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8. 8. 06:01

올 9월 초등학교 4학년생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는 이제 여름 방학 3달 중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다. 그 동안 "바다로 놀러 가자", "호수로 놀러 가자"에 바쁘다는 구실로 한 번도 함께 하지 못했다. 

일전에 에스페란토 친구들이 늦은 여름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리투아니아 남동 지방에 흐르는 메르키스 강을 따라 카누 타기로 했다. 

"우리 다 함께 카누 타러 갈 거야."
"난 안 갈 거야. 카누가 뒤집어지면 어떻게 해? 타지 않을 거야"라고 딸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울기까지 했다.

아내에게 가야 할 필요성에 대해 설득하지 마라라고 했다. 왜냐하면 막상 현장에 가보면 타고 싶은 것이 아이들의 심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8월 6일 집에서 남서쪽으로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일행과 함께 떠났다. 한 두 살 많은 남자 아이들도 있었다. 카누 출발점에 가서 우선 강물의 깊이를 재어보았다. 카누 노의 반 정도였다. 그래도 구명조끼를 하면 심리적으로 안정되므로 입혔다. 카누는 2인용이었다.

▲ 난생 처음 카누를 타는 요가일래
 
"누가 하고 카누를 탈래?"
"아빠하고."
"왜 아빠를 선택했는데?"
"그러니까 아빠가 나의 안전을 더 보호해줄 것이라 생각해."

▲ 구명조끼를 하고 직접 노를 젓는 요가일래
 

이렇게 딸아이는 난생 처음 카누를 탔고, 또한 아빠하고 처음으로 카누를 탔다. 서툴렀지만 처음에는 노를 오른쪽 왼쪽으로 저으면서 아빠를 도와주었다. 나중에는 두 발을 강물에 담그면서 아빠에게 "빨리 빨리 우리가 1등해야 돼"를 외쳐대었다.

▲ 강물에 발을 적시면서 카누 여행을 즐기는 요가일래
 

"시합이 아니라 우리 여행하고 있어. 1등할 필요가 없어."
"그래도 제일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어."

덩치 큰 리투아니아 친구들을 혼자서 따라가기도 힘드는데 1등까지 요구하니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용케도 목적지에 제일 먼저 도착해 딸아이로부터 "우리 아빠 최고야!"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이날 총 카누 여행은 20km였다. 비록 강물따라 카누 노를 저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굽이굽이 물태극을 이루었다.

▲ 아빠를 힘들게 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카누 여행
 

"너는 기쁘지만 아빠가 얼마나 힘들었겠니를 한번 생각해봐."
"아빠, 미안해. 하지만 아빠도 기쁘지?"
"그래 기쁘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