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8. 1. 02:58

지난 주말 장모님이 살고 계시는 리투아니아 북서부에 있는 쿠르세나이를 다녀왔다. 장모님은 모친을 모시고 살고 계신다. 10살 딸아이 요가일래에게는 외증조모이다. 

외증모님은 곧 만 아흔살이 된다. 거동이 불편하다. 지팡이에 의지해 조금씩 걸어다니신다. 하지만 조금 먼 거리는 휠체어가 필요하다. 식구들 모두 집 인근에 있는 텃밭에 가기로 했다. 외증조모님도 휄체어에 태워 다녀오기로 했다.

▲ 외증조모를 휠체어에 태워 밀고 가고 있는 요가일래 
 

텃밭으로 가는 동안 요가일래가 즐겁게 휠체어를 밀고 갔다. 텃밭에서 집으로 돌아오려고 할 때 외증조모와 딸아이의 대화를 잠깐 엿듣게 되었다.

"내 지팡이, 내 지팡이 어디 있나?"
"할머니, 집에 있어요."
"빨리 내 지팡이 줘. 빨리 빨리 지팡이 줘."
"할머니, 집에 있다고 했잖아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 외증조모의 머리수건을 매어주고 있는 요가일래
 

텃밭에 있는 이웃집를 지나자 증조모는 또 다시 지팡이를 찾았다.

"내 지팡이 왜 안 주나? 벌써 집을 지났잖아!"
"할머니, 저 집이 아니라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이에요."

외증조모는 지팡이를 달라면서 연신 눈물을 흘리셨다.

"내 지팡이, 내 지팡이!"
"할머니 10분만 가면 집에 도착해요. 그때까지 참으세요. 조금만 참으면 돼요."
"내 지팡이 내 놓아! 내 놓아!"
"할머니, 아이처럼 굴지마시고 어른처럼 조금만 좀 참으세요."

▲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지팡이를 외증조모에 건네주는 요가일래
 

10살 아이와 90살 할머니 사이의 대회를 옆에서 들으면서 "나이가 들면 어른이 아이가 되는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고, 한편 90살 외증조모의 응석을 끝까지 웃으면서 달래주는 10살 딸아이가 대견스러웠다. 딸아이가 저렇게 응석을 부린다면 초지일관으로 미소띠며 달래줄 수 있을까......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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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성이 고은 증손녀로군요.ㅎㅎ
    잘 보고가요

    2011.08.01 05:08 [ ADDR : EDIT/ DEL : REPLY ]
  2. 오랜만이죠..요가일래도 많이 컸군요. ^^

    2011.08.01 05:1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