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9. 26. 06:10

이번 주말 몇년 동안 쌓아만 오던 책들을 정리했다. 자주 필요한 책은 눈에 띄는 곳에 놓고 별다른 필요가 없는 책은 박스에 넣기로 했다. 

"당신은 책정리를 하는 데 무슨 시간이 그렇게 걸리나?"라며 아내가 한 소리했다.

책정리 시간이 아니라 독서 시간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어느 쪽으로 분류할까 생각하면서 쪽을 넘긴다는 것이 벌써 그 내용에 빠져들고 있었다. 

손에는 20년전 슬로바키아에서 출판된 "Anekdotoj pri famaj homoj"(유명인사들의 일화)라는 에스페란토 책이 잡혀있었다. 이들 중 아리스토텔레스의 일화가 인상적이었다. 
 

Aristoteles
, malnovgreka filozofo (-384 ~ -322)
La filozofo Aristoteles havis filinon. Iutage venis svati ŝin du junuloj - unu riĉa, la alia malriĉa.
Al la riĉa li diris:
"Mi ne donos al vi mian filinon."
Kaj li donis ŝin al la malriĉa.
Demandita, kial li faris tiel, Aristoteles respondis:
"Tiu riĉulo estas stulta, do mi timis, ke li malriĉiĝos, sed la malriĉa knabo estas saĝa, do mi povas esperi, ke li fariĝos riĉa."

아리스토텔레스, 고대 그리스 철학자 (기원전 384-322년)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겐 딸이 있었다. 어느 날 두 청년이 청혼하러 왔다.  한 청년은 부자였고, 다른 청년은 가난했다. 
"너에게 내 딸을 주지 않겠다"라고 부유한 청년에게 말했다. 
그는 가난한 청년에게 딸을 주었다.
왜 그렇게 했는지 질문을 받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 부자는 바보이다. 그래서 그가 가난해질 것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 빈자는 현명하다. 그래서 나는 그가 부자가 될 것이라 기대할 수가 있다." 

이렇게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생각해서 사위를 선택했다. 당장 부자이지만, 그 부를 지속시킬 수 없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그는 딸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은 빈자이지만, 부자가 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에게 딸을 주었다. 20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위 선택법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즘은 부모가 사위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딸이 남편을 선택하는 시대이다. 세상의 딸들이 미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결정하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닮기를 바란다. 부유하면서 그 부유함을 지속시킬 수 있는 현명함을 가진 남자라면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