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11. 12. 1. 08:42

이번 한국 방문에서 서울 남산을 수년만에 다시 방문했다. 그 동안 인터넷을 통해 보았지만, 엄청난 양의 자물쇠를 처음으로 직접 보게 되었다. 이 촘촘히 붙은 자물쇠를 보니 서울 천지에는 짝없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것만 같았다.

▲ 서울 남산 자물쇠들
 

유럽 도시에도 이와 같은 자물쇠를 흔히 볼 수 있다. 주로 장소는 다리 난간이다. 연인들의 사랑증표라기 보다는 신랑신부의 백년회로를 기약하는 뜻이 담겨있다. 결혼식을 마치면 신랑신부는 곧장 다리로 향한다. 신랑은 신부를 안아서 다리를 끝까지 건넌다.
 
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이 의식은 결합을 의미한다. 신랑신부가 이 다리를 건너면서 양쪽 강변, 즉 둘 나아가 두 집안을 결합시킨다. 흐르는 물은 성공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 또한 신부를 안고 다리를 건너는 것은 평생 동안 아내를 듬직하게 책임지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그 다음 자물쇠를 난간에 채우고 멀리 강물로 던진다. 꼭꼭 잠긴 자물쇠처럼 맺은 사랑이 풀리지 말 것을 기원한다.

▲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다리 자물쇠들
▲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다리 자물쇠들
▲ 칼리닌그라드(쾨히스베르크), 쾨테가 산책하던 다리 난간에도 자물쇠가 채워져있다. 
 

남산 자물쇠는 유럽 사람들이 결혼일에 잠그는 다리 자물쇠와는 좀 다른 것 같다. 왜냐하면 결혼식을 재빨리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나야 할 사람이 남산까지 와서 자물쇠를 잠글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남녀가 사랑을 맺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자물쇠를 잠그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 여겨진다.

아뭏든 그 많은 남산 자물쇠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자물쇠가 있었다. 바로 "정기휴일"을 단 자물쇠였다. 이것을 보자 돌아가신 은사 한 분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분은 매년 결혼기념일에 가족사진 찍기를 철칙으로 여기고 살았다. 처음엔 부부 둘만, 점점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자녀도, 손자녀도 사진 속에 등장했다.


어떤 결심으로 "정기휴일"를 달았는지는 모르지만 매년 이 기념일을 무조건 정기휴일로 정해서 연인, 부부, 가족의 사랑과 정을 돈독히 하는 것도 참 좋은 생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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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