말은 안 했지만 약간 아쉬웠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꽃이 더 오래 가서 좋다."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고 꽃을 샀다. 앞으로 꽃선물을 할 때 어떤 꽃을 사서 한다?"
"막 피려는 꽃!"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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