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1. 6. 14. 08:08

최근 K팝의 파리 공연이 성황리에 마쳐졌다.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전역을 강타했다"고 들떠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프랑스 대표 일간지인 르몽드는 “음악을 수출품으로 만든 제작사가 길러낸 소년·소녀가수들이 긍정적이며 역동적인 국가 이미지를 팔 수 있다고 여기는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아이돌의 교육기간 중 성형수술이라는 극단적 수단도 동원된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이 기사를 읽고 노래에 관심있는 딸아이의 "성형수술 때문에 가수가 안될래"라는 옛날 말이 떠올랐다. 6월 12일 딸아이가 참가하는 "국제 음악 경연 대회"가 열렸다. 처음 참가하는 국제 대회라 큰 기대를 하고 가보았다. 고등학생까지만 참가할 수 있고, 피아노 부문과 노래 부문으로 나눠져 있었다.

행사 안내 책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명색이 국제 대회인데 딸아이가 참가하는 노래부문 카테고리 A(2001년 6월 11일 이후 출생)에는 참가자가 고작 2명뿐이었다. 하지만 나이대가 올라갈수록 참가자는 더 많았다. 

궁금해서 리투아니아인이자 음악을 전공한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어린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데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 이유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다듬으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그 목소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답이 왜 참가자가 적은 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참가자는 연달아 노래를 세 곡 불렀다. 한 곡도 아니고 세 곡을 부르는 것이 9살 딸아이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목감기 기운으로 목안이 따끔거리는 증세를 겪고 있었다. 노래를 다 마치고 밖으로 나온 딸아이는 그만 눈물을 흘렸다. 세번 째 노래에서 단어를 두 군데 섞어서 기대한 만큼 잘 부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걱정하지만, 심사위원들 중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도 있으니까. 못해도 2등은 할 수 있잖아."

경연대회 결과는 6월 13일 오전에 나왔다. 행사장에 가있던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가일래가 3등을 했어!"
"참가자가 2명뿐인데 어떻게 3등을 했지? 좀 황당하지 않나?"
"1등과 2등은 선정되지 않았고, 3등이 최고야."

행사 안내책자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까닭은 이 경연대회의 등수는 상대평가가 아니고 절대점수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 상장에 서명한 사람들: 리투아니아 이탈리아 대사,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대사, 리투아니아 음악연극 대학교 총장, 빌뉴스 음악전문학교장....

▲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서 참가해 노래를 부르는 9살 요가일래
 

아내는 대회 규모나 등수가 문제가 아니라 딸아이에게 다양한 무대 체험을 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점 때문에 이 대회에 참가시켰다고 한다. 금색 상패를 목에 걸고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는 몹시 기뻐했다.

"아빠, 이게 진짜 금이야?"
"글세..."
"이게 진짜 금이다고 했다면 내가 노래를 더 잘 불렀을텐데......"
"앞으로 열심히 노래해봐. 이것보다 엄청나게 더 큰 진짜 금도 받을 수 있어."
"알았어." 

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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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춘문예 등을 보면 최우수작이 없고 가작만 있는 그런 경우와 같네요..
    어찌보면 가장 불편부당한 방법이 아닌가도 생각됩니다.

    2011.06.14 11:30 [ ADDR : EDIT/ DEL : REPLY ]