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5. 3. 06:31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중교통 수단은 버스, 트롤리버스, 그리고 소형버스가 있다. 버스와 트롤리버스는 정류장에서만 서고, 소형버스는 노선을 따라 가다가 승객이 원하는 곳에 내려준다. 그리고 탈 사람이나 내릴 사람이 없으면 곧장 간다.

일반버스는 1회 승차 비용이 2리타스(약 900원), 소형버스는 3리타스(약 1350원)이다. 조금 비싸지만 빠르고, 편리해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일전에 10일 동안 빌뉴스대학교 병원 통원 치료를 받으면서 이 소형버스를 타고 다녔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는 데 소형버스가 만석이었다. 내가 앉은 자리는 네 번째 줄이었다. 여러 사람이 줄을 서서 올라타고 있었다.

제일 앞에 선 사람은 금발에 아주 잘 생기고 날씬한 여성이었다. 그 뒤에는 뚱뚱하고, 검은색 머리였지만, 한눈에 나이든 여성이었다. 

* 사진은 글과 상관 없음 - 빌뉴스 대성당 광장에서 봄 금발녀 

이들이 운전사에게 버스비를 내는 동안 두 번째 줄에 앉은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일어나서 뒤로 왔다. 그 찰나에 먼저 차비를 낸 금발 아가씨가 잽싸게 이 자리를 낚아 채듯이 그 자리에 앉았다. 마치 또래의 남자가 예절 바르게 금발에게 자비를 양보하게 된 셈이다. 

정황을 보면 청년은 금발 아가씨가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나이든 여성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려고 했지만, 금발 아가씨가 주변을 살피지 않고 날름 앉아버렸다. 남자는 '당신이 아니라 저 사람을 위해서"라고 말할 법도 하지만, 이는 대부분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성격이 아니다. 

뚱뚱한 여성이 금발 여성 옆에 서게 되자 세 번째 줄에 앉은 중년 남성이 자리를 양보기 위해 일어났다. 이 장면을 뒤에서 목격하면서 금발에 대한 흔한 편견이 편견이 아니라 이 경우 만큼은 실제임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아름다운 금발의 얄미운 짓이 다시금 금발을 떠올리게 한다.   

"금발 여직원이 팩스를 보낼 때에는 먼저 우표를 붙인다"라는 널리 알려진 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금발은 아름답고 성적 매력을 지닌 여성이지만, 한편 자기중심적인 멍청한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다. 유럽에는 이러한 금발에 얽힌 농담이 수없이 많다. 그 중 몇 개를 한번 살펴보자.

* 사진은 글과 상관 없음 - 빌뉴스 대성당 광장에서 봄 금발녀 
     
“뻐꾸기와 금발은 어떻게 다른가?”
“뻐꾸기는 자신의 알을 남의 둥지에 갖다 놓지만, 금발은 자신의 둥지를 남의 알 밑에 놓는다.”

“월요일 아침에 금발을 웃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금요일 저녁에 그녀에게 농담을 해주면 돼.”

“금발이 머리를 감으면서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이유는?”
“그녀가 사용하는 샴푸가 Wash&Go이기 때문에.”

“번개가 칠 때 금발이 창가로 가서 커튼을 걷고 포즈를 취하는 이유는?”
“그야 사진 찍히는 줄로 여기기 때문이지.”



아래 영상은 금발 아가씨가 하행선 계단승강기(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금발이 아니더라도 이런 일을 할 수 있지만, 편견으로 인해 금발이 더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