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4. 3. 06:38

지방 도시에 살고 있는 처가집을 방문하는 때는 일년에 적어도 두 번은 고정적이다. 바로 성탄절과 부활절이다. 아무리 바빠도 가족의 화목을 위해 이 두 경우만큼은 이탈할 수가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갔다. 

유럽 곳곳을 강타한 폭설이 리투아니아에도 주말에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간간히 눈이 내렸지만 폭설까지는 아니여서 다행이었다. 250km 거리를 이동하는데 일부 구간에서 눈이 내렸지만, 교통에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4월 1일 부활절 아침 창밖을 보니 밤새 내린 눈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성탄절로 착각하게 하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따뜻한 봄을 기대하고 있는데 꽃 부활 대신 눈 폭탄이 터진 부활절이었다. 


부엌 창가에 핀 실내 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리투아니아는 부활절 일요일과 아울러 그 다음 월요일에도 국경일이다. 이 이틀 동안 일가 친척이나 친구 집을 방문해 그 동안 절제해왔던 고기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신다.

찾아오는 사람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중 처남이 찾아왔다. 처남은 감기로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급히 딸아이를 거실로 피신을 시켰다. 감기 예방의 최고는 감기 환자와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방문은 좋지만...... 아, 좀 참아주지. 전화로 충분하지 않나?"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그래도 부활절인데. 대신 빨리 우리 마늘 먹자!"

나는 사과 조각과 함께 생마늘을 먹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딸아이에게 아내는 마늘을 조각조각 내어 빵에 얹어서 주었다. 


"자, 생마늘 치즈다!"
"그래도 먹기 싫어."
"감기 들어 고생하는 것보다 싫은 것을 먹는 것이 더 좋아. 엄마가 어렸을 때 이것이 최고의 감기 예방약이었다."


"한국 사람은 마늘의 자손이므로 마늘을 잘 먹어야 돼"라고 옆에서 거들었다. 이렇게 유럽의 리투아니아들도 마늘을 흔히 먹는다. 물론 가급적 외출이 없는 날 먹는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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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와

    마늘은 익은거나 생거나 효능은 같다고합니다.
    생거는 어른도 먹기 고역이지요
    굽거나 기름에 볶아주면 훨씬 먹기 좋습니다.
    특히 갈은 마늘을 기름에 볶은후 마요네즈나 좋아하는 소스에
    섞고 그외 좋아하는 재료를 올린 샌드위치는 요가일레도좋아할것 같군요.

    2013.04.03 13:58 [ ADDR : EDIT/ DEL : REPLY ]
  2. 요가일래 이뻐서 자주 오는 독자입니다..
    윗분 덧글처럼, 마늘은 익히거나 생거나 알리신이라는 영양성분은 동일한데,
    생것으로 먹으면 그 매운맛 성분이 위벽을 좀 심하게 자극하는 것으로 알거든요..
    저희는 올리브유에 살짝 볶아서 멸치볶음이랑 같이 먹는데요,
    그거 아니어도... 올리브유에 살짝 볶다가 다른 야채를 섞어 볶아서 간장 살짝 양념해서 먹으면 마늘 특유의 매운맛도 사라지고... 달콤한 맛이 나기 때문에 서로 한 개라도 더 먹으려 드는 맛난 반찬이 되더라구요..^^ 추천드릴께요.

    2013.04.04 04:11 [ ADDR : EDIT/ DEL : REPLY ]
  3. 미국삼촌

    안녕하세요. 댓글없이 혼자 읽고 혼자 좋아하는 유령독자입니다.
    부활절을 맞이하여 처갓집에 다녀오셨다는 글을 보고 오늘은 한번 써봅니다.
    저희도 부활절을 맞이하여 처갓집에 다녀왔거든요. 무엇보다 지난 12월 태어난 딸과 함께한
    장거리 자동차 여행이라 기대와 설레임이 가득했습니다.
    작년에 부인이 임신을 한 후 선생님 블로그를 보며 "나도 이렇게 블로그에 역사를 담을수 있을까"
    했었는데 아직 실천은 못하고, 사진만 조금씩 모아두는 편입니다.
    쉬는 시간 가끔 보면, 새로운 세상, 늘 새로운 향기로 유쾌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감사합니다.

    2013.04.10 03:2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