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10. 30. 23:49

딸아이가 자기 의사를 스스로 표현할 수 있까지는 기록용이라면서 무척이나 많이 딸의 성장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하지만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찍어도 되냐고 묻고 동의를 얻은 후에야 찍거나 찍어달라는 요청에 따라 찍게 되었다.

곧 만 10살이 될 딸아이는 아빠따라 잠시 한국에 머물고 있다. 빌뉴스에 있을 때 봄철에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었다. 이번 한국 방문 중 제일 먼저 한 일이 카메라 수리였다. 리투아니아보다 한국이 수리비가 훨씬 싸기 때문이었다. 그 동안 촬칵촬칵 소리를 듣지 못한 딸아이는 그 재미로 요즈음 카메라를 직접 만지는 일이 잦다.

▲ 이번 한국 방문에서 찍힌 딸아이 요가일래

한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 어느 날이었다. 
"아빠, 내 생일에 카메라를 선물해줘~~~"
"왜?"
"나도 아빠처럼 사진을 찍고 싶어."

"네가 한국에서 생일을 맞는 데 무슨 선물을 해줄까?"라고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딸아이에게 물었다.
"나도 몰라. 아빠가 생각해야지 왜 내가 생각해야 돼?"라고 딸아이가 물었던 일이 생각났다.

 당사자가 원하는 것을 사주는 것이 제일 좋은 선물이다. 물론 합당한 선에서 말이다. 

"그래. 생일이 되는 날 살줄 게."라고 즉답을 피하고 싶었다.
"안 돼. 이번에는 더 빨리 사줘야 돼."
"왜?"
"아빠가 서울에 가서 나 혼자 있을 때 내가 찍어야 할 일이 있을 거야. 그리고 나도 이제 컸으니 찍히는 것보다 더 찍고 싶어. 아빠가 서울에 있을 때 카메라가 아빠라고 생각하고 잘 지낼 거야."

이 말을 들으니 안 사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큰 마음 먹고 디지털 카메라를 인터넷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딸아이는 이 카메라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주말을 보냈다. 그리고 아빠가 서울에 가서 있는 동안 열심히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면서 1주를 보낼 것이다.

며칠 전 아빠를 모델 삼아 딸아이는 사진을 찍었다. 하고 많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무시하고 아빠를 배수구 위에 눕혔다.  
 

"왜 배수구야?"
"비밀이야!"
"네 그림자가 들어갔으니 다시 찍자!"
"아니. 사진 속에 나도 있으니까 좋잖아!"


소나무를 뒷배경으로 딸아이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딸아이는 소나무 뒤로 숨어버렸다. 디지털 카메라는 한국에서 맞이할 뜻 깊은 10살 생일 선물로 아주 적합한 듯하다. 이제 딸아이는 사진 속 모델이 아니라 스스로 모델을 찾아나서는 때가 된 것 같아 흐뭇하다.


Posted by 초유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