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10. 25. 09:23

최근 딸아이가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앞서 가져갈 옷을 챙기고 있었다. 양말바지 하나를 가지고 바느질통이 있는 부엌으로 향했다. [참고로 우리 부녀(父女)는 스타킹을 양말바지로 칭한다. 영어 단어 스타킹(stocking)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를 스타킹이라고 딸에게 말해주면 딸은 진짜 한국어 단어를 말해달라고 요구한다. 즉 스타킹은 영어이지 한국어가 아니란다. 이 경우 우리 두 부녀는 적합한 한국어 단어 찾기에 들어간다.]

"양말바지로 뭘 하려고 가져가니?"
"구멍이 나서 바느질하려고."
"네가 할 수 있어?"
"당연하지."

순간적으로 아시아 인도에서 연수 중인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내가 집에 있었더라면 이렇게 딸아이가 바느질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말이다. 혹시 바늘에 손가락이 찔릴까 걱정이 되었다.

"아빠가 해줄까?"
"아니. 내가 할 수 있어."
"아빠도 대학 다닐 때 바느질 많이 했어."
"나는 초등학생인데도 잘 해!!!"
"손가락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
 

초등학교 4학년생 딸아이가 직접 양말바지 구멍을 바느질로 꿰매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하지만 엄마가 부재시에 아빠의 존재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버림에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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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