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간이 나는 대로 국제어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에게 한국 현대시를 알리기 위해 시를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이다.

* 사진출처: 한글재단 hangul.or.kr 

이 시를 번역하는 데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님'이다. 익히 알려졌듯이 여기서 님은 상대방을 지칭하는 2인이 아니라 당장 자리에 없는 3인칭이다. 그렇다면 이 님은 여성형일까, 남성형일까에 고민에 빠진다. 

여기서 님은 조국, 나라, 민족, 자연, 연인, 사랑, 진실, 중생, 부처 등 여러 의미의 상징적 복합체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단어에 적합한 유럽 언어의 성(姓)은 무엇일까? 모든 명사를 남성형과 여성형을 구별짓는 리투아니아어를 한번 살펴보자. 조국 tėvynė, 나라 šalis, 민족 tauta, 자연 gamta, 사랑 meilė, 진실 tiesa 등 여성형 단어다.  

이 시를 번역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글의 출처는 다음과 같다.
http://www.seelotus.com/gojeon/hyeon-dae/si/si-new/han-yong-un-nim-ui-chim-muk.htm
http://daesan.or.kr/webzine_read.html?uid=1968&ho=48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追憶)은 나의 운명(運命)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希望)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沈默)을 휩싸고 돕니다.

La silento de la amato

Aŭtoro: HAN Yong-un

Traduko: CHOE Taesok

Iris la amato. Ho ve iris mia kara amato. 

Verdan montlumon rompante, ŝi neeviteble piediris laŭ vojeto direktita al aceraro.

La olda promeso firma kaj brila kiel ora floro fariĝis malvarma polvero kaj flugis kun vespiro da venteto.     

La memoro pri la akra unua kiso returnis la montrilon de mia sorto kaj malaperis per retropaŝo. 

Mi surdiĝis de ŝia aroma parolo kaj blindiĝis de ŝia flora vizaĝo.

Ankaŭ amo estas homa afero, kaj do zorgo kaj malatento pri foriro ne malestas ĉe renkonto, sed disiĝo iĝas neatendita okazo kaj konsternita koro eksplodas de nova malĝojo.    

Tamen, mi scias, ke fari disiĝon la fonto de nenecesa ploro estas mem rekoni amon, tial mi movis la forton de neregebla malĝojo kaj enverŝis ĝin en la verton de nova espero.   

Kiel ni zorgas disiĝon, kiam ni renkontiĝas, tiel same ni kredas rerenkontiĝon, kiam ni disiĝas. 

Ho ve iris la amato, sed mi ne sendis la amaton.    

La kanto de amo nepovanta venki sian melodion turniĝadas, volvante la silenton de la amato. 


참고로 번역 비교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위키백과에 게재된 영어 번역본을 아래 소개한다. 

My Lord’s Silence

My Lord has gone. O, my dear Lord has left.

Breaking away the azure color of hills, my Lord has departed on foot

On the tiny trail toward maple woods, hesitantly dragging himself away.

The age-old oath, firm and gleaming like golden flowers, turned to chaff

And with a of sigh of breeze, it was blown away.

The memory of a jolting first kiss that changed the direction of my fate,

Now has disappeared, walking backward.

My eyes and ears were numbed by your sweet words and flowery face.

For love is a human affair, about parting I was nor unwary nor without caution.

Yet my Lord’s departure was sudden, and my startled heart burst into sorrow.

Even so, for I know letting this parting 'bootless source of tears'

Might itself blight the spirit of my love,

I changed gear of the force in this unbearable sorrow

And poured it into the scoop of “Hope”.

As we care about parting when we meet, so do we believe in "reunion" when we part.

Ah, my Lord has left, yet I’ve not sent him.

The melodious love tune, not able to overcome its own rhyme

Just circles around in My Lord’s Silence.

(English Translation by MHLEE)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Han_Yong-un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