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8. 9. 20. 19:05

오늘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메일함을 열었다. 보통 온갖 잡스러운 스팸메일로 가득 하다. 오늘 메일 중 동일한 사람이 3통의 편지를 보내왔다. 내용은 人種改良이라는 아이디가 디시인사이드)에 내가 올린 동영상을 “인종개량 결과물”이라는 제목을 올렸다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초유스님의 딸의 동영상을 허락 없이 '인종개량 결과'라는 제목을 달고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이 있어서 신고를 할려고 합니다. 제가 디시인사이드의 미녀들의 수다 갤러리로 활동을 하는데 '人種改良‘(인종개량)이라는 사람이 초유스님의 딸에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딸 뿐 아니라 초유스님의 가족에 모욕을 준 범죄자이고 얼마 전부터 따님분의 동영상을 미녀들의 수다 갤러리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 편지 인용

이 편지를 읽고 순간적으로 화보다는 서글픈 생각이 앞섰다. 아직도 사람들을 인종 개념으로 구분하고 척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분노보다 측은함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없지는 않지만 다인종과 다민족이 살고 있는 유럽 사회는 가급적이면 이러한 외형적인 차이로 사람을 구별하거나 차별하거나 이로 인해 서로에게 모욕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최대한 자제를 한다.    

지금껏 거의 20여년을 유럽 사회에서 살면서 “내가 황인종이고, 네가 백인종이다. 내가 백인종이고, 네가 황인종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면 믿지 않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다. 술이 좀 들어가고 서로 기분 나쁘면 한국에선 충분히 삿대질하면서 이런 말을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자기네 인종 내지 민족이 최고라면서 논쟁, 언쟁 그리고 나중엔 몸싸움으로 발전할 것이 뻔하다.

주로 아시아인들이 거의 없는 동유럽에서 지내면서 인종이나 민족으로 사람을 대하기보다는 사람과 사람으로 서로 대하는 것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다. 한국인 대 일본인, 폴란드인 대 러시아인, 프랑인 대 영국인으로서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 대하는 문화가 정착을 해야 사회와 인류의 평화가 뿌리 깊게 내릴 것이다.

인터넷에서 글이나 동영상을 올리면 반드시 좋은 댓글이나 반응만 있을 수은 없다.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보다는 “나쁜 반응을 감수하리”라는 마음으로 올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디시인사이드에 올라간 글처럼 “인종개량 결과물” 제목으로 딸의 동영상을 올린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의에 너무 어긋난 일이다. 일단 해당 게시물에 올라간 다음tv팟 동영상을 삭제했다. 하지만 여전히 퍼간 곳에는 그 동영상이 나타는 것을 확인하니 효과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다음 수순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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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