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1. 10. 9. 09:36

요즈음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가 대세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많이 애용한다. 인구 320만명 중 97만명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국민의 27.24%이다. 참고로 한국의 페이스북 사용자는 400만명으로 전국민의 8.39%이다.

여러 동안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30여년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다시 연락하게 되었고, 세계 각지로부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친구 만들기는 어렵지만 우호관계를 형성하면서 서로의 삶을 전해주고 지식을 나누는 데 만족하고 있다. 가끔, 예를 들면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씨"를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해 페이북에 질문을 남기면 친구들이 답을 해준다. 이렇게 페이스북은 고마운 존재이다. 

최근 페이스북 교제에 얽힌 스캔들이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논란을 빗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심리학을 전공한 25세 신문사 여기자(女記者) 루타 미콜라이티테는 페이스북을 이용한 한 실험을 생각해냈다.

정치인들은 SNS을 무슨 목적으로 이용할까 궁금했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전파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은밀한 교제를 위해서일까?

루타는 새로운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고 실험에 들어갔다. 야한 사진과 함께 거의 모든 리투아니아 국회의원들에게 친구맺기하자고 초대했다. 44명(리투아니아 국회의원수는 141명)이 친구맺기를 원했다. 이 중 서너명과는 서로 글을 주고 받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의원은 전통적인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수당의 국회의원 사울류스 스토마였다.

▲ 이 스캔들과 관련된 인물(좌로부터 방송사 PD, 여기자, 국회의원): Image: Lietuvos rytas 신문기사  
 

이들은 한 달 동안 인터넷으로 서로 대화를 나눈 후 시내 중심가 커피숍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루타에 따르면 첫 만남에서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보조관으로 일할 것을 제안했고, 해변에서 함께 주말을 보내자고 제안했다.
 
두 번째에도 커피숍에서 만났는데 국회의원은 자신의 장래포부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재선과 유럽의회 의원이 되고보면 나중에 연금액이 높다. 그때 더 좋은 직책을 주겠다하면서 여기자의 환심을 얻고자 했다.

세 번째 만남에서 국회의원은 커피숍에서 여기자의 집으로 옮겨 더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여기자의 집에 도착하자, 집안에는 방송국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는 신발끈도 벗지 못한 채 당황해 돌아갔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은 례투보스 리타스 TV 방송 인터뷰에서 "그녀를 만난 것은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접촉이었다. 알고보니 그녀는 심리전문가였다. 첫 만남에서 그녀가 팔랑가(해변도시)에 가자고 제안했다. 이 모든 것은 아주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이었다. 고품질 몰래카메라도 촬영되었다......"
 
국회의원은 이는 명백한 헌법과 사생활 침해라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방송사 피디와 신문사 여기자는 이 실험의 목적은 공공이익이다고 맞서고 있다. 

실험정신이 투철한 여기자의 개인적인 취재행위로 밝혀질 것인지 아니면 복잡미묘한 정치세력간의 치밀한 각본에 의한 것으로 밝혀질 것인지 궁금하다. 아뭏든 어느 나라의 국회의원이든지 이런 유사 실험에 유혹되지 않도록 굳건한 인격을 갖추도록 해야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본심과는 다르게 망신살을 톡톡히 당하기 일쑤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