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7. 5. 08:24

일주일 동안 장모님이 살고 계시는 시골 도시로 아내와 딸들이 다녀왔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자마자 9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외쳤다.

"아빠, 사랑해. 정말 한국말 하고 싶었다."

요가일래는 늘 리투아니아어와 한국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아빠가 함께 하지 못한 시간 동안 한국어를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딸아이의 첫 외침을 들으니 한국어의 빈 자리가 그렇게 컸구나라고 느꼈다. 어젯밤 딸아이에게 시골에 있었던 일에 대해 몇 가지 물어보았다.

- 가장 재미 있었던 일은?
- 비가 오는 데 호수에서 수영을 한 일이다.

- 가장 좋았던 일은?
- 친구들과 아파트 놀이터에서 개와 함께 놀았던 일이다.

- 가장 안 좋았던 일은?
- 언니가 사촌오빠와 이야기하면서 나를 비웃을 때이다.

- 아빠 안 보고 싶었어?
- 보고 싶었지. 한번은 보고 싶어 울었어.

 - 또 시골에 가고 싶어?
- 아니. 잠 잘 때 모기가 나를 물었어.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던 딸아이가 입을 열였다.

"그런데 아빠, 외할머니가 참 나빠."
"왜?"
"1000리타스(50만원)를 주었는데. 언니에게는 600리타스(30만원), 엄마에게는 400리타스(20만원) 나에게는 20리타스(1만원)만 주었어. 너무 적어!!!" 
"언니는 곧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에 가니까, 외할머니가 용돈을 많이 주셨을 거야."
"언니에게 500리타스(25만원) 주고, 나에게 100리타스(5만원)를 줄 수 있잖아!"
"너도 커면 많이 주실 거야."
"그래도 20리타스(1만원)은 너무 적어."
"20리타스라도 준 것에 고마워해야지."


▲ 외할머니와 좋아하는 완두콩을 심고 있는 딸아이
 

딸아이는 벌써 금액에 민감한 나이가 되었으니, 자기가 생각하는 연령차이에 비해 용돈차이가 너무 커서 외할머니에게 토라졌다.

"남이 받은 용돈 금액은 알려고도 하지 말고, 단지 네가 받은 용돈 금액이 적든 많든 감사히 받아라."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