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5. 29. 09:39

일주일 출장을 다녀온 후 모처럼 집에서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아내가 말했다. 

"오늘 저녁에 방문 판매자가 우리 집에 올 거야."
"무슨 물건인데?"
"진공청소기."
"사려고?"
"아니. 동료 교사가 하도 추천하기에 일단 보기로 했어."

물건을 사는 데 엄청나게(때론 짜증나게) 심사숙고하는 아내가 동료 교사의 부탁으로 어쩔 수가 없이 우리 집으로 방문 판매자를 초대했다. 하기야 지금 사용하고 있는 우리 집 진공청소기의 나이가 14세라 교체할 만도 하다.

한참 동안 판매자는 아내와 함께 고향 이야기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다. 그런 후에야 그는 본격적으로 진공청소기의 위력을 하나씩 보여주었다.

주말에 청소한 현관문 융탄자부터 그는 청소기로 가볍게 밀었다. 속으로 "이틀 전에 청소했는데 과연 얼마나 먼지가 또 나올까?"라고 생각하면서 회의적 반응으로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 청소 결과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충동 구매심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아래와 같이 반응했다.

"우리 집은 바닥이 목재라 융탄자 집보다는 덜 필요할 것 같다."

다음은 침대 매트리스였다. 침대보로 매트리스를 씌우기 때문에 침대보만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10년 동안 사용하고 있는 침대 매트리스는 거의 청소하지 않는다.

결과는?

헉! 이렇게 먼지가 많다니...... 당장 사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 청소기 가격은 얼마요?"
"다 보여주고 난 다음에 말해 줄게요." 

이어서 그는 목재바닥, 가죽소파 등을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했다. 한마디로 꼭 사고 싶은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 동안 청소는 청소가 아니였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 얼마요?"
"6000리타스(약 250만원)."

청소기의 탁월한 위력에 놀라고 그 엄청난 값에 한 번 더 놀랐다. 

"이것을 사는 사람이 있나요?"
"있어요. 연금수령자들도 월부로 사요."
"우와~ 정말 부자다. 우리는 아직 형편이 못 돼요."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