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08. 9. 3. 16:54

한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결혼한 부부 10쌍 가운데 1쌍이 외국인과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다문화가정이 이젠 낯설지가 않다. 다문화가정이 안고 있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배우자와 2세들의 언어문제일 것이다.

지난 여름 곧 일곱 살이 될 딸 요가일래와 함께 한국을 다녀왔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딸아이가 어떻게 어느 나라 말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제일 궁금해 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글을 정리해서 올린다.

요가일래 엄마는 리투아니아인이고, 아빠는 한국인이다. 요가일래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 리투아니아어, 러시아어, 영어, 에스페란토이다.  

우리 부부는 리투아니아어도,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에스페란토로 만났다.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지만, 지금도 우리 부부의 일상 언어는 에스페란토이다. 이런 언어환경에서 요가일래가 다섯 개 언어를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래와 같은 원칙 때문이다.

1. 모태부터 지금까지 아빠는 무조건 한국어로만 말한다. 만 1세경부터  한국어 비디오테잎을 그냥 틀어놓았다. 자연스럽게 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 3세경부터 한국어 인터넷 학습 사이트를 활용하고 있다.

2. 엄마는 무조건 리투아니아로만 말한다 (원칙: 어느 한 쪽이 두 말을 절대로 섞지 말 것. 적어도 만 3살이 되도록까지).

3. 소련으로부터 독립 후 리투아니아엔 영어가 현재 러시아어를 밀어내고 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어가 다시 중요한 언어로 부각될 것이라 생각해 러시아어 어린이집에 다니도록 했다.

4. 영어 만화채널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게 보도록 했다. 어린이집에 갔다오면 잘 때까지 거의 영어채널을 틀어놓는다. 영어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아이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다. 

5. 부모는 늘상 에스페란토를 사용한다. 아이는 부모 대화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이 언어를 습득한다.

한국 다문화가정의 언어교육의 실상이 어떠한 지는 잘 알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엄마가 베트남인이면, 늘 아이에게 베트남어로 말함으로써 자신의 모국어를 잊어버리지 않고, 또한 아이가 커서 엄마의 친척들과 대화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아빠도 조금씩 베트남어를 배워갈 수 있다. 한국에 산다고 한국어만 강요하지 말고, 배우자의 언어도 존중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 가정의 예가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아래에 요가일래가 5개 국어로 노래하는 동영상을 소개한다.


           ▲ 요가일래(당시 6살)가 4개 국어로 하는 양말 인형극

* 관련글: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는 7살 딸의 변심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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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고파

    볼때마다 똑똑하고 예쁜 딸을 두신 초유스님이 부럽네요^^

    2008.09.04 17:25 [ ADDR : EDIT/ DEL : REPLY ]
  2. peter153

    초유스님! 요가일래를 우리 중1딸 과외선생님으로 모셔야겠습니다. 과외비 두둑하게 드리지요.. ㅎㅎㅎ 부럽습니다. 아름다운 스핑크스 요가일래...한국 오면 아자씨가 맛난 것 사주마....

    2008.09.26 19:49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 다음에 요가일래하고 한국가면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2008.10.27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3. 데까르뜨

    그렇군요.

    잘 봤습니다.

    아이가 귀엽네요.

    2008.10.10 18:02 [ ADDR : EDIT/ DEL : REPLY ]
  4. 촐랑이

    초유스님 덕분에 리투아니아에 대해 약간이나마 알게 되었네요.
    따님이 아주 예쁘네요. 미소도 이쁘고 행복하게 사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고 리투아니아에 가보고 싶네요.

    2008.10.13 02:40 [ ADDR : EDIT/ DEL : REPLY ]
  5. 남자

    예쁜 공주님과 함께라 행복하시겠습니다..
    마냥 부럽습니다.. ^^*

    2008.12.02 09:35 [ ADDR : EDIT/ DEL : REPLY ]
  6. 스윗드림

    아 여기 제가 원하던 글이 있었군요..^^
    좋은 산 경험 참으로 감사합니다. ^^
    그런데 말처럼 정말 쉽지 않겠어요...

    만약 엄마, 아빠가 영어로 말하는 것을 듣고, 아이가 제게도 영어로 말하면 어떡하죠?ㅋ

    그래도 전 한국어를 고수해야겠죠? ^^
    저도 사실 한국어가 더 편하니까요..ㅋ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2009.04.10 01:00 [ ADDR : EDIT/ DEL : REPLY ]
    • 절대로 두 언어를 섞어서 말하면 안됩니다. 모태부터 한국어로만 쓰면 자연히 아이들은 무조건 엄마한테는 자동으로 한국어로만 할 것입니다. 제와 주위 친구들의 경험입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요. 아이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라는 생각보다는 대화한다라는 생각이 중요하죠. 즉 이 말은 부부 둘 다 한국인 아이들처럼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하다보면 그의 아이의 모국어가 한국어라는 것입니다. 이 경우 아빠의 언어도 모국어가 되죠. 영어는 듣기만 하지만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가일래 경우는 만 4-5세 정도가 도니 우리부부의 공통어인 에스페란토를 조금씩 했어요. 나중에 크면 쉽게 배울 것이라 생각해 의도적으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냥 에스페란토 언어권에 쉽게 노출되도록 놓아둘 뿐입니다. 말을 섞으면 나중에 이런 현상이 잦습니다. "아빠, come here", "breakfast 먹고 싶어." 지금 요가일래는 한국단어를 모르면 이렇게 말합니다. "아빠, 000는 한국말로 어떻게 말해?" 그 단어를 안 후에 다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럼,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2009.10.03 14:59 신고 [ ADDR : EDIT/ DEL ]
  7. 어허허 언어교육에 있어 모범적인 가장이시군요.. 저렇게 어릴 때 아무리 다국어에 노출시켜도 여러 언어들을 전부 자연스럽게 구사하기는 힘들텐데. 나중에 아이에게 큰 자산이 되겠어요

    2009.10.03 14:36 [ ADDR : EDIT/ DEL : REPLY ]
    •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는 없습니다. 우열이 나타나지요. 하지만 점점 자라서 부족한 언어를 채워가기는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수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2009.10.03 15:02 신고 [ ADDR : EDIT/ DEL ]
  8. 따님이 똑똑한것 같네요.
    이다도시 방송인 보면 아들이 프랑스 학교 다니고
    엄마랑 프랑스말만 해서 그런지
    초등학교 고학년인데도 한국어가 너무 서툴더라구요.
    말할때 약간 어설프고 조사나 표현이 ㅡ.ㅡ;;
    한국인 아빠가 집에서 말을 별로 안했나...그런 생각이..
    이중언어가 쉬운것 같아도 좀더 커서 초등학교때 잘했던
    이중언어를 한 언어를 잊어 버리기도 하더라구요..
    아이의 의지가 중요한거 같더라구요...
    아빠가 바쁘시겠어요..한국어 가르치려면 ^^

    2009.12.26 23:20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 아무리래도 외국에 살고 있고, 더군다나 다문화 가정인지라 한국의 또래 아이들보다는 한국말이 서툽니다. 가르친다는 것보다는 아이와는 변함없이 한국말로만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잠자기 전 한글동화를 읽어주고 있습니다.

      2009.12.27 01:00 신고 [ ADDR : EDIT/ DEL ]
  9. 로코모코

    신랑도 말로는 해야지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안해요
    아무래도 불편이 없으니 그런듯--;
    글서 애기랑 한국어로 비밀말하면 그거 질투해서라도 공부했음 해요 ㅎㅎ

    2011.04.22 14:0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