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2. 9. 28. 06:38

아내는 학교에서 일하고 초딩 딸은 혼자 집에서 있었다. 출장에서 집으로 돌아온 아빠에게 현관문을 열어주면서 딸아이가 급하게 말했다.

"아빠, 내가 안 했어!!!!"
"뭘 안 했는데?"
"부엌에 가 봐! 유리그릇이 깨졌어. 혼자 깨졌어."
"어떻게 유리그릇이 스스로 깨질 수 있니?"
"아빠가 아래 현관문(1층)을 열고 닫는 소리가 났을 때 그릇 깨지는 소리(3층)가 쾅하고 났어."
"너는 어디 있었는데?"
"내 방에서 숙제하고 있었어. 정말 내가 깨지 않았어."

1층 현관문을 닫는 순간 3층 우리 집 부엌에 있는 유리그릇이 떨어져 깨졌다.

불안해하는 딸아이의 주장을 일단 받아들이면서 안심시켰다. 이 사실이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유리그릇이 냉장고가 있는 창틀 철상자 위에 놓여져있었다. 처음엔 안전하게 놓여져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살짝 닿아서 조금씩 밀려날 수 있었겠다. 현관문 닫는 파장 영향으로 불균형하게 놓여있던 유리그릇이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던 것이 아닐까......

아내가 가장 아끼던 유리그릇이 그만 깨져버렸다. 그렇다고 아내가 올 때까지 방치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비로 쓸어담으려고 했다.

"아, 잠깐만! 사진찍어서 엄마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자."
"그래 찍어!"


깨져있는 현장을 사진 찍는다고 해서 그릇이 절로 깨졌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겠지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엄마에게 현장을 보여주겠다는 초딩 딸의 순간적인 발상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증샷 찍기가 습관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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