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8. 13. 05:17

관광안내사 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행사 중 관괭객들과는 대개 일방통행식으로 의사전달이 이루어진다. 관광지에 대한 설명이 주된 임무이기 때문이다. 관광객들로부터 질문이 많을 때는 다소 힘들지만 기분은 좋다. 서로 소통하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 동안 함께 했지만 헤어질 때는 마음이 찡하고 아쉬워하는 경우도 많다. 일전에 만난 단체도 이 경우이다. 식당에서 음식이 맞지 않아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이나 반찬을 꺼내 먹는 관광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그런데 이번 단체는 여러 날을 같이 보냈지만,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이 분들은 참 대단하다. 오로지 현지식에만 충실하시네'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으로 출발하기 위해서 공항으로 떠나기 전 호텔 로비에서 만나자 관광객들이 한 분 두 분 다가와 봉지에 든 것을 주었다.

"남은 것을 주는 것이 실례가 될 듯해 주저되지만 혹시나 해서 이렇게 드립니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이렇게 모인 음식 선물 봉지가 내 가방도 더 컸다.


집으로 돌아와서 보니 대부분 컵라면, 소주, 한국 과자였다.


그 중에서 이번 대박 음식은 뭐니해도 무말랭이 무침이었다, 달콤매콤한 이 반찬을 먹어본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적은 양이지만, 여러 끼를 절약해서 먹었다.


관광안내사 일의 또 다른 재미가 이런 것이다. 그 동안 음식 선물을 준 모든 관광객들에게 감사드린다. 외국에서 진짜 한국의 음식 맛을 느끼고 (찰나이지만) 즐길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 관련글: 유럽 현지 식당에서 한국 반찬 먹어도 되나요?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