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3. 1. 18. 07:00

한국에 2주간 다녀올 일 생겼다. 늘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라 잠시라도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헤어질 때는 웃움보다 눈물이 앞선다.

"이런 때 당신이 집을 비우니 남아있는 우리가 힘들 거야."
"그럼 안 갈 수도 있어."
"표를 연기할 수도 없잖아. 아까우니 그래도 가야지."
"헤어지기 전에는 헤어진 후의 일로 걱정과 불안이 엄습하지만 막상 헤어지면 만날 기대감으로 그 걱정과 불안을 잊게 된다.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 대로 마음 편히 살아가는 법에 익숙해야 돼."


이렇게 아내와 한국으로 떠나기 전 저녁에 대화를 하는 동안 초둥학교 5년생인 딸아이는 무엇인가 열심히 적고 있었다.

"뭐하니?"
"아빠가 한국에서 나에게 꼭 사와야 할 물건을 적고 있어."

딸아이가 작성한 목록이다. 쓰는 한글이 서툴어서 영어로 썼다고 한다.
      TM이 써진 모자
      목걸이
      컴퓨터
      한글이 있는 공책
      필통
  


"아빠, 여기 컴퓨터는 공책하고 구별하기 위해서 썼는데 노트북이야. 알았지?"
"노트북 비싼데."
"내가 내 용돈에서 보탤 거야."
"리투아니아에도 공책이 많잖아."
"친구들에게 한글 자랑하려고."


곧 잠시 떠나는 아빠로 슬픔을 느끼기 보다는 이런 기대감으로 시간을 보내는 딸이 기특해 보였다.

"너 아빠하고 공항에서 헤어질 때 눈물 흘리면 안 돼?"
"노력해 볼 게."
"우린 헤어질 때도 웃는 사람이 되자."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