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8. 9. 28. 14:42

리투아니아인들이 좋아하는 민담 하나를 소개한다.

옛날 한 왕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슬픔에 잠겨 그만 슬픔의 병에 걸리고 말았다. 어떤 약도 그의 병을 고칠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왕은 온 나라의 모든 현자(賢者)들을 모아놓고 그의 병을 고치는 사람에게 왕국의 반(半)을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현자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왕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병을 고치는 약을 처방하기란 더더욱 불가능하였다.

이에 긴 침묵을 깨고 한 현자가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을 찾아내어 그 사람의 윗옷을 전하께서 입으시면 병이 곧 나아져 만수무강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들은 왕은 크게 기뻐하여 당장 병사들을 전국으로 보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을 찾도록 명을 내렸다.

병사들은 전국 방방곡곡을 헤맸지만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무수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어느 한 부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땅을 소유하면서도 건강과 기력이 더 없다고 한탄하면서 자신은 몹시 불행하다고 대답하였다.  

한 건강한 사람은 가난과 어려움에 빠져 신음하고 있었다.

대가족을 거느린 한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줄 빵이 불충분하다고 울먹였다.

자식이 없는 부모는 아이를 갖지 못한 것에 한스러워했다.

결국 병사들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과 그의 옷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왕궁으로 돌아왔다. 그들의 말을 들은 왕은 더욱 더 병이 깊어져 갔다. 아무도 더 이상 그를 도와주지 못하였다.

어느 날 왕자가 저녁 늦게 산책을 나섰다. 부왕(父王)의 원인 모를 병으로 슬픔에 잠긴 그는 왕궁으로부터 멀리 벗어났다. 그는 ‘어떻게 부왕을 도와줄 수 있는가‘하는 생각에 늘 잠겨 있었다. 한 오두막을 지나가면서 그는 우연히 안에서 흘려 나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와, 얼마나 좋은가! 오늘 즐겁게 하루 일을 마치고, 먹고 마시고, 이제 잠자리에 드니, 나는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야!”

이 소리에 왕자는 기뻐 펄쩍 뛰었다. 그는 급히 왕궁으로 돌아와 서너 명의 병사들과 함께 다시 그 오두막 사립문에 도달하였다.

그는 병사들에게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윗옷을 청하고 달라고 하는 대로 그 옷값을 지불하도록 명령하였다. 이에 병사들은 집안으로 들어가 자기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말하였다.

하지만 왕자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그 사람은 사실 윗옷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왕에게 줄 수도 없는 처지였다.

*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토 협회 기관지인 “Litova stelo”에 게재된 글을 초유스가 번역

Posted by 초유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