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10. 14. 06:02

올해는 한국과 리투아니아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20년째 되는 뜻깊은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와 대사관이 음악회를 10월 15일(토) 개최한다.  여성 국악 실내악 앙상블 "다스름"이 공연한다. 

다스름은 신수제천, 가야금산조, 대풍유, 바람의 나라, 청성곡, 사랑가, 흥타령, 진도아리랑, 거울 속의 거울, 백만 송이 장미, 신뱃놀이 등 전통악기로 한국의 소리를 리투아니아 관객들에게 들려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주말부터 적은 인원의 리투아니아 한인 사회가 바쁘게 움직였다. 초대장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주된 일이다.
"한국 전통음악 공연이 있는 데 와! 알았지?"


이렇게 말만으로 초대하기는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가 않다. 무료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는 하지만 초대장을 있어야 잊지 않고 또한 심리적 부담감 없이 올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

공연장은 리투아니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대공연장이다. 좌석수는 976석이다. 단 일주일만에 1,000석을 채울 지에 대새서는 회의적이다. 좀 더 빨리 행사의 구체적인 사항이 나오고, 협조가 이루어졌더라면 과거 외교수립 15주년 행사 경험으로 볼 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일단 초대장 1,000장을 인쇄해 한인들에게 50-200장씩 나눠주었다. 100% 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인원 확보책을 마련해보았다. 페이스북에 행사 사이트를 개설하고 한류클럽에도 홍보했다. 참가 희망자는 이메일로 알려달라고 부탁하자 현재 120명이 참석하겠다고 한다. 인쇄 초대장을 받은 사람이 다 온다면 자리 확보에 문제가 생길 듯하다. 


그래도 모처럼 펼쳐지는 한국 전통음악 공연이라 널리 알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가 정말로 부족하면 한인들은 복도나 측면에 앉아 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요즈음 월요일과 수요일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에게 전체 이메일로 연주회를 알렸다. 이들의 호응도가 의외로 높았다. 어떤 사람은 덴마크 친구들과 네 다섯 명이 오겠다고 한다.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서 30석 정도가 쉽게 확보되었다.

몇일 동안 고민했다. 우리 아파트 현관 입구에 공연 포스터를 붙일까 말까...... 초대장을 각 아파트의 우편함에 넣을까 말까...... 숫자상 예상 인원은 벌써 1,000석을 넘어섰다. 초대해서 자리가 없으면 괜히 미안할 것 같다. 하지만 나눠준 초대장 수만큼 사람이 오지 않고 빈자리가  남을 수도 있다.

초등학교 4학년생 딸아이와 상의해보았다. 우편함에 봉투를 넣는 재미로 딸아이는 흔쾌히 넣자고 주장했다. 빈 자리가 있는 것보다 자리가 꽉 차야 공연하는 사람들도 좋고, 관람객이 보기에도 좋다. 그렇게 해서 봉투 21개에 각각 초대장 2장을 넣어 아파트 이웃들의 우편함에 넣었다.

▲ 토요일 이 1,000석의 자리가 얼마나 채워질까......
 

이로써 아파트 현지인 이웃들에게 내가 한국인임을 확실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가야금, 해금, 대금, 피리, 장구 등 한국의 전통악기 소리에 이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 궁금하다. 리투아니아 유명 대중 가수인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도 부부동반으로 참석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00석만 다 채워 한국-리투아니아 외교수립 20주년을 복되게 하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