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모음2013. 1. 9. 08:19

지난해 10월 리투아니아의 소도시 아닉쉬체이(인구 1만2천명)에서 한국의 판소리 공연이 열렸다. 놀애 박인혜 소리꾼의 공연이 끝나자마자 수백명의 관객들은 기립해서 오랫동안 박수로 감동을 표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가사 전부가 거의 한국어이지만 전 세계를 펴졌듯이 한국어 판소리도 세세히 그 뜻을 알지 못하는 외국 청중들과 감동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해보였다. 이날 공연의 절정은 리투아니아 시(詩) '아닉쉬체이의 숲'이었다. 

이 시는 1859년 안타나스 바라나우스카스(1835-1902, 가톨릭 주교)가 지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숲의 오랜 밀접한 관계를 표현하고 있는 이 시는 리투아니아 문학사의 한 상징으로 후대 리투아니아 시인들에게 아주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리투아니아인 마르티나스가 한국어로 번역한 것을 발췌해 놀애가 판소리에 맞게 재구성했다. 


공연 중 리투아니아어 자막이 제공되었다. 이것이 커다란 감동을 이끈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날 공연을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판소리로 자기 나라의 대표적 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자막을 넣어 영상을 편집해보았다. 물론 한국인들도 이 영상을 통해 리투아니아의 시를 감상할 수 있겠다. 



이날 놀애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한국 소재를 한국어로 공연함으로써 판소리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지만, 이렇게 외국 현지의 소재를 자막 제공과 함께 한국어로 공연하는 일도 판소리 세계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음을 느꼈다. 앞으로 한국의 소리꾼들이 이런 시도도 많이 해주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